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나무의 전설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6
존 패트릭 루이스 지음, 크리스 쉬밴 그림 / 마루벌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음.. 이 책은 포토 리뷰를 올려보려고 했는데 사진 찍는 실력이 바닥 수준이라 도저히 안되서 포기하고 글로 쓰련다. 제목에 '전설'이 들어가니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임을 짐작하실터인데, 오하이오 주 쉐그린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은단풍나무에 얽힌, 구두장이 할머니 수잔나 드클레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림에서 보통 어른 키의 세 배는 됨직한 할머니를 보고 있으려니 문득 '혹시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가 늙어서 그 할머니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찾아서 보니 안젤리카는 테네시 주에서 태어났다니, 살았던 동네가 다른 모양이다..^^;;

- 할머니의 키를 언급할 때 '여섯 자 여덟 치라나 여덟 자 여섯 치라나.'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치'라는 길이 단위를 모르면 몇 cm 정도나 되는지 어림잡을 수가 없다. 하긴 길이에 대한 개념을 습득하고 있지 않은 유아들에게 몇 cm라고 한들, 그 숫자가 길이를 짐작할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할머니가 이층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이나, 뒷 장의 구름위로 손을 뻗고 있는 그림이 글을 보완해 주는 것으로 여겨야 할 듯... 할머니의 마차를 끄는 말, 커다란 야생마 포포도 장난 아니게 크다.  그 주인에 그 말이라~

"구두가 우리들을 넓은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해 주는 거야. 그러니 우리들은 세상에서 걸어 나오기 전에 어떻게든 구두를 돌려 줘야 하는 거란다."
라는 말을 들려주시곤 하며, 구두 주인의 평생만큼이나 오래가는 구두를 만드는 할머니는 여섯 달에 한번씩 들리는 쉐그린 마을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보고 싶은 존재이다. 그런데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는 레기라는 아이가 나타났다. 거울과 머리빗이 가장 친한 친구라는-딱 감이 오지 않는가?-  중간 가르마에 양 쪽 머리 끝이 위로 삐쳐 올라간 이 아이의 잘난 척~ 하는 모습을 한 번 떠올려 보시길~ 백화점표 특제 구두가 최고라고 말하며 할머니와 내기를 하겠다는 이 버릇없는 녀석을 뒤로 하고 할머니는 한 해의 절반의 걸리는 길을 다시 나선다. 마차를 타고 여행을 하며 대부분의 밤을 숲 속에서 혼자 보내는 할머니의 삶은 외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숲 속에서 동물들을 벗삼아 구두를 만드는 모습은 무척이나 고즈넉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할머니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점차 약해지는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졌다. 머물고 있던 마을의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할머니는 아프고 지친 몸으로 눈길이 헤치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행길에 오른다. 쉐그린 마을 아이들과의 약속을 위해서... 아이들이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은단풍나무에 다달았을 때 아이들은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여러 종류의 신발들이 매달려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말편자 네 개와 커다란 여자 부츠도 한 켤레도 함께... 할머니는 자신이 들려주곤 했던 말처럼 세상에서 걸어 나가시기 전에 구두를 돌려주신 것이다. 은단풍나무의 나무 가지마다 신발이 매달려 있는 장면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나뭇가지 가득히 노란 손수건을 달아 놓았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 얼마나 가슴이 저릿했을까...

 이 책을 보고 난 아이들은 책 속에 나오는 구두가 매달려 있는 나무가 진짜 있느냐며 보러 가고 싶다고 한다. 정말 쉐그린 마을에 가면 그 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일까? 혹시 그 곳을 여행하게 되시는 분이 계시다면 신발나무를 한 번 찾아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딸아이에게 꼭 접해주고 싶은 책을 꼽아 둔 리스트가 있는데 이 책을 거기에 추가하려고 한다. 가장 힘세고 위대한 평원의 여인, 수잔나 드클레어 할머니와 야생마 포포를 기리며....(이 책을 보면서 위에 언급한 안젤리카와 함께 <마고 할미>가 생각났었는데 아랫분의 리뷰에도 비슷한 말이 언급되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틀이를 찾아 줘 국민서관 그림동화 52
마이클 그레니엣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먼저, 내용 속으로 들어가 보면, 과연 나무가지 위에서 무슨 일이 생긴걸까? 꿈틀이가 무슨 일로, 그리고 과연 어디로 가버린걸까? 동그란~ 눈에, 초록~몸뚱이, 더듬이 한 쌍을 오똑 세운 모습이 깜찍하게-무..물론 실제 애벌레가 그렇다는 건 아님.^^;- 생긴 꿈틀이가 잠자리를 찾던 중에 발견한 것은 커다란 나무에 달린 길쭉한 나뭇가지~. 그 위에서 몸뚱이를 있는대로 늘인 듯한 편안한 모습으로 잠이 들려던 차에, 나뭇가지 위에서 함께 잠을 자거나 쉬기를 요청하면서 차례로 나타나는 여러 곤충들이 있었으니... 거미(참고로, 거미는 곤충이 아님~ ^^*),메뚜기, 무당벌레, 나비 등등..  

