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했다. 

이제 이 세상에서 나를 알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 그리고 어쩌면... 부모님 조차도 나를 못 알아 볼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나는 꼭 수술을 해야만 했으니까.

물론 수술을 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허나 지면관계상 그건 생략하기로 하자 (이게 원고냐? 지면관계 운운하게..) 

그리고 남의 개인사를 그렇게 시시콜콜 알고 싶어하면 다친다.  

각설하고. 

수술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 태어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마취주사를 맞는 순간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어금니를 꽉 깨물게 되었다.  

그래. 

이제 이전의 플라시보는 없는거야. 

나약하고 어리석은 나는 더 이상 없어. 

난 노시보로 다시 태어나는거야. 

귀에 있던, 구은재보다 열배는 더 큰 사이즈의 점을 뺐다. 어찌나 달라 보이는지 나조차도 나를 못 알아볼 지경이다. 점의 사이즈로 보나, 겁 많아서 마취크림 대신 주사제 쓴걸로 보나 구느님보다 아무래도 내가 좀 한 수 위인것 같다. 

재미삼아 써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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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4-30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축하축하 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둘이 손 꼭 잡고 같이 점 빼러 가시더이다 호홋

플라시보 2009-04-3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점이 크긴 해도 귀에 있으니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아주 어릴때부터 있던건데 이게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약간 볼록 올라오기도 하구요.
암튼 겁나서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관리받는 피부과 원장님이 아프면 자기가 밥사준다시길래 했어요. ㅋㅋㅋ
 

살면서 가장 힘이 드는 순간은 

용서가 안되는 사람을 만나는게 아니라 

용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만날때다. 

'너그럽고 착한 나' 같은건 요원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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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은 차곡차곡 진행중에 있습니다. 

원고는 이미 다 넘겼고, 이제 수정 작업과 책 날개에 들어갈 서평 부탁 (수락은 한 상태이나 제가 아직 원고를 못 보냈어요. 일단 완벽한 수정분을 넘기려구요) 을 해야하고. 제목과 표지 시안 회의가 남았습니다. 

만약 순서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3월 말에는 수정이 끝난 원고가 완성될 것이고, 4월에는 제목과 표지를 정한다음. 5월이면 발주를 내서, 6월 초에는 책을 뽑아낸다. 입니다. 뭐 이대로 될지는 모든 일이 그렇지만 다 두고 볼 일이겠지만요. 

알라딘을 자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책 이외에도 연재물이 2개, 방송이 하나, 이동통신 3사와 함께 하는 연애상담이 있어서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그래서 저도..참. 싸이월드라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화면이 작아서 그럴까요? 부담이 덜 되더라구요. 흐흐 지난날 싸이월드 하는 작자들은 다 이상해 라며 외치던 제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혹시 여기서 제 소식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싸이월드 주소를 남겨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책이 나오기 얼머전까지는 아마 거기서만 소식을 전하고 여긴 책 리뷰 정도나 쓸것 같네요.  

책이 나오는 그날까지 다들 안녕하시길.. 

http://www.cyworld.com/niflheim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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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3-1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두 번째 책. ^^ 많이 바쁘시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3-1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 다음권 책을 기다려보겠습니다.

마노아 2009-03-1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소가 틀렸어요. 엄한 데로 가네요. 싸이월드에서 l이 빠졌군요. ^^

플라시보 2009-04-23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고쳤습니다. 마노아님 쌩유~
 

살면서 나는 운이 없지도 있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노력한것 이상으로 받은적도 별로 없었고, 그렇다고 죽어라 노력하는데 아무것도 안되는 일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저 세상. 고만고만하게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늘 두 번째 책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첫 번째 책을 계약한지 꼭 1년만의 일이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내게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어쩌면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게 하필 연애서구나 하는. 물론 째지게 운이 좋다는 생각도 했었다.  

작년 4월부터 인터넷에 연재했던 잡문들을 읽고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연재를 새로 시작할 당시 늘 하던 연애를 쓸 것인가 아니면 좀 더 스펙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서 다른 글을 써야할까 고민하다가 모험을 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게 반응이 괜찮았나보다.  

나는 아직도 신기하다. 내가 책을 낸다는 것이. 그리고 그 책이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이. 아마 이건 내가 앞으로 운이 좋아 몇 권의 책을 더 낸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럴 것 같다. 어떤 일은 아무리 자주 겪어도 심드렁해지지 않는 일이 있는데 내게 있어서는 책이 그런것 같다. 

