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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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부제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책을 읽기 전에는 지식적인 측면으로 접근했지만 서문부터 작가의 위트있는 문체에 정말 재미있게 그리고 어렵지만 술술 읽었다. 크게 1,2부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담긴 1부는 잡지보듯 빠른 속도로 읽었는데 ‘뼈’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들을 키우고 있다보니 딸 보다는 ‘키’의 민감한 편이다. 신경 안쓰는 듯 해도 지인들과 대화해보면 은근 걱정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흔히 부모의 키를 토대로 자녀의 키를 예측하는 경우도 많은데 보다 과학적인 내용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뼈를 이루는 성분과 구조에 대해 알려준다. 이를 알게되면 동물의 종에 따른 뼈의 역할과 그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뼈의 주요 성분이 콜라겐과 칼슘이기 때문에 중년 여성들일수록 골절이 위함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이의 키가 걱정된다면 성장판과 호르몬과 관련된 부분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뼈의 개수가 사람마다 또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흥미롭고 유익한 1부를 지나 2부오 넘어가면 뼈와 관련된 학자들의 의견과 학술적인 실험등에 대해 확장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특히 우리가 티켓만 구매하면 이미 사라진 공룡의 뼈를 만날 수 있게된 것이 모두 고생물학자들의 노력(257쪽)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뼈를 생각하면 의학이나 생물학 등 이공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인류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뼈가 어떻게 변형되고 변화되었는지를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런 내용외에도 13장 뼈의 비즈니스 부분을 읽다보면 단순하게 옷을 디자인할 때 뼈의 모형으로 인해 빈부격차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 이유나 그런 영향이 산업과 경제에 미친 영향 등도 흥미롭게 읽었다. 결국 출발점이 어디든 뼈에 대한 호기심만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연령 무관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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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 -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에이미 립트롯 지음, 성원 옮김 / 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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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오랜만이었다. 읽을수록 자꾸만 내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지는 책,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다음 페이지를 넘어갈 수 없게 만드는, 읽고서도 다시 이전페이지로 돌아가 나의 말을 결코 들을 수 없을 줄 알면서도 내 사정을 구구절절 늘어놓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건 행운이었다. 에이미 립트롯의 #온전한불안 은 그렇게 내게 #온전한사유 의 기회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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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은 자신의 일기에서 자신을 A로,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은 조수든 친구든 누구든 B로 칭한다. 32쪽

나는 이제 철저하게 저자와 나를 번갈아가며 A or B로 칭할 생각이다. 이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읽는 독자에게는 안타깝게도 조금은 불편함을 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불쾌했던 유쾌했던 서평을 찾아볼 요량이 생긴 독자라면 어쨌거나 이런 칭함이 반갑지 않을까 싶다. A는 베를린으로 떠난다.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하려고 떠나는 그 여행은 이미 온전하게 불안하고 온전하게 고독하기에 완벽하게 자유롭다. 처음에는 적을 두기 위해 사람보다 탐조 행위를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내보낸 뒤 탐조행위를 통해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자신의 삶을 명징하게 바라보게 된 #메이블이야기 를 떠올리게 했다. 좀 더 본격적인 탐조 활동은 이방인처럼 머무르고자 했던 베를린에서 언어를 익히고 그러기 위해서 루틴을 만들어낸다. 철저하게 디지털노마드족이면서 글을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기한이 정해진 리츄얼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가 새의 이름을 독일어로 부르게 될 즘을 읽을 무렵엔 나도 이미 몇 개의 맘에 드는 독일어 몇 단어를 혼자 읖조린다. 동시에 어쩌면 많은 이들이 불필요한 이메일 확인시간을 줄여야 하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인생을 바꿔줄 이메일을 기다리고(105쪽)-있기 때문이란 문장을 필사하기도 한다.

베를린이어야 했던 이유를 저자는 말해주지만 B이자동시에 A가될수 있는 내게 베를린은 그가 언급한 많은 것들 중 고지식하면서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대역 통신으로 빠르게 접속하면서도 결국 자기 기억과 과거를 큐레이팅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모습은 오래전 한 자 한 자 글로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던 고지식함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전한 불안의 출간 소식을 접하고 #아웃런 을 다시 꺼내 읽다가 이번에도 결국 완독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웃런을 알지 못했다면 이 책을 조금 늦게 만났을거란 확신은 든다. 마치 ‘베를린은 항상 조금 늦게 도착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41쪽’이어도 상관없었던 것처럼 지금 충분히 좋다. 그리고 아웃런으로 다시 넘어가고 있다. 이 책을 지금 만나서 너무 기쁘다. 분명 지금 이 서평을 읽는 누군가도 조금 늦었지만 인생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니 추천한다.