 처음에 나뭇가지 위에 몸을 늘였트렸을 때만 해도 어른 손뼘 길이 두 배는 될 듯하던 꿈틀이가 곤충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음, 역시 애벌레는 신축성이 좋아~^^;; 그러나 꿈틀이가 아무리 신축성이 좋다고 해도 기본적인 공간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자신이 있을 자리가 자꾸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씨 좋은 꿈틀이는 고사하는 법 없이 꿈틀 꿈틀 꿈틀 움직여서 계속 자리를 양보해 준다. 이걸 보면서 반성을 좀 했다. 가끔 아이들이 우리방에서 엄마, 아빠와 자고 싶다고 조르는데 아이들이 이부자리에 떡~하니 누워버리면 남편은 누울 자리가 좁다고 투덜투덜~, 나는 바닥에서 자게 생겼다며 궁시렁~ 궁시렁~.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이 한껏 배를 집어넣고 이왕이면 날렵하게 살도 좀 빼는 것인데 그것은 요원한 일이고, 양보의 미덕을 알고 있는 내가 좀 더 날씬해지는 수밖에...^^;;  

 다들 친절한 금자씨, 아니 꿈틀이 꿈을 꾸며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꿈틀이가 안 보인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책 속에 포함되어 있는 꿈틀이를 찾는 포스터인 것이다. (음, 포스터가 앞으로도 쭉~ 이 그림책 속에 포함되어 있어야 이 리뷰가 유효할텐데...) 우리집 옷장에도 이 포스터가 떡~ 하니 붙어 있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우리집에 혹시 꿈틀이가 찾아오지 않았을까?' 하며 아이들이 꿈틀이를 찾아보자고 한다. 침대 밑에도 한 번 들여다 보고, 빨랫줄도 한 번 쳐다 보고...^^ 나도 가끔 그 포스터를 보곤 하는데, 실제로는 애벌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책이나 포스터 속에 존재하는 꿈틀이는 귀여워 보인다.
 
 분명 꿈틀이는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 남몰래 선행을 베풀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사라지는 좋은 분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계시지 않는가. 아이에게  착한 일을 하고 모두가 잠든 밤에 사라진 꿈틀이처럼 좋은 사람들이 계시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졌다. 누구는 기회다 싶으면 몇 천, 몇 십억씩 자기 손아귀에 움켜쥐고 껄껄거릴 때, 본인은 안 먹고 안 사입어가면서 힘들게 일해 모은 몇 백, 몇 천만원을 세상에 환원하고 가는 분들이 계시다. 그렇게 남을 배려할 줄 하는 꿈틀이 같은 존재가 있음으로 해서 이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함을 잃지 않는 것이리라.. 우리 한 번 크게 눈을 뜨고 주위에 꿈틀이를 찾아 보자! 그리고 우리 자신이 꿈틀이 같은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 잠깐 그림에 대해 언급하자면, 테두리가 굵은 선으로 이루어진 큼지막한 그림들이 눈길을 끄는데, 한 쪽에 그려진 거무스름한 나무와 나뭇가지가 가로 한쪽 면과 중앙을 가로지르는 장면들은 그림이 조금 어두워 보이는 면이 있다. 배경 그림에서 그림마다 위치가 달라지는 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해와 색색의 구름을 부직포 같은 천으로 만든 모양인데 처음에는 솜사탕 느낌이 들어서 한 입 떼어 먹고 싶었다(색소가 많이 들었겠지? 뭐 이런 생각을 해가며..^^;;). 나뭇가지 위에 자리한 거미와 여러 곤충들이 졸려서 반쯤 눈이 감겨 있는 장면이 인상에 남는데,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한 밤에 다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잠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꿈틀이와 함께 이 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귀여워~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5-05-2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또 우리집 예린이가 좋아할 분위기의 그림책 발견!
감사 감사

아영엄마 2005-05-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말씀을요. 아이가 좋아할만한 책이었으면 좋겠네요. (3-4세 정도면 좋아할 것 같아요.)
 
