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픽처 스터디 2
파스칼 에스테용, 안네 바이스 지음, 최윤정 옮김 / 계림북스쿨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이집트라...  멀고도 먼 나라, 거기다 몇 백년, 몇 천년전의 과거의 일들이 적혀 있으니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첫발견책(The First Discovery) 중에서 이집트에 관련된 책을 한 권 주문하면서 아이가 익숙하지 않은 문자와 낯선 문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서 마을문고에 갔을 때 이 책이 눈에 띄길래 빌려 와서 함께 보았다.
이 책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논픽션 부문 라가치상을 받은 책인데, 상을 받았다는 것이 무조건 좋은 책이라는 필요충분 조건은 되지 않겠지만 일단 이 책은 고대 이집트에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이 알차게 꾸며져 있다. 한페이지에 글이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어 조금 어수선한 감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잘 정리가 되어 있는 것 같고, 글씨 크기가 작은지라 초등학생은 되어야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사막이나 다름없는 이집트에서 젖줄과도 같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았는 나일강에 대한 이야기와 이집트하면 떠오르는 피라미드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 이외에 신분계층, 서기관의 권력, 파라오의 영광 등 특권 계층에 대한 이야기와 '왕들의 계곡'이 지닌 신비로운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그리고 이집트의 신들-오시리스 등-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는데 나는 '람세스'라는 책을 읽어서인지 금방 이해가 되던데 아무래도 아이들에게는 쉼지 않은 내용일 듯 싶다. 역사와 지리 방면으로도 아이의 지식을 넓혀주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시리즈 명인 '픽쳐스터디'는 눈여겨 보지 않았었는데 '호야와 곰곰이의 세계지도 여행'도 이 시리즈중의 한 권이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치와 호랑이와 토끼 두껍아 두껍아 옛날 옛적에 1
권문희 글.그림, 김중철 엮음 / 웅진주니어 / 199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끼가 호랑이를 속여 넘기는 이야기는 이런저런 경로로 이미 접하였는데,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 했다. 이 그림책으로 다시 접하게 되었을 때에도 토끼에게 당하는 호랑이의 행동들이 웃음을 자아내는지 연방 우스워서 깔깔 거린다..(물론 이 부분은 오버액션~~같은 엄마의 공이 필요하기도 하다)

  옛이야기를 살펴 보면 호랑이는 용맹스러움과 신령스러운 존재로 묘사되거나. 자신이 잡아 먹으려던 약자(사람이나 작은 짐승들)에게 속아넘어가는 어리석음을 지닌 동물로 등장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후자에 속하는 녀석으로 덩치에 걸맞지 않는 행동까지 한다.  까치 부부에게 "안 주면 올라가서 너까지 잡아먹는다"라고 협박을 하며 새끼를 달라고 하지 뭔가... 그것도 한 번으로 만족하지 않고 두 번, 세 번...  손쉽게 먹이를 구하는 것에 맛을 들인거다!

  매번 금쪽같은 새끼를 내주어야 하는 까치 부부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해 보라. 그들이 새끼 한 마리를 주지 않으면 잡아 먹겠다고 위협할 때 자신의 목숨이 아까워서 대신 새끼를 내 주었겠는가... 자신들이 죽으면 먹이를 물어다 주는 이 없어 다른 새끼들도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마음 같아서는 '차라리 나를 잡아 먹어라!!!'라고 호랑이 입 속으로 뛰어 들고 싶지만 남은 자식들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입장....  결국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마음으로 새끼를 호랑이에게 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잠시 그림에 대해 언급하자면, 표지에서도 보여지듯 호랑이는 민화에서 본 듯한, 해학과 간특함을 지닌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런데 호랑이를 멋드러지게 속여 넘긴 토끼는 어째 얼굴 표정이 개랑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자식을 내어 줄 때 피눈물을 흘리던 까치 부부와 울부짖던 새끼들이 호랑이가 나무에 올라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사무친 울분을 토하듯 날카롭게 째려보는 모습 또한 비교해 보시길....

