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는 꼬마 탐정 단이 국민서관 그림동화 31
로렌 차일드 그림, 알렉산더 스터지스 글,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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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부모님들이 일찌감치 아이들의 미술 교육과 폭넓은 지식을 갖추어 주기 위해  자녀들과 미술관을 직접 방문하여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 미술 작품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접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아이들과 직접 관람하러 다녀보지는 못하고 있어 대신 예술작품과 관련된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의 그림을 그린 로렌 차일드가 낸 책이라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구입했다.. 탐정이 되고 싶어하는 단이가 처음 보는 건물에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 들어간다. 사실 단이는 무슨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지도 모른다. 탐정 흉내를 내고 있기에 그 역할에 맞는 행동을 흉내내고 있을 뿐이다. ^^
 
 그 건물에 들어가면서 단이는 이상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게 된다. 미술을 학문으로 공부를 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라고 해도 왜 그 그림이 좋은 것인지, 어떤 점이 독특하고 아름다운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말지 화가가 자신의 그림속에서 담고자 한 생각이나 이야기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 미술관에는 매우 친절한 안내자가 있었다!  바로 <수태고지>라는 그림 속의, 마리아에게 잉태 소식을 전해주는 천사 가브리엘~ 단이는 이 날개 달린 안내자와 함께 미술관에 있는 그림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게 된다.

 <수태고지>에는 몇 줄의 라틴어가 적혀 있는데 그 중에서 마리아가 한 말은 거꾸로 적혀 있다. 천사 가브리엘도 왜 글자가 뒤집혔는지 잘 몰랐던 것을 단이가 가르쳐 준다. 가끔은 제 삼자가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짚어주기도 하는 법이니까... 하느님께 아주 기쁘다고 전해 달라는 말이니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 잘 보이라고 그런 거'라는 해석이 그럴 듯하다. 그러자 천사 가브리엘은 그림 속을 빠져 나와서는 여러가지 그림들을 살펴보게 하고, 수수께끼도 낸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라는 그림에 등장하는 투구 쓴 세 남자가 동일 인물로 그림속의 한 장면마다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데, 아이에게 이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애를 먹기도 했다. 

<성모자와 성인들>이라는 그림에서는 성인들의 이름과 상징에 대해서 알게 된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조금 생소한 면이 있긴 했지만, 성 세례요한이나 성 안토니 등의 성인들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무척 반가워 할 것 같다.. 이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실려 있는데, <파리스의 판결>이나 <물소 악마 마히샤와 싸우는 여신>, <비너스와 마르스> 등은 신화의 세계로 안내해 줄 수 있는 그림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어려서 아직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데 이 그림들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신화를 접하게 되면 글로 된 책을 읽으면서 그림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실은 나는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 장면을 머리 속으로 상상해 보곤 하는데 그렇게 하면 이야기도 훨씬 재미있고 현실감이 있게 느껴진다.

 이외에도 빈센트 반 고호의 걸작인 <해바라기>에서는 색깔이 뜻을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것을, 피카소의 <우는 여인>에서는 산산조각 난 것 처럼 보이는 얼굴에서 아픔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잭슨 플록의 그림-1번, 1950(라벤다 안개)은 다른 그림책-올리비아가 나오는 책인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에도 나오는 것이 아이들이 무척 반가워 했다. 사실 난 아이들의 그림책을 통해 접해 보기 전까지 잭슨 플록이 유명한 화가이고 이 그림이 유명한 작품인 줄도 몰랐다. 그래서 아이들 책을 보면서도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들 다시 하게 되었다.

 이 책의 끝부분에 실려 있는 12개의 명화에 대한 설명은 엄마가 아이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책은 글을 읽어주기에 치중하기 보다는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등을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에 비해 책 크기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그림이 양 페이지 중간에 자리 잡거나 지면이 작은 탓에 그림이 한 페이지에 다 들어가지 못해 다른 쪽 면에 걸쳐 나오기도 한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 <파리스의 판결>등과 같이 그림이 갈라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몇 군데 있다. 요즘 크기가 커서 책꽂이에 꽂히기 힘든 책도 많이 나오던데, 유명 화가의 그림이 담긴 이런 책이야말로 그림이 한 쪽면에 충분히 담길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만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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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6-11-02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조카 책 주문하러 왔다가 이렇게 인사만 드리고 갑니당... 잘 지내고 계시지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9 - 콜록콜록 감기에 걸렸어요 신기한 스쿨 버스 키즈 9
브루스 디건 그림, 조애너 콜 글, 이강환 옮김 / 비룡소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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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는 TV에서 우리 말로 방송하는 것도 보았고, AFKN에서 영어로도 방송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과학분야에 관심이 있는 엄마로부터 이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구입을 하게 되었다. 다만 '신기한 스쿨버스'라는 타이틀을 단 책들이 많은데 비교해서 서평을 써준 글이 별로 없는지라 어느 걸 골라야 할지 많이 망설여졌다. 서점에 가저 직접 보고 판단하면 좋겠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비교를 위해 여러 책을 살 수도 없는지라 결국 아이의 연령(초등 1년)을 생각해서 '키즈'를 사게 되었다. -