허리케인 미래그림책 33
데이비드 위스너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날리기 좋아하는(^^;;) 데이비드 위스너가 이번엔 무엇을 날렸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뭔가를 날리긴 하는데 이번 것은 현실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광경으로, 허리케인이 몰고 온 강렬한 바람에 날려 빗방울은 사선으로 떨어져 내리고 약한 가지가 부러져나가고 나뭇잎들은 사정없이 흔들리다 바람에 날려간다.  허리케인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바람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거대한 바람과 비를 몰고 오는 태풍이 몇차례 상륙하곤 한다. "태풍"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엄마가 가끔 들려주시던, 59년에 몰아닥친 사라호 태풍이 생각나는데, 엄마가 말씀하시길 그 때는 동네 곳곳이 물에 잠기고 돼지 같은 가축들이 정말 냇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도 했다고 한다.(참고로 사라호 태풍의 최대 중심 풍속은 초속 85m, 평균 초속 45m의 강풍을 동반했었음)

 이 책에서 허리케인이 불어 닥쳐서 가족 모두 집안에 머물고 있던 중 동생이 형에게 바람이 고양이 한니발을 날릴 만큼 세게 불지 묻는다. 그러자 형이 "시속 몇 Km"라는 표현을 써서 대답해 주는데 솔직히 그것으로는 아이들이 바람의 세기를 확연히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책에 나오는 시속80km 정도면 고양이가 날려갈 정도가 되지는 않을 것 같고, 같은 회오리바람의 한 종류인 토네이도(시속300~500km)라면 정말 날려가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와 집을 날려버린 것도 토네이도였다. 풍속이 초속 30m정도면 건물이 부서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힌다고 한다니, 데이빗과 조지네 마당의 커다란 나무가 뿌리를 드러내고 마당에 널브러진 것도 그 정도로 강한 바람이 몰아닥쳐서인 모양이다. 정전 사태까지 일어나서 두 형제는 침대 위에서 비상등을 켜놓고 대화를 나누는데 그 모습을 보니 밤에 큰 손전등을 켜놓고 속닥거리곤 하는 우리 집 두 딸아이의 모습이 생각난다. ^^

 태풍이 불어 닥치면서 생긴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되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우선 고양이가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바람막이 덧문 앞에 앉아 있는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마시길~ 덧문에 테이프들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눈과 입이 있는 얼굴 모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리고 데이비드 위스너가 환상을 펼쳐 보일 공간으로 선택한 것은 뿌리째 뽑혀 쓰러져 버린 나무이다. "잠자는 거인" 같이 마당에 누워 있는 나무를 보며 데이빗은 정글놀이를 하자고 제안하고, 형제는 용감하게 정글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 쓰러진 나무의 한 편에서는 고양이가 발을 핥고 있는 현실의 세계가 존재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형제가 만들어 낸 정글의 세계, 즉 판타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거대한 코끼리와 무시무시한 표범이 등장하는 정글과 엄청난 크기의 문어와 해적이 등장하는 바다,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요상하게 생긴 외계인이 땅 속에서 솟아나오는 우주공간 등, 자신들이 구축한 상상의 세계에서 두 아이는 정말 신나게 논다. 왜 안 그렇겠는가, 그 공간 속에서는 이들 형제가 무적인 것을!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무가 이웃집 마당으로 쓰러진 탓에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는 둘만의 공간은 치워져야 할 운명이었던 것이다. 상상을 펼쳐가며 즐겁게 놀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 주던 나무가 아무런 통보도 없이 조각조각 잘려 나가버리다니, 그것을 지켜보는 아이들은 얼마나 상심이 크겠는가... 전기톱으로 잘려져 한 쪽에 쌓인 나뭇조각들이 산산히 부서진 형제의 마음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 이제 형제는 또 다른 폭풍이 불어 닥치기를, 그리고 하나 남은 큰 나무가 이번에는 자기 집 마당에 쓰러지기를 소망한다. 그들만의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섣부른 해석인지도 모르겠으나 고양이는 아이들이 펼치는 판타지와 현실을 가로지르는 경계선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늘 아이들 곁에 함께 머무르는 고양이는 형제가 여러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동안 그 세계에 진입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고양이에게도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니 마지막 장면의 묘미를 놓치지 마시길~ 또 한 가지, 신기한 스쿨버스 7권인 <허리케인에 휘말리다>편에 허리케인의 바람 속도나 허리케인의 눈에 바람이 불지 않는지 등의 다양한 지식이 나와 있으니 이 책과 함께 곁들이면 좋을 듯 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보 2005-05-20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 몇일전에 샀는데,,

