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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 지식에서 행동을 이끄는 독서력
구본준.김미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6월
평점 :
신문에서 소개가 되어 한 번 읽어봤다.
아무 생각없이 고른 책인데.. 읽는 내내 "맞아, 맞아.."라는 말만 나왔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기자가 평범한 직장인들 중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독서론을 정리한 책이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평균 일주일에 3~4권은 읽는 것 같다. 이 정도면 1년이면 150~200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아이 책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아이 책을 제외한 나만을 위한 책을 그 정도로 읽는다.
가만 돌이켜 보면 초등학교 때 독서왕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당시는 책 자체가 좋아서 눈에 띄는 책은 다 봤었다.
그러다 자라면서 점점 읽는 수가 줄어 들다가 대학다닐 때 또 꽤 많은 양을 봤었고
직장을 다니면서 또 책과 거리가 멀어 졌다. 이때는 업무 관련된 책들을 주로 봤던 시기였다.
그러다가 아이를 낳고 육아, 교육 쪽으로 점차 궁금한 건 많아지고 누군가에게 물어볼 시간이 없어서 책을 다시 찾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100여권 넘는 책을 읽으면서 책읽기에 대해 다시 불붙었나 보다.
충분한 양이 채워지고 나니, 이젠 다른 분야로 자연스래 넘어 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창시절 즐겼던 책보다 더 깊이 있게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내가 책을 읽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이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모든 시간은 나만을 위한 독서 시간인데,
실제 그 시간 뿐 아니라 걸어 가는 동안에도 책에서 손을 놓지 않는다.
이제는 하루 중 이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처음엔 한 권만 가지고 다니다가 다 읽어 가는 책이면 또 한 권을 챙겨둔다. 퇴근할 때는 읽은 책이 있어야 하므로..
또한 1권을 읽기 시작하면 그 책을 다 읽어야 다음 책을 읽는 데, 언제부터인가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다.
내가 가는 곳곳(집, 사무실, 출퇴근용)에 책을 놓고 동시에 읽는 셈인데 이것도 꽤 재미있다.
아무래도 엄마다 보니 아이의 책읽기까지 함께 진행을 해 왔는데..
나의 책읽기를 하다 보니 아이나 어른이나 책읽기란 다 똑같구나를 많이 느낀다.
다독을 해라, 정독을 해라, 통독을 해라, 책 편식을 말아라, 좋아하는 분야부터 해라..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나 나의 결론은 이렇다.
일단, 모든 일은 내 몸의 일부가 되기 전 까지는, 즉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재미"로 시작해야 한다.
시작은 "재미"로 부터 하되 습관으로 자리잡기 까지 꾸준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누군가가 선정해 준 알찬 책도 나에게 재미가 없으면 오히려 독서자체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육아서를 한 때 한껏 읽었던 것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이를 통해 쌓인 책읽기 노하우가 다른 분야의 책을 볼 때도 고스란히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도 마찬가지인데, 아이가 어리더라고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파고 들 기회를 충분히 주고 나면
그 내공으로 다른 책도 동일 수준으로 금방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렇게 다독을 하다 보면, 자연스래 양서를 구별할 수 있는 눈도 생기고 그 중 정독할 책 또는 정독할 페이지들도 눈에 띄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책을 너무도 쉽게 "쓰레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정말 영양가 없는 책에 대해서는 나도 할 말은 없으나 일반적 책에 대해서는 나는 저자와 책을 상당히 아니 아주 많이 존중해 준다.
누군가를 만나야만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너무도 쉽게 나에게 알려주는 매체가 바로 "책"이기 때문이고
그 소중한 책을 써준 분들이기 때문이다.
담고 있는 내용이 내 기준에 맞지 않아도 저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적 자산을 표현해 준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래서 인지, 나와 맞지 않는 책에 대해서도 나는 한가지 씩 교훈을 꼭 얻어간다.
당연히 대부분 책들에게 그리고 작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나의 책읽기 습관과 관련된 또 하나는 리뷰이다.
처음 리뷰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아이가 책을 한 참 많이 보던 때였는데,
책을 읽어주면서도 다음에 보면 읽어 준 책인지 기억이 가물거렸는데
정작 우리 아이는 기억을 하고 있어서 그래 1줄이라도 좋으니 리뷰를 써보자하고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다 점점 책에 대한 아이의 반응을 기록하게 되었고 그 다음은 아이보다는 내가 받은 느낌을 더 쓰게 되었나 보다.
재미있는 점은, 그렇게 리뷰를 쓰다 보니 리뷰 쓰는 맛까지 알게 된 것이다.
리뷰를 쓰다 보면 한 번 더 책의 내용과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저자의 의도를 자꾸 파악하게 되고
흩어져 있던 나의 생각들이 차곡히 정리가 많이 된다.
그냥 읽고 덮어 버린 책과, 리뷰를 쓰기 위해 내용을 곰씹어 본 책은 나에겐 틀린 존재로 남게 된다.
이전엔 내가 이책을 읽은 적이 있었던가? 했던 책들이 이제는 리뷰한 책에 대해서는
오랜 시일이 지나도 그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 한 줄은 어렴풋이 기억난다.
또한 읽은 책을 다시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도 이전 리뷰를 읽어보면 내 생각주머니가 상당히 자라 있음을 느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에게도 무조건 책에 대한 반복을 요구하지 않는다.
자발적 반복은 의미가 있으나, 독서 나이만큼 자라는 생각주머니를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책은 아이가 한 단계 성장했을 때 다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웠다.
책을 읽게 된 동기나, 습관 등이 상당히 흡사해서 "너도 그랬니? 나도~~" 라고 하며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떤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에 소개 된 사람들의 책읽기 습관 중 딱 한가지 내가 아직 안한 것이 있는데 그건 독서동우회 활동이다.
아이가 좀 커 크면, 나도 언젠가 한 번 해 보고 싶다.
같은 책을 가지고 의견도 나누어 보고 싶고, 그들이 권하는 책을 읽어보고도 싶다.
우리 가족은 3명이나, 감히 책을 4번째 나의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 한가지 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책을 구입하는 데 있어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도 내 책이나 아이 책이나 소장하고 싶은 책은 분명 있다.
하지만, 가정 경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도서관을 활용한다.
처음엔 그냥 반납을 했으나 점차 기억하고 싶은 문구는 기록을 해 두고 보고 싶으면 또 빌린다.
사실 오래 전 부터 아이책도 그렇게 하고 있다.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서 보고 있다.
우리 아들도 도서관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은 갈 때 마다 보거나 또 빌린다.
처음엔 집 근처 도서관만 가다가 이젠 여러 군데를 다니거나 대출을 받기도 한다.
그러다 오래 볼 책은 사는데, 이 과정이 너무 행복하다..
꼭, 마음에 드는 여러개 장난감 중 단 하나만을 고를 때의 아이 심정으로 돌아 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