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넘기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보고, 리뷰도 쓰자 싶은 욕심을 내어 조금 바쁘게 책을 본 것 같다. @@

아이들 책 45. <고슴도치 아이 /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은이), 최성은 (옮긴이)>

 아기를 가지지 못하는 부부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가 마음의 준비를 한 다음 자신들의 아기-다른 가족에게서 태어나긴 했지만- 를 만난다. 그들 앞에 선 아이는 온 몸이 가시로 뒤덮인 고슴도치 아이... 세상으로부터 받은 슬픔과 상처가 가시로 자라난 것이리라... 입양한 아이지만 아이의 가시에 상처 입는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진심어린 애정으로 대하면서 아이의 몸 난 그 날카로운 가시들이 무디어지고 떨어지는 과정을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그림에 담아 내었다. 책을 보다 보면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작품.. 아이에게 읽어주다 눈물이 나올려고 해서 겨우 참으면 읽어준 책이다...


 아이들 책 46.<우리 할머니는 달라요 / 수 로우슨 (지은이), 캐롤라인 마젤(그림)>

  치매를 소제로 한 작품. 수채화의 담백함보다는 개인적으로 색감 같은 것이 조금 거칠게 느껴지는 화풍인지라 고운 그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확 와닿는 느낌이 부족한 것 같다. 요즘 치매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이 나온 탓인지 소재 자체는 특별하지 여겨지지 않는데 문장이 간결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느낌이 한꺼번에 사는 류의 작품. 친구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할머니가 다름을 이야기 하는 아이의 담담한 어조가 문장에 배여있다. 할머니는 자기가 누구인지 기억을 못하지만 아이는 괜찮다고 한다.  아이는 할머니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까.....

아이들 책 47. <눈초롱의 아기들 / 질 바클렘 (지은이), 강경혜 (옮긴이) > 

 <눈초롱의 아기들>은 <여름 이야기> 결혼을 한 바위솔과 눈초롱의 다음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아기들 때문에 녹초가 된 눈초롱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아기와 관련된 온갖 물건들이 집안에 널려 있는 것도... ^^ 새로 만든 아기들 이불 3장.. 느무 아담하고 이뻐랑~ 이사를 가고 싶어 하는 눈초롱을 위해 찔레꽃 마을 주민들이 마련한 너무나 멋진 선물!! 아, 누가 우리한데 이런 선물 안해주려나? (집인데?? 꿈도 크지~~ ^^;;) 
아무 것도 모르고 새 집에 왔다가 자신들이 새 보금자리임을 알고 기뻐하는 눈초롱을 보니 코 끝이 찡해져 온다.. 흑.. 감동이야~ ㅜㅜ


아이들 책 48. <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 하이타니 겐지로 (지은이), 초 신타(그림)>

 로쿠베가 구덩이에 빠졌다~~ 음 근데 개가 구덩이에 빠지는 건 바보같은 짓인가 보다..^^; 아이들이 구덩이에 빠진 로쿠베를 구하기 위해 힘내라고 소리도 질러주고, 엄마를 데려오기도-일요일이 아니라 아빠는 집에 없단다.^^- 지나가는 아저씨에게도 부탁해 보지만 어른들은 다들 모른척 해버린다. 로쿠베가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어른들에게 아이들은 이런 말을 던진다. "비겁해!!" 아이들은 로쿠베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좋아하는 비눗방울도 불어주고, 개를 구해낼 방법을 강구해내서 마침내 로쿠베를 구덩이에서 구해낸다!! 마지막에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 책 49. <타미노 왕자와 마술 피리 / 에카르트 헨샤이트 (지은이), 미하엘 조바(그린이)>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 피리>-아름답고 풍부한 선율의 음악과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진 오레라라는데 들어본 적이 없어서..^^;-의 내용을 어린이들을 위해 시각적으로 그려낸 작품. 밤의 여왕이 타미노 왕자에게 자라스트로가 자신의 딸 파미나 공주를 잡아 갔다고 할 때는 그가 나쁜 사람 같더니 자라스트로의 말을 들어보니 오히려 밤의 여왕이 나쁜 사람 같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 조금 난해한 내용이라 유아들보다는 저학년이 볼만한 그림책인 것 같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마술 피리> 오페라 음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작품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려나? ^^ 
-이 작품은 그린이가 더 중요한 모양인데 알라딘 책정보에 그린이는 링크를 시켜놓지 않았다.

