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이야기 5
이종민 지음 / 해우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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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판타지 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읽을 만한 책이 없나 싶어 살피다가 보게 된 책인데 일단 글을 읽는 재미는 어느 정도 있는 반면, 줄거리는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작가가 밝히고 있듯이 자신이 섭렵한 수많은 판타지물을 통해 글을 썼기 때문일까...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명령으로 용병대에 훈련생으로 입소한 레아드는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 평법한 인물이 아니다. 아버지를 통해 3서클의 마법과 검술을 배운 덕분에 어른 세 명 정도는 물리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

거기다 외모는 또 어떠한가! 푸른 눈과 은빛 머리칼을 지닌 외모 또한 용병대의 십부장과 훈련생을 자신의 팬(?)으로 끌어 모으기에 충분할만큼 귀엽다, 그런 레아드에게 부여되는 행운들-앨프 십부장의 총애, 드워프 십부장으로부터 받은 미스릴 갑옷 등-을 주위 사람들이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만 한다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아무리 주인공이라지만 너무 띄어 주는 것은 아닌지... ^^; 한국 판타지물의 전형적인 주인공처럼 생긴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아드는 용병 대장을 만나고서야 그렇게 존경하던 아버지가 보낸 온 편지를 통해 6년 안 용병대 생활을 하라고 한 것을 알게 된다. 그러자 자신이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점점 아버지를 증오하는 감정이 쌓여 간다. 대륙에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떠난 아버지 역시 사실은 오래전에 용병대 대장이었던 것이다. 3대 동안 보장되는 드래곤의 축복을 받은 레아드가 훌륭한 용병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도 흥미있지만 용병대 대원들간의 치고 받으면서 쌓아가는 우정이야기에 미소를 짓곤 한다. 그러나 뒷 편으로 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개인적인 의견일런지....(그 부분에 이르면 별 세 개도 많다는 생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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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환상특급 1
스티븐 킹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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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접한 스티븐 킹의 소설은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어, 집안 일을 하는 짬짬이 보는 동안 물기 젖은 손이 채 마르기도 전에 손을 뻗치게 만들었다.  -예전에 2권을 먼저 구입해서 보았는데 그 후 절판되어 볼 수 없으리라 여겼던 책이라 더욱 반가웠다- 두 가지 이야기가 한 권에 들어 있어 분량이 제법되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눈을 빼앗겨 있게 된다.

1권에 포함된 이야기는 <소설을 훔친 남자>와 <멈춰버린 시간>이다. 먼저 <소설을 훔친 남자>는 언뜻 '식스센스'와 '장화홍련',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영화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다. 한 유명한, 그러나 아내와의 이혼으로 심신이 지친 작가 레이니를 찾아 온 한 사람... 존 슈터라는 그 인물은 자신가 쓴 소설을 레이니가 발표했다며 그것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에 치러야 할 댓가를 경고하며 가버린다. 레이니로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일은 자꾸 꼬이기만 하는데, 고양이의 죽음에 이어 방화, 주위 인물들의 죽음 등은 한 사람을 곤궁에 몰아 넣기에 충분한 일들이다. 작가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살아있던 죄책감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길래 사람은 죄를 짓지 말아야 하는 법인데...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자잘하게 여겨지는 유혹을 이겨나가기란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명심할 수 밖에 없어진다..

<멈춰버린 시간>은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부적인 묘사가 탁월하여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의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시간의 틈으로 빠져 버린 사람들... 눈을 떠보니 주위의 사람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런 상황을 접하게 되면 누구나 당황할 수 밖에 없으리라. 잠이 들었던 사람들만이 덩그라니 남아,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하는 그들의 불안과 초조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가 착륙한 곳에서 직면한 이상한 일들...그런데 항공기술이 참 많이 발달되었구나 싶었다. 아직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보지 못했는데, 비행사가 없어도 비행기 기종만 좋으면 비행과 착륙까지 가능하다니...

마지막으로 이 책의 번역가가 번역해 놓은 부분들 중에 눈에 띄는 것들... 낙제 점수 받은 것을 '빵구'라고 표기하거나, 작가가 공룡이름을 잘 몰라서인지 그것에 중국의 상상의 동물이라는 식의 주석을 붙이기도 하였고,  '시리얼'과 '쌀과자'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이다. 비현실적인 면과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을 교묘히 결합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낸 작가의 글솜씨는 늘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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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자장가 자미 잠이 - 보림어린이 음반
보림 편집부 엮음 / 보림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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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고 우선 독특한(저는 처음 보는 것이라..) 표지 제본 방식에 놀랐다. 하드지로 만들어진 표지를 열자 CD케이스와, 표지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따로 꽂혀 있는 책이 각각 눈에 들어 왔다. 표지를 연 뒤에 먼저 한 것은 CD를 틀어 보는 일이었다. 먼저 책에 실린 내용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알아 본 다음에 들어도 되겠지만 어떤 자장가들이 실려 있는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아이들을 위한 자장가 테이프라고는 사본 적이 없었고, 알고 있는 자장가라고는 한 두가지뿐인 내게 이 자장가 CD는 참 다양한 자장가를 들려주었다.

