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두껍아 두껍아 옛날 옛적에 5
김중철 글, 유승하, 최호철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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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가에 살고 있는 고기잡이 할아버지~ 빈손으로 돌아 오다가 길가에 쓰러져 있는 말라 비틀어진 고양이 한 마리가 애원을 하니 그냥 가지 못하고 집에 데려간다. 병들고 지저분해 보이는 개도 데려 와 어디 아픈 곳은 없나~ 세세히 살펴 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인정도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바닷가 언덕배기에 지은 다 무너져가는 집-초가삼간도 안 되는-을 보니 문득 모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러브하우스'에 할아버지네에게 새 집을 지어 달라는 편지라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개와 고양이에 이어 잡은 잉어를 놓아 준, 3번의 선행이 가져다 준 복은 '구슬'이다. 과연 할아버지는 이 마법의 구슬로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먹고 사는 것이 어렵고 최우선이었던 시절에 사람들은 누굴 만나면  "식사는 하셨습니까?"라는 안부인사를 의례적으로 하던 때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첫 번째, 두 번째 소원은 그래서 '금은보석'도 '부귀영화'도 아닌 '먹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넘칠 만큼의 부를 바라지 않는다. 곳간에 곡식이 가득하고 여러 가축들이 한 마당에 노니는 것으로 족한 것이다. 구슬 덕분에 할아버지네 집은 예전보다 훨씬 넓고 깨끗해 보이지만 나중에 그 구슬을 훔쳐가서 고래등 같은 집을 만들어 낸 욕심쟁이 할머니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욕심쟁이 할머니가 구슬을 훔쳐 가자 그것에서 비롯된 모든 것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다. 갑작스레 찾아 온 부귀를 감당하는 것은 쉬워도 손에 쥐고 있던 부귀를 한 순간에 잃는 것은 청천벽력이다. 할아버지는 망연자실해져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있고, 할머니는 당장 텅 빈 솥 단지를 보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게 생겼으니...  그 영향이 당장에 개와 고양이에게도 미쳐, 먹고 살기 힘들기도 하려니와 그 동안 잘 보살펴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둘이 힘을 합쳐 구슬을 되찾아 오기로 한다. 어찌 어찌하여 구슬을 되찾아 돌아오는 길... 개가 "고양이야, 구슬 입에 물고 있니?"라고 자꾸 묻는 바람에 일이 벌어지고 만다. 그러길래 왜 자꾸 물어보냐고!! 

