슬픈 사막의 노래
콘스탄스 오베니언 지음 / 영언문화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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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에서 가끔 등장하는 배경으로 '사막'을 꼽을 수 있는데, 로맨스 작가들이 과연 진짜 사막에 가보고 소설에 그 느낌을 표현하는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 때가 있다. 생존의 필수조건인 물의 부재와 기온차기 심한 사막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그리 허왕된 배경은 아니다 싶지만 오아시스가 그처럼 환상적이고 아름다울까 하는 의구심-나 역시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과장된 묘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막은 이집트에 있는 곳으로 남녀주인공이 그 곳으로 가는 길에서 첫만남-그다지 좋은 출발은 아니지만-을 가지고 그 후에 다시 조우하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은 마이클은 로맨스 소설의 남자주인공의 전형답게(^^;) 공작 가문의 장자요, 갑부의 아들에 출중한 외모를 지녔다. 여주인공인 말로리는 사내로 태어나지 못한 탓에 부모님으로부터 외면당한채 시골에서 이모의 손에 키워진 처녀이다. 어쩐지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의 이름치고는 좀 이상하다 했더니, 부모가 사내이었으면 하는 바람에 지은 이름이라지 뭔가!  서양에서도 남녀간의 차별이 존재하여, 작위를 가진 집안에 아들이 없으면 토지 등의 상속시에 딸은 아예 배제되고 다른 친척에게로 넘어가 버린단다. 그러니 말로리를 낳은 이후로 더 이상 아기를 못 낳게 된 부모가 실망한 것은 이해한다 치더라도 자식에 대한 관심과 사랑마저 포기해 버리다니...

실종된 아버지를 구하러 간 마이클이 부족간의 전쟁의 와중에 영웅이 되어 가는 것이 조금은 어설프게 느껴지긴 했지만 남자 주인공이니까...^^  둘의 사랑이 완성된 것이 좋긴 한데 아쉬운 점은 말로리가 사내 아기를 낳은 것이다. 난 말로리가 딸로 태어나 홀대받았으니만큼 딸을 낳아도 시부모와 남편에게 사랑받길 바랬는데 결국 아들을 낳아서 주위사람들을 모두~ 기쁘게 하였다는 결말이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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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떠나는 365일 현장학습 기행
이명혜 지음, 이안나 그림, 김영실 사진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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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체험 학습이라고 해서 주말이나 방학 때에 아이들과 두루 두루 견학하러 다니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아이 둘을 데리고 어딜 놀러가거나 구경 또는 관람하러 가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니죠? 저는 체력이 뒷바침해 주지 않는 것을 핑계삼아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어딜 구경하러 가 본 것이 손가락을 꼽을 정도입니다. 서울에 이사온지 벌써 5년째인데도 구경가 본 곳이라고는 서울대공원에 있는 동물원정도...

집에 차도 없고, 서울 지리도 잘 모르고, 특히 서울와서 처음 타보는 지하철이라는 것이 절 겁먹게(타는 방향에 따라 가는 곳이 다르니 생판 모르는 곳에 내려 놓지나 않을까...^^;) 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아 나에게는 정말 필요한 책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서울 방면에 유적지나 각종 박물관, 전시관 등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각 호선(1-8호선)별로 무슨 역에서 내려, 몇 번 출구로 나와서, 어느 방향으로 얼마 정도 가면 볼거리가 있는지 자세하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교과서에 나오는 단원까지 표시해 주어 현장 학습 과제가 있을 때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만 이 책에 실린 관람 안내 정보와 홈페이지등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출발하기 전에 한 번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거나 전화를 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디 있는지 몰라서 구경 못다닌다고 핑계댔는데, 이 책때문에 그런 핑계도 못 대겠죠? ^^* 이 책에 실린 곳만 찾아 다녀도 일 년 내내 바쁠 것 같습니다. 서울방면에 거주하시고, 자녀를 두신 좋은 여행/관람 안내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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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맘 2004-04-1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운전면허 없는 뚜벅이(저랍니다)에겐 참 유용할 것 같습니다.
교과서 단원까지 표시해준다니, 이제 초등생 된 딸아이와 할 수 있는 꺼리들도 많을거 같구요.
추천글, 감사합니다.
 
