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가 우리 엄마예요?
루판느 그림, 상드린 로종 글, 김도연 옮김 / 봄봄출판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다들 귀여워서 참 예쁘고 정감이 가는 그림책이다. 옆으로 살짝 치켜 올라가 있는 두 줄의 속눈썹 덕분인가? ^^ 표지를 보면 수레 위에 있는 귀여운 갈색 강아지가 이 책의 주인공인 '뽀띠'이다. 어쩌다가 그만 엄마를 잃어버렸는데, 뽀띠에게 엄마를 찾아 주려던 우편 배달부 학 아저씨는 깜빡 잊고 강아지를 어느 지붕에 내려 놓고는 날아가 버리셨지 뭔가! 눈 덮인 지붕에 앉아 있는 뽀띠가 그나마 덜 추워 보이는 것은 모자도 쓰고, 목도리도 두르고, 발싸개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뽀띠는 굴뚝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서 염소 아줌마를 만나서는 "아줌마가 우리 엄마예요?"하고 묻는다. 손(발이지만...)을 내밀어 보라니 뽀띠가 예쁜 벙어리 장갑을 벗는데, 오호! 플랩을 넘기자 강아지 손이 보인다. 아이들에게 책을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여기게 만드는 장치 중에 하나가 플랩북-우리말로는 날개책이라고 하나?-이다. 아이들은 뒤에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책을 볼 때면 늘 넘겨보는 재미를 빼놓지 않는다. 엄마를 잃어버린 동물이 엄마를 찾는 내용의 그림책을 가끔 접하게 되는데, 이런 책들을 통해 유아들은 동물의 신체부위나 색깔 등의 개념이 생기고 차이점을 구별할 줄 알게 된다.

 그나저나 염소 손이랑 뽀띠의 손이 하나도 안 닮아서 엄마가 아니란다. 염소아줌마는 친절하게도 뽀띠를 등에 태워서는 함께 엄마를 찾으러 간다. 당나귀 아줌마도 만나고, 얼룩소 아줌마, 돼지 아줌마, 암탉 아줌마를 만나 "아줌마가 우리 엄마예요?"라고 물어보지만 귀 모양도 다르고, 노랫소리도 다르고, 꼬리 모양도 다르다. 별 생각 없이 읽어주다가 놓칠 뻔 했는데 친절한 동물 아줌마들의 대사 속에 "우리 셋이~", "우리 넷이~",  이렇게 숫자가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조금은 평범했을 이 책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유아들에게 난이도가 조금 높은 유머가 될지도-은 뽀띠 엄마이다. 엄마가 자기 자식 자랑하는 거야 못 말리는 일이겠지만 엄마의 눈에는 뽀띠가 동물들 뒤를 쫄래쫄래 따라 오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강아지 뽀띠도 참 귀엽지만 개인적으로 예쁘장한 분홍 코를 지닌 염소 아줌마가 가장 마음에 든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여우 2004-12-0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소아줌마 나왔다!!!!^^ 이름도 예쁜 뽀띠...그래도 분홍코를 지닌 염소 아줌마가 마음에 들다니 너무 좋아요.호호호^^

아영엄마 2004-12-0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소 기르시는 거 자랑하시는 거지유? ^^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2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알을 깨고 나올 때 서서 걸어나옴으로서 남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준 우뚝이는 다른 모든 악어들이 네 발로 기어다니는 것을 알면서도 서서 걷기를 택한다. 특히 "키가 자라고 힘도 더 세지자 우뚝이는 네 발로 기어다니지 않고 항상 두 발로..." 라는 문장-원 글은 어떤지 모르겠으나-을 보면 우뚝이가 네 발로 기어 다닐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서서 걷는 방법을 택한 것을 알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점을 내세우고 자랑스러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다수에게 왕따를 당하기 쉽상인지라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묻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뚝이는 다른 악어들은 볼 수 없는 덤불 너머의 풍경도 볼 수 있고, 물고기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을 그의 표정에서 알아 볼 수 있다. 뒷짐을 떡~하니 지고 먼 곳을 쳐다보는 우뚝이의 모습이 참 근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의 장점을 인정해 주기보다는 "그런데 어쩌라구~"라는 투로 무시해버리는 다른 악어들에게 실망하여 길을 떠날 때의 표정은 실망에 젖어 있다. 음.. 비슷한 악어 얼굴인데 어떻게 이리 다른 표정이 보여지나 싶어 이리저리 비교를 해보니 톱니형태의 입 모양이 그 차이를 나타내주고 있었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으면 밝은 표정이고, 입꼬리가 처져 있으니 우울한 표정이 되는구나...