아이들 책 50. <느티는 아프다 / 이용포 (지은이) >

 너브대 사람들 곁에서 묵묵히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느티... 느티는 마음이 아프다. 그들을 보며 함께 울부짖고 우울해 하기도 한다. 작가의 자신의 작품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장소설로 개작한 작품으로 중학교 2학년인 순호가 중심 인물이라면, 작품 전반에 걸쳐 너브대 사람들과 연계되는 인물은 가로등지기이다. 갓등이 달린 느티 근처에 있는 공터 벤치에 머물면서 욕쟁이 할머니에게는 서낭당지기로 대접받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도 못하는, 특히 순호에게는 패배자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수다쟁이인 재채기 인형이 목소리가 되어 준다(복화술) 너브대 사람들의 절망과 좌절, 그네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작품.


내 책-20. <아이거 빙벽 / 트레바니언 (지은이), 이수경 (옮긴이) >

개인적으로 여성을 단지 욕망의 배출구 정도로 여기는 점이 못마땅하게 여겨져서 초반에는 이 작품에 큰 매력을 못 느꼈는데-작품해설에 이 작품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나뉜다는 점에 공감이 감- 먼저 책을 읽는 남편은 이 작품이 스릴도 넘치고 재미있었다면서 자기는 이런 분야의 책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작품 앞부분에 조나단이 'CII'의 우두머리가 지시하는 사건을 맡네, 안 맡네 하면서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조금 장황하게 나오는지라 재미가 떨어졌는데, 비자발적이긴 하나 주인공이 암살 임무를 맡기로 한 중후반부부터는 내용에 생동감과 긴박감이 느껴져 읽는 속도에 탄력이 붙어 한나절 만에 금방 읽어버렸다. 



아이들 책 51. <월요일 아침에 / 유리 슐레비츠 (지은이), 양녕자 (옮긴이)>

  일단 유리 슐레비츠의 작품~.  속표지에 그려진 그림이 그려진 작은 동그라미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커지더니 양 쪽 화면을 채운다. 월요일 아침에 왕과 왕비와 어린 왕자와 '나'를 만나러 찾아 온다. 그런데 그들이 만나고자 하는 '나'는 집에 없고, 그래서 그들은 돌아갔다 다음 날 다시 찾아온다. 다음부터 인물이 조금씩 추가되면서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데, 아이가 집에 없는 이유- 폐품을 주으러 다니는 모습에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이제 이야기가 끝나 다시 동그라미는 줄어드는 형식으로 끝이 난다...  글이 간결해서 영아들부터 봐도 좋을 듯...


아이들 책 52. <가장 아름다운 알 / 버니 보스 (지은이), 한스 드 비어(그림)>
 
   털 색깔이 초록색인 탓에 암탉 플로는 다른 닭들에 비해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로 자신의 특별함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알을 낳기는 하는데 이 알은 여느 닭들의 알과 똑같아서 어느 것이 자기 알인지를 모른다. 병아리가 태어나면 자신처럼 초록색이라 알아볼 수 있을 거라 여기지만 이 또한 불발~ 마침내 자신이 동족들과 똑같음을 인정하는 내용이다. 


내 책 21. <수학은 밥이다 / 강미선 (지은이)>

  수학을 가장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하는 나, 모 사이트에서 서로맘님이란 분을 알게 되고 그 분이 이 책을 내신 것은 알았으나 기회가 닿지 않았는지, 아니지 스스로 기회를 만들지 않아 이제서야 읽어 보게 되었다. 애들 학원에 안 보내고 내가 가르쳐야지 싶었는데 아이를 다그치기도 하고-심지어 나보고 아이 야단치지 말라고 하던 울 남편도 아이에게 뭘 설명하다가 열 받아서 씩씩.. 거봐~~ㅋㅋ- 아이가 점점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일단 나부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아이에게 수학을 접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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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8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기록은 꼭 계속되어야 합니다.쭉~~!!!

동그라미 2006-03-2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맞고요...
 
