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행진곡 나의 학급문고 9
전우림 지음, 이소현 그림 / 재미마주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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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급문고' 시리즈 아홉 번째 책으로, 무엇이든 잘하는 친구와 비교당하는 것이 싫은 아이의 마음과 갈등을 담아낸 동화.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자신이 비교당하는 것이 무척 싫을 것이다. 야단 맞는 것도 서럽고 속상한데 옆 집 누구 아빠는~, 뒷집 누구는~ 하는 식으로 주변 사람들 거론하며 비교를 하면 더욱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다.

 현정이 엄마가 늘 칭찬하며 비교 대상으로 삼는 승준이... 현정이 입장에서는 비교되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상하는 일인데 자기보다 못한 환경임에도 자주 상도 받고, 아는 것도 많은 승준이가 못 마땅하기만 하다. 승준이가 똑똑해서 유치원이고 학원을 6개월 이상 다닌 적이 없다는 글 속에서 단칸방 반 지하에 세 들어 사는 가난한 형편으로 다른 아이들만큼 오래 다닐 수 없었던, 그래서 남들보다 몇 배나 더 열심히 했을 승준이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 아이들에게 해주는 만큼 내 자식에게도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 않을까?  내 아이가 승준이에게 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현정이 엄마의 모습도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피아노 소리를 잘 알 수 없다며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승준을 보며 가슴이 답답해졌던 현정이는 승준이에게 연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그 마음을 훌훌 털어버린다.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어깨를 들썩였을 현정 엄마도 실은 승준 엄마의 부탁을 거절한 것이 못내 마음이 걸렸었을 것이다. 본문 뒤에 젓가락 행진곡 악보가 실려 있는데 우리집 아이들은 연주하는 법을 배우질 않아 모른다고 하여 아쉽게 여겨졌다. 한 집에 사는 형제(언니, 동생)와 비교하는 것도 싫다는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아 이 곡을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말이다. 딴딴딴 딴딴딴 딴딴딴~~

 부모의 관심과 경제력이 자녀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태를 생각해 볼 때 이 작품의 인물이나 환경 설정이 조금 상투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자신과 비교되는 상대를 향한 질시와 지기 싫어하는 불안한 마음을 잘 짚어내었으며, 주인공의 모습에서 경쟁이 아닌 배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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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저한테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만국기 소년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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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이라는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유은실의 첫 단편동화집으로 총 아홉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작품 전반에서 풍기는 느낌은 차분한데 한 편 한 편에 어른들의 삶의 일면이 투영되어 있다. 저자는 단편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라 세상살이의 고단함과 비애를 살짝 알아버린 아이의 모습들을 선보여 가슴을 아리게 한다. 

 첫 번째 단편인 [내 이름은 백석]에서는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하지만 자식에게 당당하고 싶어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다.  표제작인 [만국기 소년]에서는 세계 각국의 나라와 수도 이름을 줄줄이 외우는 아이가 등장한다. 천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화자는 진수가 어떻게 국가와 수도의 이름을 통째로 외우는지 알고 있는 같은 반 아이이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말이나, 의도하지 않지만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들을 하는 어른들에게 실망하는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뜨끔해지며 나는 그런 실수들을 얼마나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맘대로 천원]에서는 엄마가 맘대로 쓰라고 주신 천 원을 하루 종일 일하시는 엄마를 생각해 맘대로 쓰지 못하는 '나'와 생각하지 않고 맘대로 쓰려는 동생의 태도가 대조를 이룬다. 친할머니네와 외할머니네를 오가면서 커온 선아가 두 할머니의 신경전에 난감해 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선아의 쟁반]과 매주 전화로 아내의 과소비를 하소연하는 이모부 이야기를 담은 [어떤 이모부]는 살짝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보리 방구 조수택]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친구에게 상처를 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 [상장], [손님] 등에서도 갈등을 겪거나 고민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 없는 날]은 갑작스런 엄마의 부재로 인해 불안해 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혼자 둔 적이 없던 엄마가 보이질 않는다. 슬리퍼를 신고 지갑만 달랑 들고 나간 것 같은데 행방을 알 수가 없다. 동생은 엄마가 집에 없다는 말에 신이 나서 할머니와 소꿉놀이를 하지만 아이는 늦도록 들어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자꾸 불안해진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지만 어른들의 감성을 더 적셔주는 단편집으로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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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기다리고 있답니다. ^ ^.
 
