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하자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요리코 / 한림출판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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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그마하게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보면 수줍은듯이 놓여 있는 제비꽃, 민들레, 쪽지... 누가 갖다 놓은 걸까요? 이제 갓 이사온 아름이네 집에 찾아올만한 사람이 없는데 말이에요.. 아빠도 주소를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시니 아름이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체부 아저씨일리도 없거든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후다닥~ 뛰어가 문을 열어 보아도 낯선 사람들 뿐이니 아름이의 궁금증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어요.   오래 전에 이름도 적혀 있지 않은, 시가 적혀 있는 엽서를 계속 받으면서 누굴까 궁금해 하던 때가 생각나더군요. ^^*

 낯선 곳에 이사가서 친구를 사귀기란 쉽지 않잖아요.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해 혼자인 아름이의 어려움을 알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우체통을 통해 꽃이나 편지를 전하는 이름모를 어떤 아이.. 그 아이가 수줍음이 많은 아이일수도 있겠지만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낯선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듯 합니다. 사람을 사귀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요.  누가 놓고 간 걸까, 알고 싶어 하는 아름이와 선물을 넣어 두고 사라지는, 베일에 쌓인 어떤 사람... 꼭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슬이의 첫 심부름>을 쓴 작가와 그림을 그린 일러스터가 함께 한 작품이라  낯선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책을 읽어주고 나서 그림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아~ 우리가 책 읽을 때는 미처 살펴보지 못한 부분에서 그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 아인 아름이가 이사오는 것을 보았던 거예요~ . 그리고 유치원에서도 살짝 숨어서 아름이를 보고 있는 걸 찾아내기도 했구요..
  마침내 아름이가 자기에게 선물을 주며 친구가 되길 원하는 아이와 마주하게 되고, 밝은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뿌듯하고 따듯해지는 듯합니다. 마치 우리 아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어 즐거워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같아서일거예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서툰 큰 아이가 좀 더 어렸을 때 이 그림책을 접해 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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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서운 늑대라구!
베키 블롬 / 고슴도치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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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면 무시무시하다거나, 늑대인간과 연관지어져(중세 시대의 영향도 크고!) 정말 무서운 동물이라는 생각부터 떠오른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늑대는 아무리 무서움을 강조해도 그다지 무섭게 여겨지지 않으니, 이런 그림책들을 통해 늑대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보자! 
  빨간 보퉁이가 달린 막대를 매고 고민에 빠져 마을로 들어 온 늑대~ 골목 뒷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늑대를 보고 겁을 먹긴 먹었나 보다. 그런데 늑대의 고민이 무엇이냐~ 늑대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현재 배도 고프고 돈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은터라 먹을 것을 구할만한 곳을 생각해 보는 중인 것이다. 그러다 마을 바깥에 있는 농장을 떠 올리기에 되는데.. 오호~ 먹을 것이 무진장한 농장이라..

그런데 배가 고파 헛것을 본 건가? 돼지, 젖소, 오리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라니 늑대가 황당할 밖에.... 당장은 배가 고프니 한 놈이라도 잡아 먹아야 할 처지였던 늑대는 나름대로 무서운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전매 특허인 울부짖음~  "아우-우우우-우우~~" 그런데 어째 반응이 신통치 않다.  책을 보고 있던 동물들이 '지나가던 개가 짖나?'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책을 보면서 한마디씩 툭툭~ 던진다..아, 토끼랑 닭, 병아리 같은 것들은 부리나케 도망을 가는 걸 보니 늑대가 무섭긴 한가 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책?

 안경을 치켜 올리는 젖소, 티백을 담궈 둔 찻잔, 사과를 한 입 베어 먹어가며 책을 보는 오리~~ 한 마디로 교양있는 동물들이다!. 거기다 돼지는 책 읽는데 방해된다며 황당해 하는 늑대의 등을 떠밀어 버리기까지.. 늑대가 별난 이 상황에서 자신도 교양이 있는 동물이 되기로 한 모양이다.  하지만 글을 모르니 바로 책을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글을 배우러 학교로 간다.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분명 열받을 일이지만 그전에 먼저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지 않겠는가!
  열심히 공부한 늑대는 일학년 일 반에서 일등!!을 한다. 이제 늑대는 유식하고 교양이 있어졌을까?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공부를 해도 번번히 농장 동물들에게 퇴짜를 맞고 비웃음을 당하는 걸 보니 학문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임을 알 것 같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동물들에게 인정을 받기에 이른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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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11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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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는고 하니, 바로 마고 할미라는 거인 여신이 만들었더란다. 마고할미는 제주도에서는 '설문대할망'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나도 이 이름으로 된 단편을 읽은 기억이 난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보여 주고, 읽어주면서 세상을 창조한 이야기가 담긴 것이 그리스 로마신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신화가 있음을 알려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하였던지...
  내가 자랄 때는 이런 이야기를 접해 본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물론 이렇게 근사한 그림책은 구경도 못하던 시절이었고. 조금 더 자라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세상이 창조된 이야기를 접했던 나로서는 설문대할망이나 마고할미 , 백두거인 등의 우리나라 신화가 신선하기만 하다.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 주면서 나도 흥미롭게 지켜 보았다.

  마고할미가 얼마나 큰고 하니, 땅에 솟은 높은 산이 마고할미의 무릎이요, 천리마를 타고 가도 할미의 정강이까지 다다르지 못했다고 한다. 오줌을 누면 바위가 뚫리고 강이 되어 넘쳐 흘렀다 하니 얼마나 거대한 몸집이었을까! 수백 필의 옷감도 할미의 찢어진 치마 구멍을 다 기울 수 없었고, 배가 고파 쉰 한숨은 산도 나무도 바위도 날라갈 정도의 태풍이 되었다.
  우와~ 마고할미는 얼마나 클까?'라는 글을 읽으면서 책장을 넘기면 마침내 할미의 거대한 몸집이 드러난다. 하늘보다 더 높이 솟아 올랐고, 다리 밑쪽으로 높은 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정말 얼마나 큰 것일까 하고 아이들과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았다.

