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을 불어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23
에즈라 잭 키츠 지음, 김희순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휘파람을 근사하게,  음악을 연주하듯이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보면 굉장히 부럽다. 불행히도 나는 그저 "휘~"하는 소리를 겨우 낼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휘파람도 음치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그런데 아직까지 이런 소리마저 낼 수 없는 우리 아이는 내가 휘파람 시늉만 나는 정도의 소리만 내도 신기해 하며 어떻게 하면 휘파람을 불 수 있느냐며 가르쳐 달라고 졸라대곤 한다. 그런데 이것이 "혀를 아래로 말아 아랫니에 닿게 하고, 입을 오무려서 바람을 내뿜는다"는 식의 말로 설명해 봤자 그 말대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그 요령을 터득해야 가능한 것이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우리 아이만큼이나 휘파람을 불고 싶은 피터의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책은 그것에 더해 놀이감이 없어도 신나게 놀 줄 아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휘파람을 불다 안되서 세상이 빙글빙글 돌 정도로 빠르게 빙글빙글 돌아 보기도 하고, 색분필로 바닥에 선을 그리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아까 종이 상자에 숨어 휘파람 소리를 내어 개의 관심을 끌고 싶었으나 실패한 것이 속상했을까,  집안에서 어른처럼 보이려고 아빠의 모자를 쓰고 거울을 보며 휘파람 부는 연습을 해보지만 여전히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아빠 흉내를 내며 강아지 윌리를 찾아 바깥으로 나온 피터는 두번째로 종이 상자에 숨어서 열심히 휘파람을 불어보는데, 갑자기 진짜 휘파람 소리가 난 것이다! 아, 처음으로 무엇인가에  성공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부모님에게도 자랑하고 내내 심부름을 다녀오는 내내 휘파람을 부는 피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도 얼른 피터처럼 휘파람 불기에 성공해서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으련만~.

-뒤에 실린 작품 설명 글을 보다가 앗차! 싶었다. 흑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그린 에즈러 잭 키츠의 작품은 이전에도 접한 적이 있는데 참 바보같게도 나는 작가가 흑인이라고 생각했지, 백인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편견에서 비롯된 오류) 개인적으로 작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작품..

댓글(7)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6-01-2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휘파람 못불어요. ^^ 전 이 작가의 책은 피터의 의자 하나만 사줬는데 생각보다 나와있는 책이 많네요. 전 참 좋던데 우리집 아이들은 좀 그저 그렇네요. 다른 책을 보여주면 괜찮을까?

프레이야 2006-01-2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갑자기(사실은 많은 시행착오를 해오다가) 휘파람소리 비슷한 게 제 입에서 밖으로 흘러나왔던 기억이 나요. 언제였던가~~ 그렇게 까르르 웃음이 터져나올것만 같은 나날로 보내고 싶네요. 아영엄마님도 참, 아직 안 주무셨네요. ^^

아영엄마 2006-01-24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낭군님, 오늘도 야근 모드, 저는 리뷰 작성모드입니다..^^;

반딧불,, 2006-01-2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즈라 잭 키츠, 의미 있고 책도 좋고.
함축적인 면에서 생각할 거리가 많은 그런 책을 그리는 작가같아요.
안타깝게도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려워하더이다.

깍두기 2006-01-2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휘파람 잘 불어요^^

2006-01-24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4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티베트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7
피터 시스 지음,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자신의 아버지가 길을 떠나 티베트에 당도하여 겪었던 일들과 아버지가 중국 쪽으로 떠난 시기의 피터 사스 자신의 기억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작품이다. 아버지가 서재의 책상 위에 놓아 둔 빨간 상자 속에 든 것은 글과 그림과 지도로 가득 채워진 기억의 무덤- 아버지의 일기장이다. 영화 감독이었던 아버지는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하고 있던 시기에 영화 제작 부대에 차출되어 중국의 서쪽 지방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아버지는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동원되어 도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이후 우연한 사고로 영화 제작팀과 헤어져 길을 잃게 된다.  아버지가 중국으로 간 시기는 1950년대 티베트가 중국과 서양 문명의 침략 위기에 놓인 때로, 아버지는 도로 건설 이후 티베트에 닥칠 변화를 걱정하며 달라이 라마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애쓴다. 

