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외교관 중국에 가다 어린이 외교관
김용수 지음, 김주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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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가 18년 동안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면서 축적한 중국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쓴 책.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에 속하는 황하 문명에서 출발한 중국은 긴 역사를 지닌 나라로 다양한 발명품과 사상, 여러 민족이 살아가는 이웃 나라이다. 나도 이 책 덕분에 중국에 관한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중국에 자그마치 56개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땅덩어리가 얼마나 방대한지 지형이나 기후까지도 다양하다고 한다.

 이 책을 본 아이가 중국의 인구-공식적으로 13억 명!-가 얼마인지 퀴즈로 내기도 하였는데 나중에 남편과 이 이야기를 하니 책에 나오는 소제목처럼 중국의 인구는 귀신도 모른다고 한다. 또한 성비의 불균형과 1가구 1자녀 정책의 부작용 등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과 인구 억제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배우고 쓰긴 어려운 한자 때문에 문맹률이 높아서 이를 간단하게 만든 '간체자'를 고안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책에 그에 따른 문제점을 적고 있다.

 3장 <중국을 움직이는 힘>에서는 3대 핵심 권력과 군사력, '화평굴기'와 내정 불간섭을 기본으로 한 외교전략, 경제력, 교육 제도 등을 다루고 있다. 자기 부상 열차와 우마차가 다니는 최첨단과 구식이 공존하는 나라, 느림(만만디) 의 미학을 지닌 민족, 그리고 남의 일에 무관심한 국민성을 지닌 것이 중국인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보다 더 큰 반일감정을 지녔으나 외래문화에는 비교적 관대한 나라이기도 하다. 5장 <중국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와 6장 <중국 사람들의 국민성>에서는 이처럼 중국 사람들의 생활상이나 국민성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7장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한류 열풍이나 중국산 상품, 고구려의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 공정 등을 다루고 있다. 중국은 값싼 인력을 이용해 하청을 받아 물건을 납품하는 OEM 방식으로 대량 생산을 한다.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에 워낙 많이 들어오고 있는 탓에 요즘은 물건을 살 때면 메이드 인 차이나(Maid in china)가 아닌 제품을 고르는 게 더 힘들게 되었다. 그리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농약이나 납 성분 등이 포함되어 있어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곤 하는 중국산 농산물이나 수산물 등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다. 

 중국은 멀지 않은 미래에 일본과 미국의 경제력을 앞설 가능성과 경쟁력을 지닌 나라이다. 본문에 중국 관련 사진과 자료들, 그림 자료나 지도 등으로 내용의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이 책 덕분에 중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미래의 외교관을 꿈꾸는 어린이, 중국으로 유학을 갈 계획이 있거나  이웃 나라인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추천할만한 교양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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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7-16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을 쉽게 접하게 해주는 책 같아요~~~
보림이도 서서히 다른 나라 역사도 알게 해줘야 할 때인듯. 저도 읽고 있답니다.

아영엄마 2006-07-16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저도 이 책 덕분에 중국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됬어요. 어려운 책 힘들어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어린이 교양도서가 많은 도움을 줍니다그려~.^^

반딧불,, 2006-07-1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상당히 좋더라구요.

아영엄마 2006-07-18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학년 아이들에게 권할만한 책인 것 같아요. ^^
 