수학은 밥이다 - 엄마가 읽는 수학책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함께도서관 6
강미선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 수학이 어렵고 싫어하는 과목으로 자리 잡은 것은 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 저학년 때부터였는데 덧셈, 뺄셈 등의 문제 풀기와 구구단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 아이들이 모두 하교하고 난 텅 빈 교실에 남아 나머지 공부를 하던 어두운-불이 다 꺼져 어두컴컴해진 교실이었기에 더욱-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따지고 보면 내가 수학을 배우던 때는 곱셈의 개념을 이해하기보다는 무조건 외워야 했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수학공식을 달달 외우는 것이 능사라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내 아이도 그런 방식으로 가르치고, 수학을 암기과목처럼 여기게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수학을 그저 반복해서 연산문제를 풀고 공식은 무조건 외워야 하는 학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엄마도 생각을 바꿔야한다. 무엇보다 수학은 그저 공부만 하는 학문이 아니라 책 제목처럼 매일 먹는 밥처럼 우리 생활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하고 대화나 비판적인 질문 등을 통해 아이의 사고능력을 키워주는 방식으로 지도하고 이끌어야 한다. 1장 <수학은 사고방식이다!>에서 저자는 부모가 모든 것을 해줌으로서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수학적인 경험을 놓치게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수세기 등을 공부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세어보게 하고, 수에 대해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것 등을 조언한다. 

 2장 <수학 학습에 관한 7가지 오해>는 반복, 공식, 계산, 선행학습 등에 얽힌 잘못된 생각들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아이가 크는 동안 내가 어떤 점들을 놓치고 있었는지, 어떤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되새겨 보았다. 3장은 <수학 잘하는 방법>으로 아이가 수학을 잘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게 하려면 부모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지도해야 할지를 조언해주고 있다. 그리고 아이가 문제를 잘 풀지 못하거나 계산 실수가 많은 경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도 짚어주고 있다. 

 아직까지는 나도 아이들을 공부와 관련된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치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솔직히 내가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내 자식이다 보니 한 번 가르치면 문제를 척척 풀어낼 수 있는 천재성(?)이 있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여 감정적이 될 때가 많다. 아이 스스로도 수학을 어려워 하며 공부하지 않으려고 하는지라 내 아이가 학원에 다니는 다른 아이들에게 많이 뒤쳐지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도 든다. 그래서인지 4장의 <엄마가 가르치는 수학> 부분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고 반성하고, 성공적인 엄마표가 되기 위해서 아이를 지도할 때 어떤 점들을 유의하고 명심해야 할지 새겨보게 된다.

  5장의 <유아 수학 지도의 실제>은 아이들이 어떤 부분을 혼란스러워하는지 예를 들어주면서 덧셈이나 뺄셈, 수세기, 시계 보는 법, 분수 개념 등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를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은 절판되었다가 개정증보판이 나오면서 접하게 되었는데 큰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터라 책을 조금 더 일찍 접하지 못한 것이 아쉽게 여겨진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지금부터라도 내 사고방식을 바꾸고 긴~ 안목으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생각하고 지도해 보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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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 그래서 매번 힘들었어요.
저도 수학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이 글에 공감합니다.

비로그인 2006-03-2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표 수학교육'이란 말 실감합니다.
어느 학원엘 가야 한마디의 격려와 칭찬을 진심으로 듣겠습니까?
교생실습할때 제 담당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그때 아이들이 중학생이었는데 "아이들은 하나도 모른다~생각하고 가르치세요."
그 말을 늘 생각하지만 내 아이 앞에서만은 그 말이 생각이 안나는게 문제네요.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초 신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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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가슴이 뜨끔해진다.
"비겁해."
책 속의 아이들이 어른들을 향해 외치는 이 한 마디가 비단 책 속의 어른뿐만 아니라 바로 나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아 가슴 한 구석이 죄를 지은 듯 움찔해진다. 이 그림책은 구덩이에 빠진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돌아서는 어른의 매정함이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들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깊은 구덩이에 빠진 로쿠베에게 바보라고 면박을 주긴 해도 힘내라고 다독거려주고 구해 줄 방도를 생각해 보는 아이들은 자기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지라 엄마들을 데려온다. 그러나 엄마들은 안 되겠다며, 남자가 있어야겠다는 말을 할 뿐, 오히려 구덩이로 내려가겠다는 아이에게 구덩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내세우며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한다. 어른들은 그저 자신의 아이들이, 사람이 중요할 뿐 개의 생명은 안중에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계속 로쿠베가 힘을 낼만한 것들을 생각해 보며 애를 쓴다.