 독자는 아버지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일기를 통해 티베트 인들의 민족성과 창조 설화, 즐기는 운동 경기, 가옥의 특색,  스투파의 구조, 그리고 티베트 인들의 문화와 신앙 등을 엿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아버지가 어린 피터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아이 자신이 관찰자 시점으로 들려주는 부분은 아버지의 경험에 아이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좀 더 환상적인 느낌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피터가 아버지의 서재에서 일기를 읽어나가고 있는 현재의 시점이 교차되고 있는데 이러한 구성이 몇 차례 반복되고 있다. 그림 또한 몇 가지 형식의 그림이 반복되고 있는데, 네모 안에 그려진 원형의 티베트 관련 문양, 빼곡히 적은 종이들을 나열한 바탕 위에 오버랩된 독특한 그림, 몽환적인 이미지와 특정한 주제를 반영하는 색조로 물든 아버지의 서재,  티베트의 풍경을 담은 그림 등이 글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아이가 책을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은 것은 책 내용 중 사람 얼굴을 닮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새파란 호수)와 달라이 라마의 집(포탈라)이 나오는 부분으로 포탈라에는 앞서 서재를 물들였던 네 개의 색으로 대표되는 각각의 방이 존재한다. 피터 사스는 자신이 가본 적이 없는, 그러나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티베트를 그림책 속에 담으며 그 곳에 머물렀던 아버지의 기억과 흔적을 되새겨 보았으리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 그림책이다.

-참고로 출판사는 이 책의 대상 연령을 초등학교 3학년 이상으로 잡고 있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almas 2006-01-24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값이 꽤 비싼 편이네요.

반딧불,, 2006-01-2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그림책들은 거의 비싸요^^;;
 

 내 책-9.  <검은 집/기시 유스케 (지은이)>

 얼른 읽어보라는 물만두님의 부추김에 읽던 책을 덮어두고 단숨에 읽어버린-집안 일을 하느라 책을 내려 놓았다가도 일 끝나고 얼른 읽었음~ ^^- 공포소설. 이 책에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스스로를 자해하거나 가족을 해친 사건 같은 것들도 묘사되는데, 책을 읽다가 문득 일전에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잠들어 있는(?) 남편의 눈을 찔러 실명케 하는 등의 행각을 벌인 한 여자에 대한 보도 내용이 생각났다. 인간은 때로는 욕망 때문에 짐승보다 못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검은 집은 우리 안에 내재된 추악한 본성이 감추어진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읽고 나서 바로 리뷰 작성~ ^^

내 책-10. <면세 구역/이영수(듀나) >
 
 신간 중에 <대리전>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끌어 살펴보니 우리나라 SF작가의 책이라 하여 작가의 전작부터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구입해서 읽었는데, 음... 아직까지는 SF문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나. 상상력의 부재때문은 아닌데 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많이 읽어보고 접하면서 배우고 알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한 작품.. 단편의 말미마다 작가가 몇 줄의 후기를 적어놓고 있는데 이 글에 언급하고 있는 SF문학을 읽어볼 기회를 만들어 보아야 할 것 같다. 기본 지식 부족으로 이 작품에 대한 리뷰는 보류..


아이들 책-9. <지구는 돕니다/안느 브루이야르 (지은이)>
 
 제목을 보면 혹 지동설을 주장한 학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는 과학적인 지식을 담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둘 다 땡~이다. ^^;;  조용히, 그리고 끊임없이 돌고 있는 지구로 운을 띄우는 이 그림책은  평온한 느낌을 주는 문장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광경들을 묘사하여 자칫 놓치기 쉬운 일상의 여러가지 면들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키워주고 있다. 유화 그림이 주는 느낌이나 필름 컷 같은 작은 그림들이 단계적으로 변형되면서 새로운 풍경으로 녹아드는 기법이 눈길을 끄는 그림책..

