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만난 대한민국 헌법
이향숙 지음, 김재홍 그림 / 을파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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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등 요즘 헌법과 관련된 일들을 뉴스나 신문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헌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헌법은 우리나라가 어떤 원칙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인지, 국민들에게 어떤 권리와 의무가 있는지를 규정해 놓은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도 자신에게 보장된 권리와, 지켜야 할 의무가 어떤 것이지, 우리나라에 어떤 기관들이 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 이어 '제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고 , 이 책 또한 '약속'이라는 단어를 통해 대한민국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되, 소수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도 소중히 여기는 나라임을  적고 있다. 법이라는 것 자체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따스함이 묻어나는 문체로 이야기를 하듯 풀어나가고 있어서 저학년 학생들도 읽으면서 법과 가까워질 수 있을 듯 하다.
  우리들에겐 많은 권리들이 주어졌지만 그동안 국방의 의무,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등 수많은 의무들만 강조되어 온 것만 같다. 이제는 국민들이 자신의 온전한 권리를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기관들' 편에서는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같은 기관에 대해 설명해 놓고 있다. 국회가 하는 일-대통령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탄핵 소추를 당할 수 있으며, 국가의 예산과 지출 감독 등- 이 어떤 것인지도 간략하게 알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 및 법률의 위헌성을 가리는 헌법소원 심판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헌법을 공정하게 지키기 위한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나라와 국민이 진정으로 법 앞에 평등할 수 있을 것이다.
  
뒤 편에 본문에 나왔던 용어 몇 가지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놓은 부록과, 헌법 전문이 첨부되어 있다. 아이와 더불어 부모들도 한 번쯤은 우리나라의 헌법에 어떤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이 책을 통해 아이가 헌법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를 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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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야기 찔레꽃 울타리
질 바클렘 지음, 이연향 옮김 / 마루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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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시리즈는 봄이야기를 통해 접하게 되었는데, 아기자기하고 세세한 면이 돋보이는 그림이 기억에 남는 그림책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여름에 <여름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나도 들쥐들처럼 시원한 냇가에 앉아 맑고 깨끗한 물에 발을 담그고 이 책을 보고 싶어진다.

  동물들도 여름엔 지치기 마련~. 들쥐들도 무더운 여름엔 시원한 곳이 그리울 터인데, 들쥐 마을에서 가장 시원한 곳은 냇가. 들쥐들이 발과 더불어 꼬리까지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그 근처 냇둑에는 물방앗간과 치즈버터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긴 무공해 공장이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면서 방앗간이랑 치즈 공장의 공정에 필요한 기구들을 작동시키고 있으니 말이다...(처음엔 한 장소에 방앗간이랑 치즈공장이 같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물레방아가 두 군데 있나 보다~)
 나무그루터기에 자리 잡은 공장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그려 놓은 그림을 그냥 지나칠쏘냐~ 하나 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톱니바퀴를 이용하거나 도르래를 이용하는 부분도 살펴보고, 곳곳에 걸려 있는 세간살이를 보니 작가가 참 알뜰히도 그려넣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들쥐도 물레방아 옆 냇가에서 눈이 맞는(^^*) 걸 보니 확실히 요주의 장소이다! 치즈 공장 '눈초롱'이랑 방앗간 주인 '바위솔'이 더위를 식히러 나오곤 하더니 마침내 결혼식을 한대요~~ 피리랄라라~ 피리랄랄라~ 피리라라라 라라랄라~
 음~ 결혼식 날 들쥐 마을 부엌에서 만들어 지는 음식들을 보니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물냉이국, 민들레 샐러드(맛있을까?), 크림, 우유 빵, 달걀과자~ 오, 거기다 맛좋은 술까지!! ^^; 

 두 들쥐의 결혼식이 벌어지는 곳은 냇가 위~ 시원하면서도 흥겨운 잔치가 흐드러지게 한 판 벌이진다.  신부가 입장하는 곳에 세워진 꽃문도 이쁘고,  바닥에 흩뿌려진 꽃이파리들도 근사해 보인다. 그나저나 이 들쥐들은 어떤 춤을 출까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보세요~ 그리고 주례사.. 들쥐 부부가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얼마나 적절한 주례사인지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아, 결정적으로 내가 가장 마음에 든 결말 부분은 이거다! '빈 그릇은 갈대 사이에 두었다가 내일 찾으러...' 이 얼마나 근사한 생각인가! 괜히 뒷정리 한답시고 부산을 떨다보면 흥겨운 잔치 기분을 느끼기 보다는 귀찮고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오늘 하루는 마지막까지 즐겁게 보내자!! 끝으로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로 들어가는 마지막 장면을 꼭 앞표지와 비교해 보시길~~ 둘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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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엄마 2004-07-2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 덕분에 찜~
서재 마실 다니면서 느는 건 보관함 뿐이네요. (얄팍한 지갑이 원망스럽구요ㅠ.ㅠ)
 