'우리 집보다 더 커요?'
'그럼~,우리 나라보다 더 크지 않을까?'
'무서버(종이괴물에 등장하는 괴물)만큼 커요?'
'훨씬 더 크지!' 지구보다 더 클지도 몰라~ ^^'
'우와~ 진짜 거인이었나 봐요'...

  다른 동화책들과 달리 스프링으로 제본된 것이며, 한 장의 크기가 일률적이지 않고 가로로 활짝~ 펼쳐지기도 하고, 세로로 길게 세워 볼 수도 있는 점이 매우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그림책이다. 한라산, 동해물, 만주벌판, 백두산, 거제도 등의 우리 나라와 관련된 지명이 등장하는 것도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 이 책을 보고 난 뒤에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 놓고 어디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창조주에 관한 해석글-왜 세상의 창조에 여신이 등장하는-도 유심히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옛날에는 여성중심의 모계사회가 존재했었다는 점을 두 딸에게 이야기 해 주었는데, 여성의 잠재적 능력이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등의식과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는 책의 하나로 이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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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6-24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좋지요^^
 
이상한 나라의 숫자들 분도그림우화 5
크라안 부부 지음 / 분도출판사 / 197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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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1,2학년 권장목록을 배부하였길래 살펴 보고 구입한 책이다. 출판된지는 상당히 오래된 책인데 인터넷 서점에 책표지 이미지나 내용 일부분이 등록되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책을 받아 보았을때는 얇디 얇은 책에,  단순해 보이는 그림이 실려 있어서 조금 실망했었지만 내용을 보고는 생각을 바꾸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영어권 어린이들에게 숫자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나온 그림책이 아닌가 싶다.

 침대 주위에서 뛰노는 일 밖에 없이, 외롭게 살던 '하나(1)'라는 숫자가 동무들을 만나기 위해 세상구경을 나온다. 가장 먼저 '영(0)'이라는 숫자를 만나지만 '너는 아무 것도 아니잖아' 라면 거절하고는 다시 떠난다. 그 때부터 2, 3, 4, 5,.... 9까지의 숫자를 만나지만 아무도 '1'과 같이 놀아 주지를 않는다. 결국 가장 마지막에 가서야 진정으로 친구가 될만한 숫자를 만나게 되는데.. 과연 어떤 숫자일까? 숫자에 해당하는 만큼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 그림이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내용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지만 숫자의 모양과 닮은 캐릭터 덕분에 이제 방금 숫자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도 보여 주면 금박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원문이 같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이중언어책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한 쪽 면에는 한글이, 다른 쪽 면에는 그림과 영문이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이중언어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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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6-23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도우화들이 저는 참 좋더군요 ^^
잔잔하니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이 많고 그림도 좋구요.
유명작가의 책들은 이미 큰 출판사로 넘어가버려서 그게 아쉽지만 말여요

아영엄마 2004-06-23 0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아기>란 이야기가 인상에 남아 책을 찾아 보았는데 분도우화에 있더군요..

biseol 2005-11-3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분도그림우화 시리즈 살펴 보고 있다가 아영엄마님 리뷰보고 담고 갑니다.
표지도 도서 정보도 없는 친절하지 않은 책이지만
몇권씩 사게 될 것 같은 예감이 ㅋ 추천 꾹!
 
거인 아저씨 배꼽은 귤 배꼽이래요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미 하루오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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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거인 아저씨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거인에 대한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덥수룩한 수염과는 대조적으로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대머리에, 목이라는 신체의 한 부분은 찾아 볼 수도 없고, 전체적인 이미지도 땅딸막한 난쟁이처럼 보인다. 쳐진 눈썹과 송편처럼 생긴 눈모양, 얼굴 중간에 자리잡은 커다란 코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귀여움을 풍기는 인상이다. 특히 귤을 까서 아~하고 입을 벌려서 달랑 한 쪽만 떼서 먹는 모양새는 더욱 귀여워 보인다. 귤 한 개 정도는 통째로 다 들어갈만한 입이건만... 그리고 옷도 달랑 팬티만 걸치고 있지 뭔가~ 그 모양새가 꼭 아기같다.

 그런데 이 거인 아저씨에게는 배꼽이 없다는 컴플렉스가 있단다. 그러던 어느날 입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었던 귤이 배꼽이 되겠다고 자청하고 나서지 무엇인가! 마침내 거인 아저씨의 트레이드마크인 '귤배꼽'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으니.... 일본작가의 그림이라 그런지, 등장인물들이 동양적이라 친근감이 가고, 그림을 이루는 선들이 모나지 않아서 부드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풍긴다. 또한 돼지코처럼 생긴 동굴이 거인아저씨보다 백배는 큰 '산할아버지'의 코라는 설정도 재미있다.

 우여곡절 끝에 거인 아저씨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귤배꼽을 매일 새로 달게 되었지만 이전처럼 아무데나 부딪히게 하지 않게 신경을 쓴단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신체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의 내용은 예전에 TV를 통해서 본 적이 있어서 구입을 하지 않고 대신 이 거인아저씨가 등장하는「예방주사 무섭지 않아」를 사서 읽어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결국 거인 아저씨가 귤배꼽을 가지게 된 사연을 담은 이 책도 구입하고 말았다. 유아들에게 읽어 주면 정말 재미있어 하는 그림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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