내 책-11. <밤/발터 뫼르스 (지은이), 귀스타브 도레(그림)>

 <꿈꾸는 책들의 도시>로 잘 알려진 발터 뫼어스의 작품. 작가는 유명한 판화가인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판화)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고, 열두 살의 귀스타브로를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모험을 그리고 있다. 죽음의 사자가 귀스타브에게 내건 여섯 가지 임무를 완수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풍자적인 면도 있고, 유우머가 느껴지는 대사나 등장인물들이 요소 요소에 등장한다.  글이 완성되고 거기에 맞춰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림에 묘사된 광경을 이야기로 엮어낸 작가의 글재주에 탄복하게 되는데 분량이나 깊이 면에서 가벼움이 느껴져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작품인 것 같다. 읽은 김에 리뷰도 완성~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도 재미있다는 분이 계시는지라 언제 살지 고민 중....

아이들 책-10. <티베트/피터 시스 (지은이), 엄혜숙 (옮긴이)>
 피터 사스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아버지의 경험을 두 가지 형식으로 나뉘어 들려주고 있는 자전적인 내용의 그림책. 영화감독이었던 아버지가 길을 잃고 티베트로 가서 보게 되는 티베트의 문화, 신화, 풍습 등을 아버지의 일기와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접할 수 있다. 그림책이긴 하나 분량도 제법 되고, 내용도 재미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적어서 저학년이 보기에는 버거운 작품이지 싶다. 그림에서 피터 사스만의 독특한 화풍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 책-11. <지아의 비밀 친구/ 요아힘 프리드리히 (지은이), 바바라 숄츠(그림)>
 이 책의 주인공인 지아는 학원에 다니느라 늘 바쁜 아이이다. 너무 바빠서 친구를 사귈 틈도 없다나? 학원 시간이 다되어서야 부모님의 차를 타고 도착해서 배울 것을 배우고 나면 또 숨가쁘게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밖에서 기다리고 계신 부모님의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니 강습이 끝나고 여유롭게 친구를 사귀고 대화할 시간도 없고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다. 
 지아를 찾아 온 지아의 지아... 지아의 눈에만 보이는 또 다른 자아의 등장은 하기 싫은 운동과 강습을 부모의 강요로 억지로 다니던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말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사실 남의 나라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지 않은가... 학원 다니느라, 학원 숙제하느라 바빠 놀 시간도, 잠 잘 시간도 부족한 우리네 아이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동화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1 2006-01-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소설이라.....제목이 참 공포스럽긴 하네요.
 
페피와 비밀 이름 미래그림책 39
질 패톤 월시 지음, 피오나 프렌치 그림, 이선오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이집트 하면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같은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와 관련된 책도 많이 나와 있는데 무덤과 관련된 이런 조형물들이 이집트 사람들에게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고 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유한한 현세의 삶보다 영원하다고 믿은 사후의 세계를 더 중요시하였으며 특히 왕의 경우 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자신이 묻힐 무덤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페피의 아버지는 피라미드안의 벽화에 그림을 그리고 새기는 사람으로 투트모세 왕자의 무덤에서 하는 일을 맡게 된다.

