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거위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8
그림 형제 지음 | 유리 슐레비츠 그림, 개작 |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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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어 보면 착한 사람은 다 복을 받는다. 그러나 현실로 눈을 돌려 보면 착하게 산다고 다 복을 받지는 않는다. 내 주위를 보더라도 친지를 도와주려던 이는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 자기 잇속 다 챙기고, 어려운 친지는 나 몰라라 하면 내 가족만 챙기는 사람은 잘 산다. 그런데도 착한 사람은 결국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의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은 왜일까? 아무리 지금의 현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실리만 따지고, 남은 살피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면 이 세상은 너무나 살벌한 곳이 되지 않겠는가. 우리 아이들은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착하게 자라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동화를 들려주는 것이리라... 이 책이 주는 교훈이기도 하지만 막내가 손을 대기만 하면 붙어버리는 마법을 발휘하는 황금거위를 얻게 된 것은 착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로 돌아가서 세 아들 중 막내는 바보로 평소에도 집안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이다. 엄마가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은 점심으로 케이크를 싸주는데 비해 바보에게는 달랑 마른 빵 한 조각을 주지 뭔가! 그러나 두 아들은 숲에서 만난 배고픈 노인에게 케이크를 나누어 주지 않은 탓에 몸을 다치고 막내는 마른 빵이나마, 노인에게 나누어 주려는 마음을 가졌기에 케이크도 먹고 황금 거위도 얻는다. 조금 의아스럽긴 하지만 막내는 집으로 가지 않고 황금거위를 가지고 여인숙으로 가서 묵는다.  그 곳에서 황금깃털을 탐내던 여인숙의 딸  아나벨이 황금 거위에 손을 댓다가 달라 붙고만다. 황금 깃털에 욕심을 낸 벌을 받은 것이리라~  "호키티 포키티 스티키티 붙어라 얏! 가엾은 xxx 운도 없어라! 흔들어도 당겨도 떨어지지 않아. 황금 거위를 따라 갈 수밖에"... 이 문장은 누군가가 달라붙을 때마다 주문처럼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바로 이 문장이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보는 재미를 준다.

  여인숙의 세 딸, , 목사님, 교회지기, 농부, 농부의 아내, 궁전의 경비병... 절대 웃지 않는 공주를 웃기기 위해 성으로 향한 막내의 황금거위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는다. 그리고 절대 웃지 않았던 공주는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바보는 이제 공주랑 결혼하면 되는 걸까? 허나 바보를 사위로 맞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은가~. 왕은 난해한 문제를 내는데 막내가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면 참 좋겠는데 막내는 바보인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다시 노인의 도움을 받아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권선징악의 구도를 지닌 옛날 이야기려니 하고 생각할 수 밖에... 황금 거위는 널리 알려진 그림 형제의 이야기인데 기칼데콧 상을 받은 유리 슐레비츠가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이 책의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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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난 책읽기가 좋아
다니엘 포세트 글, 베로니크 보아리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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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도 학창시절 '칠판앞..' 이 말만 들어도 공포감이 몰려오는 시간이 있었으니, 바로 수학시간!  수학 선생님이 오늘이 며칠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면, 그것은 곧 그 날에 해당하는 번호의 학생이 앞으로 나와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공포의 수학시간은 공부 잘하는 몇몇 아이를 빼고는 정말 앉아 있고 싶지 않은, 특히 나처럼 수학을 싫어하고 못하는 학생에게는 정말 일분 일초가 길게만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에르반이 목요일마다 칠판 앞에 나가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싫어서 배가 아팠던 것도 충분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나 역시 수학과목이 들어 있는 날에 내 반번호가 해당될 때면 정말 학교 가기가 싫어서 꾀병이라도 부리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르반은 수학 선생님이 연수를 가시고 대신 오신 비숑 선생님에게서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된다. 비숑선생님은 처음으로 학생들 앞에 쓰신 것처럼 당황하는데, 선생님이 자기처럼 당황하는 모습을 발견하자 그동안 수학시간이 괴로웠던 에르반은 갑자기 용기가 생겨난다!  왠지 에르반이 어려움에 처한 공주를 구하러 나타난 용감한 왕자처럼 여겨졌다. 에르반이 전과는 달리 용감하게 칠판 앞에 나가서 구구단을 틀리지 않게 외우는 모습을 보고 반친구들도 놀라지 않았을까~