자신을 잡아 먹겠다고 달려온 호랑이를 토끼가 어떤 방법으로 속여넘기는지 요약해 보자!
벌겋게 단 돌을 맛있는 떡이라고 속여 호랑이의 입 안을 데이게 하고,
물고기 잡게 해 준다고 얼음 구멍에 호랑이의 꼬리를 담그게 하여 가죽을 홀라당 벗겨지게 하고,
참새 잡아준다고 대나무 밭에 가게 해서는 불을 질러 호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결국 호랑이는 식탐으로 인해 죽은 것이다.
토끼에게 그렇게 당하면서도 먹을 것에 관한 이야기-떡, 고기, 참새-만 들으면 군침을 흘리고, 애초의 목적이었던 토끼를 잡아 먹는 것조차 잊어버리지 않는가.... 호랑이의 군침이 땅에 흥건하게 고인 걸 보니 어지간히 떡이 먹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하는 옛이야기도 나왔다 보다..^^;;


아, 위의 장면들에 이르러서는 책에 없는 대사도 한 두개씩 지어내어 들려줘 보자!
아이들이 우스워서 배를 잡고 넘어갈 만큼 감칠나게!!
"야,  토깽이! 떡 아직 안 익었냐? 맛있것다... 오매~ 먹고 싶은거...쩝쩝~"
"아이고, 내 입 다 디었네!! 호랑이 살려~~"
"음.. 꼬리에 물고기가 열댓마리는 붙어서 올라오것지? 크크크~"
"헉! 꼬리가 안 빠져!! 토끼야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것이어!! 으매 내 꼬리 다 빠지것네!!"
등과 같은 말을 행간에 집어 넣어주며 읽어주면 아이들의 배꼽이 달아나는 것을 잡아주어야 할 것이다.

 토끼와 호랑이가 등장하는 이 옛이야기를 때로는 잠자리에 누워서  들려주기도 한다.  어떤 날 밤에는 이야기(다른 먹거리와 다른 행동등으로..)를 조금 바꿔 가면서 해주는데 흥에 겨운 아이들이 서로 이야기를 지어내는 날에는 열 번을 넘게 할 때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옛글씨체를 쓴 것은 좋은데 글씨가 가늘고 흐릿한 감이 있다는 점이다.  엄마가 읽어 줄때는 상관없지만-그림책이야 대개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이가 혼자 읽어 볼 때를 생각해 보면 글씨가 조금 더 굵고 선명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건강하게 자란 새끼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바라보는 까치 부부를 보니 그간의 시름을 잠시 잊은 듯 표정이 밝아 보인다. 꾀보 토끼야~ 앞으로 맹활약 부탁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nda78 2004-08-0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이 실제로 읽어 주시는 것 들어보고 싶어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

아영엄마 2004-08-03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들이 사투리 쓰는 걸 무척 재미있어 하거든요.. 그런데 제 목소리가 조금 아이스러운 면이 있어서 굵은 목소리 내는 것이 좀 엉성합니다.(그리고 목소리가 금방 쉬어서 모든 책을 그리 해주는 못합니다요).^^;

2004-08-05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화 속 괴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1
사라 파넬리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 신화는 서구 문명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어느새 우리 문화 도처에서 그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에니메이션에서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나 괴물들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런 이름을 잘도 외우고 좋아한다.우리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며, 덕분에 이 책도 흥미를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들 중에 많이 알려진 메두사, 미노타우로스, 페가소스, 아르고스 등등 14종의 괴물을 만나 볼 수 있다. 괴물과 신화 속의 에피소드들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책 같은 느낌...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독특한 그림 형식이나 꼴라쥬 기법이 괴물들을 더 기괴하게 보이게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괴물들의 눈에 사람의 눈을 붙이는 꼴라쥬 기법이 사용된 점이 눈에 띤다. 그렇다면 과연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의 얼굴에 붙은 눈은?
100개나 되는 눈을 언제 다 헤아리나 했는데 작가가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여 그런 확인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게 해 놓았다. 책만 아니라면 줄 긋기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녀석을 그냥칠 수 없는 것이, 100번째 눈을 찾아보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림에서 같은 형태의 눈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왕이면 전부 다 다른 눈모양을 붙여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 생각을 달리 해 보면 아이들과 같은 눈 모양 찾기 놀이를 해 보아도 좋을 듯 하다.

이외의 여러 괴물에 대한 정의와 신화속에서 행한 행동들, 그리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문구로 각 괴물의 특징을 적어 두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책의 괴물의 명칭은<그리스로마 신화 사전>의 표기를 따랐다고 하는데, 그래서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도 있었다. (페가수스는 <페가소스>, 세이렌은 <세이레네스>, 하피는 <하르피아이>로 되어 있음) 장황한 신화 이야기가 나오는 대신에 그런 부분은 비뚤비뚤한 글씨로 여기저기에 조금씩 흘려 놓고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괴물들이 계속 등장하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표지를 넘기면 각 괴물 그림 밑에 앞글자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이름을 다 채우고 싶다면 이 책을 열심히 보면 다 맞출 수 있다! 마지막 장에는 각 괴물들에 대해 짤막한 설명이 되어 있고, 책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해드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퀴즈~~!! 자 알아 맞춰 보세요! "양말 열두 짝이 필요한 괴물은 누구?"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털짱 2004-08-02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징어? 발이 열두개니까..?? 뭘까요? 아... 궁금하다.