북쪽 나라 자장가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9
다이앤 딜론.레오 딜론 그림, 낸시 화이트 칼스트롬 글, 이상희 옮김 / 보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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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문구가 주는 아늑함,  변화하는 색채를 담은 그림들, 자연을 가족으로 삼은 내용, 이 세가지가 잘 어우러진 그림책이자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자장가 삼아 읊어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별 아빠, 달 엄마, 산 할아버지, 강할머니, 큰사슴 삼촌 등등.. 자연과 동물을 가족들간에 사용되는 호칭으로 정감있게 부르는 것이 광활한 자연과 동물들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 줍니다. 뒤에 아기가 새근새근 잠자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자연과 동물들이 한 가족처럼 느껴지는군요. 알레스카 쪽의 주민의 특징이 배여 있는 그림들이 독특하다 싶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은 조금 무섭게 생겼다는 생각도 들지만 세월의 연륜이 듬뿍 묻어나게 표현하였군요.

 각 페이지마다 그림의 색조도 다양하게 변하고, 자연 및 동물의 특징들도 잘 부각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부엉이 언니 그림이 제일 눈에 띄고 -아이는 가면옷을 입었다고 말하던군요- 별 아빠, 달 엄마 그림이 가장 아름답게 여겨졌습니다. 겉표지에 나와 있는 작가의 말에서 '자연은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었다'라는 글이 이 그림책의 내용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책에서 '춤추며 다독거려 준다'고 표현한 오로라가 펼쳐지는 장관을 TV를 통해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신비롭게 느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 아름다운 장관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한데 제가 추운 것은 못 견디는터라 직접 가서 볼 엄두는 나지 않네요. ^^;)

 TV를 통해서나마 우리 아이들에게도 오로라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꼭 보여주고 싶어집니다. 책의 그림이 오로라의 신비한 색채를 다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하늘에서 춤추는 듯 펼쳐지는 모습은 잘 드러내주고 있군요. 잠자리에 든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면 각 페이지의 끝부분에 나오는 '잘자요~' 부분에서 아이의 이름을 번갈아 가면서 불러 줍니다. 잘자라는 인사를 책을 통해서 해주는 셈이죠.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은 이유가 아주 많이 있지만 그림책이 제공해 주는 다양한 세상의 모습이 꿈 속에서 다시 재현되고 우리 아이들이 그 속에서 뛰노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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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bins 2004-04-25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진으로 밖에 보지 못한 오로라를 꼭 보고 싶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그 신비함에 몸서리가 쳐지거든요.
아이들 책 둘러보다가
들렸는데 님이 소개하신 위의 책도 한 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2004-06-11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8
다이앤 딜론.레오 딜론 그림, 버나 알디마 글,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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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예전에 얼핏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그림이 참 독특하다 싶었는데 책을 받아 보고서야 칼데콧상을 받는 작품이라는 것은  알게 됬어요. 그림을 평하자면 흰 선(공간)으로 여러 동물들의 세부적인 형태를 표현한 독특한 그림이다 보니 각 장면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느낌이랄까.. 이 책은 서아프리카에서 전해져 오는, 모기가 귓전에서 앵앵거리게 된 사연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우선 초반에 나오는 모기의 말-고구마가 자기만큼 크다!-이 난이도가 조금 높은 농담(?)인지, 우리 작은 아이(다섯 살)의 이해력이 모자라서 그런지 왜 '헛소리'인지를 잘 모르겠다는 투로 물어보더군요. 그리고 이 책의 그림 구도가 한페이지에 시간 전개에 따른 두 개의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다보니 각 동물이 두 마리인 걸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뱀이 등장하는 그림에서는 책을 읽어주던 아이 아빠가 왼쪽의 뱀 얼굴을 꼬리로 설명하는 것을 보고 제가 핀잔을 주었답니다. ^^

우리나라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이 책의 내용과 맞아 떨어지지 않나 싶어요. 모기의 농담 한마디 때문에 결국 아기 올빼미가 죽게 되잖아요. 이 슬픈 사건때문에 엄마 올빼미가 해를 깨우지 않게 되자 사자왕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차례로 동물들에게 연유를 알아가는 부분은 글이 많아서 읽어주기 조금 버겁습니다. 그리고 번역자께서 잘 번역하셨겠지만 개인적으로 '... 때문에 토끼가 겁을 먹는 바람에... 원숭이가... 바람에...'라는 부분은 어감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입니다. '토끼가 겁을 먹고 그 바람에...'라고 하면 문맥이 좀 더 매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가장 우스운 부분은 이구아나가 귀에 나뭇가지를 꽂는 장면과 사자왕이 그것을 빼는 장면(뽁 뽁-이부분을 재미있게 표현해 주어야 함~)일 것 같네요. 그리고 모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마지막 장면! 사람의 손에 철썩~-사람들 귓가에서 속삭이는 녀석에게 돌아온 대답 말이죠!- 당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 실은 제가 모기에게 상당히 한이 맺혔거든요. 날마다 어디로 들어오는지도 모르게 들어와서는 아이들을 물어대는 통에 11월까지 모기장을 쳐주어야 했답니다. 저는 저대로 새벽마다 몇 번이나 깨서 불을 켜고 모기를 잡아야 했는데 기본이 네 다섯마리 이상이더군요. ㅠㅠ;