아영엄마 2005-05-2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은 저보다 더 아이책을 더 많이 사주시는 것 같아요. ^^
 
중요한 사실 보림 창작 그림책
최재은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최재숙 옮김 / 보림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란 거야. 어떤 사물에 대한 여러가지 사실도 발견할 수 있고, 한 가지에서 백가지 이야기를 끌어 낼 수 있으며, 그림 속에서 동화속 주인공들도 찾을 수 있어. 하지만 이 책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란 거야.

표지부터 근사한 리본으로 포장된 이 책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 글을 썼다.<별이 좋아>에 이어 이 책도 우리나라 사람이 그렸다는 것이 특색 있게 여겨진다. 우리나라 출판 수준이 한 단계 성장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 이 책을 본 후에는 특정 사물이 눈에 들어오면 중요한 사실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고, 아이들도 종종 XX에 대한 중요한 사실은~ 하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속지를 한 장 넘기면 글쓴이/그린이/옮긴이에 대한 소개글이 나오는데 그걸 읽으면서 '여기에도 그 문구를 이용했네~'하며 살짝 웃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첫 장에서는 숟가락의 용도나 여러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숟가락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사물에 대한 중요한 사실들을 보면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들도 짚어주고 있으며, 꼭 본문에 나온 것만 읽고 지나치지 않고 또 다른 중요한 사실들을 이야기 해 볼 수 있다. 그림을 살펴보면 세 개의 숟가락에 시선이 집중되었다가 창 밖을 보면 곰 세 마리가 놀고 있는데, 페이지를 넘겨보고서야 앞 장의 그림과 다음 장의 그림이 연계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데이지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회중시계와 책이 그 곳에 펼쳐져 있는 그림은 내가 예전에 취미로 모으곤 하던 예쁜 편지지 그림과 비슷한 인상을 풍겨서인지 마음에 쏙 든다.

 풀에 관한 중요한 사실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노란 장화를 신고 노란 우산을 든 아이와 함께 이번엔 아기 돼지 세 마리와가 늑대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로 가려 있는 앞쪽을 보니 집에 한 채 얼핏 보이고~ 그런데 그 곳은 또 다른 세상인 듯, 하얀 눈이 세상을 가득 메우고 있고 그 집안의 창문으로 보이는 것은 초록빛 들판이다. 눈, 사과, 바람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동안 그림은 현실을 벗어나 있다는 점에 이 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바로 책을 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거울(역할을 하는 종이이지만...)"이 있다. 작은 아이는 이 부분을 보면서 자기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걸 신기하고 재미있게 여기며 자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엄마도 비춰보고, 언니도 비춰 보느라 부산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러 액자 속의 그림들이 책의 어떤 장면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다. 초판본의 보너스인 책 뒷부분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금빛 봉투 속에는 이 책의 영문판을 소책자로 제작하여 넣어두었다. 이 책이 선물이라면 이 봉투와 소책자는 그 선물에 든 카드라고나 할까~ 책에 나온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주제를 정해서 아이와 엄마, 아빠가 중요한 사실에 대해 교대로 이야기 해보면 좋을 듯~. 이런 놀이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던 사물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 보는 것도 커다란 수확이 될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05-1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같은 리뷰가 이리 다르다니... 철푸덕...

아영엄마 2005-05-1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물만두님은 왜 맨날 철푸덕~ 거리신대요! 엉덩이도 부실한 분이...^^;;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아잉~ 고마워요! ^^*

물만두 2005-05-19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그럼 훌쩍이리까 ㅠ.ㅠ;;;

아영엄마 2005-05-1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제가 어찌 님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겠습니까! 제가 웁지요. 엉엉...ㅠㅠ
 
세상을 바꾼 해상시계 -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다섯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5
케빈 호크스 그림, 캐스린 래스키 글, 이한음 옮김 / 마루벌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항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보니-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겠지만..^^;;- "해상시계"라는 것이 있다는데, 과연 이것이 무엇에 쓰는-또는 어떻게- 물건인고~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무튼 그 시기에 일반 시계를 가지고 배를 타고 간다고 해서 해상시계가 되는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농담삼아 이야기했지만 이 "해상시계"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게 된다면 그것을 발명한 사람에게 존경심을 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 책에 나오는 그림으로 접하는 H5는 꼭 회중시계처럼 생겼는데 솔직히 해상시계가 일반 시계와 어떤 점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출렁이는 해상의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여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인 듯..^^;;

