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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인권 선언 ㅣ 인권 그림책 4
기타 아키토 지음, 김선숙 옮김, 기하라 치하루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인권 그림책 시리즈 네 번째 권인 <우리들의 인권 선언>은 세 명의 어린이가 화자로 등장하여 실제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햄스터 다울이의 한마디' 코너에서 다울이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아이들이 말한 부분을 인권에 관한 부분과 연계하여 우리 어린이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알려주고 있다.
사실 첫 장을 볼 때부터 뜨끔했다. 부모님과의 대화의 시간에 아이들이 "우리 엄마는 저한테 화를 자주 내세요. 화풀이하듯...", "저한테는 언제나 솔직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등의 말을 한다. 나보다 먼저 이 책을 본 우리 집 아이들이 종종 이 책을 꺼내 본 것은 공감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아이들에게 "엄마 말 들어서 틀린 거 있어?" 하면서 강압적으로 내 말을 들을 것을 강요한 적이 많은 터라 반성을 하곤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반성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인권을 지키는 길인데 그런 식으로 아이들을 대하면서 아이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의지가 자랄 여지를 주지 않은 것인지...
이 책은 친구, 시위, 퇴직, 왕따 등의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는데 각 주제를 담은 이야기를 통해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아이들의 고민, 불만, 부당하게 여겨지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현주, 승범, 석진, 초등학생인 이 세 아이가 가정이나 학교에서 접하는 인권 문제(교육, 왕따, 선생님의 편애, 교복 착용 등)나 사회, 국가적인 문제(사형, 에이즈, 퇴직, 시위 등)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나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주제들로 그리 낯선 것들이 아니다. 어른들도 책을 보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 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볼만하다.
책장의 다른 면에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연계하여 '유엔 아동 권리 협약'에 나오는 의견을 말할 권리와 놀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생명권'과 '노동권', 성평등 교육과 여성에게 보장되어야 할 인권 등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 실려 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의무와 권리에 대해 언급한 부분으로, 우리가 교육받기로는 권리를 앞세우기 전에 의무를 지키라고 배워왔는데 이 책에서는 의무보다 권리가 먼저라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요 부분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지라 좀 고민스럽다. -.- ) 그러나 의무가 먼저이냐, 권리가 먼저이냐를 굳이 따지기보다는 서로의 권리를 존중해 주는 마음가짐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나 자신의 인권도 보장받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도 어린이 임원을 투표로 뽑고, 선거를 할 수 있는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이며,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학교 및 지역사회 정책에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창구도 많아지고 있다. 사고가 굳어지고 대화가 단절된 어른들로 인해 '닫힌 사회'로 치닫고 있는 현대에 우리 어린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알고 행한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선 나부터 우리 아이들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