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의 세계여행 국민서관 그림동화 84
로랑 드 브루노프 지음, 장석봉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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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 여러 나라의 의상과 인사말, 독특한 문화, 여행할 때 지켜야 할 예절 등을 간략하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 아버지인 '장 드 브루노프'가 탄생시킨 '바바' 캐릭터로 꾸준하게 그림책을 발표하고 있는 로랑 드 브루노프 의 작품. 요가도 배우고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관람하는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는 바바 가족이 이번에는 세계 여행을 떠났다. 엄마 아빠는 여행할 나라의 인사말을 가르쳐 주기 위해 외국어 시디와 책을 준비해서는 아이들에게 각국의 다양한 인삿말을 가르쳐준다. 이탈리아에서는 "본 조르노~", 독일에 가서는 "구텐 타크!", 스페인에 가서는 "부에노스 디아스!"

 바바 가족은 이탈리아에 가서 파스타도 먹고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과 포룸을 구경한다. 독일과 스페인, 러시아, 인도, 태국, 캄보디아, 멕시코, 일본 등을 돌아다니며 유명한 건축가가 세운 저택도 보고, 사원, 마추픽추 등을 방문한다. 이집트에 도착할 무렵이 되자 아이들이 지쳤는지 명소를 관람하기보다 놀고 싶어 하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강행군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관심도도 떨어지고 지칠 수 있다. 여행이든 박물관, 미술관 등을 관람할 때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외국 여행을 할  때는 그 나라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인 대화 정도는 미리 익혀서 가는 것이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여행에서 돌아온 바바 가족은 여행의 추억을 담은 슬라이드를 이웃과 감상한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도 있듯이 여행의 추억을 담은 슬라이드나 사진, 동영상은 두고두고 여행에 관한 기억을 반추해볼 수 있는 좋은 흔적이 된다. 본문 뒤에 앞서 언급된 여러 유적에 대한 간략한 소개 글을 "알고 떠나면 더 재미있는 세계의 유적"이라는 제목 하에 실어 놓았다.(이번 책에는 포스터 없음)

  여행은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접하며 견문을 넓히는 좋은 경험이다. 특히 세계 여행은 세계 곳곳의 유명한 유적지도 직접 보고 다른 문화, 다른 종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다 보면 세상을 대하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여행이 끝나 집에 돌아올 때면 익숙한 내 집의 소중함도 다시 깨닫게 되고  바바네 아이들처럼 새로운 꿈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여적 가족 여행을 못 가 본 나로서는 다른 분들이 올린 여행 사진 보면 부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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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7-0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 여행을 선뜻 떠날 수 없으니 이렇게 책으로라도 즐겨야지...
 
바람이 좋아요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2
최내경 글, 이윤희 그림 / 마루벌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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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개비는 어떤 원리로 빙글빙글 도는 걸까? 꽃잎은 무엇을 타고 흩날릴까?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움직이는 이유는? 확연하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시원하게 불어오는 그 감촉으로, 다른 사물의 움직임을 통해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는 바람. 때로는 거대한 폭풍우를 동반하여 창문을 덜컹거릴 정도로 세상을 뒤흔들어 놓기도 하지만 땀 흘려 움직인 뒤에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의 시원함과 고마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그림책은 자연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과학서는 아니지만 아이가 이야기를 하면 엄마가 말을 받는 형식의 잔잔한 대화 속에 바람이 만들어내는 자연 현상을 두루 접할 수 있다. 표지 그림에 보이는,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는 식물의 종자 중에서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민들레 씨앗. 어렸을 때 한 번쯤은 길 가다 민들레 씨앗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 훅~ 불어본 적이 있을 게다. 입으로 훅~ 불러 날리는 재미, 바람결에 실려 멀리 멀리~ 퍼져서 날아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인지 어른이 되어서도 민들레 씨앗을 발견하면 아이처럼 훅~ 불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바람이 실려 눈처럼 흩어지는 꽃잎, 살랑살랑 떨어지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는 단풍잎,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는 민들레 씨앗, 그리고 땅과 놀고 싶어 파도가 되어 밀려오는 바다.... 이처럼 자연을 역동적이면서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만든 연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빨래가 잘 마르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바람. 아이와 엄마의 대화는 늘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면서 일상을 함께 하는 자연의 한 요소를 일깨워 주고 있다. 마지막 장은 동음이의어를 이용하는 감각적인 문장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엄마는 그림 속에 드러나지 않지만 글을 통해 정답게 대화를 이어가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살포시 그려진다. 아이에게 지식을 주입하려는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엄마 혼자 열심히 설명하는 것으로 끝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책에서처럼 대화를 통해 아이를 일깨워주고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책의 전반적인 느낌을 적자면, 타자로 친 듯한 본문 글씨체도 깔끔하게 보이고, 캔버스의 느낌을 적절하게 살린 파스텔 톤의 화풍이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내용과 잘 어우러져 차분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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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7-02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 보고, 책 미리보기하고 왔어요.
표지도 근사하고 본문의 그림도 근사해 보이네요. 찜해둡니다. ^^