작은 책방 길벗어린이 문학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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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편에 실린 '보리와 임금님'에서는 바보 윌리라고 불리는 소년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이다. 아이는 라 임금님에게 아버지가 이집트 제일 가는 부자라고 끝까지 주장한다. 임금앞에서 그렇게 당당하고 외고집일 수 있는 것은 진정 아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 때문에 임금님의 노여움을 사서 보리밭이 몽땅 타버렸지만 아이는 손 안에 남겨진 이삭들을 심어 결코 임금님이 보리보다 위대하지도, 찬란하지도, 오래 살지도 못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이제 수천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현실로 돌아와 윌리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어른의 시각으로 볼 때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임에 분명한 말인데도 그 이야기를 들어 주는 '나'는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것이야 말로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아이들만의 논리이자 한계가 없는 상상력의 힘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이 책 속에 그러한 세상을 펼쳐 놓고 있구나... 왠지 내가 작은 책방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그 곳에서 재미난 이야기들을 얼마나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은 한편생 머리카락만 기르고 살았던 여섯 공주의 이야기가 담긴 '일곱 번째 공주님'을 가장 좋아하는지라 이 책을 가져 오면 그 이야기부터 읽어 달라고 한다. 여왕이 되고 싶은 여섯 공주들이 오직 머리를 기르고 가꾸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을 때 일곱번째 공주만은 머리를 손수건으로 꽁꽁 싸매고 다니는데.... 막내 공주는 한평생을 성에만 갇혀서-남편을 사랑하였기에-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해야 했던 왕비가 자신의 한을 되물리지 않기 위해 그렇게 키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왕비는 자유와 자연을 사랑했지만 남편에 의해 제공되어지는 것들로는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없었기에 자신을 닮은 일곱 번째 공주의 머리를 짧게 잘라줌으로써 딸에게 자유로운 삶을 주었나 보다. 평생 왕이라는 자리만 바라보면 살아가야 할 여섯 공주보다는 짧게 잘린 머리 대신에 자유가 주어진 일곱번째 공주가 더 행복해 보인다는 것을 느낀다며 나 역시 그런 삶을 지향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볼 때마다 엘리너 파전이 살았던 집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집 자체가 책방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온 집안에 책이 넘쳐나는 그런 집.....
 내가 예전에도 꿈꾸어 왔고, 지금도 꿈꾸고 있으며, 앞으로 그렇게 만들어 나가고 싶은 집이 아닌가 싶다. 햇살이 비쳐드는 작은 책방에 들어 앉아 책 속에 빠져드는 것은 얼마나 행복할까? 첫 부분에 실린 작은 책방 이야기'를 읽다 보면 왠지 '도서관'이라는 책의 주인공인 엘리자베스가 생각난다. 엘리너 파전도 그녀처럼 온 일생을 책과 함께 하지 않았을까? 책 속에서 행복을 발견한 기분이 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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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7-2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책이군요.

맞아요..허송세월하듯 움켜진 권력이 무어 그리 소중핡
ㅏ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Smila 2004-07-2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열살 무렵에 가장 좋아했던 책입니다. 작년에 (그러니까 20여년만에..) 이 책을 다시 구해 읽게 되었는데, 여전히 이 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더군요.
 
꽃과 새, 선비의 마음 - 화조화 보림한국미술관 2
고연희 지음 / 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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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명화에 눈을 빼앗겨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우리 산수화나 화조도의 매력에 한껏 취해 보시면 어떠할까 권해 보고 싶어진다. 바로 우리 땅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 동물들의 모습을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그림서적이다.  이 책 한 권을 보았다고 한국화에 대한 나의 이해가 깊어졌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수묵화를 그릴 때 이용되는 그림 기법과 명칭-'바림법', '구륵법', '몰골법', '부벽준' 등-이 있단다.

