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삐뿌빠 1
세주문화 편집부 엮음 / 세주문화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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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소재로 한 만화는 많이 있다. 해달이 주인공인 <보노보노>, 공룡이 주인공인 <곤>, 그리고 곰이 주인공인 이 작품 <뿌삐뿌빠>!

처음에는 재미있게 보다가 약간 고개를 갸웃하게 되고 그리고 나중에는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만화다. 세상에, 동물을 이렇게 이용하다니... 동물들의 행동이 스스럼없고 자연스러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보다 보면 이건 무언가를 풍자한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인간의 성적 욕망을 동물의 자연스러움으로 그려내서 와, 얘네들 좀 봐? 하고 생각하다가 급기야는 작가의 변태적인 생각을 알게 된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이건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동물의 세계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어떤 장면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에 동물들을 이용해서 교묘하게 눈가림을 한 것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한 번 보고 나면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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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조금 이상한 사람들
카렐 차페크 지음, 홍성영 옮김 / 민음사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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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카렐 차페크의 이 작품을 손에 넣었다. 체코의 극작가로 <R.U.R>이라는 SF소설에서 로봇이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이다. 이 작품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들이 나온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약간 이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 그들은 이상한 사건을 저지른다. 경찰들은 이상하게 그 사건을 해결한다. 추리를 통해 세상을, 사람을, 사람의 생각을 교묘하고, 또 쉽게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28년에 쓴 <오른쪽 주머니 이야기>와 <왼쪽 주머니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오른쪽 주머니 이야기>는 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의 관점에서 쓰여진 작품이고 <왼쪽 주머니 이야기>는 사건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의 입장과 관점에서 주로 쓰여진 작품이다. 경찰이나, 범죄자나 모두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추리소설이란 어떤 점을 쓰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어째든 카렐 차페크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대단한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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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199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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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THE FIRM인 존 그리샴의 초기작이다.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왜 원제목이 그냥 Firm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변호사들이 다니는 회사라면 Law Firm 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가들은 제목을 정할 때 고민을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 원제목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반드시 그런 제목이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첼 맥디르는 하버드를 우등으로 졸업하는 졸업생이다. 그는 몇몇 법률회사를 고르는 중에 맴피스의 작은 회사에서 면접을 받는다. 처음에 그는 월스트리트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맴피스로 방향을 바꾼다. 높은 연봉, 좋은 차, 낮은 금리로 저당 잡은 좋은 집, 열심히만 일하면 10년 안에 백만장자가 되어 은퇴할 수도 있다는 말에, 그리고 이직률 0%를 자랑하는 누구나 들어온 사람은 만족하 는 회사라는 말에 밴디니, 램버트&로크 라는 회사에 입사한다. 그들 변호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이 있어서 출세욕이 남달리 높고, 맴피스 출신은 없고, 결혼한 사람이고, 모두 백인 남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아이를 가지라는 재촉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FBI가 맥디르에게 접근을 한다. 그는 맥디르의 집과 차, 사무실이 도청 당하고 있다고 전한다. 회사가 감시하고 있다고. 밴디니, 램버트&로크사에서는 20년 동안 5명이 의문의 사고로 죽었다. 그중 2명은 얼마 전에 죽었다. 맥디르는 의심하기 시작한다. FBI는 그들이 마피아의 일원이므로 일망타진을 위해 자신들에게 협조할 것을 종용하고 회사에서는 맥디르에게 경고하기에 이른다.  

나라면, 내가 미첼 맥디르와 같은 상황에 처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 봤다. 나는 아마도 미첼과 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도 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모르는 체 얌전하게 주어진 일만 하고 돈이나 챙기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마피아들의 돈이라도 할지라도. 마피아가 FBI보다 더 무서우니까.  

그리고 만약 어느 회사에서, 누군가 내게 아주 많은 돈으로 유혹을 한다면, 아니 조금 더 많은 돈으로 유혹을 한다면 나는 앞뒤도 헤아리지 못하고 선뜻 그들의 요구사항에 응할지도 모른다. 미첼 맥디르처럼.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그것이 미끼였음을 안다고 해도 이미 나는 중독된 상태일지 모른다. 돈에, 지위에. 그러다가 어느 날 감옥에 들어간 나를 발견하겠지. 감옥에서 나온 뒤에는 이미 범죄자가 되었으니까 아마도 마음놓고 범죄를 저지를 지도 모른다. 마피아가 손을 뻗쳐오지 않는다 해도.  

