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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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내가 클 때만 해도 성교육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중요성은 물론이고, 필요성도 대두되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남녀의 신체의 해부학적 지식을 배우던 시절- 여학생들은 그 페이지를 펴 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선생님도 얼른 가르치고 넘어가야 할 것처럼 서두르셨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들은 그저 나이들어서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 여기셨다. 행여 아이가 물어볼라치면 군밤으로 답을 듣기 일쑤이고, '너는 다리밑에서 주워왔다'는 등의 이러저러한 말을 뭉텅거려서 어물쩍 넘어가는 버리셨던 것이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조숙하다. 이미 대여섯살에 여성과 남성의 신체구조가 다른 것을 확실히 알고, 아기가 나오는 곳이 우리가 알던 '다리밑(교량)'가 아닌 '다리 사이'임을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교육받아서 알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고추'나 '잠지'라는 유아언어보다는 정확한 용어인 '음경', '질', '자궁'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유아들에게 명확한 지식을 전달해 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아야 할 때'가 왔다면서 여자아이는 양념과 향기로운 것들을, 남자아이는 달팽이와 강아지 꼬리를 섞어서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공룡이 가져다 주기도 하고, 붕어빵처럼 굽기도 하고, 돌밑에서, 씨앗에서, 심지어 튜브에서 아기를 짜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가 소파에 '알'을 낳았는데 그 알에서 아이들이 튀어나왔다고 말해준다.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이야기에 웃음을 터뜨리면서 엄마, 아빠에게 본격적인 성교육-아이가 어떻게 생기는 지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이 성과 관련된 질문을 할 때 부모가 당황해하거나, 설명을 기피하는 행동을 보이면 '성'이란 것이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해부학 책을 들이대고 장황하게 설명을 해 줄 필요는 없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루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할 때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아이의 생각도 들어보고 이 책과 같이 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배워나가는 것이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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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벨 이마주 4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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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와 동생 이언, 그리고 강아지 페리와 고양이 에드윈과 함께 사는 올리비아는 낮잠 자는 것도 거부할만큼 늘 엄마를 지치게 하는, 대단히 활동적인 아이이다. 그의 정열적인 모습을 한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면 빨간색만큼 어울리는 색도 없을 것 같다. 올리비아가 옷을 갈아입을 때면 드레스, 셔츠, 가방, 바지 등등 정말 많은 의상들이 등장하는데 모든 것이 빨간색이다. 선글래스에 어깨끈 달린 드레스 등을 보니패션감각이 뛰어난 아이인 것 같다.

그리고 일년 전에 엄마에게 모래성 쌓는 법을 배운 올리비에가 올 해에 만든 모래성은 정말 걸작이다.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만큼 높은 모래성-아닌 건물을 보고 아이나 저나 우와~하면서 감탄을 했다. 정말 대단한 올리비아~ 그리고는 수영복을 입고 몸을 태운 탓에 엄마가 실컷 볕을 쬐었는지 확인해 볼 무렵에는 수영복으로 가려졌던 부분만 빼고 온 몸이 발갛게 익은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 아이는 내성적인 성격인편인데도 쉴새없이 움직인다. 이 방에서 블럭을 가지고 놀다가, 인형들을 꺼내와서 놀기도 하고, 소꼽놀이랑 가방을 가져와서 유치원 놀이를 하자고 졸라대기도 한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여 나름대로 동화책을 만들고 열심히 그리고 색칠하다가도, 괴물처럼 괴성을 지르며 동생과 이 방 저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숨박꼭질을 해대는 등 정말 놀라운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 뒷수습은 엄마의 몫. 장난감 치우랴, 먹을 것 챙겨주랴, 목욕시키랴 하고 나면 정말 엄마는 늘 지칠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를 나무라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작년까지만 해도 큰아이를 너무 나무라면서 키운 것 같아서 올해에는 되도록이면 사랑을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들어올리는 것이 벅차도록 커버린 아이를 안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 것 같냐고 물어보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한다.

이 책도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구입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내게 문득 떠오른 것은-책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거리에서 수용소로 끌려가는, 흑백으로 처리된 유태인들의 무리 속에서 감독은 오직 한 아이에게만은 빨간색의 옷을 입혀 놓았다.

