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 종결자 6
이우혁 / 들녘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역사와 판타지를 적절히 혼합한 책이다. 배경은 임진왜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조선으로, 주인공은 '은동'이라는 가상의 인물이다. 저승사자, 마계 괴물, 신선 등의 인물설정은 드래곤, 마법사, 소드 마스터 등의 판타지 전형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글을 쓰려면 관련 자료들에 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하는 터라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은동'이라는 사내아이로 어쩌다 저승과 이승을 오가면서 흐트러진 천계를 바로잡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아이라는 설정이 가져다 주는 한계점을 태을 사자나  흑호 등의 주위의 조력자들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또한 알듯 모를 듯하게 ' 호유화'라는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그의 조력자가 되어 주어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는 '칼의 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이순신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병치레가 잦고, 매사에 철두철미하느라 심약한 면을 지녔다. 이러한 면들이 부각된 탓에  그다지 수긍이 가지 않는 인물상으로 비추어 질 수도 있다.  장동건이 열연한 < ...로스트 메모리>에서처럼 우리나라 역사의 안위를 책임지는 중요한 인물을 보호하기 위한 등장인물들의 노력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이끌어 내는 책이다. 중반부까지는 재미있게 보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 맛이 감소되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무서운 늑대라구!
베키 블롬 / 고슴도치 / 199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늑대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면 무시무시하다거나, 늑대인간과 연관지어져(중세 시대의 영향도 크고!) 정말 무서운 동물이라는 생각부터 떠오른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늑대는 아무리 무서움을 강조해도 그다지 무섭게 여겨지지 않으니, 이런 그림책들을 통해 늑대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보자! 
  빨간 보퉁이가 달린 막대를 매고 고민에 빠져 마을로 들어 온 늑대~ 골목 뒷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늑대를 보고 겁을 먹긴 먹었나 보다. 그런데 늑대의 고민이 무엇이냐~ 늑대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현재 배도 고프고 돈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은터라 먹을 것을 구할만한 곳을 생각해 보는 중인 것이다. 그러다 마을 바깥에 있는 농장을 떠 올리기에 되는데.. 오호~ 먹을 것이 무진장한 농장이라..

그런데 배가 고파 헛것을 본 건가? 돼지, 젖소, 오리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라니 늑대가 황당할 밖에.... 당장은 배가 고프니 한 놈이라도 잡아 먹아야 할 처지였던 늑대는 나름대로 무서운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전매 특허인 울부짖음~  "아우-우우우-우우~~" 그런데 어째 반응이 신통치 않다.  책을 보고 있던 동물들이 '지나가던 개가 짖나?'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책을 보면서 한마디씩 툭툭~ 던진다..아, 토끼랑 닭, 병아리 같은 것들은 부리나케 도망을 가는 걸 보니 늑대가 무섭긴 한가 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책?

 안경을 치켜 올리는 젖소, 티백을 담궈 둔 찻잔, 사과를 한 입 베어 먹어가며 책을 보는 오리~~ 한 마디로 교양있는 동물들이다!. 거기다 돼지는 책 읽는데 방해된다며 황당해 하는 늑대의 등을 떠밀어 버리기까지.. 늑대가 별난 이 상황에서 자신도 교양이 있는 동물이 되기로 한 모양이다.  하지만 글을 모르니 바로 책을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글을 배우러 학교로 간다.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분명 열받을 일이지만 그전에 먼저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지 않겠는가!
  열심히 공부한 늑대는 일학년 일 반에서 일등!!을 한다. 이제 늑대는 유식하고 교양이 있어졌을까?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공부를 해도 번번히 농장 동물들에게 퇴짜를 맞고 비웃음을 당하는 걸 보니 학문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임을 알 것 같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동물들에게 인정을 받기에 이른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시계
앤 타일러 지음, 장영희 옮김 / 동문사 / 1991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미혼이었는데, 이제 결혼하여 아이 엄마가 되어 다시 읽어보니 그 때와는 다른 생각, 느낌이 든다. 미혼이었을 때는 여주인공의 행동과 생각들에 찬성하기 보다는 '무엇때문에 자기 멋대로 그렇게 판단해 버리는 거지?', '오히려 일을 더 꼬이게 만들어 버리잖아!'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그러나 자식을 조금이라도 키워 본 지금은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녀가 행했던 일들과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고, 가족을 위해 백방으로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나도 어떤 책은 읽는 나이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기에 10,20,30,40대... 나이를 먹어가면서 꼭 한번씩은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주인공 매기는 손자까지 둔 중년의 부인으로 친구 남편의 장례식에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전 며느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들과 며느리는 헤어졌고, 손녀인 리로이는 며느리가 키우고 있는 상태인지라 길을 떠난 김에 손주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 아니 실은 손주와 며느리를 데려와서 아들과 재결합을 시킬 생각을 품고 찾아 가는 것이다. 결국 며느리인 피오나는 전 남편이 아직도 자신을 그리워한다는 시어머니의 말만 믿고 큰 맘 먹고 가방을 챙겨 시댁으로 온다. 여주인공은 정말 가족간의 행복이라는 선의의 목적으로 모든 것을 좋은 쪽으로만 해석해서-비누를 아직 간직하고 있다느니 하면서- 며느리를 달랬었다.