아영엄마 2004-08-0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징어? 제가 뜯어먹어 본 바로는 그거 다리 열 개였던 거 같은데, 아닌가요? 누가 두 개 떼먹었나? ^^;; 그리스 신화속에서 나오는 거니까 검색으로 찾아 보심이...^^*

조선인 2005-01-2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책을 안 봐서 뭐라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저자가 착각한 듯. 세이렌은 단수이고, 세이레네스는 복수형이랍니다.
 
두부공장 야옹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7
최양숙 그림 글,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사장 김아무개'라는 명판이 놓인 책상 뒤에 근엄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야옹이~ 그 뒤 벽에는 야옹이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럼 바로 이 야옹이가 사장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야옹이는 두부공장 김사장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공장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녀석이다. 아이에게 고양이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뭐가 있을까? 하고 한 번 물어보자~  '고양이는 쥐를 잡는다'란 공식같은 개념을 습득한 아이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중요한 일이 뭔지 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쥐를 잡는 용도 보다는 애완동물의 개념이 더 크다고 본다. 주변에서 쥐가 많이 사라진 탓도 있고, 집 안에서 생활하면서 주인이 주는 밥을 먹다보니 쥐잡을 일이 없어진 것이리라...  어쨋든 내게는 가장 중요하다는 '쥐잡는 일'보다는 야옹이가 김사장님 곁에서 도와주는 일들이 더 유용해 보인다. 종이를 꽉~ 눌러준다든지, 꼬리로 모니터의 먼지를 닦아 주기.. (속으로 야, 이거 정말 유용하겠는데~ 라며 쿡쿡 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두부공장이니까 두부 맛도 봐준단다..

 김사장님이 열심히 두부를 만들어 내는 공장안에는 쥐가 살고 있지만 야옹이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다. 왜냐, "고양이, 공장 안 출입금지!!"이기 때문이다..  두툼한 콧잔등을 지닌 야옹이에 비해 쥐녀석은 상당히 날카로운 눈매를 지녔다. 매우 교활한 녀석이다!! 도망을 가도 야옹이가 들어가지 못하는 공장안으로 가다니...  거기다 뻔뻔스럽게 숨지도 않고 전깃줄을 갉아대고 있질 않나...

공장에 불이 난 장면에서 잠시 아이들과 토론을 벌였다. 왜 불이 났을까? 혹시나 싶어 뒷표지를 살펴보니 벽 쪽에서 쥐녀석이 또 다른 전깃줄을 갉아 대고 있지 뭔가! 옳타구나! 요 녀석이 범인이다! 그랬는데... 표지 그림과 내용 속의 그림을 비교해 보니 방향이 다르지 뭔가... 작가의 오류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때문에 불이 난걸까? 궁금증이 인다..

7년전 미국에 이민와서 동물보호소에서 처음 만난 김사장님과 야옹이... 가장 좋은, 그리고 오랜 친구인 야옹이를 걱정하며 슬퍼하는 김사장님의 마음은 진정이었다.. 두부가 들어 있는 통에서 기어나온 야옹이를 보고 섣불리 야옹이 때문에 불이 났다고 추측하거나, 출입 금지 명령을 어기고 공장안에 들어갔다고 야단치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다정히 안아주며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말해줄 뿐이다... 그리고 야옹이도 그저 야옹~하고 대꾸할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아의 방주 미래그림책 30
피터 스피어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기독교가 전세계로 전파되고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같은 것이 영상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이젠 특정 종교를 믿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경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몇 가지씩을 알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 홍해를 가른 모세의 기적 같은 것들... 노아의 방주도 잘 알려진 이야기중의 하나인데, 특정 종교인이 아닌지라 노아의 방주가 어찌하여 이루어졌는지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이 인간에게 실망한 나머지 세상을 물로 뒤덮어 버리기로 결정했다는 정도...