회색톤이 죽음을 의미한다면 그 아이의 원색의 옷은 삶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그 붉은색이 너무도 선명하게 느껴져서 그 아이만은 살아남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시체들 속에서 붉은색의 옷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수많은 유태인들의 비극적인 죽음보다 한 아이의 죽음에 더 큰 슬픔을 느꼈기에 내게는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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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아저씨의 뜨개질 벨 이마주 17
디 헉슬리 그림, 마거릿 와일드 지음, 창작집단 바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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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 의해 잘만들어진 옷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는 뜨개질을 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그러나 여자라면(남자들도) 누구나 한 번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손수 떠서 만든 목도리나 장갑, 옷을 입혀주고픈 열망에 사로잡힐 때가 있지요.
남편에게, 아이에게, 연인에게 줄 목도리나 조끼, 스웨터를 실로 뜰 때 그 한 코, 한 코에는 아내의, 엄마의, 애인의 정성이 함께 떠지는 것입니다. 옷이 완성되어 선물하였을 때 받는 이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한 밤중에도 손가락이 뻗뻗해지도록 뜨고 뜨고, 또 뜨는 것이죠...

작년 여름 아이의 옷을 뜰 때도 그 실값이면 아이 옷 두벌은 사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손으로 뜬 새하얀 원피스를 입혀주고 싶은 마음에 한 달내내 실뭉치와 바늘을 들고 뜨개교본을 보면서 씨름을 하여 옷을 완성하였답니다.
입혀보기 전에 작지는 않나, 행여 코는 빠뜨리지 않나 살펴보고, 드디어 옷 한 벌을 완성했다는 대견함과 뿌듯함을 안고 설래이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입혀볼 때의 기쁨이란... 그 설레임과 뿌듯함을 떠올릴 때면 다시 한 번 뜨개 바늘을 들고 싶은 유혹을 느끼곤 한답니다.

그런데 뜨개질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탓에 남자가 뜨개질을 한다는 것이 무척 이상하게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뜨개질을 하는 닉 아저씨가 조금은 낮설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책을 보면서 문득 임신한 아내와 함께 십자수를 뜬다하여 화제가 된 탤런트 최수종씨가 생각났습니다.

남자에게는 낮설은 바늘을 들고 한 땀 한땀 수를 놓으면서 그의 아내와 아기에게 향한 사랑을 표현했겠지요. 한 바늘이라도 틀리지 않으려고 정신을 집중하다 보면 잡념이 없어지고 그 속에는 오직 사랑만이 충만해졌으리라 믿습니다.

한편 낯선 사람일지라도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면 공통된 화재를 가졌다는 이유로 금방 친해지기도 합니다. 아마 닉아저씨와 졸리 아줌마도 뜨개질이라는 공통의 취미가 아니였다면 기차 안에서 마주보고 앉아 있다 하여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 사이였을지도 모릅니다.

매일 아침 도시로 가는 일곱시 기차를 타고 늘 같은 길을 가는 두 사람, 닉 아저씨와 아줌마는 부부는 아니지만 오랜 친구처럼, 여행길의 동반자처럼 늘 함께 뜨개질을 합니다. 닉 아저씨는 해마다 쑥쑥 자라는 스물 두명의 조카에게 줄 점퍼를, 졸리 아줌마는 동물 장난감을..한 사람은 빠진 코를 챙겨주고, 한 사람은 얽힌 실을 풀어주는 참 다정한 친구들입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부터 졸리 아줌마가 기차에 타지 않게 되고, 닉아저씨는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코을 세 개나 놓쳐버립니다. 늘 함께 뜨개질 하던 아줌마가 없으니 뜨개질마저 재미가 없어졌지요.

며칠 뒤 졸리 아줌마가 몹시 아파서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병실에 혼자 누워 있는 아줌마를 위하여 닉아저씨는 회복을 비는 위문카드나 화사한 분홍색 털실 뭉치, 코바늘을 준비하지요. 첫 코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저씨에게 분홍색 코끼리를 뜨겠다며 눈물을 터뜨리는 졸리 아줌아는 무엇보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보던 것들이 그립기만 하지요.

날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뜨개질을 하고, 다른 승객들을 살피고, 창문을 통해 지붕들, 뒷뜰, 항구의 풍경을 보던 졸리 아줌마에게는 작고 하얀 병실처럼 폐쇄된 공간이 참을 수 없이 답답해 보였을 것입니다.

