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을 타고 간 토끼 꼬마야 꼬마야 7
크리스틴 루미스 지음, 오라 에이탄, 김기택 옮김 / 마루벌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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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고 먼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면 긴 사다리라도 걸쳐 놓고 올라가서 반짝거리는 걸 하나 똑~따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책 속의 토끼도  반짝이는 별 하나를 보고 하늘에 올라가고 싶어진다. 토끼들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로켓을 타고 우주를 향해 간다. 처음에 이 그림책을 보면서 토끼가 로켓을 타고 간다니 달로 가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쓰쳤다. 그러나 달에 사는 토끼는 우리나라 정서인가 보다. 작가는 책 속의 토끼들은 달이 아닌 별로 보내니 말이다...^^;

 그림에서 우주, 로켓, 토끼의 여러 모습 이외에는 큰 볼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는데 그런 것은 상상력으로 채워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토끼를 몇 가지 색의 사용으로 입체감을 주는 방식으로 그리기도 했고, 종이를 토끼 모양으로 오려내고 공간을 비워둔 부분도 있는데 솔직히 그다지 이쁜 모양의 토끼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토끼 얼굴을 응용한 별자리들이 네온싸인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 가장 이채로웠다. 별자리 아래에 영어로 적힌 이름이 낯선 것은 내가 별자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탓이리라...

이 책 정보가 적힌 속지에 보는 ‘반짝 반짝 작은 별’ 가락에 맞춰 불러 보라고 되어 있는데 불행하게도 내가 음치가 아닌가... 처음 부분은 좀 되는가 싶더니 결국 제대로 읊어주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여러가지 의성어와 의태어가 포함되어 있어 조금 어린 유아들에게 적합할 것 같으며, 글을 살펴 보면 글자 수를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한 듯, 단어들이 세, 네글자로 되어 있다. 사족을 달자면 별 네 개를 선택하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부족한 감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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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벨 이마주 60
D.K. 래이 그림, 존 W. 피터슨 글, 김서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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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아이의 유치원 음악발표회가 있어 참석했는데 영, 유아반 공연 프로그램중에 수화로 dream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코너가 있었다. 아이들이 입으로 노래도 부르고 작은 손으로는 노랫말을 수화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해지고 눈물이 차올랐었다. 아이들은 수화를 배우며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수화라는 언어 형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리라...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과 생활하면서 생긴 일들이나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이의 고통, 아픔 등에 관한 동화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었는데 막상 책을 보니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책은
 언니가 장애인이 아닌 한 가족으로서의 동생의 평범함과 특별함을 시적인 문장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자신과 동생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번갈아 가며 들려 주는 이야기 속에서 잘 드러내 주고 있을 따름이다. 피아노를 칠 줄 알지만 노래는 부르지 못하는, 흔들리는 풀잎의 미세한 떨림도 볼 줄 알지만 벨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 언니에게 동생은 춤도 출 줄 알고, 놀기를 좋아하고, 장난도 칠 줄 아는 평범한 아이이다. 그리고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점이 남들과 다른 동생을 불쌍하게 여긴다거나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대신에 일반인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미세한 움직임이나 진동도 느낄 줄 아는지라 언니가 동생을 부를 때 발로 바닥을 구르거나 먼 발치에서 몸을 크게 흔들어 보이거나 곁으로 다가가 팔을 만지기도 한다. 그것을 보면 꼭 소리를 통해서만 누군가를 부를 수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 선글라스를 끼고 말을 하자 동생이 안경을 벗게 했다는 장면을 보면 사람의 눈도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으로 상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사람들이 연민이나 혐오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그리고 그 시선에 실린 소리 없는 배척을 장애인들이 느낄지 못할 리가 없다.  책의 내용 중에 소리를 못 들으면 동생의 귀가 아프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사람들이 이해해 주지 않을 때 마음이 아프다"고 대답하는 언니의 말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살아오면서 혹여 내가 장애를 지닌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을까...  