아영엄마 2008-07-03 14:34   좋아요 0 | URL
전반적으로 색감이 약간 어두운 편-그래서 차분한 느낌을 풍기는 것이겠지만- 이죠? 늘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서점 나가실 있으면 한 번 직접 보시어요. ^^
 
알록달록 애벌레 뜨인돌 그림책 4
레베카 엘리엇 글.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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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을 익히는 연령대의 유아들이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보드북 형식의 그림책. 두꺼운 보드지 양 쪽 책장 2/3 지점을 긴 직사각형 형태로 뚫어 놓고 애벌레 그림이 그려진 비닐 띠를 양쪽에 걸쳐 놓은 구성이 이색적이다. 비닐 띠의 애벌레 그림에는 동그라미 10개를 투명하게 비워놓았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동그라미에 색이 하나씩 채워지는 형식이다. (비닐 띠를 살짝 들어서 보니 아래쪽에 애벌레가 먹는 것들을 그려 놓음.) 

 배고픈 애벌레가 까만 딸기를 먹자 애벌레 몸에 까만색 점이 생긴다. (아이들이 까만 딸기도 있냐고 하기에 인터넷에서 블랙 베리[blackberry]를 검색해서 보여 줌) 하얀 버섯을 꿀꺽~하면 하얀색 점이 생기고, 흰 버섯과 검은 딸기를 함께 먹었더니 회색 점이 생겨난다.  빨간 사과도 먹고, 노란 레몬에 이어 노란 바나나와 빨간 앵두를 함께 먹기도 한다. 색이 있는 과일이나 꽃을 먹을 때마다 애벌레의 몸에 비워져 있는 투명한 동그라미 하나하나가 색으로 채워져 간다. 

 애벌레와 동그란 구멍, 색을 다루고 있는 점이 유사해서인지 책을 보자마자 에릭 칼의 <배고픈 애벌레>이 연상되었다. 과일 그림에 직접 동그랗게 구멍을 뚫어놓은 <배고픈 애벌레>는 숫자 개념과 다양한 음식 이름을 다루고 있는 반면 이 그림책은 색 이름과 두 개의 색이 혼합되어 새로운 색이 되는 점을 다루는 것으로 차별화 하였다. 등장하는 곤충들도 귀엽게 묘사하였고, 화풍이나 색감이 선명하면서도 아기자기하여 유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지막 장면은 몸의 점들이 사라진 애벌레로 남는데 이 그림을 보며 아이와 함께 무슨 색, 무슨 과일(혹은 꽃)을 먹었는지 순서대로 맞춰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혹은 새로운 음식을 생각해내 동그라미에 색을 하나씩 채워 넣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거나 직접 과일, 음식 등의 그림을 작게 그려 비닐 띠 밑으로 넣어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  비닐 띠가 양쪽으로 팽팽하게 고정되어 있다 보니 책장을 넘길 때 약간 뻑뻑한 감이 있다. 책을 완전히 펼쳐 놓은 상태에서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으므로 양쪽 책표지를 잡고 안쪽으로 모아 약간 각도를 주어서 책장을 넘겨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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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너머 할미꽃 우리나라 그림책 4
이상교 지음, 김수경 그림 / 봄봄출판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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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기며 꽃이 흰털로 뒤덮여 있고 꽃대가 구부정한 모습이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센, 허리 굽은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할미꽃. 할미꽃에는 추운 겨울날 그리워하던 딸(혹은 손녀)을 찾아 가다 죽은 할머니의 넋이 꽃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 이 그림책은 막내딸을 찾아 가다 고갯마루에서 숨을 거둔 홀어머니가 이듬해 봄, 무덤가에 꽃으로 피어났다는 애닲은 할미꽃의 사연을 그리고 있다. 그림은 한지 느낌을 살린 부드러운 화풍으로 한지를 이용해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을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본문에 유사한 대사나 형식이 세 번 반복되거나 의성어, 의태어 등을 풍성하게 사용하여 옛이야기의 느낌을 살렸다. 