대구 이야기 - 세계 역사를 바꾼 물고기 인문 그림책 5
마크 쿨란스키 지음, 이선오 옮김, S.D. 쉰들러 그림, 임웅 감수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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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이야기>는 생물과 역사 이야기가 결합된 색다른 형식의 인문 그림책이다.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꾼 물고기라니, 과연 '대구'라는 물고기의 어떤 면이 그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일까? 대구가 세계의 역사 속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없다. 1997년에 이 책이 출간되자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 해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는데 책을 보고나니 그럴만한 작품이구나 싶다. 대구와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본문 내용 외에 다양한 대구 조리 요리법을 실어 놓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음식관련 도서에 주는 상(제임스 비어드상)도 받았다고 한다.

 표지 안 쪽에 실린 대구의 어탁 그림을 보니 어른 손으로 거의 세 뺨 정도 되는데 다 자라면 1m 가까이 된다고 한다. 입이 크다고 해서 '대구'라는 이름이 붙은 이 못생긴 물고기는 커다란 입을 벌린 채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대구의 먹이 습성에서부터 알에서 치어를 거쳐 성장하기까지의 일생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보다 보면 물고기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고 놀라워하게 된다.

 북유럽의 바다를 누비던 바이킹이 북아메리카까지 진출하고, 영국의 청교도들이 아메리카에 정착하는 데는 대구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대구와 관련된 무역과 미국 독립 전쟁, 산업 혁명 등의 역사가 어업에 끼친 변화도 언급하고 있으며, 대구 때문에 나라 간에 일어난 분쟁을 통해 이 물고기가 세계 역사의 흐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책장 상단이나 하단 쪽에 띠 형식으로 간단하게 역사연표를 실어 놓은 점도 눈에 띈다.

 대구는 모든 부분을 다 먹을 수 있으며 대구의 간유()에는 비타민이 풍부하여 아이게 많이 먹인다고 한다. 인상을 찌푸리는 그림 속의 아이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끔찍할지 짐작이 가는데, 본문에 나오는 글 내용과 대구와 관련된 일화, 요리법을 소개하는 글 등을 각각 그림으로 표현한 S.D. 쉰들러의 삽화도 매우 돋보인다. 대구에게 가장 벅찬 적은 바로 인간으로, 엄청난 수를 자랑하던 대구가 마구 잡아들이는 사람들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저자는 마지막에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사라진다면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대구 [pacific cod/cod] :http://100.naver.com/100.nhn?docid=704117

(그림책 형식이지만 글의 분량이나 역사를 다룬 내용 등을 고려해 볼 때 대상 연령은 초등 중학년 이상 으로 잡는 것이 좋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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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욕심이 나 지금 보관함에 있답니다. 제가 먼저 읽어볼까 봐요. ^ ^.

뽀송이 2007-05-0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꽤 독특한 방식의 재미와 흥미로 잘 풀어낸 책이지요!!

도서관 2007-05-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특이하네요.
 
애벌레는 왜 그렇게 많이 먹나요? - 생물의 일생에 관한 궁금증 51가지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35
베린다 웨버 지음, 김승태 옮김 / 다섯수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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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시리즈 35번째 권으로, 아이들이 궁금해 할만한 동물 및 곤충의 일생에 관한 내용들을 쉬운 문장으로 설명하여 궁금증을 풀어주는 과학 그림책이다. 영아기를 벗어나 세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아이들은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사물의 이름도 궁금하고, 주변 현상의 이치나 원리도 궁금하고, 곤충이나 동식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또한 끝이 없다. 동물들은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어디에서 사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떻게 자손을 만드는지, 새끼는 어떻게 키우는지 등등...  