보스니아의 성냥팔이 소녀 0100 갤러리 16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최내경 옮김, 조르주 르무안 그림 / 마루벌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안데르센의 이야기에 내전으로 피폐해진 사라예보의 참상을 담은 그림과 보스니아 내전의 종군 기자의 글(조르주 르무안이 종군 기자 오즈렌 케보가 쓴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발췌함)을 싣는 독특한 형식의 그림책. '성냥팔이 소녀'는 한겨울에 맨발로 거리에 나선 한 소녀가 성냥불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보지만 결국 차가운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가슴 아픈 결말로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에 보스니아 내전이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전쟁의 참상을 담아내고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전쟁터로 내몰린 군인과 함께 무고한 시민들도 큰 피해를 입는다. 경제가 파탄 나고, 살아갈 터전이 파괴되고, 혈육과 생이별을 하고, 전쟁고아가 생겨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한 소녀는 차디찬 거리에서 숨을 거둔 성냥팔이 소녀이자, 사라예보 거리를 헤매 다니는 아이, 그리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어간 수천 명의 어린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조르주 르무안이 그림으로 담아낸 죽어가고 있는 도시 사라예보의 풍경은 음산하다. 망가진 버스와 기차,  "지옥, 사라예보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뜻의 영문 낙서, 눈에 덮이기도 하지만 성냥불 하나에 드러나는 폐해의 흉물스러운 잔해들... 희망의 불꽃이 꺼져버린 도시의 사람들의 표정은 암울하기 그지없다. 

 안데르센의 이야기들은 슬픈 결말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성냥팔이 소녀'는 특히나 더 슬픔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동화이다. 아무도 사주지 않는 성냥을 팔러 다니다 굶주림과 추위에 온 몸이 꽁꽁 언 소녀는 작은 성냥불로나마 언 손이라도 녹여보려 애쓴다. 성냥팔이 소녀는 성냥불을 켤 때마다 나타나는 아름다운 것들, 맛있는 음식들이 꺼지는 성냥불과 함께 사라져버리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따뜻한 난로와 맛있는 음식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아이들은 바깥에 성냥팔이 소녀처럼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지금도 우리 주위에는 부모의 학대와 이웃의 냉대 속에 굶주림과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 전쟁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이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좋은 것,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고 싶겠지만 아름답지 못한 것, 그늘진 세상에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도 알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마지막 장에 보스니아 내전과 관련된 설명이 실려 있어 이 책의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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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7-1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쟁뒤엔 해피엔딩이란 없는 걸까요?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말아야 겠죠.
인류의 평화를 위하여...

모1 2006-07-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다지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도 전쟁의 위협에..후후..일본쪽 하는 것 보니 아주 가관이더군요. 이번기회에 확실하게 군비증강할 생각인듯....전쟁도 나쁘지만 그 전쟁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참 나쁜 것 같아요. 특히 정치인들...
혹시..즐라타의 일기란 책 아세요? 안네의 일기처럼 보스니아 내전때인가 그곳에서 살았던 한 소녀의 일기인데....

아영엄마 2006-07-1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이맘, 또또맘님/전쟁에 과연 해피엔딩이 있을까 싶네요. 이 책이 나온 의도도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랍니다.
모1님/북한의 미사일 땜시 관련국들이 들썩들썩하네요. (아, 즐리타의 일기는 처음 들어보는 책이어요.)
 

* 이번 달 상반기는 독서기록이 정말 짧다.
 아이들 책보다 내 책을 더 많이 보다니... 이런 때도 있구먼.. ^^;
 




 




아이들 책 116. <구석구석 재미있는 세상 4>
아이들 책 117. <나 전갈자리, B형 소년>
아이들 책 118. <니임의 비밀>











내 책 42.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2
내 책 43. <아임 소리 마마>
내 책 44. <단 한 번의 시선> 1
내 책 45. <단 한 번의 시선> 2
내 책 46.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1
내 책 47.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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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7-16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을 일주일 동안 봤는데, 보름동안 이렇게 많은 책을 읽으시다니 놀랍기만 하네요.


또또유스또 2006-07-1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표지가 엄청 무서워요..
여름이라 추리 공포물이 많은데 무서워서 못 읽는다는...
이 많은 책 일으랴 ..툰 올리시랴.. 살림까정..
언제 쉬나요..? 얼굴이 CD가 아니라 테이프로 가려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쉬셔욧! (버럭~)
 
단 한번의 시선 1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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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지막 기회>, <밀약>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할런 코벤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일상을 뒤흔드는 미스테리한 사건에 휘말리는 작품으로 또다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 한 번의 시선>은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한 여인들 통해 가족간의 애정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나 또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인지라 여주인공인 그레이스의 신중함과 여자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선 누구보다도 무자비해질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할런 코벤의 소설답게 다양한 복선과 반전을 내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어느 사형수가 검사인 스콧 덩컨에게 대면을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형수는 검사에게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누나의 죽음이 의도된 살인이었음을 고백하는데, 과연 십몇 년 간의 인생이 거짓으로 변해버리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이 상황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잠시 잊혀진다. 

