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나라 이야기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6
정지용 지음 / 마루벌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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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서 표지를 볼 때 정지용이라는 작가 이름때문에 남자분인 줄 알았는데, 두 아이의 어머니인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책에 둘러진 노란띠에 적힌 글과 인터넷서점에 등록된 정보를 보니 작가가 성장과정에서 외교관이셨던 부모님를 따라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닌 경험을 살려 만든 책이라고 한다. 참 부럽다...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을 시켜주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런 그림책을 통해서나마 다른 나라의 문화나 특징을 조금씩 접해줄 따름이다.

 아마도 그림 속의 두 아이의 실제 모델은 작가의 자제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면을 보더라도 독자에게 이 책이 저자가 자기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그림책이라는 생각을 들게끔 해 준다. 그림을 잠시 살펴 보면 아이들이 들여다 보고 있는 엄마의 그림은 마치  바깥 모습을 비추는 거울마냥 방안 풍경과 똑같다. 그리고 열려 있는 문 뒤로 보이는, 선인장이 자라고 있는 풀밭은 다음 장의 내용을 예고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계 여러 곳의 유적이나 문화, 의복형태 등을 두루두루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은 형이 동생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형식으로 씌여져 있어서 읽어줄 때도 아이에게 여행에서 본 것들을 들려 주듯 읽어주면 된다.   

  나는 내심 책 한 권에 너무 많은 나라의 이야기를 담은 것 같아 책을 보고 나서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이 그림책이 재미있단다.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인디언들의 가옥 형태인 티피,  프랑스 왕비의 커다란 가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아프리카의 동물들, 인도의 타지마할 등등...  눈요기 거리가 많은 책이다. 책 한 권으로 지구를 한 바퀴-스쳐 지나가는 것이긴 하지만- 돌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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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8-25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서적의 가장 큰 미덕이...책으로 여행의 욕망을 조금 덜어주는 거죠...물론, 가이드북 역할도 하겠지만...울 집 애들은 아직 이런 종류의 책에 관심이 없던데..역시. 좀 더 커야 할까봐요..^^
 
나무늘보야 헤엄쳐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
앤 턴불 지음, 에마 치체스터 클락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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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노아의 방주>라는 글자 없는 그림책을 통해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동물들을 태우고 새로운 땅을 찾아 가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이 책은 노아의 방주에 타기 위해 동물들이 몰려가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상 모든 동물들이 한 쌍씩… 아이들과 길다랗게 줄을 서서 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동물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보고, 어떤 동물들이 빠졌나 생각해 내서 말하기~ 등을 하다 보면 책장을 넘기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노아와 그 가족들의 의상이나 우산을 보니 어째 현대풍의 의상이다? 그림을 그린 이의 의도가 뭘까, 궁금증이 인다. 나무에 매달려 살고, 유난히 느린 동작으로 유명한 나무늘보의 이 책의 주인공인데, 땅이 잠기는 마당에 방주에 타는 것을 ‘내일~’이라고 미룰 뿐이고, 배에 탄 다른 동물들은 애타게 ‘오늘!’ 을 외친다. 그런데 고양이만은 예외이다. 그냥 놔두라니(한마디로 ‘그냥 내비둬~’), 상당히 얄미운 행동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코끼리가 코를 늘여 뜨려 나무늘보를 구해주는 장면에서 나무늘보와 코끼리 코의 거리가 너무 먼 것이 현실감을 떨어뜨리고 있는 점이다. 노아가 출석(?)을 부르고 동물들이 대답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