 나중에 훔친 물고기 배에서 나온 구슬을 할아버지에게 갖다 준 고양이는 방에서 호사를 하고, 함께 고생을 했던 개는 바깥에서 집을 지키는 신세가 된다. 언뜻 보기에 고양이가 혼자만 고생해서 구슬을 얻는 것처럼 구는 것 같아 나쁜 녀석처럼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욕심쟁이 할머니가 구슬을 훔쳐갈 때 그것을 알아챈 것도 고양이고 우두머리를 협박(?)해서 가져오는 기지를 발휘한 것도 고양이이다. 괜한 조바심과 의심으로 고양이를 보채지만 않았어도 둘 다 귀여움을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일로 인해 고양이와 개의 사이가 틀어졌다는구나, 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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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랑 달릴 거야 꿈꿈이의 자연학교 1
손정혜 지음, 김정한 그림 / 느림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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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렁이를 무지무지 싫어한다. 그 이유는 물론 그녀석이 매우 징그러운 외모를 지녔기 때문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내 이름이 그와 유사하여 사람들이 나를 '지렁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곤 했기 때문이다. ^^;;  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겨레'가 거북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나의 경우와 유사하다. 살집이 넉넉한 탓에 100m 달리기를 자그마치 45초!라는 기록적인 시간으로 달리는 탓에 친구들에게 '거북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핑계로 한 번은 빠질 수는 있어도 결국은 뛰어서 기록을 남겨야 하는 달리기... 겨레가 이 것을 싫어하는 것은 몸이 힘든 이유도 있지만 아이들이 놀려대는 탓이 크다 하겠다. 그런데 '거북이'라는 별명을 지닌 탓에 교실에서 동물관찰용으로 기르던 거북이 두 마리를 맡아서 키우게 된 겨례... 과히 좋을 턱이 없다. 쳐다보기도 싫은 거북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보는 것이 더 좋을 것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반아이들이 작성한 <동물 관찰 일기>는 몰래 거북을 돌보는 훈이에게 큰 도움이 되는데 그것들을 모아 보면 실제로 거북을 기르는 가정에 매우 유용한 정보들이다. 이 책을 보고 난 아이가 거북을 키우고 싶다고 하는데 주의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니 아무래도 쉬운 일이 아니지 싶다. ^^;;  아이가 졸라 물고기나 거북이를 기르기로 하였으면 자주 물을 갈아주고 균형있는 영양을 갖춘 먹이를 때맞춰 챙겨주고 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등의 세심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다른 애완동물도 이와 마찬가지로 관련 이야기책이나 관련생태책을 보고 어느정도의 예비지식을 갖춘 뒤에 길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용을 보면 별 다섯점을 주고 싶은데 별점을 낮추는 이유는 책표지 재질때문이다. 이런 재질은 어쩌다 코팅된 비닐에 공기가 들어가면 마치 거미줄처럼 기포가 번져서 거칠은 느낌을 주게 된다. 다른 출판사의 책에서도 이런 경우가 발생하던데 개인적으로 책을 잡을 때 상당히 거부감을 준다. 이런 부분도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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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1-07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 위드북스 17
배빗 콜 지음, 최성희 옮김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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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책은 <멍멍의사 선생님>, <엄마가 알을 낳았대> 등으로 알려진, 재미있는 그림과 유쾌한 내용속에 우리 신체와 관련된 정보(질병, 성교육)를 담는 배빗 콜의 또 다른 작품이다. 우리 몸에 성적인 특징을 나타나게 해주는 호르몬에 대해 재미있게 묘사해 놓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성은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것이란 고정관념을 지닌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림들이 너무 적나라한 것 같아서 조금 껄끄럽기도 하다. 하긴 나 역시 고학년을 위해 나온 성교육책에 남녀의 신체적 특징이 이 책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매우 당황했었다. ^^* 

 엄마 입장에서는 특히 남성의 성기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그렇고 난감해져서 이런 부분은 아빠가 함께 보면서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딸아이들은 아무래도 남자의 몸이 자신과 다르기 때문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데 적당한 선에서 설명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잠지, 고추' 같은 유아 용어보다 정확한 명칭인 '질, 성기, 음경' 같은 용어를 쓰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그런 용어들을 사용하긴 해도 아무래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사용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여성은 호르몬 분비로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육체적인 변화와 함께 생리를 하게 된다. -팬티에 피가 비치면 당황하지 말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라는 것을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에게 벌써 알려 주어야 하나..하는 고민도 생겼다..  남성은 변성기를 거치면서 목소리에 큰 변화가 생기고, 이 책에서는 그 명칭을 확실하게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몽정을 하기도 한다(음.. 이 부분 역시 큰 언급이 없이 넘어가버렸다).  유아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접해주면 좋을 성교육책같다. 좀 아쉬운 면은 호르몬이 너무 무섭게 그려 것이다. 이 무시무시하게 생긴 호르몬 그림때문에 아이들이 은연중에 그 결과를 좋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무시무시하게 생긴 괴물일수록 오히려 더 재미있어 하지 않는가~ 어쩌면 작가도 그 점을 생각하고 이 그림들을 그렸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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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1-0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난감하셨겠습니다. ^^
 
곱셈놀이 로렌의 지식 그림책 5
로렌 리디 글 그림, 천정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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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전부터 아이들에게 곱셈을 알게 하려고 벽에 곱셈표를 붙여두긴 했던지라(대부분의 가정에도 벽에 붙여 있지 않을까..^^) 큰 아이도 작년에 2단정도는 알았는데 올해 2학년이 되니 학교에서 곱셈을 배운다. 사실 곱셈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기도 전부터 아이들은 구구단이라는 것을 무작정 외우라고 교육을 받곤 한다. 그래서 줄창 외우다 보면 입에 익어 외우라고 하면 술술~ 나오긴 해도 그 곱셈식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보라고 하면 잘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곱셈의 원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덕분에 요즘 우리집 두 아이의 화두는 곱셈이다. 서로 책에 나오는 곱셈 문제를 내고 맞춰보라고 한다,
 두 형제간의 에피소드를 잠시 들자면,
1차 문제: "언니 내가 문제 낼께~ 2x2는? " ->  "4"->  "땡!! 정답은 으악~ !"(이것을 정답으로 치는 건 책 제목때문이다. 역시 아이들은 놀이를 즐길 줄 아는 듯... ^^;;)
2차문제:"다시 한 번 더 낼께. 2x2는 ?"->  "4" ->  "딩동댕~ 맞았습니다~ 그럼 이제 내가 문제 낼께!" 이런 식으로 두 형제가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는 놀이를 하곤 한다.

