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을 불러온 나비 - 그림으로 읽는 나비효과
로저 본 카 지음, 앤 제임스 그림, 윤나래 외 옮김 / 다섯수레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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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나비 효과'라는 영화때문에 이 과학 용어가 많이 알려졌는데 그림책 중에도 '나비 효과'를 잘 표현하고 있는 책이 있다. 나비 효과’....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다음 달 뉴욕에서 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론이다.  과연 정말 나비의 날갯짓이 그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을 이 그림책이 풀어줄 수 있다. 한  여자아이가 숲에서 발견한 작은 나비. 그 가냘픔이 커다란 통나무를 들어올리는 코끼리와 대비된다. 나비의 날갯짓은 그 미약한 공기의 움직임이 잦아들던 바람 한줄기에게 여행을 떠날 힘을 실어주고,  그 산들바람은 또 다른 산들 바람을 만나 나무잎새를 흔들 만큼 힘이 커진 건들바람이 된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서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만나 바람의 세기는 점점 강해지고 거대해진다.

 바람은 알제리와 브라질을 거쳐 페루를 지나고 오스트레일리아를 가로질러 인도양을 건너면서 큰 나무를 뿌리째 뽑을 정도로 강력해진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앞만 보고 달리면서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마침내 나비가 있는 숲으로 휘몰아 친 돌개바람은 커다란 코끼리마저 두려움에 떨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것이 변해 있다. 그림은 이러한 점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데 파도가 해안에 철썩~철썩~부서지는 장면이나 풀이 바람의 힘에 눌려 옆으로 누운 모습, 뜨거운 태양아래 벌겋게 달아오른 사막, 암흑 같은 어둠 속에 배를 삼킬 듯 몰아치는 집채만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이 모든 장면들이 그림에 사용된 색채만큼이나 강렬하게 느껴진다. 또한 바람의 세기에 따라 글자 크기가 달라지면서 다양한 모양의 글씨체로 나타내 주고 있다.
  바람의 종류마다 글자색을 달리하는 것이나 바람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해주려는 듯이 여기저기에서 글자들이 춤추는 것 마냥 흔들어 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바람이 잦아 들고 고요해진 하늘에 뜬 무지개처럼 고운 빛깔의 글씨로 나비는 자신의 날개짓때문에 이토록 강렬한 바람이 생겨났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거라고 적고 있다.

  나비효과 원리는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해 여러 학문 연구에 쓰이고 있다고 한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여러 매체와 인터넷 등의 발달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면서 지구촌 한 구석의 미세한 변화가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도 나비효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책 표지에 <2004 과학기술부인증우수과학도서>라는 마크가 붙어 있는데, 그것이 아니더라도 과학그림책에 관심 있는 분께 추천할만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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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2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1-12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와 고양이 두껍아 두껍아 옛날 옛적에 5
김중철 글, 유승하, 최호철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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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가에 살고 있는 고기잡이 할아버지~ 빈손으로 돌아 오다가 길가에 쓰러져 있는 말라 비틀어진 고양이 한 마리가 애원을 하니 그냥 가지 못하고 집에 데려간다. 병들고 지저분해 보이는 개도 데려 와 어디 아픈 곳은 없나~ 세세히 살펴 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인정도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바닷가 언덕배기에 지은 다 무너져가는 집-초가삼간도 안 되는-을 보니 문득 모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러브하우스'에 할아버지네에게 새 집을 지어 달라는 편지라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개와 고양이에 이어 잡은 잉어를 놓아 준, 3번의 선행이 가져다 준 복은 '구슬'이다. 과연 할아버지는 이 마법의 구슬로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먹고 사는 것이 어렵고 최우선이었던 시절에 사람들은 누굴 만나면  "식사는 하셨습니까?"라는 안부인사를 의례적으로 하던 때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첫 번째, 두 번째 소원은 그래서 '금은보석'도 '부귀영화'도 아닌 '먹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넘칠 만큼의 부를 바라지 않는다. 곳간에 곡식이 가득하고 여러 가축들이 한 마당에 노니는 것으로 족한 것이다. 구슬 덕분에 할아버지네 집은 예전보다 훨씬 넓고 깨끗해 보이지만 나중에 그 구슬을 훔쳐가서 고래등 같은 집을 만들어 낸 욕심쟁이 할머니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욕심쟁이 할머니가 구슬을 훔쳐 가자 그것에서 비롯된 모든 것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다. 갑작스레 찾아 온 부귀를 감당하는 것은 쉬워도 손에 쥐고 있던 부귀를 한 순간에 잃는 것은 청천벽력이다. 할아버지는 망연자실해져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있고, 할머니는 당장 텅 빈 솥 단지를 보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게 생겼으니...  그 영향이 당장에 개와 고양이에게도 미쳐, 먹고 살기 힘들기도 하려니와 그 동안 잘 보살펴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둘이 힘을 합쳐 구슬을 되찾아 오기로 한다. 어찌 어찌하여 구슬을 되찾아 돌아오는 길... 개가 "고양이야, 구슬 입에 물고 있니?"라고 자꾸 묻는 바람에 일이 벌어지고 만다. 그러길래 왜 자꾸 물어보냐고!! 

