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과 물감 상자 미래그림책 48
카를로스 펠리세르 로페스 글.그림, 김상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9월
품절


책을 보는 순간 표지부터 마음에 착 달라 붙은 책이다. 깔끔한 하얀 바탕이 여러 물감의 색이 어우러진 물감 상자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물감 상자와 파란색 물감으로 물든 붓을 보고 있자니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새삼 부러워진다...

한 쪽에는 알록달록한 물감들이 두 줄로 나란히 줄을 서 있고, 다른 쪽은 아직 아무 것도 닿지 않은 새 물감상자. 그리고 앞으로 아이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표현해 내주는 손이 되어 줄 두 개의 붓.

- 새 크레파스, 새물감, 새 파레트가 생긴 날은 아무 것도 손대지 않은 그 새 것의 느낌이 너무 좋아 그냥 고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부터 들지 않던가~. ^^*

비가 오던 어느 오후, 바깥에서 놀 수 없게 된 아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온갖 색깔의 네모 판자로 만들어진 집들이 가득한 그림...

사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반듯반듯하게, 말끔하게 잘 그리고 색을 칠하지는 못할게다. 아귀가 맞지 않는 네모도 있을테고, 선 바깥으로 색이 튀어나가고, 미처 마르지 않은 곳에 다른 색이 번지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이 살아 있는 그림은 그 속으로 들어가 보고픈 마음이 일게 한다.

아이는 도화지 위에서 무엇이든 볼 수 있다고 믿는다. 물감 상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까지도 볼 수 있게 해주니까~.

이 그림책의 그림들의 특징을 잠깐 살펴보면 아이가 그린 그림이나 풍경묘사가 색감을 풍부하게 살리고 있다. 이와 달리 아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세부묘사를 과감히 생략하게 간결하게 선으로만 그려 여백의 미를 충분히 살려주고 있다. 굵고 큼지막한 글씨체도 그림과 잘 어우러져 보인다~.

아침에 들었던 새들의 노랫소리를 색깔로 표현해 보려는 아이.. 과연 새들의 노랫소리는 무슨 색깔이고 어떤 모습일까? 손으로 잡을 수 없는 형체 없는 소리...

소리가 주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소리로 들릴 수 있고, 시끄럽게 여기는 새소리를 누군가는 음악 소리처럼 즐겨 듣기도 한다. 자신이 느끼는 소리의 그 느낌을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표현해 보는 것도 참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꿈 속에서 어릴 적 뛰놀던 골목길을 다시 뛰어다니기도 하고, 가끔 현실에서는 가볼 수 없는 우주의 다른 행성을 방문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바닷 속을 헤엄쳐 다니기도 하고,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도 한다. 그림책이나 동물원에서 보았던 동물들이 나타나 나와 함께 놀기도 하고 너무나 보고픈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그 느낌이 좋아서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너무 너무 아쉽고 안타까워 깨기 싫을 때도 있다.

그 꿈 속 세상을 그냥 놓쳐버리는 것이 너무 아쉬워 그림으로라도 남겨두고 싶은 마음. 아이는 학교에 다녀오자 마자 물감 상자를 꺼내 그림을 그린다. 어젯밤 꿈 속을 찾아와 나와 노닐던 아름다운 것들을 그림으로 담아내기 위해...

아, 그래! 물감 상자는 마술 상자야!
모자 속에서 토끼가 튀어나오고, 허공에 든 손에서 마술처럼 카드가 만들어지듯이 아이는 물감 상자로 마을도 만들어 내고, 비도 내리게 할 수 있지~.

그림에 대한 새로운 의식과 그림을 그릴 때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참 매력적인 그림책. 세상의 모든 화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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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임이네 2006-09-3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신기해요 ...님땜시 또 질러요 ..땡스유 꼭 눌러야지 ,,매번 잊어 버린다죠 .

아영엄마 2006-10-0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저도 이 책 참 마음에 듭니다 (책 크기도 큼지막해요) ^^
 

분류...

* 집에 책 있어서 리뷰작성 가능한 것들..








