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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이를 찾아 줘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52
마이클 그레니엣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먼저, 내용 속으로 들어가 보면, 과연 나무가지 위에서 무슨 일이 생긴걸까? 꿈틀이가 무슨 일로, 그리고 과연 어디로 가버린걸까? 동그란~ 눈에, 초록~몸뚱이, 더듬이 한 쌍을 오똑 세운 모습이 깜찍하게-무..물론 실제 애벌레가 그렇다는 건 아님.^^;- 생긴 꿈틀이가 잠자리를 찾던 중에 발견한 것은 커다란 나무에 달린 길쭉한 나뭇가지~. 그 위에서 몸뚱이를 있는대로 늘인 듯한 편안한 모습으로 잠이 들려던 차에, 나뭇가지 위에서 함께 잠을 자거나 쉬기를 요청하면서 차례로 나타나는 여러 곤충들이 있었으니... 거미(참고로, 거미는 곤충이 아님~ ^^*),메뚜기, 무당벌레, 나비 등등..
처음에 나뭇가지 위에 몸을 늘였트렸을 때만 해도 어른 손뼘 길이 두 배는 될 듯하던 꿈틀이가 곤충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음, 역시 애벌레는 신축성이 좋아~^^;; 그러나 꿈틀이가 아무리 신축성이 좋다고 해도 기본적인 공간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자신이 있을 자리가 자꾸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씨 좋은 꿈틀이는 고사하는 법 없이 꿈틀 꿈틀 꿈틀 움직여서 계속 자리를 양보해 준다. 이걸 보면서 반성을 좀 했다. 가끔 아이들이 우리방에서 엄마, 아빠와 자고 싶다고 조르는데 아이들이 이부자리에 떡~하니 누워버리면 남편은 누울 자리가 좁다고 투덜투덜~, 나는 바닥에서 자게 생겼다며 궁시렁~ 궁시렁~.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이 한껏 배를 집어넣고 이왕이면 날렵하게 살도 좀 빼는 것인데 그것은 요원한 일이고, 양보의 미덕을 알고 있는 내가 좀 더 날씬해지는 수밖에...^^;;
다들 친절한 금자씨, 아니 꿈틀이 꿈을 꾸며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꿈틀이가 안 보인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책 속에 포함되어 있는 꿈틀이를 찾는 포스터인 것이다. (음, 포스터가 앞으로도 쭉~ 이 그림책 속에 포함되어 있어야 이 리뷰가 유효할텐데...) 우리집 옷장에도 이 포스터가 떡~ 하니 붙어 있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우리집에 혹시 꿈틀이가 찾아오지 않았을까?' 하며 아이들이 꿈틀이를 찾아보자고 한다. 침대 밑에도 한 번 들여다 보고, 빨랫줄도 한 번 쳐다 보고...^^ 나도 가끔 그 포스터를 보곤 하는데, 실제로는 애벌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책이나 포스터 속에 존재하는 꿈틀이는 귀여워 보인다.
분명 꿈틀이는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 남몰래 선행을 베풀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사라지는 좋은 분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계시지 않는가. 아이에게 착한 일을 하고 모두가 잠든 밤에 사라진 꿈틀이처럼 좋은 사람들이 계시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졌다. 누구는 기회다 싶으면 몇 천, 몇 십억씩 자기 손아귀에 움켜쥐고 껄껄거릴 때, 본인은 안 먹고 안 사입어가면서 힘들게 일해 모은 몇 백, 몇 천만원을 세상에 환원하고 가는 분들이 계시다. 그렇게 남을 배려할 줄 하는 꿈틀이 같은 존재가 있음으로 해서 이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함을 잃지 않는 것이리라.. 우리 한 번 크게 눈을 뜨고 주위에 꿈틀이를 찾아 보자! 그리고 우리 자신이 꿈틀이 같은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 잠깐 그림에 대해 언급하자면, 테두리가 굵은 선으로 이루어진 큼지막한 그림들이 눈길을 끄는데, 한 쪽에 그려진 거무스름한 나무와 나뭇가지가 가로 한쪽 면과 중앙을 가로지르는 장면들은 그림이 조금 어두워 보이는 면이 있다. 배경 그림에서 그림마다 위치가 달라지는 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해와 색색의 구름을 부직포 같은 천으로 만든 모양인데 처음에는 솜사탕 느낌이 들어서 한 입 떼어 먹고 싶었다(색소가 많이 들었겠지? 뭐 이런 생각을 해가며..^^;;). 나뭇가지 위에 자리한 거미와 여러 곤충들이 졸려서 반쯤 눈이 감겨 있는 장면이 인상에 남는데,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한 밤에 다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잠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꿈틀이와 함께 이 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귀여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