 어른들은 냉정하다. "개라서 다행이지, 사람이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라고 말하고 가버리는 아저씨에게는 생명에도 각각의 가치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개의 생명쯤이야... 비겁한 어른들, 믿음을 주는 못하는 어른들 대신에 아이들은 로쿠베를 구해낼 방법을 생각해 낸다. 마침내 구덩이에서 로쿠베를 꺼내 끌어안고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활짝 갠 맑은 하늘 같다. 나도 그 모습을 보며 함께 웃을 수 있어 참 좋았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글에 초 신타가 그림을 그린,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아이들의 모습을  잘 담아낸 그림책. 로쿠베를 구하는 현장에서 상황을 직접 전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간결한 문장과 의성어들이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에게 생동감을 전해주고 있다.  

-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로쿠베가 비눗방울이 먹는 것인 줄 알고 달려들곤 했다는 말에 웃으며 자기도 비눗방울을 잡으려고 뛰어 다닌 이야기를 종알종알 늘어놓았다. '쿠키'를 바구니에 안에 넣어 구덩이 아래로 내려 보내는 장면에서는 과자가 바구니 안에서 뛰어 나온 줄 알았다는 말을 하기도 하여 나를 웃게 만들기도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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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2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겁하기만 하나요....졸렬하고 치사하기까지 하잖아요...에휴....

아영엄마 2006-03-27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어른이 안되고 있는게 아닐까요? (남편이 제가 주로 아이들 책 보고 리뷰 쓰고 하니까 "니가 그러니까 애같지~" 그러더이다..^^;;)

Mephistopheles 2006-03-2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심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 된다는 건 힘들 일이랍죠..^^ 아영엄마님 파이팅!!

moonnight 2006-03-2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뜨끔해요. ㅜㅜ 나이를 먹을수록 더 비겁해지는 것 같아서. 아영엄마님 존경스러워요. ;;

2006-03-28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길 아저씨 손 아저씨 우리 그림책 1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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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길 아저씨)은 두 다리가 불편하고, 한 사람(손 아저씨)은 두 눈이 보이질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어릴 때부터 부모님 보살핌을 받으며 집 안에서 자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이들을 돌봐주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말았으니 이 두 사람은 앞으로 어찌 살까!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장애를 가진 자식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는 부모님의 마음은 오죽할까, 돌아가시면서도 눈을 감지 못하였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손 아저씨는 거동은 할 수 있으니 지팡이를 의지해서나마 끼니를 구걸하고 다니지만 길 아저씨는 다리가 불편한 탓에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길 아저씨가 방 안에 웅크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은 모습을 그린 장면을 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아파온다. 얼마나 절망적일까...

그런데 손 아저씨가 구걸을 나섰다가 길 아저씨의 소식을 접하고는 서로 도울 일이 있을 것 같다며 그 곳으로 인도해주기를 청한다.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그 날부터 손 아저씨는 길 아저씨를 업고 걸어 다니고, 길 아저씨는 앞을 보고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며 한 몸처럼 살면서 구걸도 다니고 일감이 생기면 일도 열심히 한다. 이처럼 장애가 있는 두 사람-장님과 앉은뱅이가 힘을 합쳐서 서로를 도우며 잘 살게 되었다는 옛이야기는 전에도 접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이런 결말로 끝이 나지 않고 좀 더 구체적으로 두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게 된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서로 힘을 합쳐 상대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던 두 사람은 구걸이나 남의 집 일 해주기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솜씨를 익혀 볏짚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며 자립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마음 착한 새로운 동반자를 맞이하여 이웃으로 서로를 도우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담고 있는 결말을 보여준다. 권정생 님이 글을 쓰시고, <낮에 나온 반달>의 그림을 그린 김용철씨가 그림을 그렸으며, 속지의 서지 정보를 보니 표지의 책제목은 류충렬 선생님이 써주신 것이라고 한다.