 서로간의 애정으로 다져진 단란한 가족에게 닥친 불행한 사건의 발단은 한 장의 사진에서 비롯된다. 여주인공인 그레이스는 단골 사진관에 가서 찾아온 사진들 속에 찍은 적이 없는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음을 발견한다. 사진을 본 남편 잭은 그날 밤 갑자기 행적이 묘연해지고, 그레이스는 사진에 단서가 있다고 생각하며 친구의 도움으로 이를 추적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한다. 사랑하는 사이라고는 하나 그레이스는 잭이 밝히길 꺼려한 탓에 남편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이는 작품 속에 국한된 설정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얼마 전에 사진을 고를 일이 있어 앨범들을 뒤적거리다가 남편의 앨범도 펼쳐본 일이 있다. 그 속에는 남편의 어린시절부터 청소년기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듯 차곡차곡 들어 앉아 있다. 아, 남편의 어릴 때 모습이 이랬구나, 저런 곳에도 갔었나 보네... 20대 중반에 만나 두 아이를 낳고 지금까지 서로에게 충실한 삶을 살고 있긴 하지만 나를 만나기 전의 남편의 삶이 어떠했는지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 남편 자신이 말해주는 이야기와 시부모님이 간간히 들려주시는 이야기 속에서 짐작으로 그려볼 따름이다. 그런 점에서는 남편 또한 마찬가지일 테니 십여 년을 함께 산 부부라 해도 서로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이 작품에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작품 요소요소에 등장하여 사건에 얽힘으로서 독자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전직 북한 공작원 출신인 '에릭 우'는 <밀약>에도 등장한 인물로 맨 손으로 사람의 목숨을 끊어 놓을 수 있는 고도의 살인 기술을 갖춘 암살자이다. 냉혹하기 그지없는 우의 행적들을 접할 때마다 섬뜩해지는데 주인공의 필사적인 탈출시도도 무위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독자들마저 절망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레이스의 자녀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샬레인은 멍청한 여주인공이 할 법한 행동들을 떠올려 보는 습관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고 보면 영화 속의 여주인공들은 왜 꼭 하지 말하는 행동을 하거나 가지 말라는 곳에 가서 위험을 자초하고 마는 것인지... 

 무더운 한 여름에 한 여인의 일상에 파문을 일으킨 사건을 열심히 뒤쫓느라 진땀을 흘렸다. 진화를 거듭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아내는 할런 코벤의 작품답게 <단 한 번의 시선>은 독자가 마지막 반전에 또 한 번 감탄하며 책장을 덮게 만든다. 스릴러 문학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싶은 궁금증에 사로잡혀 밤을 새우게 하는 추리소설처럼 책을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다중 반전의 귀재인 그의 또 다른 작품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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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1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으...

아영엄마 2006-07-1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신 저는 <눈은 진실을..>은 아직 일 권 읽는 중입니다.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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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은 발터 뫼르스의 차모니아 4부작 중의 하나로, 집필 순서상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앞서는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꿈꾸는 책들의 도시>가 인기를 얻고 나서 출간이 되었다. 일전에 <루모..>를 다 읽고 나서 차모니아 시리즈 1부인 <푸른곰 선장의 131/2의 삶>을 펼쳐 들었으니 그러고 보면 나도 작품 순서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연작의 묘미이겠지만 다른 작품에 나왔던 등장인물을 다시 만나거나-<루모..>에 나오는 상어구더기 '스마이크'가 <꿈꾸는...>에 나오는 것이나, <푸른곰..>에 등장하는 '압둘 나흐티갈러 박사'가 <루모..>에 나오는 것 등-, 언급되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색다르다. 4부작이라고는 하나 각 작품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으므로 작품 순서에 없이 읽어도 무방하다.