소소한 글을 인터넷에 쓰면서 나는 내게 글 쓰기가 취미 이상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정식으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나 감탄할 만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다만 사람들이 예쁘게 봐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나에게 따뜻한 말들을 해 주지 않았다면 나는 과연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두 번째라서 많이 두렵다. 첫 번째의 경우 처음이니까 뭘 몰랐다는 변명이라도 통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핑계거리가 되지 못한다. 지금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기회라는 것이 그렇게 될때까지 주어지는건 아닐테니까 말이다. 연재를 모아 내는 책이라서 이미 원고는 나와있는 상황이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달달 떨릴 정도로 두렵고 무섭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이지 너무나 많다. 가끔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다가 보면 아니 왜 이런 사람이 책을 내지 않았을까 싶은 사람들 천지이다. 그 중에서 내게 기회가 온 것은. 정말 순전히 운이 아주 좋아서이다.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책이 나오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또 원고를 고치느라 얼마나 머리아플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좋다. 딱 며칠만 이 기분좋은 상태를 누리고 싶다. 그래도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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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09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하게 축하!^0^

하루 2009-02-2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릴 일이네요. :)
 

다이어트라고는 정말 안해봤었다. 내가 좀 무식하게 먹어도 살이 안찌는 재수없는 타입인지라(왕년에 별명 쓰레기통이었다.) 그런걸 신경 써 본 적이 없었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내 몸무게는 언제나 44kg. 밤 좀 새서 술을 푸면 43kg까지 내려갔으니 다이어트를 하면 그게 미친거지.  

한 3일 정도 다이어트는 해 봤다.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 있을때나 방송 출연 있을때. 그때는 얼굴이 좀 작아보이면 좋겠다는 욕심으로 해 본거였다. 벗뜨 그러나. 작아지라는 얼굴은 그대로고 몸에 살만 줄어서는 안그래도 좁은 어깨. 더 좁아 보였다.  

그런데 작년 10월부터 슬슬 살이 붙기 시작했다. 이야 얼굴 좋아졌구나 하는 인사는 11월 말까지만 유효했다. 그 이후로는 너무한거 아니냐, 인생 포기한거냐, 세상에 살 안찌는 체질 같은건 없구나 등등. 허나 이런 말들 보다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더 컸다. 이건 뭐. 맞는 옷이 있어야 말이지. 내가 미쳤다고 44 사이즈만 샀던가 겁나게 후회했다. 집구석에 있는 추리닝까지 XS (스몰보다 한 단계 더 아래) 뿐이니 정말 입을 옷이라고는 한여름 월남 치마밖에 없었다. 심지어 속옷들까지 다 작아졌다. 몸이 불고나니 딱 맞았던 캐미솔의 경우. 배가 훌렁 드러나 버렸고. 팬티는...에이 말을 말자. 

12월 말에는 급기야 눈물을 머금고 옷을 다시 사기 시작했다. 늘 외출할 일이 있는건 아니지만 어쨌건 일주일에 한번 있는 라디오는 하러 가야되었으므로 (한동안 모자쓰고 괴상한 옷 입고 갔더니 PD가 집에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근데 옷을 사러 가니까 예전 라인이 전혀 나오지 않는거였다. 무조건 그 집에서 제일 작은걸 입으면 됐었는데, 불고 나니 내 사이즈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래저래 입어보니 55였다. (단 44가 존재하는 집에서의 55. 요새 55만 있는 곳은 거의 44라고 보면 된다.) 망가진 라인을 어떻게건 감추려니 옷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비싼 옷을 걸친다고 해서 죽은 라인이 살아나는건 아니지만 내 심리가 그랬다. 이제 더 이상 후줄근한 옷을 이 몸에 플러스 시키면 마흔처럼 보이고 말거라는.  

그러다가 12월 31일. 아주 독하게 마음먹었다. 곧 새해도 밝아오는데 이 몸이 웬말이냐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살이 찌니까 매사가 짜증스러웠다. 밥을 먹어도 짜증나고, 굶어도 짜증나고. 그래서 좀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해 보기로 했다. 이래가지고선 내가 못살겠구나 싶어서.  

우선 늘어진 체육복 대신. 미국에서 친구가 보내준. 거의 엉덩이 골이 다 보일듯한 트레이닝 바지를 다시 꺼내 입었다. 정말이지 이건 스키니진보다 더 붙어주셨다. 입고나니 무심코 앉았다가는 재봉선들이 터질것 같았다. 더 골때리는건 바지 라인 위로 축 쳐진 배였다. 배가... 참 뭐라 할 말도 없이 튀어나와 있는데. 아. 난 이제 다 된건가 싶었다. 그래도 악착같이 그 옷만 입었다. (덕분에 지금은 살짝 떨어졌다. 빨고는 바로 말려서 또 입고 또 입었다.)  

그리고 외출할때는 작년에 산 프리미엄진을 입었다. 그게 약간 날씬해 보이는 효과도 있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날씬할 당시에도 흐읍 하고 호흡을 해야 할 정도로 딱 붙는 바지였다. 스키니진이 아닌 부츠컷이긴 했지만 윗부분이 장난 아니었다. 거기다 그 바지의 골반 사이즈는 26이었다. 난 허리도 26은 더 나갈것 같은데 말이지. 그야말로 골반이 뽀개지는것 같았다. 골반이 뽀개지던지 살을 빼던지 사생결단을 내지 않으면 조만간 휠체어를 타야할것 같았다.  