 나중에 훔친 물고기 배에서 나온 구슬을 할아버지에게 갖다 준 고양이는 방에서 호사를 하고, 함께 고생을 했던 개는 바깥에서 집을 지키는 신세가 된다. 언뜻 보기에 고양이가 혼자만 고생해서 구슬을 얻는 것처럼 구는 것 같아 나쁜 녀석처럼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욕심쟁이 할머니가 구슬을 훔쳐갈 때 그것을 알아챈 것도 고양이고 우두머리를 협박(?)해서 가져오는 기지를 발휘한 것도 고양이이다. 괜한 조바심과 의심으로 고양이를 보채지만 않았어도 둘 다 귀여움을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일로 인해 고양이와 개의 사이가 틀어졌다는구나, 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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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 위드북스 17
배빗 콜 지음, 최성희 옮김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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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책은 <멍멍의사 선생님>, <엄마가 알을 낳았대> 등으로 알려진, 재미있는 그림과 유쾌한 내용속에 우리 신체와 관련된 정보(질병, 성교육)를 담는 배빗 콜의 또 다른 작품이다. 우리 몸에 성적인 특징을 나타나게 해주는 호르몬에 대해 재미있게 묘사해 놓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성은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것이란 고정관념을 지닌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림들이 너무 적나라한 것 같아서 조금 껄끄럽기도 하다. 하긴 나 역시 고학년을 위해 나온 성교육책에 남녀의 신체적 특징이 이 책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매우 당황했었다. ^^* 

 엄마 입장에서는 특히 남성의 성기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그렇고 난감해져서 이런 부분은 아빠가 함께 보면서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딸아이들은 아무래도 남자의 몸이 자신과 다르기 때문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데 적당한 선에서 설명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잠지, 고추' 같은 유아 용어보다 정확한 명칭인 '질, 성기, 음경' 같은 용어를 쓰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그런 용어들을 사용하긴 해도 아무래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사용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여성은 호르몬 분비로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육체적인 변화와 함께 생리를 하게 된다. -팬티에 피가 비치면 당황하지 말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라는 것을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에게 벌써 알려 주어야 하나..하는 고민도 생겼다..  남성은 변성기를 거치면서 목소리에 큰 변화가 생기고, 이 책에서는 그 명칭을 확실하게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몽정을 하기도 한다(음.. 이 부분 역시 큰 언급이 없이 넘어가버렸다).  유아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접해주면 좋을 성교육책같다. 좀 아쉬운 면은 호르몬이 너무 무섭게 그려 것이다. 이 무시무시하게 생긴 호르몬 그림때문에 아이들이 은연중에 그 결과를 좋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무시무시하게 생긴 괴물일수록 오히려 더 재미있어 하지 않는가~ 어쩌면 작가도 그 점을 생각하고 이 그림들을 그렸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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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1-0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난감하셨겠습니다. ^^
 
곱셈놀이 로렌의 지식 그림책 5
로렌 리디 글 그림, 천정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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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전부터 아이들에게 곱셈을 알게 하려고 벽에 곱셈표를 붙여두긴 했던지라(대부분의 가정에도 벽에 붙여 있지 않을까..^^) 큰 아이도 작년에 2단정도는 알았는데 올해 2학년이 되니 학교에서 곱셈을 배운다. 사실 곱셈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기도 전부터 아이들은 구구단이라는 것을 무작정 외우라고 교육을 받곤 한다. 그래서 줄창 외우다 보면 입에 익어 외우라고 하면 술술~ 나오긴 해도 그 곱셈식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보라고 하면 잘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곱셈의 원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덕분에 요즘 우리집 두 아이의 화두는 곱셈이다. 서로 책에 나오는 곱셈 문제를 내고 맞춰보라고 한다,
 두 형제간의 에피소드를 잠시 들자면,
1차 문제: "언니 내가 문제 낼께~ 2x2는? " ->  "4"->  "땡!! 정답은 으악~ !"(이것을 정답으로 치는 건 책 제목때문이다. 역시 아이들은 놀이를 즐길 줄 아는 듯... ^^;;)
2차문제:"다시 한 번 더 낼께. 2x2는 ?"->  "4" ->  "딩동댕~ 맞았습니다~ 그럼 이제 내가 문제 낼께!" 이런 식으로 두 형제가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는 놀이를 하곤 한다.