책표지를 보면 나무늘보야 다음의 세 글자가 정상(?)이 아닌 것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나무늘보 입장에서는 그렇게 위아래가 뒤집어져야 글자가 제대로 보이겠지?(아, 그러고 보니 "TOO TIRED"이라는 이 책의 영어 제목은 어떻게 달려있는지 궁금하다.. ^^) 스토리상의 재미는 좀 떨어지지만 동물들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유아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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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4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까만 크레파스 웅진 세계그림책 4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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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연령을 생각하면 뒤늦은 감이 있지만 둘째 아이(6세)가 그림 그리는 것을 어려워하길래 크레파스를 가깝게 느끼게 해주려고 구입한 그림책이다. 몽당연필처럼 작달막한 크레파스들의 표정이 제각각이라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잘 전해져 온다.친구의 손에 이끌려 차례 차례 통에서 나온  크레파스들이 그려내는 그림들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한 번 따라 그려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빨간색은 꽃, 파란색은 하늘, 갈색은 나무.. 같이 특정 부분에 어떤 색이 사용된다는 식으로 정형화된 공식이 적용된 그림이긴 하지만...

그런데 새하얀 종이에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크레파스들에게 예외가 된 색이 있으니 바로 까만색이다.. 알록달록 멋드러지게 그려진 그림 속에 까망이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쓸모가 있는 법! 분란이 일어난 그림을 까망이는 샤프 형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켜 놓는다... 겉을 둘러싼 종이가 닳고 찢어져 내린 까망이의 모습에서 가장 많이 애를 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꽃과 나비, 구름, 나무를 그리는 것외에 아이들은 불꽃놀이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덮자마자 "나도 해볼래요~"라며 당장 크레파스와 종이를 들고 오고, 엄마가 송곳을 찾아오게 만들지도 모른다. 음...무슨 색을 칠해 볼까?  어떻게 하면 예쁜 불꽃색을 드러낼 수 있을까~ 고심해서 색을 선택하고 열심히 칠을 하고, 나만의 불꽃을 만들어 내는 작업은 아이들에게 신나는 미술놀이가 될 것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 크레파스.. 나는 새 크레파스를 보면 솔직히 그림을 그려보고 싶기 보다는 사용하지 않은 그대로의 날렵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놔두고 가끔씩 꺼내서 보고 싶다. 예쁜 그 모습 그대로를 오래도록 간직하면서 보곤 하는 것이 더 즐거울 것 같아서이다. 물론 아이들은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도구이니 쓸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한 점은? -왜 12색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표지에 적혀 있듯이 이 책에 등장하는 크레파스는 10색이다.  아이들은 그럼 무슨 색이 빠졌을까 하면서 크레파스를 가져와서 대조를 해 보기까지 했다. 요즘도 읽어달라고 자주 꺼내오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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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화요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84
데이비드 위스너 글.그림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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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어떤 일이 생겼길래.. 하는 궁금증이 일게 만들지 않는가? 이상한 화요일이라..
글이 거의 없는 그림책이라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순식간에 불식시켜주는 그림책이다. 아이와 책을 볼 때 나름대로 상황에 맞는 대사-"어 이게 무슨 일이다냐? 내가 뜨네?" 등-를 연출하면서 보여 주었더니 아이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어 하면서 보고 또 보는 그림책이 되고 말았다. 

이상한 일이 벌어질 조짐을 보여주는 첫 장면을 넘어, 화요일 저녁, 8시쯤...
카메라가 특정 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가가는 듯한 기법(클로즈업이라고 해야하나?)을 이용한 장면를 넘어서면 우리는 갑자기 연꽃잎을 타고 하늘을 나는 거대한 개구리 무리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첫 장면에서 보여지던 깜짝 놀라던 모습은 간데없고 이젠 매우 의젓한 모양새이다. 이제 놀라는 무리는 이들과 맞닥뜨린 여러 동물들이요, 개구리들은 신이 났다! 왜 안그렇겠는가~ 아이들도 하늘을 날게 되면 신나서 이런 광경을 연출할 것이 분명하다... 즐거이 이 그림들을 들여다 보고 있는 아이들은 이미 개구리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행(飛行) 개구리들이 한 밤에 소리없이 벌이는 향연은 분명 즐거움 그자체이다. 그들로서는 일생일대의 여행이요,  모험에 찬 하룻밤인 것이다. 아이들과 내가 가장 재미있어 하는 부분은  개구리를 보고 달려들던 개가 갑자기 꽁지빠지게 내빼는 장면이다. 이들은 개구리도 뭉치면 산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장면 장면마다 개구리들의 표정들이 살아 있어서 하나 하나씩 살펴 보는 재미가 뛰어 나다. 파리를 잡을 때 유용하게 쓰이는 개구리의 혀가 리모콘으로 채널을 바꾸는 일까지 할 수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낼만하다.

