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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안녕 밖에서 안녕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6
린지 배럿 조지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는 곳도, 주변 사물도 다르지만 같은 행동을 하는 두 마리의 쥐의 모습을 책장 양쪽을 통해 함께 보여주는 색다른 그림책. 집 안과 집 밖이라는 두 개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책장 왼쪽 면에는 집쥐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오른쪽 면에는 풀숲을 돌아다니는 들쥐의 모습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두 쥐의 움직임을 주르르, 쭈르르, 폴짝, 팔짝 등과 같이 다양한 의태어로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밝고 선명한 분위기를 띤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귀여움이 묻어 나는지라 보는 내내 즐거움이 느껴진다.
집 안에 사는 쥐와 집 밖에 사는 쥐. 한 마리는 벽시계 속에서 색색~ 잠을 자고 다른 한 마리는 나무 둥지에서 콜콜~ 잠잔다. 한 마리는 벽을 타고 내려와 양탄자 위를 내달리고, 다른 한 마리는 나루를 타고 내려와 풀숲을 가로 지른다. 그리고 집 안에는 고양이, 풀 숲에는 토끼, 그리고 집쥐가 '세계의 새들'이라는 큰 책 뒤로 달려갈 때 들쥐는 큰 새 뒤로 달려간다. 공간은 대조적이지만 움직이는 모양새는 같은 이 두 쥐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이 두 쥐가 요리조리 달려가는 것을 보면 어디로 가는 것인지 호기심이 생겨서 자꾸 책장을 넘겨보게 된다. 궁금증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면서 두 마리의 쥐를 따라가다 보면 한 장소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두 쥐가 마주보며 "안녕~"하고 인사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며 미소를 짓게 된다. 그림을 보며 창문을 사이에 두고 관찰자(쥐)의 위치에 따라 집 안에서 보이는 창문 바깥쪽의 풍경과 집 밖에서 보이는 창문 안쪽의 방 안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쥐들이 거쳐 온 여러 사물과 동물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장면에서는 앞의 내용들을 하나 하나 비교해보는 맛도 있다.
집쥐와 들쥐가 처음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걸까, 하는 생각에 책을 두루 살펴보니 제목이 실린 속지에는 집쥐가 들쥐에게 딸기를 갖다 주는 장면이, 뒤표지에는 들쥐에게 초대 받아 온 듯한 집쥐의 모습이 보인다. 속표지에 이 둘이 함께 어울려 노는 여러 모습들을 그려 놓았는데 둘이 전부터 친한 사이인 듯 싶기도 하고,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친해진 뒤의 모습인 듯도 싶다. 독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려나~. 활동하는 공간은 다르지만 움직이는 모습은 같은, 귀여운 두 마리의 쥐에게 애정이 담뿍 가는 작품이다. (생쥐는 매끈한 그 꼬리만 빼면 귀엽다고 생각하는 편..^^) 문장이 짧고 글밥이 적어 영유아에게 읽어주기에도 부담이 없는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