 '생물의 일생에 관한 궁금증 51가지'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책을 보며 궁금했던 부분들을 알아가다 보면 생물의 일생에 일어나는 변화(생물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진다. 자투리 공간에 본문에 등장하는 동식물과 관련된 간단한 정보들을 담아 놓아 놓은 것이나 실물처럼 세심하게 그린 선명한 삽화들을 곁들인 점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알이 수정되면서 시작하는 생활환은 어른이 되어 생활하다 죽으면 끝이 나는데 그 전에 새끼를 낳거나 씨를 뿌리는 등의 번식활동을 한다.

 평소 자신이 궁금해하던 내용을 콕콕 집어낸 듯한 "거북은 왜 알을 많이 낳을까요?", "알 속에서 으르렁거리는 새끼도 있나요?" 등과 같은 질문형의 제목들이라 더 눈길을 끄는 것 같다.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펼쳐 보며 내용을 찾아 읽다 보면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성충이 되는 곤충의 일생이나 수정을 통해 씨를 만들고 씨앗이나 줄기로 자손을 퍼트리는 식물의 종류도 알게 된다. 다양한 생물들의 생활환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여러 동식물, 곤충들의 모습과 성장 과정에서의 변화하는 모습, 살아가는 방식과 생태, 습성 등을 접할 수 있다. 

  이 출판사의 "꼭 알아야 할 21세기 어린이 과학" 시리즈인 <우리 몸 탐험>, <바다탐험> 등을 몇 년 전에 구입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아이 수준에 너무 앞서서 구입한 것 같다. (^^)> - 큰 아이가 초등5학년이라 지금 보기에는 적당할 듯-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시리즈는 유아 ~ 저학년 어린이 정도의 눈높이에 적당한 책으로,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이 시리즈 책을 먼저 접해주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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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요 - 꼬마곰달곰이
프랭크 애시 지음, 김서정 옮김 / 마루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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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스럽고 귀여운 꼬마곰을 주인공으로 하여 각 이야기 속에 우정, 사랑, 믿음 같은 가치를 담아 낸 "꼬마곰달곰이" 시리즈. <생일 축하해요>는 꼬마곰달곰이 시리즈 여섯 권 중의 한 권으로, 1982년 뉴욕타임즈의 '올해의 어린이책'으로 선정된 그림책이다. 프랭크 애시의 작품이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었는가 싶어 찾아보니 1996년도에 타 출판사에서 <물이야기>라는 그림책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환하게 빛나고 있는 동그랗고 노란 달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달에게 생일선물을 주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달곰이. 그러나 달의 생일이 언제인지, 무슨 선물을 줄지 모르겠기에 달에게 말을 걸어 본다. 인사를 해도 대답이 없자 달곰이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가 싶어 산넘고 물건너~, 산꼭대기에 이르러 다시 달에게 말을 건다.

"안녕!"... "안녕!"
자신의 목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 온 것인지도 모르고 자기가 달과 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 달곰이의 모습에 살짝 웃게 된다. 달곰이는 생일이 언제인지, 뭘 받고 싶은지 묻기도 하고, 자기 생일은 언제인지, 자기는 뭘 받고 싶은지를 들려준다. 그렇게 달이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지 알아낸(?) 달곰이는 돼지 저금통을 털어 예쁜 선물을 사서 달에게 선물한다.  (달곰이가 선물한 것이 무엇인지는 책을 통해 알아 보시길~) 

선물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했지만 달곰이는 그래도 괜찮다고,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한다. 달도 달곰이에게 똑같이 말해주고..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선물을 주려는 달곰이의 그 마음이 참 넉넉하고 따뜻하게 여겨진다. 달곰이는 우리 아이들처럼 호기심도 많고, 상상력도 풍부하고, 다정다감하여 유아들의 애정을 받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닌 귀여운 곰 캐릭터이다. "꼬마곰달곰이" 시리즈는 간결한 문장과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그림, 정감 있는 내용으로 웃음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전하는 그림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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