 이 작품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종족들이 등장하는 모험 판타지이며, 주인공이 고난을 이겨내며 괴물들을 물리치고 자신의 종족과 연모하는 대상을 죽음에서 구해내는 드라마틱한 모험 소설이다. 장차 차모니아 최고의 위대한 영웅이 될 주인공 루모는 개와 유사한 외모를 지닌 '볼퍼팅어'이다. 그는 이제 겨우 이빨이 나기 시작하는 어린 나이에 외눈박이 거인들의 식사거리로 잡혀가 동굴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살아간다. 그 곳에서 상어구더기 스마이크를 만나 말과 지식을 배우며 빠르게 성장한-볼퍼팅어는 원래 빨리 자란단다..^^;- 루모는 거대한 괴물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자신의 종족이 모여 사는 도시, 볼퍼팅에 이르러 이 곳에 머물면서 역사, 쓰기, 격투, 검술 등의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도시에서 자신이 찾아 헤매던 은띠의 주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나중에 루모가 위험에 처한 자신들의 종족을 구하게 되긴 하나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은 모든 상황을 일사천리로 해결해버리는 대단한 영웅의 일대기는 아니다. 루모는 비범한듯하면서도 사랑하는 여자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는 소심한 청년이다. 그러나 연인에게 줄 정표를 만들기 위해 위험하다고 남들은 꺼리는 누르넨 숲에 들어가고, 직접 만든 작은 보석함을 들고 사랑하는 이를 찾아 서슴없이 지하세계로 들어간다. 루모는 이 곳에서 연금술로 창조된 걸어 다니는 요새, 짹깍짹짝 장군과 맞서 싸우게 된다.

  루모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접할 수 있다. 연금술이나 영웅의 조건, 문학과 과학(의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으며, 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조한 차모니아에 존재하는 종족들의 역사와 특징도 흥미롭다. 그리고 감언이설에 넘어가 선택한 칼(그린촐트와 사자이빨), 낫질의 명수 슈토르와 예티들, 낭만적인 바보짓에 동참하는 우코바흐와 리베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지하세계의 왕인 가우납... 99세의 뒤죽박죽 말투는 독자에게 난독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여겨지게 만들기도 한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하세계의 아름다운 죽음의 극장은 로마 시대의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키며, 존재의 미세존재의 마이크로머신이 나오는 부분은 <이너스페이스 (Innerspace, 1987)>라는 영화를 떠올렸다. 작품 속에 엉뚱하게 여겨지는 부분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발휘해서 즐기면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이 작품의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세계와 종족들을 과연 어떤 식으로 영화로 옮겨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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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7-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리뷰의 달인은 다르군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저는 주절 주절 줄거리 요약만 했는데... 인상깊은 리뷰...잘보고 갑니다. 고개숙이며.(꾸벅)

아영엄마 2006-07-1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 과분한 말씀을... 저도 줄거리 수준인걸요. ^^*

씩씩하니 2006-07-1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전 읽진않을께요,,그냥,,먼저 쓰셨으니...박수를 짝짝짝,,
전 지금 허덕이는 중에요,,,,흑흑,,,,

동그라미 2006-07-20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푸른곰 선장,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이어 루모도 읽었답니다. 아영엄마의 리뷰가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꼬집어 글을 적다니.. 날로 좋은 글들이 많은 서재를 보며 이제 구경만 하게 되는군요. 좋은 리뷰 부탁드릴께요. 님의 리뷰로 또 책을 구입하게 되었네요. 책임지셔요...주머니가 여의치 않지만, 님의 리뷰를 읽으니 눈은~이랑 단한번의~ 이 책이 재미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