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과 못된 나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4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외 글, 그림 | 김선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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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잘알려진 '잭과 콩나무'의 패러디 작품이며,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라는 그림책 작가의 그림이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작품이다. 나뭇잎 하나 하나를  참 알록달록하게도 색칠해 놓아 꼭 꽃무더기를 보는 느낌을 준다. 이야기를 살펴 보면 잭이라는 과학자가 채소가 더디게 자란다고 온갖 '화학약품'으로 만든 액체를 씨앗에 붇자 엄청나게 자라버린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어느 정도 자라면 성장이 멈추는 법인데 끝도 없이 자라는 이 요상한 식물은 지구의 환경에 심각한 폐해를 끼칠 정도가 되서도 성장을 멈추지가 않지 뭔가!! 

  언젠가 본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케 하는,  엄청나게 자란 나무를 타고 우주 괴물들이 쳐들어 오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괴물은 솔직히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개코원숭이를 닮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문제는  오존층을 파괴해 가며 우주를 향해 치닫는 콩나무 때문에 해를 당하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다. 작가는 인간이 산업화를 진행하고, 문명을 발달시키며 자연을 점령해 나가는 탓에 점차 살 곳을 잃어버리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문제를 인간들은 해결하지 못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동물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나선다. 

 가끔  TV매체를 통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형질을 개량하여 이전보다 더 뛰어난 맛, 향, 당도 등을 지닌 채소, 과일들이 만들어진다는 기사를 접하곤 한다. 발전된 형태라고는 하지만 왠지 꺼림직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더 달콤해지고, 더 향긋해지면 더 좋은 것이일까? 조금 덜 달고, 조금 떨떠름해도 자연 그대로의 맛이 더 낫지 않을까... 햇살도 받을만큼만 받고,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들여 맺힌 열매가 더  야물딱지게 익지 않겠는가...이 책을 보면서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갈 일이지, 인간이 과학의 힘을 맹신하여 계속 자연에 역행한다면 언젠가는 화가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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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수학놀이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9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9
베치 프랭코 지음, 스티븐 샐러노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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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특히 사칙연산은 꼭 숫자만 등장해야 하는 걸까? 이 그림책을 보고서야 색다른 계산 놀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처럼 숫자 계산에 무지 약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단어 계산(?)놀이의 묘미를 찾아 보도록 하자! 자 우선 맛보기로 이 책에서 제시한 첫번째 문제를 적어 보겠다~
   선선한  바람
   길어지는 그림자
+ 고양이 털갈이
------------------------
            ?
자, 과연 답은 무엇일까?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 보고 서로 여러가지 답을 말해 보고 답에 가까워질 수 있는 힌트를 조금씩 주다 보면 이 책이 너무너무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그림들 속에 문제의 힌트가 숨어 있다. 그러니 엄마가 손으로 답을 가려 놓고 아이에게 그림을 살펴보면서 답을 말하게 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단어에서 단어를 빼기도 해보고, 나누기도 해보고, 곱하기도 해보면서 수학용어와 친숙해지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여러 형태의 그래프도 아이들의 눈길을 끈다).  이 책에 나오는 문제 이외에도 아이와 함께 여러가지 단어를 조합하여 여러가지 문제를 만들어 보자~ 사물의 본질, 구성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참 괜찮은 그림책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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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네요. 언넝 읽어 봅지요...^^

tarsta 2004-09-10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맞나요? (아아. 몰라몰라. 틀려도 쑥쓰러워 안할래요.;;;)

▶◀소굼 2004-09-1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스타님 맞는거 같은데요^^;[틀리면 어쩌지요;;대신 쑥스러워 할래요;]

아영엄마 2004-09-10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가을.. 맞습니다. 책에는 "xxxx 가을"로 나오는데, 꼭 책에 나오는 것만을 정답으로 할 필요는 없겠지요?

soyo12 2004-09-12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그 질문이 생각납니다.
한 여대의 국문과 수시면접에서 질문을 했다더군요.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되냐구요.
애들은 그런 쉬운 걸 내냐면서 비웃는데, 자기랑 같이 봤던 한 아이가 그렇게 대답했대요.
'봄이 되지요' 그렇게요.
그 이야기를 듣고 멍했습니다.
나도 굳었고 이 친구도 굳었구나. ^.~