 이 책이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사, 유령, 박쥐, 해골 등과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각 장마다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곱셈과 관련된 것들을 알려준다. 가령ㅇ 0장에서는 어떤 수에다 0을 곱하면 무조건 0이 된다는 원리를 개와 고양이, 두녀석이 경쟁하듯 1~5까지 반복해서 알려준다. 경쟁이 지나쳐 두 녀석이 서로를 혼내주기(?) 위해 1x0을 외치는 순간!! 아이들은 웃는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이 책에 나오는 곱셈식은 우리가 외우는 구구단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가령 구구단은 2x1, 2x2,  2x3,...과 같은 순서로 이어지는데 반해 이 책에 나오는 곱셈식의 순서는 1x2, 2x2, 3x2, 4x2...이다. 그래서인지 책에 나온 곱셈식을 보면 은연중에 앞 뒤 숫자를 바꾸어서 다시 한 번 읊게 된다. 그리고 책에서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기를 바라는 어른들로서는 아쉽게 여겨지겠지만 이 책에는 5단까지밖에 안 나온다. 아, 5를 곱해서 만드는 으악 스프 편에서는 완성된 스프를 보고 아이나 어른이나 함께 으악~~하고 놀라보도록 하자~ 마지막에 나오는 곱셈표도 5까지만 나와 있으니, 아이가 그 이상의 구구단을 외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곱셈표를 좀 더 확장시켜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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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3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복타러 간 사람 -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 호랑이 11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1
정해왕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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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을러서 놀면서 세월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열심히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되는 일이 없을 때... 참 지지리도 복도 없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옆 집 논에는 곡식이 주렁주렁인데 어찌 된 일인지 자기 논엔 쭉정이뿐이고, 가축을 길러도 얻는 것이 없는... 암담한 일의 연속인 총각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 총각은 서천서역국에 가서 복을 얻기로 마음 먹는다.-음, 아이들이 서천서역국이 어디냐고 묻는다... 어디라고 해야 하나... 난감~-

 가는 길이 멀고 먼 길임을 보여주듯 길가던 총각이 나무 밑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은 배경으로 한 공간이 허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주 보던 <도깨비 방망이>를 그린 한병호님의 그림이라 그런지 그림에서 친숙한 맛이 느껴진다. 총각은 길을 가면서 혼자 된 처녀, 나무가 자라지 않아 슬픈 노인, 이천년이 되었는데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에게 그 연유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총각이 도착한 서천서역국의 풍경을 살펴보면 꽃인지 복숭아인지 모를 것들이 자라고 있고, 봉황(꼭 닭맹크로 생긴 녀석들~ ^^;;)이 여기저기에 앉아 있다. 

 도사답게 짠~하고 나타난 노인에게서 세가지 의문사항과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니 앞의 세 문제는 답을 알려 주는데, 총각의 문제인 '복'에 대해서는 애매한 답을 줄 뿐이다... 노인 왈,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타고난 복이 있느니라. 열심히 살다보면..." 아이들에게 노인마냥 점잖게 이 대사를 읊긴 했지만 속으로 '총각은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는데도 복이 없었잖아. 그건 뭐냐고!!!..' 이런 생각을 했다. 따지고 들자면 오만가지 모순을 찾아낼 수 있겠으나... 어쩌겠는가, 옛이야기인것을... 어쨋든 총각은 벌써 깨닫는 바가 있는지 다시 되돌아 오고, 그제서야 우리는 이무기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용두사미라고, 얼굴생김새는 용과 비스무리한데 몸통은 영락없이 길다란 뱀이다. 하지만 총각 덕분에 의문을 풀고 용이 되어 승천하는 모습을 보니 근사해 보인다. 

 노인을 도와 나무에 꽃을 피게 한 것에 대한 선물로 금덩이를 받고, 처녀를 만나 "어마나! 그건 바로 당신이에요."라는 다소 닭살스러운(^^;;) 대사를 듣고 혼인한 총각은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더란다. 드디어 총각에게도 복이 찾아 든 모양이다. 그것도 복이 넘치도록 한꺼번에 굴러 들어왔으니 이제 행복하게 살 일만 남은게야~. 책 말미의 글을 보니 '어려운 일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하기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는데 나도 그래야 할까 보다. 열심히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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