그런데... 정작 시댁에서 조우한 남편 제시는 금시초문인듯이 말을 하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거기다 다른 여자와 이미 관계를 진행시켜 나가고 있는 상태라니... 매기는 좋은 결말을 위해 거짓말도 불사하는 것이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사이에 끼어들어서 오히려 잘못되었다는 식이 되고 말았으니 매기로서도 억울할 노릇이다.  피오나와 제시도 어찌보면 지나치게 젊은 나이에 부모가 되었기에 자신들의 삶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지 못했던 것이리라.. 그리고  매기의 남편 아이러는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매기와 수시로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서로 다른 성격인 지닌 두사람이 만나 몇 십년의 결혼 생활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자식과 달린 부부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책 속에서 실제로 흐른 시간은 하루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 속에는 그녀의 삼십년 인생의 회한이 담겨있어 책을 읽고 나면 나 자신의 앞날까지 내다 본 느낌이 든다. 원작의 제목은 숨쉬기 연습(Breathing Lesson)’라고 하던데,  종이시계라는 한글 제목은 작가가 직접 결정했다고 한다. 망가진 결혼 선물인 '종이시계'가 그녀의 결혼 생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공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9번째 주검 캐드펠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발견한 새로운 추리소설 작가의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추리소설의 냄새가 물씬 풍겨서 보게 된 책인데 의외의 소득을 올린 기분이다. 추리소설 작가 중에 아가사 크리스티 이후로 처음 만나는 매우 뛰어난 글솜씨를 지닌 작가인 듯... 무엇보다 살인이 난무하지 않아서 좋았고, 여성 작가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로맨스가 담겨져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배경이 중세이다보니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하더라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본 후에 텔레비젼에서 우연히 캐트펠 수사가 등장하는 시리즈를 방영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은 이 책 한 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어 볼려고 한다.

 왕위 쟁탈전을 둘러 싼 전쟁 와중에 수도원에 들어 온 한 소년, 캐드펠 수사가 따로 거처를 마련해 주고 함께 허브밭을 가꾸며 지낸다. 한편 성을 정복하였으나 성주가 탈출해 버린 이후여서 심기가 불편해진 권력자의 지시에 따라 98명이 처형된다. 권력자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생명들... 도대체 그들에게 주어진 권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한 두 명도 아닌 사람들을 그처럼 손쉽게 죽음으로 내몰수 있는 것일까...  시체를 묻어주기 위해 찾아온 캐트펠 수사는 처형된 것이 아닌 99번째 시체를 발견하는데, 가느다란 줄로 목이 졸려 숨진 시체의 친지를 찾기 위해 노력한. 그런데 같이 동행했던 사람도 사라졌고, 보화도 사라진 상태... 

