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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명절날만 같아라 - 제5권 ㅣ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5
홍성찬 지음, 원동은 그림 / 재미마주 / 2007년 3월
평점 :
농업이 사회의 근본이었던 시대에 큰 의미를 지녔던 명절들이 현대로 접어들면서 하나 둘 그 의미가 퇴색하고 사라져가고 있다. 나만 해도 대보름이니 한식 같은 날, 특별히 해 먹는 음식들이 있다는 건 알아도 식구들이 잘 먹지 않는다는 핑계로 일부러 해 먹게 되지를 않는데, 아이들 또한 이런 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설이나 추석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계절마다 즐겼던 명절들의 흥겨움과 풍성함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이 책은 정월에서 동지섣달까지, 각 명절의 의미와 그 날 행하는 의례 및 놀이와 행사 등에 관한 설명과 다양한 읽을 거리를 담고 있다.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 풍물화 기행" 다섯 번째 책으로 시리즈 마지막 권이기도 하다. 홍성찬님의 그림은 <단군신화>, <재미네골 : 중국 조선족 설화>, 최근에는 <여우난골족>을 통해 접하였다. 섬세하고 선명한 화풍의 그림책들을 주로 접하다가 이 분의 작품을 보니 처음에 볼 때는 투박한 화풍에 거부감이 살짝 일기도 하였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게 된다.
우선 새해에 행하는 복조리 걸기, 체 걸어두기, 제웅치기, 달맞이와 달집 태우기, 부럼 깨기 등과 같이 한 해의 복과 건강을 기원하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벌이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해 놓았다. 띠뱃놀이나 당산제, 다리 밟기, 지신 밟기 같은 민속놀이를 벌이며 마을 사람들의 복을 비는 행사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비롯하여 논밭에 씨를 뿌리는 봄철의 명절, 무더운 여름에 휴식을 주는 여름철의 명절, 수확의 기쁨과 풍성함이 있는 가을, 겨울철의 명절 등이 차례로 소개되어 있다.
이처럼 명절마다 즐기던 음식과 놀이, 관련 풍속이나 속담을 통해서 우리 조상의 삶의 모습이나 문화, 지혜 등을 엿볼 수 있다.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탈, 책, 음식,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동식물, 생활용품 등을 짤막하게 소개하기도 하고, 관련된 속담을 모아 소개하기도 하였다. 지방에 따라 전해오는 민요 구절도 흥얼거려 보고, 간간히 나오는 기원이나 역사 속의 일화도 읽는 재미가 솔솔 하다. 유아~저학년 어린이들이 우리 명절에 관해 궁금해 할 때 간략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도움이 될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