 두려워 하는 일 앞에서 용기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렵긴 하지만 한 번 해내고 나면 '이렇게 쉬운 일을 두고 그동안 겁을 내서 못했구나..' , 또는 '나도 이젠 할 수 있어!" 하는 생각과 자신감이 들 것이다. 이제 에르반 자신도 용기를 얻었을 것이고, 앞으로 수학시간이 겁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이 책 보면서 선생님도 예전에 자기가 학생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칠판 앞에 나서길 꺼려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좀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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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2-1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싫어지더군요. ^^

미네르바 2005-03-1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이 책도 땡스투 누르고 사야겠어요. 님의 글을 읽고, 또 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호랑이 뱃속 구경 - 옛이야기 보따리 8 (보급판)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8
서정오 / 보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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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들 중에는 참 감칠나고, 재미나고, 우스운 것들이 많다. 이런 이야기를 엄마가 조잘조잘 들려 주면 또 얼마나 재미난가! 그러나 문득 아랫목에 모여 앉아 할머니 들려주시는 이야기 한 도막에 귀를 기울이던 것도 서서히 추억속으로 사라져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 되어 가고 있으니 아이에게 들려 줄 이야기거리가 생각나지 않으면 부모들도 이야기 책을 다시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시리즈 중의 한 권인 이 책은 <오손도손 함께 사는 동물과 사람 이야기>편으로 각 이야기마다 동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첫번째 이야기인 '호랑이 뱃속 구경'을 읽어줄 때는 마침 옆에 아이 잠옷이 눈에 띄길래 이야기 연극 마당을 열었다. 잠옷 속에다 인형들을 넣어 놓고, 소금장수가 줄을 잡아 당겨 호랑이를 홀라당 뒤집어 놓는 장면을 따라 연출을 하니 아이들이 우습다며 자지러진다.  아이들은 자기들도 들어가고 싶다고면 했지만 아쉽게도 잠옷 크기가 작아서 생략...^^; 그리고 '먹보 곰 골탕 먹이기'에서는 지게 밑에 숨은 욕심쟁이 먹보 곰이 사냥꾼으로 가장한 노루가 '지게 밑에 뭐가 있냐'는 묻자 대답하라고 가르쳐 준 '장작이라고 그래. 장작이라고 그래'라고 하는 부분에서부터 웃음이 났다.  나중에는 장작 역할을 하느라고 스스로 '어서 도끼로 패. 어서 도끼로 패'하는 부분을 읽자니 그동안 할아버지와 숲 속 동물들을 괴롭히던 곰이 자업자득한 것 같아 어찌나 고소하던지~

 옛이야기 속에서는 사람과 짐승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글쓴이가 이는 우리 선조들이 짐승을 더불어 살아갈 동무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을 접하며 짐승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을 것이다. 내용만으로는 별 다섯이나 양장본이 아닌 보급판의 재질을 고려하여-물론 본인은 가격을 고려하여 일부러 보급판을 고른 것임- 별 네 개로 메김하였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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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목걸이 쑥쑥문고 22
조안 에이킨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우리교육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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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어린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를 많이 다루었다는 조안 에이킨의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는 것 같다. '빗방울 목걸이' 이외에 7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가장 재미있게 본 이야기는 '빗방울 목걸이'와 '발닦개에 앉은 고양이'이다. 전자는 북풍이 자신을 구해 준 보답으로 아기에게 빗방울 목걸이를 주고 매년 빗방울 하나씩 준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설마 로라가 목걸이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북풍이 그렇게 화를 내고 가버릴 줄은 몰랐다. (자기가 빗방울을 내동댕이쳐 버리고 화를 내고 가버리는 것이 불행한 일인감?) 그리고 그 목걸이를 선물로 받게 되어 있던 공주님이 마음씨가 착해서 목걸이를 돌려준다는 설정도 의외였는데 선물을 잔뜩 받는 공주이니 욕심도 많을거라는 지레짐작을 한 탓이다.^^;