                                                                                               (향수는 애매함..산 것 같은데 책이 안 보여..ㅜㅜ)

* 최근~ 예전에 리뷰 올린 것들 - 시험에 빠지지 말지어다..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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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29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엄청 많네요. 전 리뷰도서가 많지 않은데다 있어도 거의 리뷰를 쓴 것이라서 ㅠㅠ

라주미힌 2006-09-29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존의 것은 지우고 다시 올려도 될 것 같은데요.. 누가 알아요 ( 므흐흐흐 )

바람돌이 2006-09-2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미 리뷰 쓴 책들이 많던데 확 지우고 다시 올릴까요? ㅎㅎㅎ

물만두 2006-09-2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 ㅡ.ㅡ

똘이맘, 또또맘 2006-09-2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차원이 다르시네요. 전 이많은 책이 낯설게만 느껴지는데... 대단하셔요.^^

아영엄마 2006-09-2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올라온 목록에 비하면그..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던데.... ^^;;
속삭이신님/맴이 무거운 건 맞아요. 근데 다 쓸 자신도 없어서 더 맴이 무겁다죠.
산새아리님/리뷰에 달린 소중한 댓글과 추천땜시 그럴 수 있나요. 댓글, 추천 항~ 개가 아쉬운 사람인디...^^;;
바람돌이님/음음.. 리뷰에 암껏도 안 달렸으면 그..그렇게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흑심을 품고 있습니다. 헤헤~
물만두님/음... 목록에 추리소설 쪽은 책이 좀 적었죠. 저도 아쉽습니다. 광골의 꿈인가..를 구입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욤. ^^
똘이맘,또또맘/에공, 그냥 저 참고할 요량으로 정리차원에서 적은 페이퍼였는데 이런 반응들을.... ^^*

라주미힌 2006-09-2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추천, 댓글이 별로 없어서 '자유로운 몸' 므하하... 할까부다... 으힛.

아영엄마 2006-09-2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새아리님/정말 하실거예요?? ^^;;
그나저나 아무리 뒤져보고 다녀도 <향수>가 없어요..ㅡㅜ 저번에도 찾다가 포기했었는데... 분명히 샀는데 도대체 책이 어디로 갔을까??? 속상해....ㅠㅠ
 
- 밀리언셀러 클럽 한국편 001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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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은 인간의 신체의 일부를 소재로 한 열 개의 단편이 실린, 한국 공포소설 작가 김종일의 장편소설이다. 단편이 실렸다면서 장편소설이라 지칭하는 것은 이 작품의 특성 때문이다. 이야기는 초반부터 독특한 설정으로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주인공인 영화감독 앞에 불쑥 나타난 한 남자가 건넨 원고에 적힌 제목- 김종일 장편 소설 "몸"  바로 이 책의 저자의 실제 이름이고, 작품이름이지 않은가. 이것은 독자에게 이 작품이 마치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일인 것처럼 여겨지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주인공이 원고를 읽는 행위가 독자가 이 책을 읽는 행위와 일치하게 됨으로써 나중에 그가 겪는 공포가 독자에게도 전이된다. 액자 소설 형태를 취함으로써 연관성이 없는 각 단편들을 결집시키는 묘미를 지닌 작품이다. 

  이 작품에도 언급이 되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이토 준지의 <토미에 PART>라는 공포 만화를 보던 날이 생각난다. 머리가 머리 위에 일렬로 십여 개나 달라 붙어 있는 사람이 마치 애벌레처럼 기어 나오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이나 신체의 일부-목이나 팔, 다리 등-가 고무인형처럼 길게 죽~ 늘어난 엽기적인 모습은 소름을 돋게 만들었다. 나는 그 만화를 보면서 인간의 신체의 변형이 얼마나 괴기스럽게 느껴지고 공포스러운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날 밤 다 큰 어른이 화장실 가는 것이 겁이 나 참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우스운 듯 하면서도 다시 섬뜩해진다. '공포'는 실체를 지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에 소리 없이 자리잡고 있다가 일시에, 또는 서서히 덮쳐 옴으로서 인간의 마음을 심약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것 같다.

  영화감독이 연 판도라의 상자(원고)에 실린 첫 번째 작품은 "눈"이다. 마음의 창이라 지칭되는 눈은 우리 얼굴, 즉 제자리에 있을 때는 맑은 영혼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존재이다. 하지만 만약 이를 따로 떨어뜨려 놓았다고 상상해 보라. 제자리를 탈출한 눈알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으며, 그저 혐오스러운 물체로 여겨질 따름이다. 이처럼 인간의 신체를 이루는 각각의 부분들은 제 위치에서 다른 부분들과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나 아름답지 따로 떼놓는 순간부터 그것은 그저 불쾌한 느낌을 안겨주는 살덩이 일뿐이다. 작품 속에 묘사되는, 인간의 신체가 파괴되는 장면들은 끔찍하면서도 엽기적이다. 

  "머리카락" 편은 유독 머리카락에 손이 닿는 것을 싫어하는 아내가 나오는 이야기다. 무심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 책장-심지어 그다지 매끈해 보이지 않는 책장일 때도-에 베이는 경우를 한두 번씩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책장이 손가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 찰나의 순간에 살갗을 가르는 따끔하면서도 서늘한 그 느낌!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식은 땀이 솟는 순간이 지나면서 생살이 벌어진 틈 사이로 새빨간 핏방울이 불쑥 흘러 오르는 것을 보는 순간에 찾아오는 찜찜함과 더러운 기분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이런 순간에 찾아오는 예기치 않는 불쾌함은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에 손을 벤 것도 아니고, 전혀 위험할 것 같지 않은 평범한 물건이 나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섬뜩함 때문일 것이다.