 페피는 딱 한 번밖에 본 적이 없는 사자를 그리러 가신 아버지를 위해 사막으로 달려가 사자에게 자신의 앞으로 나오라고 외친다. 페피는 무서워 떨면서도 무시무시한 사자의 비밀 이름을 알아맞힌 덕분에 사자를 무덤으로 데려갈 수 있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과 왕자의 ‘비밀 이름’은 고대 이집트에서 ‘상형문자’로 표현되어 있다. 비밀 이름은 새 모양, 물고기 모양, 산 모양, 구부린 철사 같은 모양의 상형문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은 책의 마지막 장에 실린 상형문자와 이에 해당되는 알파벳을 적은 표를 참고로 하여 영어 문장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가령 사자의 비밀 이름에 해당되는 상형문자를 풀이하면 ‘사막의 천둥(Desert Thunder)’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동물들의 비밀 이름도 각 동물의 특징을 잘 짚어내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책의 마지막 장에 여러 가지 사물이나 동물을 본뜬 작은 그림으로 이루어진 ‘상형문자’에 대한 설명과 책에 나온 비밀 이름의 풀이가 나와 있다. 페피가 아버지를 위하여 사자 이외에 매, 악어의 비밀 이름을 알아맞혀 무덤으로 데려가고, 뱀의 경우에는 스스로 찾아와 자신을 데려가 줄 것을 부탁하는데 아버지가 이들을 보고 그림을 그릴 때마다 얼룩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 구경을 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고양이의 모습도 그림에 남기게 되는데 나중에 투트모세 왕자가 무덤을 구경하러 왔을 때 동반한 고양이도 얼룩고양이다. 투트모세 왕자의 무덤에서 고양이를 위해 만든 석회암 관이 발견된 것이나 그림으로 그려진 것 등을 보면 이집트인들의 생활에서 고양이가 차지한 비중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책 내용 중에 호루스 신이 매의 모습을 하고 있다거나, 세베크신이 악어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되어 있는데 그리스로마의 신들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집트 신의 경우 강한 힘을 지닌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의 문화와 이국적인 화풍을 즐길 수 있으며 마치 암호 같은 상형문자를 풀이하는 재미가 포함된 그림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6-01-2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책이네요. 역사공부하면 무조건 역사를 써놓은책을 생각하는데 사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은 역시 이런 책이죠... 우리 문화에 대해서도 이런 형식과 질을 갖춘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능력만 되면 내가 확 써겠건만 역시 능력이.... ^^;;

2006-01-24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발터 뫼어스 지음, 안영란 옮김, 귀스타브 도레 그림 / 문학동네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통해  발터 뫼어스라는 작가를 알게 되고 그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여 찾아낸 작품이 <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과 이 책인데 순서상으로는 전자가 먼저 씌어진 작품이지만 한 권이라는 분량의 가벼움 때문에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을 들자면 우선 작가가 내용을 쓰고 화가가 삽화가 그린 방식이 아니라 유명한 화가의 여러 작품들을 모티브로 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탄생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 이 책에 사용된 삽화들의 출처(귀스타브 도레의 작품집들)를 살펴보니 <늙은 수부의 노래/새무얼 테일러 콜리지>, <성난 오를란도/루도비코 아리오스토>, <까마귀/에드거 앨런 포>, <돈 키호테/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라블레>, <실낙원/단테> 등등 여러 작품에 실렸던 것들이다. 

 귀스타브 도레는 19세기에 살았던 프랑스의 판화가로 발터 뫼어스는 이 화가를 열두 살의 소년의 모습으로 작품 속에 등장시키고 있다. 화가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진 열두 살의 귀스타브 선장이 폭풍 속에 휘말려 죽음의 사자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모험 이야기인 이 작품의 말미에 가면 책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계속되는 모험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했다. 언제부터였을까? 그랬다. 아벤투레가 바다에 침몰하면서부터, 바로 그 순간부터 그에겐 단 일 초도 침착하게 무언가를 생각해 볼 여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샴 쌍둥이 토네이도와의 만남, 단테와 다른 선원들의 비참한 최후, 죽음의 사자와 그의 미친 여동생, 자신의 영혼을 건 내기, 그리핀과의 비행, 용즙 공장과 나체의 아마조네스들, 용과의 혈투, ......,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하다는 괴물과의 만남. ......"

 죽음의 사자가 귀스타브에게 내건 여섯 가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겪는 모험들은 황당한 듯하면서도 그 속에 삶의 의미나 꿈, 근심, 시간 등의 본질이 함축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말장난 식의 애니그램이나 등장인물(?)들의 코믹한 대사도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애니메이션 <슈렉>에 등장하는 말 많은 덩키~를 연상시키는 말 '판초'도 이 환상적인 이야기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책에 실린 그림들을 보면 마치 귀스타브가 발터 뫼어스의 작품을 읽고 삽화를 만들어준 것처럼 여겨지는데, 앞서 언급한 다양한 작품에 실렸던 그림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에 녹여 낸 작가의 글 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한편으로는 꿰어 맞추기 식으로 여겨져 조금 어색하게 여겨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나 상상의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지 않은가. 청소년 연령부터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분량의 판타지 소설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6-01-2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꿈꾸는 책들의 도시도 사놓고 못보고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