 길을 가던 우뚝이는 '물구나무서기'와 '꼬리로 매달리기'를 할 수 있는 원숭이를 만난다.  그것을 배우고자 하는 우뚝이에게서 서서 걷는 것을 시큰둥하게 대하던 다른 악어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지녔음을 엿볼 수 있다. 그 육중한 몸에 물구나무서기나 꼬리로 매달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  가르침을 받는 이가 열심히 배우려는 열의를 지니면 가르치는 이도 열심히 가르치려는 열정이 샘솟는 법이다. 우뚝이와 원숭이는 궁합이 잘맞는 사제지간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운 뿌듯함에 강가로 돌아가 이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지만 악어들의 반응은 여전히 못마땅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우뚝이는 볼 수 있었다! 물구나무서기를 배우기 위해 자신처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악어들의 모습을... 이제 강가의 삶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큰 여운이 남는다. 우리 아이들이 우뚝이에게서 남들과 다른 것을 겁내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삶의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미의 꿈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1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1
레오 리오니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에게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 본 적이 있는가? 자라서 뭐가 되겠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잘 모르겠지만 더 넒은 세상을 보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그리미처럼 아직 구체적인 꿈을 가지지 못한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리미가 미술관에 가서 본 그림들에게서 세상을 발견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장래의 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해주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아이의 장래를 미리 점쳐보곤 하는 부모의 역할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집 큰 아이의 장래희망은 작가나 화가-중간에 잠시 과학자로 바뀌기도 했었지만- 이다. 그것도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단다. (<Willy the dreamers>에 나오는 'famous writer'란 말에 영향을 받은 듯...) 이 책에서 그리미는 화가라는 자신의 꿈도 이루었고,  많은 이들이 그림을 보러 오는 유명한 화가가 되어 있지만 실제로 어느 분야에서 유명해지거나 성공하기란 무척 힘들다. 그런 면에서 앞부분에 비해 이 책의 결말부분은 그리 흡족하지 않지만 미래의 꿈을 크게 가지는 것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유명한' 작가를 꿈꾼다면 나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뒷받침-그래 봐야 다양한 책으로 더 넓은 세상을 접해주는 것 밖에 못하고 있지만-해야 할 것이다.

 이젠 아이들도 책표지에 등장하는 생쥐들을 보면 '레오 리오니'다라고 할 정도로 레오 리오니 표 생쥐들은 익숙한 캐릭터이다. 원제를 살펴보니 "Metthew's Dream'이라고 나와 있던데 등장하는 생쥐의 이름이 'Metthew'인 것 같은데, 우리 말로 번역할 때 생쥐의 장래희망이 '화가'임을 상징하기 위해 '그리미'라고 번역한 모양이다. 이 책을 본 후에 아이에게 자신의 꿈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나라에서 온 공주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0
김재홍 글 그림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형제중에 자신만 사랑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는다고 느꼈을 때 '나는 다른 곳에서 데려와서 차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이 그림책은 위, 아래로 형제를 둔 아이가 겪는 괴로운 심정을 담고 있다.  책을 읽어주면서 '언니한데 그러지 마라~' ,하거나 '동생한테 양보해라~'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이 두 아이를 키우는 내 일상의 모습 같다. 그러면서 둘째 아이인 수빈이의 심정에도 공감이 간다. 나 또한  오빠와 남동생-첫째라서 떠받들어 주고, 막내라서 다 해주는-을 둔 둘째로 자랐기 때문이다.