기차여행을 그리워 하는 졸리 아줌마를 위하여 다시 뜨개질을 시작한 닉 아저씨가 뜬 것을 무엇일까요? 졸리 아줌마를 위하여 뜬 아주 아주 특별한 것... 저 역시 그것을 보고 감동하고 말았지요. 아저씨가 졸리 아줌마에게 선사한 사랑의 선물은 무엇인지 궁금해 지지 않으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해 주고 싶을 만큼 정말정말 아름다운 선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나니 문득 뜨개질 바늘이 부딪치면서 나던 딸각딸각 소리가 그리워집니다. 이번에는 둘째 아이를 위하여 시원한 여름 옷 한벌을 만들어 볼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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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는 혼자서도 잘 해요 - 스스로 대장 토비 2
프란신느 오먼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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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는 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혼자 일어날 수 있대요. 옷도 혼자 입구요, 밥도 먹여주지 않아도 혼자 먹을 수 있다고 하지요. 엄마는 아이들이 조금씩 커갈수록 바라는 것이 많아지지요. 이것도 저것도 스스로 하길 바라는 마음이 점점 커집니다. 옷도 혼자 갈아 입을 수 있기를 바라고, 세수도 혼자 하고, 이도 스스로 닦고, 밥도 잘 먹고... 바라는 마음은 끝이 없지요. 때로는 일일이 해주는 것이 귀찮은 마음에 또는 그 나이 정도면 혼자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내켜하지 않는 아이에게 강요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제 4살이 된 둘째 아이는 마음이 내키면 몇 숟가락 정도는 혼자 떠먹지만 그 뒤에는 엄마가 먹여주어야 한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어 주면서 특히 이 부분에서 '토비는 혼자서도 밥을 잘 먹는구나'하고 강조해서 토비를 칭찬해 줍니다. 우리 아이가 토비의 모습을 보고 각성하길 바라면서..^^* 학교에 혼자 갈 수 있다고 길을 나선 토비가 여우집 구멍에 빠지기도 하고, 부엉이와 사람의 손을 피해 달아나다가 언덕 밑으로 굴러 떨어집니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모두들 자기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자랑합니다. 토비로서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토비가 혼자 할 수 없는 딱 한가지! 그것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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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늑대 삼 형제와 못된 돼지 - 생각이 커지는 명작 그림책
헬렌 옥슨버리 그림, 에예니오스 트리비자스 글, 조은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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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기 돼지 3형제를 패러디해서 만든 책이라서 늑대가 3마리가 나온다든지, 집에 못 들어오게 한다는 것 등, 이야기의 기본 틀은 비슷하다. 그러나 그 세부적인 내용은 좀 특이하면서도 현실적이다.

먼저 아기 늑대 3마리가 독립해서 짓는 집들은 볏집이나, 나무가 아니다. 그리고 따로 따로 집을 짓지 않고 함께 집을 짓는다.두번째로 원작에서 늑대가 입김으로 집 한 채를 날려 버린다는데 사실 조금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덩치크고 못된 돼지는 아무리 센 입김을 불어도 집은 날아가지 않는다.

3형제가 합심해서 지나가는 동물들에게서 얻는 재료들로 튼튼한 집을 한 번 살펴보자. 처음에는 벽돌집- 돼지는 쇠망치를 들고와 부셔버린다, 두번째는 콘크리트 집-이번에는 구멍뚫는 기계로 집을 부셔버리는 못된 돼지.

세번째로 지은 집은 철근과 철조망, 철판과 자물쇠를 동원한 일종의 요새와 같은 건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하고 안전한 집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슬렁 거리면서 다가온 돼지는 다이너마이트를 동원해 집을 '쾅~~' 날려 버린다. 정말 놀라운 돼지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온 늑대 3형제가 이번에는 무엇으로 집을 만들까, 궁금하지 않는가? 이 집 덕택에 평화를 찾게 된 늑대 3형제와 돼지는 그 후로 사이좋게 지내게 되는데, 여러분도 한번 그 집을 만든 재료를 상상해 보시길 바란다.

우리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콧김을 씩씩 불고 입김을 훅훅 불어..'라는 돼지의 대사 부분에서 실제로 아이에게 힘껏 입김도 불어 주고 콧김도 불어주면 무척 재미있어 한다. 그리고 가엾은 늑대 3형제의 대사 '안돼, 안돼! 절대로 안돼. 털끝만큼도 들어올 수 없어. 너에게 줄 꿀차는 없어!'를 몇 번 읽어주고 나면 아이들은 그 부분에서 대사를 외워 늑대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과 어울려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을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패러디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원작보다 이 책을 더 재미있어 하고 자주 읽어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3형제 이야기'도 사 주려고 하는데 원작과 다른 패러디 이야기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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