 목욕을 하다 보면 빠진 머리카락이 욕조 속에 떠다니게 되는데 이를 가만히 지켜 보면 마치 뱀이 유영하는 듯한 착각이 인다. 생명을 다해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간 대상이 하나의 생명체 마냥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건 과히 좋은 느낌이 아니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이 무척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목욕 중에 머리카락이 몸에 달라 붙는 것이다. 길다란 머리카락이 몸에 들러 붙어 있으면 마치 벌레가 몸 위를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는 듯한 징그러운 느낌을 주어 때로는 소름이 돋기도 한다. 한 때는 내 몸의 일부였던 그것을 한시라도 빨리 떼어내 버리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몸" 편은 컴퓨터와 관련된 중독 증세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흔히 TV 혹은 컴퓨터에 오랫동안 몰입해 있는 사람을 보고 '달라 붙어' 있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 작품은 바로 그런 형상을 실체화하고 있다. 왜소한 신체로 인해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남편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서 지낸다. 사용하거나 보지도 않을 파일이나 프로그램을 인터넷 접속을 통해 다운로드 받는 것에 매료된 남편은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오직 그 일에만 몰입한다. 아내가 의사와 상담할 때 언급하는 인터넷-새로운 것이 계속 등장하는 정보의 바다-의 생리와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증후군은 컴퓨터와 인터넷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폐해를 경고하고 있는 듯 하다.

 <이프/이종호>에서도 우리나라 공포소설의 척박한 환경과 작가들의 어려움을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저자 역시 이 작품에서 우리나라 공포 소설 작가나 영화 제작자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공포" 편을 보면 영화감독의 아내가 남편에게 '유독 돈 안 되는 공포영화'만' 물고 늘어지는 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둘의 대화장면에 우리나라 공포영화나 외국 공포영화 작품이름이 줄줄이 열거된다. 내가 본 영화가 몇 편이나 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재미일 듯....  

 제 3회 황금 드래곤 문학상에 당선된 이 작품이 저자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 김종일. 이 작품에서 후반부의 반복적인 구도가 약간의 아쉬움을 안겨주지만 앞으로 한층 성숙하고 다듬어진 공포소설로 우리 곁을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는 작가이다. 그가 선보일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여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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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2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어두운 밤에 마주치는 생명체 중에 사람이 제일 무섭잖아요...
그런데 그게 부위별로 마주치게 된다면 더더욱 끔찍할꺼란 생각이 드는군요..^^
 
곤충 소년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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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신마비라는 커다란 장애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관찰력과 천부적인 두뇌로 각종 범죄를 해결하는 범죄학자가 등장하는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전작 두 편의 활동 배경이 뉴욕이었던 것과 달리 <곤충 소년>은 늪지대가 광범위하게 펼쳐진 미국 남부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링컨 라임은 모종의 수술을 위해 이 소도시를 방문한다. 평생을 전신마비 환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절망적인 일이다. 실패할 확률이 크고 지금보다 더 상태가 나빠질지도 모르는 위험이 존재하지만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  라임은 굳은 결심을 하고 간병인 톰과 색스를 대동하여 노스캐롤라이나의 병원을 찾는다.

 그런데 상담 중간에 한 보안관이 찾아와 마을에 살인 및 납치 사건이 발생하였다며 라임에게 도움을 청한다. 특출 난 인재는 어딜 가든 유명세를 치르게 마련인가 보다. 사실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군지도 알고, 어디 사는지도 아는 상태...  범인으로 지목된-‘곤충 소년'이라 불리는- 개릿 핸런은 이 외에도 의문스러운 몇 건의 죽음에 연관된, 문제아로 알려진 십대 소년이다. 다만 성적인 동기에 의한 납치 사건의 경우 대게 24시간 내에 찾지 않으면 생존할 확률이 없기에 되도록 빨리 납치된 여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청하는 것이다. 현재 소년은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서 또 다른 여인을 납치하여 도주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을 읽을 때 1권이 끝나갈 무렵이 되자 남은 쪽 수를 보며 이 작가가 2권은 어떻게 끌고 가려고 이러는 거야??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온전히 나만의 기우였던 것! <곤충 소년>의 책띠지에 "감히 반전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즐겨라" 라는 문구가 있는데 과연 이 작품은 독자가 생각하는 바를 몇 차례나 뒤집어 버리는 반전을 제공한다. 저자는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열심히 추측하고 추리해보려는 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치 전을 이쪽저쪽으로 뒤집듯 이야기를 계속 뒤집는다. 그렇게 독자들을 반전의 폭풍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막바지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작품.