 가끔 배경이 너무 자세히 설명된 것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흥미있는 사건을 풀기 위해 부지런히 읽어나갔다. 특히 수도원에 은신해 있던 고디스가 정혼자가 아닌 자신이 구해준 새로운 남자와 무사히 탈출할지 걱정이 되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도 사랑쪽과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가 보다. ^^*  처음에 범인으로 짐작했던 사람이 범인이 아님을 알았을 때 조금 허탈해지기도 했고, 무심코 흘렸던 글들이 나중에 범인을 가리키는 것을 알았을 때 아차 싶기도 했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일 듯..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담긴 부록이 너무 간략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표지 그림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4-06-2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무척 재미있습니다. 계속 보시면 인물에 대해 잘 알게 됩니다...

panda78 2004-06-2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나온 순서대로 봐야 아, 이 사람이 그 때 그.. 이렇게 되더라구요. ^^
가끔 재미없는 것도 있지만, 캐드펠 시리즈만한 것도 드물죠-

주작 2004-07-2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나올 때 무지하게 광고를 했었어요. 저도 광고보고 혹해서 한번 사봤는데 추리는 추린데.. 왠지 다른 형태의 추리더란 말이죠. 캐드펠 시리즈를 보면 참 인간적인 냄새가 풍겨서 좋아요. 따뜻하지 않나요 ? 이 것도 재미있었는데 전 [얼음 속의 처녀]가 젤 기억에 남아요.

비츠로 2004-07-24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드펠 수사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좋은 시리즈였습니다.
큰 인기가 없던 시리즈를 끝까지 완간해준 북하우스에 감사드립니다.
 
그리스 신화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3
제럴딘 맥코린 지음, 에마 치체스터 클락 그림, 송영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헤라클레스처럼 힘이 세다!, 이야, 큐피트가 사랑의 화살을 쏘았나 본데, 마이디스(미다스)의 손을 가진 사람..' 이런 말들은 신화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못하는 사람도 할 수 있거나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신화의 내용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는 신화 관련 책은 고전으로 청소년층은 되어야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니 유치원생들꺼지도 신화 속의 주인공들 이름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디지몬 어드벤쳐같은 애니메이션에서 괴물들의 이름을 신화에서 차용한 경우가 많고, TV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으로도 나온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영향이 크다.  신화가 아이들 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 장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희화적으로 묘사된 만화 내용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 책을 접하게 되어 아이가 재미있게 읽곤 한다. 

 겉표지에 그리스 신화 입문서라고 적혀 있는데 저학년(3학년부터라고는 하는데 2학년도 가능~) 아이들을 위해 작가가 이야기를 짧게 구성 하였다. 그렇다 보니 이 책에 생략된 부분들도 많은 있는지라 고학년이 되어서는 좀 더 상세하게 씌어진 신화책을 접해주어야 할 듯 하다. 삽화는 에마 치체스터 클락이라는 일러스터가 그렸는데 '유머러스'한 삽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솔직히 이 책에 실린 그림 자체는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신화에 어울리는 그림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화와 관련된 명화들을 접해본 적이 있는지라 개인적으로는 명화 풍의 그림이 더 극의 상황을 멋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에는 '판도라의 상자'를 비롯하여 '오디세우스' 에 대한 이야기까지 16가지의 신화의 단편이 실려 있다. 특히 인간에게 빛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세상의 시작과 판도라의 상자)로 시작하여 그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프로메테우스를 위한 자유) 것이 눈에 띈다.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는-우리가 흔히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부르는- <미다스 왕>편에서는 우리나라 전래동화로 알고 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가 담겨져 있어 좀 혼란스러웠다. 진짜 미다스 왕의 이야기에 이런 에피소드가 실려 있었던가?  실제 이야기가 가물가물해서 나도 다시 한 번 그리스신화를 읽어 보아야 할 듯... 동서양에 이처럼 비슷한 이야기가 구전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어느 쪽이 먼저일지 궁금할 때가 많다.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모험이야기도 재미있지요. 그 이야기들이 주는 교훈도 새겨둘만한 합니다.

 아테네 여신과 실잣는 기술을 대결을 벌여 이기긴 했으나 지나친 자만심 때문에 영원히 베를 짜는 벌을 받게 되는 거미로 변한, 실을 잣는 여인 '아라크네' 이야기나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모험도 재미있다. 그리고  책을 읽어본 아이는 얼굴을 쳐다 보면 돌이 되어 버리는 메두사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인지 궁금해 하기도 했다. 신화에 등장하는 괴수들에 대해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고,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는 것도 좋은 독서활동이 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