 '먹'에서 나오는 한가지 색을 가지고 -글쓴이의 표현- '몇 번의 붓질'로 모습을 드러낸 새들의 모습을 보면 그 붓질의 오묘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과 먹만 사용하는 수묵화 농담(짙고 옅음)으로 표현해 내는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한가지 색으로도 다양한 것을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먹에는 다섯 가지 색이 갖추어져 있다'는 옛말이 인상깊게, 그러나 확연하게 가슴에 남는다.

  책의 특징을 살펴 보면, 특정한 꽃이나 새가 그림의 주제로 선택되거나 부각되어 그려진 사회적인 배경이나 의미 등에 대해 설명해 주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덕분에 그림과 글을 통해 꽃과 새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여유를 가졌던 우리 선조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림의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림에 적혀있는 싯구를 해석해 주기도 하고, 관련 시를 곁들여 그림을 감상하는 독자에게 운치를 더해 주지 뭔가~. 그 중에서 '닭이 변하여 예쁜 꽃이 되었는데... 구더기를 쪼려고 하는구나'라는 시는 닭의 벼슬과 닮은 꼴과 색을 지녀 그림 속에 같이 등장하곤 하는 '맨드라미'에 관한 유머러스한 시(이규보)이다.

 목차에 나오는 '수선, 모란, 패랭이, 금낭화, 달개비, 맨드라미, 원추리, 백합, 연꽃' 이외에도 매화, 양귀비, 해당화, 옥잠화, 규화(추규) 등의 여러 꽃의 다양한 모양새를 볼 수 있다. 또한 시인이나 화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새들- 까치, 매, 닭, 백로, 기러기, 학 등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근대기부터 식물 중에 우리가 '사군자-매,난,국,죽'을 높이 사는데 비해, 조선 시대 옛문인들은 연꽃이 군자로 일컫는 꽃이었다는 걸 아시는가? 그림 속의, 꽃잎 끝으로 갈수록 분홍색이 점점 짙어지는 연꽃이 참 이뻐 보인다.

 이 책을 보면서 특히 '심사정'이라는 화가의 그림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더니, 결국 그의 그림에 매료되어 버렸다. 앞서 언급한 "꽃과 새"나, "괴석과 풀벌레", "연못의 원앙새", "금계와 매미"등과 같은 그림에서 그의 화풍을 느낄 수 있었다. 
 심사정의 '꽃과 새'라는 작품에서 보여지는 검은 색의 모란을 보면서 검은 먹과 붓놀림 만으로 섬세한 색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니...하는 생각과,  이런 그림들이 그려진 당시에는 색의 농담과 색채가 그대로 살아 있었을테니 얼마나 더 멋있는 작품이었을까 상상해 보니 안타까움마저 든다..

세월이 흐르면서 뛰어난 화가들의 그림이 변색(흰색이 푸른 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듯..)되거나 손상된 부분이 있다는 점도 안타깝다. 그림 정보에 실려있는, 실물이 소장된 장소들을 살펴보니 박물관들이 많던데 기회가 되면 박물관에 갔을 때 이 책에 실린 그림의 실물을 아이들과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을 듯.... 
 저자는 책에 실린 그림을 '잘 그렸네..'.하는 식의 겉핡기식 감상만 하고 지나쳐 버리지 않도록 감상할 포인트를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그림을 설명해 주고 있다. 덕분에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그림을 들여다 보고 세세히 관찰하는 기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주제별로 그림이 나뉘어져 화가의 활동시기나 연대가 궁금했는데 뒷부분에 연대별로 화가들의 생애를 간략히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어서 반가웠다. 더불어 페이지가 수록된 ‘찾아보기’를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면도 있지만 우리나라 작품들을 책으로 소장하고 싶은 분들께 권할만한 미술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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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의적 2004-11-1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진경산수를 빌려서 읽고 있는데... 이 책도 빌려서 보아야겠습니다. 솔직히 값이 비싸서 살 엄두가... 하지만 책을 빨리 보고픈 마음이^^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는 느낌입니다.
 