다양한 형태의 자장가가 실려 있었는데 귀에 친숙한 게 좋다고, 나는 첫번째로 나온 '타박네야'의 음률에 실린 자장가가 가장 좋았다. 실은 본인이 음치라서 아이들에게 자장가나 노래를 많이 들려주진 못했다. 내가 부를려고 하면 애들까지 음치 만든다고 남편이 하도 면박을 줘서 부르다 말다.. 사실 잘 아는 자장가도 없지만 그래도 가끔씩 불러 주는 자장가가 하나 있긴 하다. 나의 외할머니가 큰 아이를 한동안 돌봐주실 때 부르시던 노랫말을 얼렁뚱땅 따와서 제 멋대로 편곡하고 개사해서 불러주곤 했는데,
"자장 자장 우리 애기"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자장 자장 잘도 잔다
멍멍 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우지 마라..." 이런 식으로...

이 책을 보고서야 제대로 된 가사를 알게 됐다. 그리고 3번째 자장가(별이 들려주는..)의 음률이나 가수의 음색이 예전에 '노찻사'의 노래의 하나(갈 수 없는 나라던가?)를 연상시켜서 또한 마음에 들었다. 어떤 자장가는 흥겨워서 잠이 올까 하는 걱정을 안겨주기도 하고, 왠지 처량하다는 느낌을 주는 자장가도 있었다. 정말 음악 속에 그런 것들이 묻어나는구나 새삼스레 느꼈다. CD를 들을 때마다 음반에 실린 자장가에 우리 가락과 악기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음을 느끼곤 한다. 또한 각 지방마다 전해지는 전래자장가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 이이야기로 넘어가서, 포함된 책을 읽어보니 각지의 자장가를 채보하여 편곡 및 작사 등을 한 저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만 글의 내용이 노래만큼 쉽게 읽혀지지는 않아서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닌데 끝까지 읽어나가는데 조금 어려움이 따랐다.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 같고, 고유의 음계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어려워서 금방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책에 악보와 설명글이 있어서 자장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며, 마지막에 '자장가에 쓰인 국악기"에 대한 설명을 실은 것이 좋았다. 음반 자체는 별 5개를 줄만하지만 책을 고려해서 한 단계 낮은 별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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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 많은 눈 - 그림 속에 비밀이 가득
줄리안 로덴스타인.멜 구딩 엮음, 박순보 옮김 / 보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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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 책이라서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아이들도 이 책의 묘미와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푹 빠져서 수시로 꺼내 볼 것이 틀림없는 책이다. 제시된 그림을 보다 보면 근사한 그림 속에 잘 어우러져서 처음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을 숨겨 놓은 화가들의 솜씨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 그림 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다라고 힌트를 제시해 주지 않는다면 찾기가 쉽지 않다. 단락마다 제시되는 그림들의 특징을 설명한 글이 제법 많은 분량이라 유아나 저학년 아이들은 잘 읽으려고 하지 않을 것인데, 그 글을 읽지 않고 바로 숨겨진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해도 실패하기가 쉽다.(본인도 그렇게 하다 실패했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바로 해답을 알려 주어서도 안될 것이, 이 책의 재미를 반감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 또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이지 않은가. 숲의 나무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던지, 풍경 속에 사람 얼굴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눈을 그림에 너무 가까이 대기 보다는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그림 전체를 보는 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점을 인지하고 이 책을 본다면 훨씬 더 쉽게 그림에 숨겨진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나와 아이들이 이 책에 실린 그림중에서 가장 어렵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첫부분에 나오는 '아내와 장모'였다. 책을 뒤집어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옆으로 돌려서도 보았지만 도무지 노부인의 얼굴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놀러 온 남동생이 그 것을 발견하고 알려 주고서야, 아,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구나... 찬탄을 했다. 젊은 여자의 얼굴 선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노파의 얼굴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제서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어 낸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그림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은 위 아래를 바꾸어 볼 때 얼굴 모양이 달라져 보이는 그림들이다. 수시로 책을 돌려보기도 하고, 아예 자신이 자리를 옮겨 가면서 보기도 한다. 또 한가지는 꽃 속에 숨겨진 얼굴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발견해내지 않은 것이 있는데, 42쪽의 '최근에 뜬 달 위의 반점에 대한 해석'이라는 그림에서 보는 방향에 따라 글을 발견할 수 있다는데 나나 아이들로서는 아직까지 발견을 하지 못했다. 또 하나는 99쪽에 '눈덩이를 던지는''''이라는 그림인데, 어디에 불량배가 숨겨져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로서도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아이들은 책을 즐길 수 있어서 흡족했다. 우리 눈이 일으킬 수 있는 착시현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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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정승각 글.그림 / 초방책방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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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느 외국 동화책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그림 기법과 설화가 간직한 동양적인 정서가 흠뻑 녹아 있는 참 독특한 그림책이다. 불개(삽사리)와 함께 현무 주작, 청룡, 백호 등의 상상의 동물이 등장하는 것도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특히 눈 여겨 볼 것은 각 페이지의 전면을 장식한 그림들로, 까막나라가 나올 때는 검은 색과 황금색이 이 주를 이루는데 마치 고분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불개가 해를 찾으러 가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주황과 붉은색이 지면을 가득 메우고 있으니... 이어 달을 찾아 서쪽으로 향하자 푸른색과 흰색이 어우러져 차가운 달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대조적인 색채들로 이루어진 그림들은 아이들의 시각을 매우 즐겁게 해 준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할 것이다. 불개의 희생이 무위로 돌아갈 뻔했다가 주작과 학들에 의해 구조되는 부분에서는 온갖 색이 세상을 수 놓아 마침내 그의 희생으로 이루어낸 밝은 새상을 드러내 준다.  과연 불개가 어떻게 해서 세상에 빛을 가져 다 주었는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주 먼 옛날로 시작하는 옛이야기나 신화들처럼 이 이야기 역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 간다. 하늘이 깜깜하여 나라를 다스릴 수 없어 답답해 하는 왕의 하소연에 어느 누구도 불을 가져오겠다고 나서질 못한다. 그런데 임금님 앞에 불을 구해 오겠노라고 나서는 용감한 개 한 마리가 있었으니, 불을 가져오면 큰 상을 내리겠다는 임금님으로부터 '불개'라는 이름을 하사 받은 불개는 북쪽으로 간다.  “불아, 불아, 어디 있니? 우리 나라 까막나라 환하게 밝혀다오.”라는 불개의 노래 소리를 절실하게 불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전해지도록 충분히 감정을 잡고 읽어주자~. 우리 아이들도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듣고 나타난 현무처럼 감동할 만큼말이다!