이 책을 처음 본 아이가 수시로 변하는, 신기한 스쿨버스 때문에 재미있다면 열심히 보는 걸 보니 구입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나중에 신기한 스쿨버스 10권 짜리도 구입했지만...)  <콜록콜록...>은 예전에 보았던 영화(이너스페이스던가?)가 생각나게 하는 내용이다. 반 아이인 랠프가 나오지 않아 전화를 해보고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된 프리즐 선생님이 아이들을 스쿨버스에 태우고 랠프의 몸 속으로 견학을 떠난다는 내용~ 

목구멍으로 들어가려던 처음의 계획은 실패하고 랠프의 무릎에 난 상처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간 스쿨버스는 몸 속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게 된다. 과연 사람의 몸 속은 어떨까 생각을 해 봤는데, 우선 매우 어두울 것이라는 생각부터 들지 뭔가.. 그리고 왠지 징그러울 것 같다는... ^^;  하지만 신기하기도 할 것이고, 궁금증도 일 것이다. 책으로만 보아 오던 인체의 모습도 직접 찾아 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체험이 될 것은 틀림없는 일~.

프리즐 선생님 반 아이들은 적혈구와 백혈구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하고, 박테리아(병균)가 랠프의 목구멍을 공격하고 번식하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기도 한다. 그런데 백혈구가 스쿨버스를 적으로 생각하고 공격하는데 과연 친구들은 몸의 어느 부위를 통해 바깥으로 나가게 될 것인가! 학습적인 내용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내용을 적절히 배치하고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과학동화책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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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둘이서 아기 그림책 나비잠
김복태 글 그림 / 보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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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문제라도 힘을 합하면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유아들에게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힘든 일도, 목욕도, 추운 겨울에도 둘이 힘을 합치면 문제없어요~
여섯 살된 작은 아이에게는 가벼운 내용의 그림책이긴 해도 요즘 글자를 깨쳐가는 때인지라 혼자서도 떠듬떠듬 읽어나갑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의성어, 의태어 등을 써가며 재미있게 잘 표현해 놓았어요.
처음 볼 때는 중심되는 그림만 보느라 뒷편으로 지나가는-다음 장에 나올- 동물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둘째 아이가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하던 부분이 있는데, 고슴도치들이 긴 바가지로 물을 떠 먹으려고 애쓰는 장면입니다. 골짜기 아랫쪽에 자리한 연못이다 보니 바가지에 그렇게 긴 자루가 필요한가 본데, 우리 아이로서는 이런 바가지를 처음 보니까 의아했나 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천당과 지옥의 차이의 비교할 때 예로 드는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지옥에서는 사람들이 긴 숟가락으로 음식을 자기만 먹으려고 애를 쓰는지라 결국 아무도 먹지 못합니다.
반면에 천당에서는 어차피 긴 숟가락으로는 자기 입에 넣을 수 없으니 서로 맞은 편 사람에게 먹여 주어 모두가 늘 배불리 먹지요.

그리고 목욕할 때 서로의 등을 밀어 주는 것은 예전에 공중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이었지요. 욕실을 갖춘 집이 늘어나고 낯선 사람에게-따지고 보면 이웃인데- 말 걸기가 껄끄러워서인지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집에서 아이와 목욕할 때 서로의 등을 밀어 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을 거예요.  마지막에 추운 겨울에 혼자서 달달 떨며 지내기 보다는 서로 안아주면서 정다운 겨울을 보내면 된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게 남습니다.


어린 유아들에게 힘든 일을 풀어나가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네요.
 이 그림책을 보는 적정 연령의 자녀가 없어서 명확한 판단을 유보하고 평점 4개로 주었는데 다섯 개도 무방하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이 책은 예전에 출간되었던 책을 내용이나 그림을 새롭게 정비해서 출간한 그림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컨셉을 가진 책이 세월이 지난 뒤에 묻혀버리거나 사라지지 않고 출판사에서 시대에 맞춰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다시 선보이는 작업도 하신다니 반가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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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6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박찬순 옮김 / 보림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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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빠가 읽어주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피자를 만들 빵 반죽을 휙~ 휙~ 돌리는 부분에서 아이를 신나게, 그리고 힘차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힘.좋.은~ 아빠가 아니겠어요! 물론 아이도 더 재미가 있을 것이고... TV에서 피자를 만드는 방법을 본 적이 있는데 맛있는 피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죽을 오래 하고, 반죽을 돌려서 얇게 펴고, 토핑도 골고루~ 많이 해야 한답니다. 그것처럼 아이와 함께 오래 오래,여러가지 놀이를 하면서 놀아 주면 아주 멋있는 아이가 되지 않겠어요?