 사실 엄마로서는  어느 한 쪽 편만 들어줄 수 없으니 공평하게 하기 위해 동생에게는 언니에게 대들지 말라고, 언니에게는 동생에게 양보를 하라고 각각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둘째는 한 편으로는 동생도 되고 또 한 편으로 누이도 되는 입장이다 보니 두 가지 말을 다 들으면서 자라게 된다. 언니는 언니라서 편을 들어 주고 동생은 동생이라서 이뻐해 준다 싶으면 결국 중간에 끼인 둘째는 서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수빈이는 자기를 괴롭히면 별나라로 가버리겠다며 배낭을 챙기지만 막상 떠나려고 보니 가족들이 생각나고, 겁도 난다.  집을 나가 별나라 신하들이 공주인 자기를 데리러 오리란 생각으로 두려움과 추위에 떨며 무작정 기다리긴 하지만 속으로 얼마나 겁이 나겠는가!  아이로서는 아빠의 출현이 별나라 신하의 등장보다 더 기쁜 일이지 않았을까?

 만약 내가 다른 곳에서 왔다면, 그 곳을 좀 더 멋있는 곳으로,  나를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이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방편이 될 것이다. 가족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신세인데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고 하면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그래서 수빈이는 자신이 저 멀고 먼 곳에서 반짝이는 별나라에서 온 공주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별나라' 가 주는 공간적인 확대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공주'라는 이미지가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아이가 별나라 신하가 나오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별 네 개를 주기에는 조금 부족한 책이 아닌가 하여 일단 셋으로 매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룡을 사랑한 할아버지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1
브라이언 셀즈닉 그림, 바버라 컬리 글, 이융남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이미 멸종해서 살아 있는 모습으로는 볼 수 없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대게 공룡에 대해 많은 흥미를 가지고, 어려워 보이는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울 만큼 열정적으로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제목에 포함된 '공룡'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이 그림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공룡에 관한 책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공룡 모형 장난감을 모으거나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고 공룡모형 전시회라도 가서 직접 보게 되면 그 거대함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데 과연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린, 그래서 그 실물을 본 적이 없는 공룡의 모습을 복원하여 우리를 놀라게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자신이 만든 공룡 작품을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는 하얀 머리의 할아버지, '워타하우스 호킨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때는 1853년, 한 남자가 손에 든 가방에서 종이가 빠져 나가는 것도 모르고 서둘러 어디론가 가고 있는 장면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선 '~한다."는 현재진행형의 문장으로 시작하는 서두가 마치 방금 한 편의 연극이 시작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주인공이 여왕에게 들려주는 설명을 시작으로 공룡 모형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소개된다. '4층짜리 집을 짓는 일'과 같다는 실제 크기의 공룡 모형 제작 과정이나 그의 걸작품을 공개하기 위해 공룡 모형 안에서 열린 멋진 파티 장면도 흥미를 끄는데, 이런 파티라면 아이들이 참석한다면 더 열광적으로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워터하우스가 미국으로 건너가 공룡 뼈를 완전하게 조립하는 것을 두 번째 시기로 보고 있는데, 그가 건립하려던 고생대 박물관의 조감도를 보니 정말 멋진 건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에게도 난관이 닥칠 줄이야... 세찬 비가 쏟아지는 공원 속을 홀로 걸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외롭고 힘든 길을 앞서가는 사람의 고난함과 절망감이 느껴졌다. 그가 지구 생명체가 진화해 온 역사를 그림으로 그리는 모습에서는 미켈란젤로가 성당 벽화를 그리는 모습을 연상했다면 과장일까? 공룡 모형과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을 한 화면에 담고 있는 그림은 시간을 건너 뛰어서도 워터하우스의 작품이 사랑 받고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해 각각 흑백과 컬러로 처리해 놓았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부패한 한 정치가에 의해 워터하우스의 꿈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공룡모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뒤편의 '글쓴이의 말'에 책 속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아, 12m가 넘는 공룡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도 공룡과 관련된 전시회가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아쉽게도 우리 가족은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이 책을 볼 때 <미니 공룡사전>까지 가져와서 여러 공룡에 대해 찾아 보기까지 하는 아이가 공룡을 직접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책 덕분에 아이와 더불어 나도 공룡 모형의 선구자였던 워터하우스라는 명인을 알게 되어 뿌듯했으며 그의 열정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