아영엄마 2004-09-1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요님~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들 책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남편에게 주장하는거거든요. 이 나이(35이 넘었다는 후문이...^^*)에 이런저런 귀엽고 깜찍한(-때로는 끔찍한~ ^^;;) 애교떨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아이들 책을 보기 때문이라고... 썰렁한 농담이어서 죄송합니다.(__) 그런데 나이들어 보니 정말 사고가 굳어버리지 않도록 상상력과 창의력을 터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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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기억속의 추석은 큰 집에 가서 바람 술술 통하는 대청마루에 둘러 앉아 송편을 빚으면서 시작되었다.   떡이 커다란 가마솥 안에서 김이 올라 익기를 기다리며 장작으로 불을 때는 아궁이 옆을 지나다니곤 했던 기억도 난다. 새벽부터 일어나 분주한 움직임 뒤에 조용히 차례를 지내고 상을 물린 후에 엄마에게 챙겨주신 맛있는 생밤 몇 알을 뽀드득 뽀드득~ 씹어 먹으면 그 맛이 어찌나 좋던지.. 그 습관은 지금도 남아 차례상을 물리면 꼭 밤 하나를 깨물어 먹으면서 아이에게도 하나씩 나누어 주곤 한다.

 이 책은 마치 7,80년대의 풍경을 담은듯 조금은 촌스러워 보인다.^^  고향할 준비로 바쁜 동네 풍경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아침 일찍이서인지, 명절 전날이라 그런지 가게문들이 다 닫혀 있고, 슈퍼에 "추석 연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어 드디어 추석귀경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길다랗게 줄을 선 사람들.. 길다랗게 줄을 선 차들...

 차에서 몇 시간씩 보내는 것도 상당한 고역인데(대소변도 남몰래 해결해야 하고, 허기를 면하기 위해 차 안에서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먹기도 해야 하는 등) 그림 속의 사람들은 지쳤으면서도 다들 밝은 표정이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고향에서 자기들을 반기는 가족 친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푸는 모습이 참 정겹다.  차례도 지내고 명절 음식도 먹고, 동네 사람들이 모두 어우러져 추석에 맞는 전통 놀이도 하는 걸 보니 솔이는 추석을 잘 보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명절에 할아버지 집에 가면 집안에서 사촌 동생이랑 노는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추석은 조상의 넋을 기리고 넉넉한 음식과 함께 온 가족이나 동네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어우러지는 날이었다. 그러나 현대로 들어서면서 추석의 의미도, 기쁨도, 재미도 퇴색해 가는 듯 하다. 그렇긴 해도 여전히 추석, 설 때면 점포마다 근사하게 포장한 선물셋트들이 진열되고, 고향에 갈 때 들고 갈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는 고향으로 떠나는 차들의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게 되고... 솔이네가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은 떠나던 아침의 풍경과 거의 똑같지만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 아이에게 어떤것이 달라졌나 찾아 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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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9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9-10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9-10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4-09-1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책인데 아이가 이 책 가져올 때마다 좀 부담스러워요. 읽어줄 글은 얼마 안 되어도 하도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하는 책이라... ^^ 이제 곧 송편을 먹게 되겠군요. 세월 참 빠르죠?

아영엄마 2004-09-1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없는 이 안님..아이들 책치고 쉽게 홀라당 읽고 넘어가는 책이 별로 있나요.. 읽어 주다 보면 이 얘기하고 저 얘기하고.. 곧 송편 빗으러 가야 하는 날이 오겠네요~ ^^;
 
늑대 꼬마과학자
프랑수아 크로자 그림, 앙드리엔 수테르-페로 글, 윤소영 옮김 / 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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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개과에 속하는 동물이라 외모면에서 개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 책에는 늑대의 신체적인 특징, 보금자리, 새끼들의 특성과 생활방식 등을 담고 있다.  p.5의 그림을 보면 여러 동물들이 먹이를 물고 있는 장면으로 그들의 먹이습성을 알 수 있다. 실려 있는 그림들은 매우 정교하고 주변 동물이나 곤충, 식물 등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그려 놓았다. 내용에도 나오듯이 늑대는 일부일처제이며, 물 먹으러 갈 때에도 새끼들을 데리고 다니는, 매우 강한 모성을 지닌 포유동물이다.