 초등 2년인 큰아이는 일전에 학교알뜰매장 행사에서 100원에 구입한 <무지개를 선물 받은 노아(전집중의 한 권인듯..)>라는 책을 통해 노아의 이야기에 대해 알고 있어서 일일이 설명하는 수고는 덜었다.  하나님이 정말 있는지, 노아가 아직 살아 있는지, 방주가 얼마나 큰지도 궁금하다는 아이에게-뒤의 두 질문이야 대답할 수 있는 거지만-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종교인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나에게 부여된 과제이리라....

 표지를 넘기자 말자 속지도 없이  나타나는 그림!  성은 불길 속에 잠기고, 전쟁을 위해 나아가는 긴 행렬 옆에는 죽어 나자빠진 인간과 동물의 시체들... 그러나 노아만은...평화롭게 살아가는 노아만은 하느님의 마음에 들었기에 새로운 세상을 시작할 임무를 부여 받는다... 방주 주위로 몰려든 수많은 동물들... 그러나 배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오직 각 종의 암수 한 쌍씩! 
 난 이 장면에서 참 마음이 아팠다.. 인간들은 그렇다 쳐도 동물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 물 속에 잠기는 운명을 맞이해야만 했는지... 자신의 종족을 대표하는 한쌍을 방주로 들여보내면서 동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뒤에 남은채 세차게 내리는 비 속에 서 있는 동물들의 눈이 참 슬퍼 보인다...

돼지도, 쥐도 한 쌍~, 방주에 거미줄을 친 거미도 두 마리...  입장이 허용된 한 쌍을 제외한 나머지 날벌레들은 노아에 의해 입장 거부...ㅠㅠ  너구리, 코끼리, 개구리, 나무 늘보, 박쥐, 펭귄, 뱀, 달팽이 등등... 많은 동물들이 줄지어 방주에 오른다. 우리도 노아처럼 동물들이 한 쌍이 짝을 이루어 잘 .탔는지 잘 살펴보자~  으~ 그나저나 동물들이 쏟아내는 배설물의 양이 장난이 아닌데, 이 많은 걸 언제 치우고 먹이나.. 내가 다 한숨이 나온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똥, 오줌 같은 것들을 방주 곳곳에서 무시로 볼 수 있다! ^^;

 이 그림책에서도 보여지듯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장면을 연속해서 그리는 것을 파노라마 형식이라고 한단다.이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의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들은 어느새 번식을 하여 자손을 번영시키기 시작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들(부엉이, 올빼미등이 연출하는 장면도~)도 여기저기에서 발견된다.  이것이 그림책을 보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노아가 흰 새로부터 육지가 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나뭇가지를 받에 들고 동물들에게 달려가 구경시켜 주며  흐뭇해 하는 모습을 보라~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겠는가...노아의 미소 띤 얼굴을 보면 절로 함께 미소짓고 싶어진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 기뻐하는데, 어째 처음으로 땅으로 내려서는 임무를 맡은 코끼리는 못마땅을 표정을 짓고 만다..ㅋㅋ 아니, 그보다 토끼는 엄청난 번식력을 지녔나 보다~ 떼거리로 몰려 나온다!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다. 무지개는 '하나님이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표시'라고 한단다... 비가 오고 나면 곧잘 보여지는 무지개... 진정으로 이젠 더 이상 심판은 없는 것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도 모든 것을 쓸어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조금씩만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바로 노아처럼.... 다시 포도나무를 심으며 노아는 어떤 세상을 마음 속으로 그려 보았을까?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세상이리라...

한가지 언급하자면 아이가 '방주'가 뭐냐고 하길래 물에 뜨는 배라는 어설픈 대답을 했는데, 실제로는 방주란 물 위에 뜰 수 있는 상자나 궤를 지칭한단다. 하지만 이 책에는 방주가 배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번역자(김경연님)는 '하나님'이 아닌 '하느님'으로 번역해 놓았는데 종교인이 아닌 나로서는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 나 역시 과연 노아의 방주가 얼마나 큰지 궁금하였는데, 구약 성서 「창세기」제 6장에 방주의 크기는 '길이가 300큐빗,폭이 50큐빗,높이가 30큐빗이며…' 라고 쓰여 있단다.  1큐빗을 가장 짧은 46㎝로 계산한다는 전제로 나온 결과를 보니 1만 5천톤 이상이 되는 큰 배가 된다고 한다. 이는 농구코트 20개를 10개씩 2열로 배열한 넓이로서, 현재 축구장보다 길이는 더 길고 폭은 약간 좁은 넓이라고 하니 과연 상당히 크긴 한데 과연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동물들 한 쌍씩을 다 태울 수 있었을까?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4-07-30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7-31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