살을 빼느라 밥을 굶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피부와 머릿결이 상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 세안 후에 쌀뜨물과 우유(라고 하니 몹시 그런데. 어디까지나 유통기한 지난 우유로 아주 조금만 쓴다.) 로 다시 한번 헹궈주고 머리도 감을때마다 헤어팩을 열심히 해 줬다. 그 결과. 피부도 살이 쪘을 때 보다 훨씬 좋아졌고 (솔직히 그때는 만사가 귀찮아 세수 자체를 잘 안했더랬다.) 머리에도 윤이 나기 시작했다.  

특별히 뭔가를 먹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밥 공기를 바꿨을 뿐이다. 대게의 한국인은 탄수화물 때문에 살이 찐다. (미쿡 아해들은 고기 되시겠다.) 따라서 밥 반찬은 그냥 먹더라도 밥의 양을 줄이면 놀랍도록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기름진 음식은 한번 기름을 닦고 먹었다. (과거에는 접시에 흐르는 기름조차 핥았었다.) 야채도 많이, 과일도 많이, 물도 많이 먹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달달한 다방 커피 대신 여러가지 차를 구비해놓고 시시때때로 마셨다. (녹차, 루이보스티, 계피차, 귤피차, 모과차, 페파민트차를 번갈아 마심)  

마지막으로 거울을 자주 봤다. 그리고 주문을 걸었다. 나는 원래 날씬하다. 날씬하다. 날씬하다. 그리고 집에만 있으면 어찌나 부지런하신지 하루 4~5끼를 먹어대서는 자주 외출 할 일을 만들었다. 외출을 해야 그 망할 프리미엄진 (내가 진짜 이거 입고, 죽어도 그 안에서 죽는다 라는 각오로 입었더랬다.) 을 입으니까. 그랬더니 새해가 밝고 얼마 안되고부터 조금씩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러 저울에 달아보지는 않았다. 중요한건 근수가 아니라 실제 보여지는 내 몸이니까. (그거 보면 화딱지 날 것 같았다. 이썅. 이렇게 굶었는데 숫자 그대론거지 지금? 우이쒸) 

그렇게 미친듯이 뺀 다음. 지난 설 연휴에 미친듯이 나가 놀았다. 선배도 보고 후배도 보고 친구도 보고 그들이 불러댄 모르는 사람도 또 보고. 그리고 드디어 쾌거를 이뤘다. 누군가가 나 보고 최소 26에. 최대 29살로 본 것이다. 움홧홧홧. 그러니까 제일 나이 많게 봐도 난 내 나이보다 무려 5살이나 어려 보인것이다. (물론 그들은 새해 덕담이라는 말을 해서 내 손에 죽을뻔했다만)  

살이 쪘을때는 말도 못하게 나이가 들어보이더니만 (거울만 보면 웬 중년 여성이 째려보더군) 살을 빼고 신경을 쓰기 시작하니 젊어보인 것이다. 뭐. 나이 들면 나이 든대로 자연스럽게들 살라고 하지만 개뿔! 이 사회는 젊고 어린것들을 원한다. 더구나 연애칼럼을 쓰는 여자가 중늙은이 라는건 아무도 용서 안해준다.  

아무튼지간에 살이 쫙쫙 빠져서 이제는 더 이상 그 바지를 입어도 골반이 뽀개질것 같지도 않고. 그 트레이닝복을 입어도 배가 솟아오르지 않는다. 이제 여기서 조금만 더 덜어내면 과거 전성기때 부럽잖을 것이다.  

예전에는 그랬다. 살찐 이들이 살이 안빠져 고민할때. 속으로 그랬다. 아니 왜 살을 못 빼? 없는 키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심은하처럼 얼굴이 예뻐지는 것도 아닌 단지 살이잖아? 그거 좀 덜 먹고 움직이면 되는거 아니야? 아...지금은 실로 깊이 반성한다. 그게 꼭 그런게 아니더라고. 정말 살을 빼는건 담배를 끊는 것, 술을 끊는 것, 남자를 끊..이건 아니구나. 아무튼 그런것들 못지 않게 의지력을 그리고 꾸준함을 요하는 일이었다. 나는 단 한달을 했을 뿐이지만. 살이 좀 과하여 몇 개월을 그래야 한다면 과연 해 낼 수 있었을까?  

문득. 일평생 다이어트중인 우리 고모가 떠오른다. 고모는 볼때마다 '살 좀 빠진것 같지 않냐?' 라고 말했다. 적어도 내가 철 난 이후. 우리 고모의 첫 마디는 항상 저 말이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우리 고모. 굶으면 오히려 부어버린다는 우리 고모. 새해에는 고모에게 살빠지는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다. (고모 나 이제 완전 고모 이해하잖아. 그동안 입으로 안다고 했던거 뻥이었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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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55가 되셨다고 살을 빼시다니.. 이기적인 몸매의 소유자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