#에이미립트롯 #노마드 #유랑자 #베를린 #amyliptrot #출판사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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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시! - 그 개의 전기, 버지니아 울프 기록
버지니아 울프 지음, 서미석 옮김 / 그림씨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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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전기라니!
소설 플러시는 버지니아 울프가 영국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강아지, ‘플러시‘가 주인공이다. 플러시의 정확한 탄생일은 알 수 없지만 플러시의 종의 기원부터 시작하는 서두가 마치 역사소설처럼 흥미로웠다. 하지만 시인 배럿의 삶도 만만치 않은데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1800년대인데 마치 현재 우리 이웃집에 사는 아는 언니라고 해도 될 정도다. 시를 쓰는 연하남과 집안의 반대에도 사랑의 도피를 하고 노산이라 할 만한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고 노예상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노예제를 반대하는 등 소신대로 사는 모습이 ‘멋진 언니‘처럼 보였다. 그런 멋짐과 달리 어린시절 사고로 인해 병약했던 까닭에 어쩌면 더 플러시와의 깊은 교감이 가능했었던 것 같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플러시의 시선을 쫓다보면 울프가 그리는 그들의 삶이 허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표현은 그런 맥락에서 납득이 된다. 개와 인간을 넘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되어주는 관계에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 플러시는 배럿양에게 어울리고 배럿 양은 플러시에게 어울린다. 그것은 대단한 희생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은 해야 한다.


브라우닝 부인과 플러시가 발견을 탐색하는 여정에서 서로 다른 결과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녀는 대공, 플러시는 점박이 스패니얼이었다 -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을 한데 묶고 있는 유대는 여전히 견고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보았던 영화 #루이스웨인 이 떠올랐다. 개에서 고양이로 바뀌고 시인이 화가가 되었을 뿐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연인을 그리워하는 모습 등이 정말 닮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울프의 작품들이 조금 난해했었다면 이 소설은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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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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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없는소녀 원작으로 영화를 보고 와서 아이가 잠든 밤, 꺼내 읽었다.
남의 일을 두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론 내가 의도치 않게 그런 사람들에 속할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가정으로 적은 것은 겸손이나 방어차원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한 순간도 ‘다수’있었을 것을 염두해서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향한 위로 혹은 ‘잘 알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말들이지 않을까.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소녀도 알 수 있는 ‘말’의 조심성을 모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이 짧은 단편에서 군더더기 없이 잘 드러나있다. #추천 #소설 #원작 #클레어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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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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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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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느라 힘든 당신에게 - 사랑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위로
손성찬 지음 / 두란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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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느라힘든당신에게 #손성찬 #신앙에세이 #사랑 #도서 #두란노 #두포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사랑에관하여 #신간 #추천도서 #두포터13기 #사랑에세이

한 분이신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 이 계명을 뛰어넘는 계명은 없다. 그만큼 사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손영찬 목사의 <사랑하느라 힘든 당신에게>라는 표제를 보고 저마다 다른 이유로 그 힘듦에 울컥했을 것이다. 내 뜻을 굽히고 주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데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어린 아이를 양육하며 생기는 고통들이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연인과의 갈등으로 이 책을 펼쳐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랑의 힘겨움을 위로하는 말들이 이 책에 있었음을 먼저 밝히고 싶다.

타인의 사랑은 항상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작고, 내가 주었던 것은 그에 비해 항상 크다. 그래서 분노하게 만들고, 아비를 원망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비가 보여 주었던 사랑은 처음부터 비대칭적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기다려 주는 것이었다. 그게 그분의 사랑방식이다.

133쪽

기다려주는 것. 자녀교육과 관련된 강론, 저술은 물론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기다림'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누군가는 양육이랑 사랑과 기다림이 전부라고도 했다. 주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느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유다의 배신도, 베드로가 한 세 번의 부인도 다 아셨음에도 예수님은 사랑하셨고 기다리셨다. 또 예수님은 무조건적인 이웃사랑이 힘겨운 우리에게 '누가 이웃인지'에 대해서도 말씀을 통해 알려주신다.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서 누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답은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예수님께서 이웃은 결국 특정된 누구가 아닌 내가 만난 사람, 내가 자비를 베풀면 누구라도 이웃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사랑의 대한 질문으로 펼쳐질 확률이 높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또 요즘 화두가 되는 MBTI부터 고전 <사랑의 기술>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말을 건네는 대상도 특정되지 않아 술술 읽힌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은 '위로를 받는 순간'뿐이었다. 뒷표지에 적힌 '받는 사랑'이 아닌 '주는 사랑'을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구절 한 구절에 모두 '좋아요'를 누르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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