 

실은 나는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데 그래도 다른 한 쪽 귀로 세상의 소리를 접할 수 있으니 정상인의 범주에 들긴 하지만 나름대로 불편한 것이 많다. 그래서 가끔 아이들에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불편하겠냐, 불쌍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나의 이런 말들이 아이들에게 장애에 대한 편견을 키워 준 것 같아 반성이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이미 편견을 안고 사는 나에게 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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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4-12-19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로군요.. 리뷰도 감동적입니다..^^*
 
황금거위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8
그림 형제 지음 | 유리 슐레비츠 그림, 개작 |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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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어 보면 착한 사람은 다 복을 받는다. 그러나 현실로 눈을 돌려 보면 착하게 산다고 다 복을 받지는 않는다. 내 주위를 보더라도 친지를 도와주려던 이는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 자기 잇속 다 챙기고, 어려운 친지는 나 몰라라 하면 내 가족만 챙기는 사람은 잘 산다. 그런데도 착한 사람은 결국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의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은 왜일까? 아무리 지금의 현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실리만 따지고, 남은 살피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면 이 세상은 너무나 살벌한 곳이 되지 않겠는가. 우리 아이들은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착하게 자라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동화를 들려주는 것이리라... 이 책이 주는 교훈이기도 하지만 막내가 손을 대기만 하면 붙어버리는 마법을 발휘하는 황금거위를 얻게 된 것은 착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로 돌아가서 세 아들 중 막내는 바보로 평소에도 집안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이다. 엄마가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은 점심으로 케이크를 싸주는데 비해 바보에게는 달랑 마른 빵 한 조각을 주지 뭔가! 그러나 두 아들은 숲에서 만난 배고픈 노인에게 케이크를 나누어 주지 않은 탓에 몸을 다치고 막내는 마른 빵이나마, 노인에게 나누어 주려는 마음을 가졌기에 케이크도 먹고 황금 거위도 얻는다. 조금 의아스럽긴 하지만 막내는 집으로 가지 않고 황금거위를 가지고 여인숙으로 가서 묵는다.  그 곳에서 황금깃털을 탐내던 여인숙의 딸  아나벨이 황금 거위에 손을 댓다가 달라 붙고만다. 황금 깃털에 욕심을 낸 벌을 받은 것이리라~  "호키티 포키티 스티키티 붙어라 얏! 가엾은 xxx 운도 없어라! 흔들어도 당겨도 떨어지지 않아. 황금 거위를 따라 갈 수밖에"... 이 문장은 누군가가 달라붙을 때마다 주문처럼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바로 이 문장이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보는 재미를 준다.

  여인숙의 세 딸, , 목사님, 교회지기, 농부, 농부의 아내, 궁전의 경비병... 절대 웃지 않는 공주를 웃기기 위해 성으로 향한 막내의 황금거위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는다. 그리고 절대 웃지 않았던 공주는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바보는 이제 공주랑 결혼하면 되는 걸까? 허나 바보를 사위로 맞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은가~. 왕은 난해한 문제를 내는데 막내가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면 참 좋겠는데 막내는 바보인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다시 노인의 도움을 받아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권선징악의 구도를 지닌 옛날 이야기려니 하고 생각할 수 밖에... 황금 거위는 널리 알려진 그림 형제의 이야기인데 기칼데콧 상을 받은 유리 슐레비츠가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이 책의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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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요 바빠 - 가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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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를 짓는 농촌이야 일 년 사시사철 다 바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이면 바쁜 것이 더 즐거운 계절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노력한 결실을 거두어 들이는 손길이 바빠지는 시간... 가을 걷이를 할 때가 농사 지으시는 분들이 가장 기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자연재해 등으로  본전도 못 건질만큼 농사를 망친 경우에는 시름이 더할 것이다. 세밀화로 그려진 가을 풍경은 어떠할까? 산골에 사는 마루네 마을에는 가을도 일찍 오니까 더욱 손길이 바빠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할 일들이 왜그리 많은지...