- 앞표지의 왼쪽 상단에 책제목을 점자(손으로 만져 보면 오톨도돌한 점들이 느껴짐)로 표기해 놓은 것이 이색적이긴 한데 점자를 모르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한글 점자 표기법을 실었더라면 하는 점자 책제목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참고로 <내 친구는 시각장애인>이란 동화책에 한글 및 숫자, 기호, 알파벳 점자 표기법과 책 내용의 일부가 점자로 작성되어 실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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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는 아프다 푸른도서관 13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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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 어떻게 생긴 나무였더라... 내가 느티나무를 본 적이 있던가? 하늘조차 창문으로만 보며 살아가는 날들이 많아진 탓인지 나무를 보는 날이 드물어 예전에 보았을 나무들조차 쉽게 떠오르질 않는다... 집에 있는 수목도감을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마을 정자나무의 역할을 해 온 느티나무는 수명이 길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복, 귀목, 신목"으로 여겨져 왔으며 봄에 트는 싹의 모양을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순호가 살고 있는 너브대 마을 입구에 죽어가는 나무 한 그루, 200년쯤 되었으리라 짐작되는 이 느티나무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나무에 목을 매고 죽은 사람이 많아 '자살 나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소중한 존재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버린 느티나무가 그나마 쓸모 있는 나무로 여겨지게 된 것은 나무에 갓등을 달아 공터를 밝히는 가로등 역할을 하면서부터이다. 그런 느티가 아프다. 느티가 마음이 아픈 것은 사람들이 아프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의 증오도, 슬픔도, 고통도 그것을 묵묵히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느티에게는 아픔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이 청소년을 위한 성장소설임을 감안하자면 등장인물들 중 '순호'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하겠으나 주변 인물들 또한 고루 개성을 지니고 있다. 새벽마다 "누꼬오오오~~"하고 괴성을 질러대는 욕쟁이 할머니를 비롯한 몇몇 인물들이 질펀하게 쏟아내는 사투리들이 작품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내용과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제공해 주고 있다.

 너브대에 속한 사람들과 순호의 삶은 작품 속에서 조금씩 언급되는 도로 하나 건너에 있는 아파트 단지와 순호네 반의 반장과 대비를 이룬다. 아침마다 신문을 돌리는 중학교 2학년인 순호는 노름에 빠져 전세금과 정신이 온전치 않은 누이가 인형 눈알을 붙여 번 돈마저 탕진해버리는 아버지와 가난한 삶을 증오한다. 순호에게는 느티나무 근처 벤치에 머물러 살아가는 가로등지기 또한 실패한 인생을 살아가는 패배자로 비친다. 작가는 자신이 속한 환경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순호를 통해 빈부의 격차와 학업의 상관관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순호가 아버지와 대비된 인물로 생각하는 사람은 순호네가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인 공팔봉 씨이다. 그러나 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 온 공팔봉 씨에게 닥친 불행을 통해 돈 곧 행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느티나무가 한 곳에 서서 묵묵히 너브대 사람들을 바라본다면 가로등지기는 느티나무처럼 묵묵히 나무 곁에 머물며 너브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이어간다. 욕쟁이 할머니에게는 서낭당지기로, 느티나무를 자신의 나무라고 여겼던 순호에게는 방해꾼이나 다름없었으나 나중에 순호가 가출을 해서 방황할 때 도움을 준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법이 없이 복화술로 인형을 통해 말을 하는 그가 단비가 엄마를 기다리며 슬퍼할 때 자신의 목소리나 다름없는 인형을 내어주기도 한다. 그런 그가 가장 마음을 기울이는 것은 아버지와 순호에게 밥 차려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며 인형에 눈 붙이는 일거리를 손에 들고 다니는 순심이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순심이를 사모하는 그는 순심이 마음을 열고 가져다 준 신문지를 소중한 선물로 여긴다. 

 어깨에 드리워진 아침 햇살에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너브대 사람들을 보며 명상에 잠기기도 하는 느티는 그들이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하고 함께 울부짖으며 아픔을 공유한다. 욕쟁이 할머니에게는 자신의 넋두리에 귀를 기울여 주는 존재이기도 하였던 느티... 순호의 손에 의해 갓등이 깨진 날부터 너브대 사람들에게 찾아왔던 불행의 흔적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잦아들고 등장인물들에게도 조금씩의 변화가 찾아 든다. 고된 삶의 와중 속에서 좌절을 겪고 성장하며 조금씩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내 주변에도 묵묵히 나를 지켜보는 느티같은 존재, 수다스럽게 말 건네와 웃음을 안겨주는 재채기 인형같은 친구가 있는지 잠시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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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버스가 다니는 풍경에는 큰 느티나무 서너그루가 꼭 있었습니다.
면소재지 동네였거든요. 어느 날 시골에 갔다가 그 멋지던 나무들이 다 베어지고
넓어진 길을 보았지만 서글프기만 했지요. 인간의 편리를 위해 얼마나 많으 것들이
희생 되는지 실은 가장 귀한 것들을 희생시키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 오늘 왜 이리 감상적인지...ㅠㅠ

동그라미 2006-03-2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외가집에가면 할머니 집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정자랑 나무가 생각나네요.
갑자기 보고 싶어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