한 여름밤의 꿈 그림책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1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데니스 놀란 그림, 브루스 코빌 다시 씀, 구자명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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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맥베스'처럼 무거운 주제를 다룬 이야기도 있지만, 사랑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보다는 <한여름밤의 꿈>이나 <십이야>, <말괄량이 길들이기> 같은,
알콩달콩하면서도 경쾌한 사랑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아이가 얼른 자라서 이 작품들을 읽어보면 좋을텐데 싶던터라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그림책으로 펴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반가움이란... 귀가 쫑긋한 요정이 피리를 불고 작은 요정들이 날아다니는 표지 그림만 보고 반해 버렸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글이 조금 많긴 하지만- 그림이 어우러져 내용이 전개되다 보니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다.
 이 책에는 요정 부부와 두 쌍의 연인, 그리고 숲에 갔다가 졸지에 당나귀 탈 쓴 괴물로 변하는 보텀이 등장한다. 요정부부의 설전과 함께 요정왕 오베론의 장난끼 어린 심부름을 요정 퍼크가 착각하는 바람에  두연인들이 서로 얼키고 설키게 만들었다가 마침내 제자리를 찾기까지 일어나는 해프닝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이름이... 좀 헛갈리는 경향이 있는지라, 책표지 안쪽에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는데(이름 표기) 이걸 미리 봐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도 부모님이 맺어준 사람과 무조건 결혼해야 하던 때가 있었던 것처럼 아테네에도 그런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이처럼 옛날이나 다른 나라의 관습을 알고,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 중의 하나일 것이다. -
 아버지의 반대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는 커녕 오히려 법의 처벌에 따라 죽음을 맞거나 수녀원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허미아'는 '라이샌더'와의 사랑의 도피 행각을 선택한다. 아버지가 그녀의 정혼자로 정한 '디미트리어스'는 원래 그녀의 친구인 헬레나에게 사랑의 맹새를 했던 남자이다.

 허미아가  '사랑의 맹세'란 것이 그다지 믿을 바가 못되는 증거를 직접 보았으면서도 죽음을 택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사랑은 사고를 마비시키고 눈에 콩깍지를 씌우는 모양이다..^^;
 그런데 연인에게 차이고 슬픔에 잠긴 헬레나 역시 어느 정도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된 것은 아닌지.. 차라리 그들이 도망가게 둘 것이지, 디미트리어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바람에 일이 더 꼬이지 않았는가!

한편 숲 속의 요정 부부도 어린 시종을 사이에 두고 부부싸움을 벌이는데, 주인공들이 요정이니만큼 그 피해가 만만치 않다. 자연의 질서가 어지럽혀진다지 않는가! 자고로 싸움을 벌여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는 법이다. 
아우~~ 개인적으로 퍼크가 너무 귀엽다!!
피터팬에 등장하는 팅커벨처럼 작고 예쁜 요정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근사한 모습으로 피리를 불고 있는, 표지 그림속의 주인공이 바로 요정 '퍼크인데, 내용속으로 들어가 보면 영락없이 장난꾸러기인 어린아이의 표정을 드러내고 있으니 속지 마시길.... 

 한편  요정왕과 퍼크의 장난으로 졸지에 여왕의 사랑을 받게 된 닉 보텀은 "요즘 사람들은 사랑이란 걸 꼭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 같지 않습디다"란 말을 하며 여왕의 사랑과 요정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는데, 제일 행복한, 그러나 한여름에 꾸어 볼 법한 꿈같은 순간일 뿐... 
-당나귀 머리를 한 괴물이 된 보텀은 앞부분에서 사자역을 맞겠노라고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 꼭 애들 아빠의 모습을 닮았다 싶어 그 말을 했더니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었다.

그림책이니만큼  관심을 가지고 그림들을 보았는데, 자그마하고 귀여운 여자 요정들의 모습과 장난끼 가득한 남자 요정의 모습이 잘 대비되게 묘사되어 있다.  환상적인 풍경의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그림이  눈에 띄는데, 숲 속이다 보니 나무가 많이 그려져 있다. 나 자신이 판타지 문학을 좋아하는지라 요정들이 등장하는 이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이처럼 좋은 그림책이 많이 출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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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7-1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그림책 읽고 싶고.. 사고 싶어요... ^^

주작 2004-07-26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그림책.... 다 좋은데.. 항상 불만인건... 지나치게 비싼 책 값이란 거죠...
그래도 저도 사버렸어요. ^^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일러스트를 그린 명작은 사는 중이예요.
근데 이 그림도 예뻐보이네요. 큰일이네.. 이번 달은 빵꾸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