 할아버지는 옥수수를 묶어서 말리시고, 할머니는 수확한 참깨를 터시느라 바쁘시다. 마루도 할머니를 도와드린다. 그러면 사람만 바쁘느냐, 참새는 떨어진 곡식 낟알갱이를 쪼아 먹느라 바쁘고, 제비들은 강남찾아 떠나느라고 바쁘고..  다들 바쁜 계절이 가을이구나 싶어진다. 그림을 보니 마당 가득히 널린 빨간 고추가 눈에 확 들어 온다. 이제는 고추가루를 사 먹는 가정이 많겠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마당이며 옥상에 고추를 널어 놓아서 뛰어 놀다가 야단맞기도 한 기억이 난다. 특히 우리 친정 어머니나 이모님들은 고추 말릴 때 먼지 들어간다고 조심하고, 말려서 닦느라고 하루를 다 보내시는 분이시다..^^;;

  담력이 커진 것인지 경험으로 사람이 아닌 것을 아는 것인지, 허수아비를 겁내지 않고 앉아 있는 참새들..  그런 참새를 쫓기 위해 냄비 뚜껑을 두드리느라 바쁜 마루...  다람쥐랑 청솔모도 마루와 함께 밤을 주워 나르느라 바쁘다. 가을은 사람들이나 동물들이나 겨우내 먹을 양식을 모아두어야 하는 계절인 것이다. 누런 벼이삭이 펼쳐진 들녘이나 껍질을 돌돌 깎아 꼬챙이에 꿰어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주황색 감들... 한 줄 얻어 왔으면~ (큰 아이가 곶감을 좋아한다.^^*) 이 그림책에는 우리네 겨우내 양식이었던 김장 담그는 모습까지, 농촌의 바쁜 가을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하루 일이 피곤한 듯 마루는 잠이 들었지만, '부엉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할머니 곁에 앉아 옛날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솔솔 풍겨 나올 듯한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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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2-06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구병님이 이런 책도 쓰셨군요... 조금만 지나면 우리 애들은 농촌에 대해 다 잊게 되겠지요. 그림책으로라도 배우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영엄마 2004-12-0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구병님은 책 감수도 많이 하시는 이름 많이 알려지신 분인데 님도 아시는 분이신가 봐요. 그나저나 정말 이젠 우리가 자랄 때 볼 수 있었던 농촌 풍경은 그림책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골도 이젠 개량주택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니..
 
거미줄 미래그림책 31
후지카와 히데유키 그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글, 길지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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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극락...  머리에 황금빛 후광을 두른 부처님이 거니는 연못은 좋은 향기를 머금고 하얀구슬처럼 빛나는 연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피로 가득 차고 바늘산이 떠오르는 연못이 자리잡은 지옥 밑바닥이라니, 참으로 대조적인 풍경이다. 피연못에 빠진 사람들의 얼굴에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한 상태의 표정만이 남아 있다. 표지에 그려진 한 남자, 온갖 나쁜 짓을 일삼던 칸다타라는 사람이 지옥에 가게 된 것은 사필귀정일 것이다. 부처님은 칸다타가 딱 한 번이긴 하나 거미를 밟아 죽이지 않은 선행을 행한 적이 있음을 떠올리시고 극락거미-어쩌면 칸다타가 살려주었을지도 모를-의 거미줄을 지옥으로 내려 보내신다. 
 
 가끔 교회 전도하시는 분이 아이에게 천국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는 과연 하늘나라에 천국이란 곳이 있느냐고 궁금해 하더니, 이 책을 보고는 '지옥'이라는 것이 진짜로 있는 곳인지 궁금해 했다. 천국, 극락, 지옥 등은 종교적인 교리에서 파생된 것이라 있다, 없다를 분명히 규정짓기는 어려운 일이고 자신의 믿음에 따라 이야기 해 줄 수 밖에 없다.  아이도 외국 그림책을 통해 '하나님'이나 '예수'등의 기독교적인 인물은 접한 적이 있지만 '부처님'은  처음으로 접하고 '극락'이라는 표현은 처음 보는지라 아이는 무슨 뜻인지 궁금해 했다. 아이에게 종교적인 교리의 바탕이나 지식이 없어서인지 연꽃이 흐드러지게 핀 연못의 풍경으로 극락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는 못하고 있나 보다. 

  칸다타는 거미줄을 타고 끝이 보이지 않는 극락을 향해 열심히 올라가고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어리지만 곧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만다. 자신의 뒤를 이어 약하디 약해 보이는 거미줄을 타고 올라오는.무수한 사람들. 칸다타는 이 생명줄이 오직 자신의 것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그는 몰랐던 것이다. 그 거미줄이 어떤 것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인지를....  이 책은 지옥이라는 특성때문에 그림중에 무섭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를 꺼려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통해 하찮은 생명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들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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