  라임은 색스의 압력(?)으로 사건을 맡기로 하지만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 지금까지 링컨이 활동해 오던 영역을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미세한 모래 한 톨에서도 실마리를 찾아내는 라임이지만 증거를 분석할 첨단 장비도 없고, 이 마을의 토양이나 환경 등 지역적인 특성에 대한 지식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물을 떠난 물고기'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긴 해도 급히 공수한 부실한 장비와 어설픈(?) 인력의 도움으로 증거를 분석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료를 구하는 등 추적의 실마리를 찾아내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곤충소년 또한 매우 용의주도하여 범인보다 한 발 앞선다고 자부하는 라임마저도 속아 넘어간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인물은 단연 곤충 소년이다. 어린 아이일지라도 특정 분야-공룡, 자동차 등-에 탐닉하다 보면 때로는 어른보다 더 많은 지식을 지니게 된다. 곤충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진 개릿은 자신이 가진 강점, 즉 곤충의 습성을 최대한 이용하여 수사의 방향을 교란시키고, 자신을 뒤쫓는 경찰들을 경계한다. 이 책에도 몇 가지가 언급되지만 곤충의 위기 대처 능력이나 위장술, 독특한 습성 등은 알면 알수록 더욱 감탄하게 된다. 과학자들이 곤충의 특성을 연구하여 실생활에 응용한 예도 많이 있다. 

  라임과 색스의 갈등이 커지는 점도 극의 재미를 높여주고 있다. 라임은 증거원칙주의로 현장에서 찾아낸 물건에서 찾아 낸 증거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 것과 달리 색스는 상대의 말, 표정, 눈빛 등에 증거물 이상의 것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건 해결에 임한다. 그런 터라 이 둘의 충돌은 불가피한데 현상금을 노린 사람들까지 추격전에 가세하여 더욱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전작에서 라임과 색스간에 서서히 싹트기 시작한 애정이 갈등을 겪으며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태운다.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제프리 디버, 그리고 링컨 라임시리즈는 깊은 늪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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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9-28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링컨라임 시리즈 저도 새 책을 기다리고 있어요. ^^

하늘바람 2006-09-28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읽고 픈 충동이 와글와글 올라오네요

똘이맘, 또또맘 2006-09-2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모~ 이렇게 재미난 책을 왜 전 여태 몰랐죠... 당장 주문들어갑니다. 저를 위한 추석 선물이되겠네요^^
 
좀 다를 뿐이야 인권 그림책 2
이와카와 나오키 지음, 김선숙 옮김, 기하라 치하루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좀 다를 뿐이야>는 '인권’이라는 조금은 어렵게 여겨지는 주제를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책으로 구성한 "인권 그림책" 시리즈 중의 두 번째 권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나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권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실 아이에게 '인권'이 무엇인지, '편견'이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힘든 일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 책을 보면서 인권과 관련된 다양한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 책은 총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다르다는 것의 의미를 보고, 편견이나 차별, 정상의 개념을 통해 다른 점을 인정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문제 등을 짚어 본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기 등을 통해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 나이, 성별, 역할, 직업, 그리고 나라, 종교,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또한 생각과 가치관, 경험도 차이가 있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 책은 모두가 똑같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예로 들어주며 '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른 예로는 똑같은 사과를 보더라도 각자 다른 생각-백설 공주는 독 걱정을, 뉴턴은 만유인력을, 엄마는 보드라운 아기 뺨을-을 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편견은 무엇인지, 편견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등을 생각해보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대는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이다 보니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개인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꼭 남과 달라야 하는 걸까? 누군가 공부나 달리기를 잘하면 그들과 달라야 하니 공부나 달리기를 못해야 할까? 다른 사람이 꽃을 좋아하면 나는 꽃을 싫어해야 할까? 서로가 상대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편견이나 차별 없이 대하는 것,  나눔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 커다란 그물로 연결되어 있는 너와 나,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다른 점을 존중할 수 있을지, 편견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무엇이 나다운 것인지 등의 질문을 독자에게 던짐으로서 책의 내용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짧은 이야기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인지 아이도 흥미를 가지고 읽어보곤 한다. 아이가 "인권 시리즈" 책들을 통해 인권이 무엇인지를 알고,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깨닫길 바란다.

* 아이들은 2,3,4권이 재미있다고-예를 들고 있어서인지-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1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서 가슴에 와 닿던데...(5권은 인권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음- 조금 지루할 수도 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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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9-2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문제들이 동화책으로 나오면 참 반갑더라구요... 이 책 한번 읽어 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