 이 책은 1707년에 발생했던, 배의 위치를 측정할 방법이 없었던 때라 배가 폭풍우와 안개로 인해 길을 잃는 바람에 거의 이천여명이 수장되고 만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바다에서 배의 위치를 알려면 위도와 경도를 알아야 하는데, 배가 떠나온 항구에서 그 위치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을 알아야 경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음.. 나로서는 금방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음..^^;;- 문제는 그 시대에는 정확한 시계가 없었다는 것! 국가적인 문제이다 보니 나라에서 이만파운드(지금 우리나라돈으로 최소한 140억원이랜다.. @@;;)의 상금을 내걸기까지 했단다.

 사람들이 내놓은 여러 해결책 이야기를 넘어서 마침내 조우한 인물이 바로 해상시계를 발명한 "존 해리슨"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시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경도 문제를 해결할 시계를 만드는 일에도 도전을 한다. 그러나... 그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은 것은 다름아닌 편견이었다. 시골뜨기 목수이자 시계장이... 소위 명망있는 경도심사국 위원들은 존 해리슨을 그렇게 밖에 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존 해리슨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고, 그가 얼마나 오랜 세월에 걸쳐 해상시계를 개발하고 인정받기 위해 애썼는지 접할 수 있었다. "그가 인내심을 갖고 자신의 일에 헌신했다는 사실에 존경심을 표"한다는 캐스린 래스키(이 책의 저자)의 글에 나 또한 공감하는 바이다.

 참고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항해의 역사를 바꿔놓은 해상 시계>도 같은 인물을 다룬 책으로, 두 책을 비교해 보았는데 얼마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글의 내용 수준이나 분량, 삽화/그림 등을 고려해 볼 때 본 책의 대상연령은 2학년 이상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고, 다른 출판사의 책은 3-4학년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번역 문체에도 차이를 보이는데 본 책은 '~습니다'형의 서술형체이고, 타출판사의 책은 '~어요'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어체 형식이다. 내용면에서도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는데 타 출판사책이 좀 더 존해리슨이라는 인물 위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 책은 옮긴이의 말에 1707년에 발생한 일을 언급하고 있는데  1,647명이라는 좀 더 분명한 숫자를 제시하고 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5-14 0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5-05-14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잊고 있었는데 수정하려고 보니 점검시간이 된 걸 알고 하마트면 날릴 뻔 했네.. 했습니다. ^^

아름다운 날들 2005-05-1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저는 주니어 김영사의 해상시계를 읽혔는데 그다지 고학년용이란 생각이 들지 않던데????
그리고 그책에선 우리나라돈으로 약 12억이라고 되어있던데 그것도 다르네요.
우찌된 일인지요?
마루벌책도 참 좋아하는데 이책도 사서 비교하며 읽혀 보면 좋을런지 아님 같은 책 두권을 사긴 좀 아까운지 의견을 좀 주세요.
전 주니어김영사의 책도 참 좋았답니다.
그래서 북오딧세이를 한번 접해볼까해요.
혹시 보신책있으시면 추천도 좀 부탁드리구요.
늘 도움만 받는 것 같아 죄송시럽구만유.^.-

아영엄마 2005-05-15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현규 엄마님, 3학년부터니까 그다지 고학년은 아닌 것 같은데..^^;(김영사 책의 정보 검색해보시면 5-6학년 도서로 분류되어 있던걸요) 경도 같은 단어를 비롯한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연령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적었어요.
그나저나 두 책의 금액에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구요. 어느 쪽이 맞는 것인지.. 양쪽 출판사에 문의를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북오딧세이는 개인적으로 저나 아이들도 좋아하는데 책마다 적정 연령에 많은 차이를 보이더군요. 님의 서재에 글 남길께요...


아름다운 날들 2005-05-1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고학년용만 있는 줄 알았어요.
일부러 이미지까지 걸어 주시고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근데요,<지식과 정보를 주는 북 오딧세이> 검색해 보면 달랑 몇 권밖에 안 나오던데 전체 목록을 보려면 어떻게 하죠?

아영엄마 2005-05-1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오딧세이로 검색하면 거의 안 나오더군요. (주니어)김영사 홈페이지에 가서 살펴보심이 어떨까요?

아름다운 날들 2005-05-1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