 '발닦개에 앉은 고양이'를 볼 때는 루 이모가 에마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였더라면 그렇게 큰 근심에 싸여 있지도 않았을텐데 싶어 안타까웠었다.  나는 이모의 소원처럼 세상 여기 저기를 여행하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에마는 하늘에서만 살자고 하다니...  '하늘이 들어간 파이'처럼 나도 밀가루 반죽에 하늘 한 조각 넣어서 날아다닐 수 있는 파이를 만들면 사과 얻어 먹으러 에마가 살고 있는 하늘에 놀러나 가볼까? ^^* 다른 이야기들도 다 재미있게 읽었으며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조안 에이킨'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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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15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빠를 기다리며 아이북클럽 17
모리야마 미야코 지음, 후타마타 에이고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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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여우라.. 왠지 이 등장인물(?)이 친숙하게 여겨진다 싶었더니 <노란 양동이>를 쓴 모리야마 미야코의 작품이었다. 그림은 다른 사람이 그려서 조금 다른 느낌이 들지만 연필로 그려진 그림도 참 잘 그렸다 싶고, 색을 입힌 그림도 따스해 보인다. 이 이야기는 아기 여우는 아빠가 멀리 떨어진 도시로 물건을 팔러 가느라 집을 비우시는 이틀간을 혼자서 보내게 되면서 겪는 잔잔한 이야기이다. 수레를 끌고 가시는 아빠에게 손을 흔드는 아기 여우와 돌아서 손을 흔들어주는 아빠의 모습, 그리고 들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열심히 소리치는 그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작년 이맘때는 엄마 여우도 함께 있었다."라는 문장을 접하는 순간, 아... 아기여우가 혼자 남겨지는 거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손을 흔들며 서 있는 아기 여우의 뒷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엄마가 아빠가 사주신 어깨걸이(숄)을 두르고 기뻐하던, 그 때의 여우 가족은 참 행복했을텐데, 아기여우의 눈가에 맺힌 눈물처럼 내 마음도 그렁그렁해졌다. 그러나 아기여우는 참 의젓하고 대견했다. 친구들과 잘 놀기도 하고 때맞춰 아빠가 준비해 둔 음식이나 이웃 어른들이 가져다 준 음식들을 잘 먹는다. 그리고 집에 와서 자라고 하는 이웃의 제의도 거절하고 자기 집에서 혼자 잠을 잔다. 

 그러나 한 밤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아빠다 싶어 반갑게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니 역시 아빠를 기다리는 마음은 컸나 보다. 약속한 날이 되어도 아빠가 오시지 않자 아기 여우의 기다림은 더욱 간절해진다. 앉았다 일어났다, 뱅글뱅글 돌다가 방향을 틀어 또 뱅글뱅글 돌고.... "조금 있으면 아빠가 보일거야. 조금만 있으면..."  아기 여우가 원하던 선물대신에 '트럭'을 사가지고 마침내 돌아 온 아빠가 엄마의 어깨걸이를 두르고 자고 있는 아기여우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찡하였을지 짐작이 간다. 이제 아기 여우는 물건을 팔러 가시는 아빠와 함께 갈 수 있는 트럭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나 좋은가 보다. 정말 신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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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1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여우는 어디로 간 건가요? 불쌍한 아기여우야~ 나에게로 오렴...님 리뷰 너무 다정스러워요^^

아영엄마 2004-12-14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파란여우님 너무 고마운 칭찬이셔요~ 엄마여우는 세상을 떠났답니다. ㅜㅜ 그리고 혹시 심심하시면 '초록여우'도 있는데 한 번 사귀어 보실래요? ^^;

하얀마녀 2004-12-1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도 따뜻한 글이군요. ^^

sooninara 2004-12-17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는데도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너무 슬퍼서 읽기 싫어요..힝..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