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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56
로렌 차일드 지음, 고정아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로렌 차일드의 그림책은 그녀만의 장난기 넘치는 독특한 그림 스타일만으로도 보는 재미를 준다. 일전에 존 버닝햄&앤서니 브라운 원화전에 가서 그림책의 원화를 본 덕분에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나 알 수 있어서 보는 맛이 더 새롭다.- 각각의 그림을 따로 그려서 약간의 여분을 남기고 테두리를 따라오려 배경 위에 붙이는 방식- 이번 책의 주인공은 동화를 무척 재미있어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늑대는 무서운 꼬마 허브~. <빨간 모자> 이야기야 엄마가 읽어줄 때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는 책이지만 허브로서는 밤이 되어 엄마가 안방으로 건너가고 혼자 잠자리에 들게 되었을 때 같은 공간에 두고 싶지 않은 책이다. 책 속에 늑대가 나오니까~
동화책을 꼭 가지고 나가 달라고 부탁하는 아이의 "책 속에 늑대가 있잖아요."라는 말에 조용히 웃는 허브의 엄마가 참 멋지다. 나 같았으면 "너, 책 속의 늑대가 겁나서 그러지? 책 속에 있는 건데 뭐가 무서워!"라고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 그런데 어쩌나.. 정말 늑대가 나타났어요~~! 자기를 노려보는 세 개의 눈(왜 눈이 세 개일까요~ 알아맞춰보세요!)을 보게 된 허브는 꾀를 내어 위험한 순간을 모면하려고 노력한다. 동화책에서 늑대가 튀어 나온 마당에 책에서 뭔들 못 꺼내겠는가~. 모두 잠들어 있는 공주님의 생일상에서 젤리도 꺼내고, 못된 요정도 튀어나오고, 책을 흔들어 착한 요정도 꺼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착한 요정, "척 보면 알겠지만 내가 패션감각이 좀 있단다"라고 말하는 것이 꽤나 잘난 맛에 사는 경향이 있는 모양인데 그림에서 그런 티가 팍팍~ 풍긴다.
어쩌다 신데렐라는 무도회에 가보지도 못하고 밤새도록 설거지를 하게 되고, 허브는 허브대로 위험에 처해 "살려줘요!!"라고 외쳐댄다. 착한 요정은 지팡이를 휘둘러 급한 불(?)은 꺼주고 횡하니 가버리고, 허브도 나름대도 단단히 방비를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책을 보시길~ ^^ 이 책은 아무래도 '빨간 모자', '신데렐라' 등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 이야기의 묘미를 한층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 책을 다음날에도 반복해서 읽어주는 엄마도 좋고(작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자꾸 읽어달라고 한다는 것을 아는거야~), 아직도 부엌일만 열심히 하고 있을지,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해서 무도회에 갔을지 모를 신데렐라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이렇게 웃음을 전해주는 그림책이 좋아~~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