 현무는 3가지 빛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환한 빛을 내는 '해와 달'과 함께 '참다운 빛은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들려준다. 아이들도 이 말의 뜻을 금방 이해하지 못하리라. 마음 속의 빛이라...  왠지 선문답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불개는 동쪽으로 향하는데, 고난에 찬 불개의 여정이 정말 눈물겹기만 하다. 해를 지키고 있는 청룡이 내뿜는 뜨거운 불 공격을 이겨내지만 해를 물었다가 손발이 오그라들고 뱃속이 타 들어가는 고통을 당한다. 서쪽에서는 백호가 지키고 있는 차가운 달을 물었다가 온몸이 빳빳하게 얼어붙는 고통을 당한다.  결국 해와 달도 없이 까막나라에 돌아오게 된 불개... 과연 그는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에 실패한 것일까? 아니다! 그가 겪은 고통은 헛된 노력이 아니었으니, 해와 달을 물 때 이미 불개의 몸에는 그 빛이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현무가 말한 참다운 빛이 이것이었던가...

  그런데 처음으로 ‘빛’을 대하게 된 신하들과 임금님은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도 처음 보는 물건이나 환경을 접하게 되면 몸을 사리게 되고 겁을 먹지 않는가... 임금님과 신하들이 느낀 감정을 아이가 느껴볼 수 있도록 이렇게 해 보시는건 어떨까? 어두운 밤에 창으로 스며드는 달빛마저 커튼으로 가려서 방 안을 완전히 깜깜하게 만든다. 그런 상태에서 빛이 없는 세상의 어려움에 대해 몇 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전등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눈이 부셔서 한동안은 오히려 눈을 감고 싶을 정도라는 걸 아이들도 금방 느낄 수 있을 터이다.

 임금님은 자신의 약속도 잊어버리고 불개를 낭떠러지로 던져 버리자 불빛 역시 사그라 들어버리고, 그제서야 임금님은 자신의 실수를 한탄하고 불개를 불러보지만 때늦은 후회일 뿐...  선지자는 결코 그 시대에 환영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불개가 떨어지는 장면은 길다랗게 펼쳐진 한 폭의 비단에 수 놓아진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나 혼자 얼마나 감탄을 했던지... 마치 아름다운 자수 작품을 보는 듯 하였다. 구름 사이로 목을 빼고 불개를 바라보는 학들의 모습도 이채롭고, 처음에는 무심히 넘겼던 테두리에 둘러진 각각의 문양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작'과 학들이 그를 구원하고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자 “아, 해다, 밝은 나라야!”라며 불개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나 역시 감동해서 코끝이 찡해졌다. 

'강아지 똥'이란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정승각 씨가 오방색(흑, 적, 백, 청, 황)이나 금니(금박가루를 아교풀에 갠 것)을 이용해 만든 그림들은 전설을 간직한 삽사리에 관한 옛이야기를 한껏 즐겨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동양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은 외국동화책에 등장하는 용, 인어, 유니콘 같은 것만 알고 있는 아이들의 시야를 한층 더 넓혀 주고 상상력도 키워주게 될 것이다. 정승각님 독특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고, 동양의 정서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으로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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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6-0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소홀히 작성하여 올리던 때가 있었는데 알라딘 서재를 통해 그런 글들까지 공개되는 것이 못내 부끄러워지는군요..이 글도 전에 올렸던 리뷰 삭제하고 좀 더 보완하여 다시 올린 것입니다.

반딧불,, 2004-06-0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엄청 찔리는 멘틉니다.
그게 참 안되는 듯 해요.
오천원에 눈 멀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