 개구리들이 벌인 광란(?)의 밤의 흔적-하늘에서 연꽃잎 비가 내렸나? ^^;-은 뛰어난 경찰들도 풀지 못할 수수께끼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보여준 후로 작은 아이는 한동안 정말 화요일이 되면 개구리들이 날아다니는 줄 알고 언제 화요일이 되냐고 물어 보곤 하고, 화요일이 지났다고 하면 진귀한 구경거리를 놓친 것 마냥 무척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 확실히 작가는 다음주 화요일을 기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화요일엔 이상한 일이 벌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데이비드 위즈너, 그는 그의 책 속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담겨 있으리라 기대하게 만드는 뛰어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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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4-08-2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책이군요.보관함으로 직행!

2004-08-23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렁이 꼬마과학자
에티엔 들레세르 그림, 앙드리엔 수테르-페로 글, 윤소영 옮김 / 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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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크기의, 유아들이 볼 수 있는 과학그림책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책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지렁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으~ 책 속에서 지렁이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안 만지고 싶은데 아이들은 자주 본다. 실제로도 지렁이가 징그러워서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데 유아들은 지렁이에 대한 편견이 없어서인지 심지어 만질려고까지 한다. (그런 아이들도 커가면서 주위 이야기를 통해 지렁이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어 어느 정도 거부반응을 보이게 되겠지만..) 그래도 아이때는 지렁이가 이로운 동물이라는 지식을 갖고 있어서인지 호기심까지 없어지진 않나 보다.

 지렁이는 어떤 동물이고, 어떤 이유로 이로운 동물일까?
우선 신체적인 특징이 나오는데, 전문용어로 자웅동체를 지닌 지렁이는 재생력도 뛰어나다. 지렁이에게는 환대가 있는 걸로 아는데 그림에는 그 특징이 생각만큼 명확하게 보이질 않는다. 다만 다른 부위에 비해 좀 부풀어 오는 부분이 환대인 것 같다. 지렁이가 땅 속을 돌아 다니면서 작은 굴들이 형성되면 그 숨구멍을 통해 공기와 물이 들어가면서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흙을 먹은 후에 배설하는 물질이 좋은 거름이 된다는 점도 책에 언급이 된다.

농사를 짓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렁이는 이로운 동물임에 틀림없으니,우리들이 지렁이를 아끼고 도울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농약의 살포는 지렁이뿐만 아니라 곤충들과 그것들을 잡아 먹는 먹이사슬 위층의 동물들-사람에게까지 그 해가 가므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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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8-1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지렁이 하면 생각 나는 것이 뱀의 눈하고 바꾼 그 반지..환대라지요.

항상 기억 난답니다..
절대 평범하지 않은 우화잖아요??
탐욕에 눈이 먼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 잘 보여주는 것도 없을 듯 해요.

아영엄마 2004-08-1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이야기는 어디에 나오는 책인가요? 책 제목을!! ^^

반딧불,, 2004-08-18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그냥..
어릴 적 선생님이 말씀하신 이야긴디요^^;;

왜...눈이 없는 뱀이 지렁이 살살 꼬여서...반지 줄께..하루만 눈 빌려다고 한....

메시지 2004-08-1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딧불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털짱 2004-08-20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렁이가 지기님과 같은 자웅동체인 것만 기억납니다.. =.,=

아영엄마 2004-08-20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그랬던 건가요? 그래서 지기님의 모습을 못 보는거구나. 맨날 잠수하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