비오는 날에 바깥에 나가 놀 수 없는 피트를 위해 아빠와 엄마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아이를 피자로 만드는 거였답니다. 피트를 반죽하고 돌려서 빵으로 만들고, 피자 위에 얹을 여러가지 재료를 공수해 옵니다. 물, 땀띠분. 장기말, 종이 조각들... 그런데 살아 움직이는 빵으로 피자를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달래 주려는 피트의 아빠는 아주 훌륭한 요리사라서 멋진 피자를 만들어 내실 것 같으네요.

작가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은 아름답다거나 세밀하지 않기 때문에 어른들이 처음 볼 때에는 그다지 마음에 내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의 책들을 재미있어 한답니다! 저도 그의 책들을 자꾸 접하다 보니 그의 책들이 좋아지게 되더군요(작가의 인지도에 마음이 끌린 점도 있지만..)  그의 작품 중에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이고, "슈렉"도 자주 읽어달라고 하는 책중의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아빠가 이 책을 읽어줄 겨를-우리 남편만 바쁜 걸까?-이 없다는 거예요. 아이들이 다 잠든 밤늦은 시간에 퇴근해서는 아침 일찍 출근하거나, 야근으로 집에 들어오지 못할 때가 종종 있어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며칠이 지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아빠가 모처럼 집에 있을 때면 나는 책이라도 한 권 읽어주기를 강요(^^;)하곤 하는데, 책도 읽어주면서 함께 놀 수도 있는 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피자가 싫으시다면 여러가지 야채를 넣은 부치개를 만들어 봐도 좋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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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5-13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마침 배고프던 참이라 클릭했더니...ㅎㅎㅎ 날도 흐리니 부침개 먹고 싶네요...^^
 
초록꼬리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6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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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이나 '세앙쥐와 태엽쥐'를 통해 친숙해진 레오 리오니표 '쥐'들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가면'이라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두려움에 찬 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자신들의 참모습을 찾게 된 들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들고 있군요.

서울쥐가 들쥐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숲을 지나가다가 도시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들쥐들의 부탁을 듣고 '마디 그라'라는 프랑스 거리 축제에 대해 들려줍니다. 축제! 참 멋지고 흥겨운 단어죠! TV를 통해 서양의 축제 장면을 가끔 보곤 하는데 각 나라마다 다양하고 특성과 화려한 축제들이 많더군요. 그런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 곳으로 달려가서 축제의 분위기에 취하고,  어울리며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든답니다.

서울쥐의  이야기를 들은 들쥐들도 상상만으로 그칠 수 없었던지 자신들도 '마디 그라'를 해보자며 축제 준비를 합니다. 들쥐 한마리는 꼬리를 초록색으로 칠하는 것으로 자신을 단장하지요. 이녀석이 바로 '초록 꼬리'입니다.  아마 책을 보는 내내 아이들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림에서 들쥐들 중에서 어느 녀석이 꼬리가 초록색인가 하고 찾아보느라 바쁠 겁니다.

 이 그림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때 그림과 연결이 되는 글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한 페이지에 계속해서 다음 장의 그림에 맞는 이야기까지 나오며, 페이지를 넘겨야 그 글에 맞는 그림을 볼 수 있으며,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는 점입니다(즉 이야기를 먼저 진행시켜 놓고 그 다음 장에 거기에 맞는 그림을 페이지 전체에 싣고 있다는거죠). 

그렇다 보니 책을 읽어 줄 때 글에 맞는 그림을 나중에 보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점때문에 오히려 온전히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지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또는 이야기만 듣고 독자 스스로 그림을 상상해 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달리 유화로 그려서인지 전반적으로 조금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들쥐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쓴 '가면'은 본연의 모습을 가리고 잊어버리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가면을 통해 세상을 보다 보니 가까이 지내던 동무들도 무서운 동물로 보일 뿐이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 들쥐라는 것도 잊어 버리게 되죠.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 자신의 본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철학적인 내용의 그림책입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지만 레오 리오니의 책은 철학적이고 오히려 어른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주는 작가입니다. 아마도 그림책 작가가 되었을 무렵의 작가의 연륜이 이런 작품들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의 작품을 다시 접하면서 좋은 작가가 이미 세상을 뜨셨다는 것에 새삼 안타움을 느낍니다. 

사족:이 책에 쓰인 '서울쥐'라는 표현은 한 나라의 수도(서울)를 일컷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도시쥐라는 표현-우리나라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칭을 지닌 도시인지라-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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