 그래서 아이들도 모기라면 질색을 하는데, 밤에 불을 끄고 누워 있으면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소음을 일으키는 모기가 과연 무슨 이유로 그러는지 과학적인 사실을 떠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알아보는 것도 좋은가 봅니다.  보림에서 나온 <이야기이야기>라는 책은 아프리카에서 전해지는 거미인간 아난시에 관한 옛이야기인데 둘째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거든요. 이 책도 받은 날부터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군요. 역시 옛이야기책은 재미있으며  이런 그림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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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yb 2004-04-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신선한 서평 고맙습니다

아영엄마 2004-04-0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제 리뷰에 코멘트 달아 주신 분은 님이 처음입니다. 감격... ㅠㅠ*
 
내 인형이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7
셜리 휴즈 글 그림,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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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는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어딜 가든지 가지고 다니고 잠이 들 때에도 늘 곁에 있어야 안심이 되서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물건. 데이브에게 강아지 인형 몽이는 그런 존재이다. 더러워지면 엄마가 가르쳐준데로 직접 씻어 주기까지 한다. 누나 벨라도 데이브와 마찬가지로 인형을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곱 개의 곰인형과 함께 잠자리에 들면서 잠자리의 대부분은 곰인형들에게 내주고 정작 본인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벽 쪽에 바싹 붙어서 잔다는 것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불편함을 감소할만큼 그 인형들을 사랑한다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처럼 소중한 몽이를 어떻게 하다가 잃어버리게 된 것일까? 엄마와 함께 학교에 누나를 데리러 갔다가 다른 곳에 관심을 두는 바람에 손에서 떨어진 것도 몰랐나 보다. 아이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리는 순간에 손에 들고 있던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나도 얼마 전에 새삼스럽게 겪었다. 공원에 놀러가서 모래놀이를 꼭 하고 싶다며 모래놀이 장난감을 챙겨서 들고 나간 작은 아이. 잠시 책방에 들러 제가 읽을 책과 아이들이 볼 만화책을 빌려서 공원으로 향했는데 글쎄, 도착할 때쯤에서야 책방에 장난감을 놓고 온 걸 알았지 뭔가! 만화책을 고르느라 바닥에 내려 놓고는 나올 때는 그만 잊어버린 것이다. ㅠㅠ;

 몽이를 찾기 위해서 온 가족이 동원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몽이때문에 데이브가 느꼈을 불안감과 슬픔이 절로 느껴졌다. 늘 곁에 있던 것이 옆에 없으니 잠도 푹 잘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집 아이들도 종종 비슷한 경험을 해서인지 그 부분에 공감을 하였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로 책에 묘사된 학교 바자회 풍경은 무척 즐거워 보인다. 운동회도 겸해서 하는데, 예전에 어른들이 음식을 바리 바리 싸와서 함께 즐거워 하던, 학교 운동회가 동네 잔치처럼 여겨졌던 때가 떠오르기도 하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몽이를 발견하게 되는 데이브! 누나가 제비 뽑기로 커다란 곰인형을 받게 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던 데이브가 몽이를 발견한 것은 물건을 파는 탁자 위에서이다. 하지만 이미 가격표까지 붙어 있다보니 돈을 내지 않고는 되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애가 탈 수밖에 없는 데이브... 몽이를 되찾기위해 돌아 왔을 때는 이미 팔려 버린 몽이를 되찾아 준 것은 바로 누나이다. 동생을 위해 새로 받은 곰인형을 내민 벨라의 행동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그런 마음을 먹기 쉽지 않을텐데...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는데 실은 책을 처음 보았을 때 표지의 그림-몽이를 안고 흐뭇해 하는 데이브의 얼굴이 꼭 노인의 얼굴 표정 같아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보니 그 모습이 몽이를 되찾지 못할까봐 속이 상해서 두 눈이 퉁퉁 붇도록 울고 난 후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히 여기는 물건에 애착을 가지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인상에 남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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