 이 책이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사, 유령, 박쥐, 해골 등과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각 장마다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곱셈과 관련된 것들을 알려준다. 가령ㅇ 0장에서는 어떤 수에다 0을 곱하면 무조건 0이 된다는 원리를 개와 고양이, 두녀석이 경쟁하듯 1~5까지 반복해서 알려준다. 경쟁이 지나쳐 두 녀석이 서로를 혼내주기(?) 위해 1x0을 외치는 순간!! 아이들은 웃는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이 책에 나오는 곱셈식은 우리가 외우는 구구단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가령 구구단은 2x1, 2x2,  2x3,...과 같은 순서로 이어지는데 반해 이 책에 나오는 곱셈식의 순서는 1x2, 2x2, 3x2, 4x2...이다. 그래서인지 책에 나온 곱셈식을 보면 은연중에 앞 뒤 숫자를 바꾸어서 다시 한 번 읊게 된다. 그리고 책에서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기를 바라는 어른들로서는 아쉽게 여겨지겠지만 이 책에는 5단까지밖에 안 나온다. 아, 5를 곱해서 만드는 으악 스프 편에서는 완성된 스프를 보고 아이나 어른이나 함께 으악~~하고 놀라보도록 하자~ 마지막에 나오는 곱셈표도 5까지만 나와 있으니, 아이가 그 이상의 구구단을 외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곱셈표를 좀 더 확장시켜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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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3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루 밑 바로우어즈 - 영화 '마루 밑 아리에티' 원작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3
메리 노튼 지음, 베스 크러시, 조 크러시 그림, 손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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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훔치는 것이 아니라 빌리는 것일 뿐이다" 바로우어즈의 철학은 그렇다. 훔친다는 표현은 바로우어즈를 모욕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극 중 바로우어즈의 한 사람인 호밀리(엄마)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들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빌려 오는 일'은 기술이 필요한, 일종의 예술같은 것이라고 한다. 허나 그들에게 빌리는 것은 곧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먹을 것, 입을 것, 집안을 꾸밀 것들 대부분을 인간들의 물건중에서 빌려 간다. 그러나 그들의 시야는 한정되어 있으며, 자신들을 죽일 수도 있는 인간에게 들킬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생활의 연속이다. 

 머리말에 씌여진 작가의 글 중에 "그 무렵에는 전쟁 때문에 벌어진 험난하고 비극적인 일로 내가 어릴 시절에 꾸며낸 그 작은 사람들과 비슷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겨났지요."라는 글이 있다. 난 이 글이 책 내용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옮긴이의 말을 읽고서야 이야기에 내재된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1940년대에 전쟁의 공포와 불안을 겪었던 작가와 주위 사람들의 생활상이 반영된 이 동화는 '아리에티'라는 바로우어즈 여자아이의 호기심과 자유분방함, 바깥 세상을 향한 동경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들은 나같은 어른들의 시각으로 분석한 결론일 것이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에 꾸며낼 법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 마치 요정처럼 작으면서도 사람과 같은 모습을 한 바로우어즈들의 위태로우면서도 아기자기한 소꼽장난같은 생활에 자신들의 상상력을 더해가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저런 물건을 한아름 안겨주어 호밀리를 황홀경에 빠트리는 극중 사내아이처럼 바로우어즈가 있다면 나는 어떤 물건을 가져다 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지 않을까? 아니면 바로우어즈 가족이 당장이라도 드라이버 부인이나 쥐잡이꾼에게 잡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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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30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러코럼 잘 쓰시면서......엄살은=3
추천하고 가요.

아영엄마 2004-10-30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 차원에서 하신 말씀인걸로 알겠습니다. 추천은 무지 무지 감사한 마음으로 받구요~ 당분간은 아이들 책보면서 그 세상에 머물까 합니다. ^^*

아영엄마 2004-10-30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빈현님~ 저도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totorojjan 2006-12-0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영화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