그러나 노랫소리처럼 울부짖는-특히 달을 보며- 습성이 있어서 실제로 그 울음소리를 들으면 왠지 섬찟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사실 늑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데 그 울음소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곳곳에 널리 분포해 있던 늑대가 왜 적은 수만이 남아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이 책에는 없어서 나름대로 그 요인을 찾아 보았다. 유아들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만 저학년의 어린이와 함께 이 책을 본다면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늑대는 인간처럼 사회성을 가진 영리한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세 시대에 마법사와 늑대를 연관 지으면서 늑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졌고, 개를 이용한 늑대사냥이 성행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늑대인간이라는 미신이 지어낸 이야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였고, 그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늑대를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여 멸종의 위기에까지 처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시대에 일본인들에 의해 늑대살육이 자행되어 그 맥이 거의 끊겼다고 한다.(http://myhome.naver.com/inhooncho/history4.htm 사이트 참조..)

 어느 글에서 보니 늑대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은 선사시대에 늑대와 치열하게 경쟁하였던 우리 조상들의 삶이 세대를 이어 전해져 내려온 것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가 하고 추측하고 있다. 어쨌든 늑대는 인간에 의해 멸종의 위기를 맞은 또 하나의 희생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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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여우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0
한성옥 그림, 팀 마이어스 글,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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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쿠'란 일본 고유의 시 형식으로 3구, 17음절을 기본으로 하는 단시형이며 각 구는 5·7·5음절로 구성된 시로, 응축된 언어로 삶을 압축해 표현하는, 매우 일본적이고 대중적인 장르라고 한다. 그런데 짧은 단어를 조합하여 시를 만들어 내는 '하이쿠'의 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에 실린 하이쿠를 읽어보니 처음에는 몇 줄 안되는 싯구가 뭐가 그리 대단한 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원어의 그 미묘한 느낌과 색감, 음감을 번역으로 충분히 드러낼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시도 그에 속하지 않는가 싶다. 어떤 단어에는 그 민족만의 정서가 내포되어 그 민족만이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가령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푸르딩딩'이나 '누르스름한' 같은 색감을 다른 나라 언어의 단어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17세기 시인으로 실존 인물인,  '하이쿠'의 대가로 알려진 시인 바쇼가 버찌를 따러 갔다가 여우를 만나 내기-괜찮은 시 한 수 써주기-를 하게 되었다는 허구의 설정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다. 바쇼는 내기에서 이기면, 즉 바쇼가 지어 올 시가 여우가 보기에도 괜찮다 싶으면 벚나무의 버찌를 다 주겠다는 것이다. 시인, 그리고 인간의 자존심이 걸리기도 한 문제였기에 바쇼는 아주 열심히 생각을 하고 또 해서 시를 써 가지만 도무지 여우의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작가나 시인들이 어떤 작품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어려움을 겪는지를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와 동시 짓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번번히 퇴짜를 맞고 마침내 시를 읊을 기회가 한 번 밖에 안 남았지만 그 때까지도 바쇼는 좋은 시를 쓸 수 없지 뭔가... 그런데 그 만남의 자리에서 바쇼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시에 여우는 감동을 하고 만다! 과연 어떤 시이기에...  바쇼는 여우의 설명-어찌보면 어이없고, 단순한 이유-을 듣고서야 좋은 시의 기준이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시든, 소설이든, 책을 읽는 이가 자기 자신을 작품 속의 일부분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 좋은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일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들의 문화인 하이쿠를 등장시킨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 작가나 그림을 그린 화가 두 사람 모두 일본인이 아니라는 점이 독특하다(그림을 그린 이가 한국인이다). 조금은 낯선, 일본의 다양한 고전 의상이 등장하니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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