 바느질 솜씨가 뛰어난 큰 딸과 음식 솜씨가 뛰어난 작은 딸, 별 재간 없는 막내, 이 마음씨 착한 세 딸은 "이 다음에 어머니는 제가 꼭 모실게요."라고 말하지만 딸들이 시집가게 되자 어머니는 자기 걱정일랑 말고 잘 지내라고 당부를 한다. 자식 셋을 홀몸으로 키워야 하는 어머니의 고단함이 얼마나 깊겠는가마는 어머니는 세 딸이 어여쁘게 자라는 것을 기쁨으로 삼고 하나라도 더 해주기 위해 밤낮으로 애를 쓴다. 나도 이제 어미가 되어서일까, 자식이 보고 싶어도 내색하지 않고 그리워하는 부모의 마음, 큰딸과 작은딸을 찾아갔다가 대문 앞에서 돌아서면서도 딸들을 탓하지 않았을 어머니의 마음이 먼저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할미꽃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때면 늘 마음 한 구석이 뜨끔해진다. 이 그림책 속의 두 딸은 시댁 제사라서, 시누이가 몸 풀러 와서 라며 친정어머니를 문간에서 돌려보낸다. 나 역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되자 내 가족과 시댁 식구, 시댁 일을 먼저 챙기다 보니 친정 부모님은 뒷전이 되어 버리곤 했었다. 명절이며 생신 때도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 한 통 거는 것으로 끝낼 때가 많았다. '다음에는..., 내년에는...' 하며 한 해 두 해 미루다 결국 두 분 다 돌아가신 후에야 왜 좀 더 일찍 챙겨드리고, 살피지 못했나, 뒤늦은 후회를 하며 산다. 

 
꽃에 얽힌 전설은 그 이야기 속에 꽃이 피는 시기를 비롯하여 꽃의 색깔과 형태, 특징이나 분위기, 꽃말 등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러 꽃에 관한 전설을 담은 동화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애잔하고 슬픈 내용도 있지만 다양한 일화를 접할 수 있어 옛이야기만큼이나 재미있다. (꽃에 관한 전설은 인터넷 상에도 많이 올라와 있으니 읽어보고 아이에게 들려주면 재미있어 할 듯.)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말을 달고 사는 우리 집 작은 아이는 책 속의 세 딸처럼 "이 다음에 꼭 엄마를 모시고 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데 정말 그리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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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모두가 친구 7
코키루니카 글.그림, 김은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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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거슬리고 보기 싫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나를 힘들게 하고 귀찮게 하는 것들을 몽땅 쓸어 담아 버릴 수 있는 통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가 등장하는 이 그림책은 바로 그런 심정을 잘 담아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왼쪽 책장에는 본문 글을, 오른쪽 책장에는 그림이 배치된 구도로, 만화적인 화풍의 흑백 펜화 그림 속에 등장하는 마법상자는 금색을 입혀 두드러지게 해놓았다. 제10회 싱푸샤 그림책 콘테스트 금상 수상작. 

 소년은 이웃집에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짜증이 나고, 동생이 달라붙어 귀찮게 하고, 엄마에게 혼이 나고, 선생님께 야단을 맞는 등 악재가 겹친 날 어떤 상자를 줍게 된다. 싫어하는 건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소년이 먹기 싫어하는 생선구이도 삼켜 버리고, 시끄러운 소리, 선생님과 자신을 우습게 보는 친구들, 거기다 동생과 엄마도 삼켜버리고 만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은 삼켜버리다니, 굉장한 상자이지 않은가~. 

 뭐라 하는 이 하나 없고, 거치적거리는 것 없이 아이는 자유를 만끽한다. 가끔 만사가 귀찮아-아이들까지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자유도 며칠 정도나 좋지, 실제로 내 생활에서 사라져 버린다면 책 속의 소년처럼 스스로를 자책하게 될 것 같다. 소년은 싫어하던 것들이 사라져 버려서 좋을 것 같아도 막상 그런 상황이 되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눈물을 흘리며 모두 돌려달라고, "난 내가 싫어"라고 말하자 마법 상자는 아이까지 삼켜버리고 만다. 아이의 말에 마법 상자가 삼킨 것들을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고 상자 속에서 조우하게 만든 점이 이색적이다. 

   우리 아이들은 만약 그런 상자가 있다면 무엇부터 집어넣어 버릴까? 잔뜩 쌓여 있는 문제집, 학교 숙제, 잔소리 많은 엄마, 툭하면 다툼이 이는 언니나 동생, 술, 담배, 먹기 싫은 야채 등등 너무 너무 많을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마법 상자를 구할 수는 없을 테고, 작은 상자를 하나 준비하여 삼켜주었으면 하는 것들을 적은 종이쪽지를 넣는 형식으로 아이들이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어떨까 싶다. 상자 속에 든 쪽지를 통해 부모는 아이가 현재 싫어하는 것들을 알 수 있을 터이니 일석이조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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