너무 좋은 조건, 터무니없이 주의의 회사와 다른 조건을 제시할 때는 먼저 의심을 해야한다. 그것은 미끼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고 사람들은 후한 인심보다, 깎아 내리는데 익숙한 법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기가 잘났다는 믿음 속에 사는 족속이라 이런 간단한 진리를 놓치기 일쑤고 항상 미끼를 덥석 물고, 늪에 빠지고 나서야 후회를 하게 된다. 영리한 사람일수록 더 깊은 늪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당신이 영리하다고 자만하는 사람이라면 부디 조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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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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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에도 열 두 번을 더 머리 속으로 생각하곤 한다. 저 인간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 인간은 죽지도 않다니. 살인을 생각만으로 저지를 수 있는 거라면 세상에 누구도 살인자가 될 수 있고 누구도 살해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죄는 무겁고 죄지은 자는 용서할 수 없지만 살인의 대가를 사형으로 마무리지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인지.  

여기 너무도 사랑해서 어찌할 수 없는 비참한 상황에 이른 사람이 있다. 우린 살면서 한번쯤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렇다고 누구나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유혹을 받고 고통스러워하기는 한다. 사는 것과, 죽는 것, 선하게 사는 것과 악행을 저지르는 일이, 자신이 사람인 것조차 아무 상관없을 만큼 누군가를 고통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가 단죄할 수는 없는 일 아닐까.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면 가끔 그 사랑으로 제 목을 조일 때가 있다. 사랑은 너무 신성하고 그 만큼 잔인하다. 남자들은 가끔 우정이냐 사랑이냐 하면서 따지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진짜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선뜻 어떤 것도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작품이 이런 경우다.

형제처럼 자란 사촌, 마치 한 몸처럼 어울려 다닌 두 사람. 그만큼의 깊이로 사촌의 약혼녀를 사랑하게 되고 외면하려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쉽게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고뇌하는 남자. 그때 사촌은 전쟁에 참가해서 포로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 걸림돌은 단 한가지. 그것만 제거되면 사랑은 너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잠시 이성을 잃는다. 순간적으로 일은 벌어지고 그는 사랑을 얻기 위해 너무 큰 죄를 짓고 만다.  

캐드펠 시리즈의 이 작품은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중세에서는 당연시 여겼던 피에는 피로, 죄에는 벌로 하는 식의 논리가 여전히 현대에도 적용됨을 알려준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반대하는 사람을 제거한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일일 것이다. 죽은 자의 몸값은 과연 얼마인가, 어떻게 매겨야 하나. 12세기 사람들의 가치관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캐드펠 시리즈는 언제나 교훈적이지만 특히 이 작품은 시사적이기도 하다. 우발적으로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죄인을 다시 사형이라는 법률에 의한 법으로 살인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 살해당한 자의 몸값은 어떤 방법으로 받아 내야만 하는 것일까. 꼭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목숨에는 목숨으로여야만 하는 것일까. 이미 살해당한 자가 죽어 가는 상태고 살아난다면 어떤 사람들이 심각한 상태에 빠질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살인이라는 범죄가 절대 어떤 이유로라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절대적인 것이다.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심정을 이 책은 대변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생명이 아니고 죽은 자의 몸값을 꼭 목숨으로 받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허준이 그 시대에 무고한 인명을 살해했다고 치자. 그래서 그의 목숨을 앗았다면 우리는 지금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인가. 관용과 용서와 화해와 이해, 속죄와 봉사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덕목이 존재하고 우리가 그것을 진리처럼 믿고 실천하는 한 사형이라는 벌이 필요한 것인지 끝없이 생각해 볼 문제다. 

요즘 많은 나라에서는 점차적으로 사형 제도의 폐지가 추진되고 있다. 유럽 연합은 대다수 나라 사형 폐지를 법제화시킨 상태다. 하지만 범죄에도 특정 범죄 가중 처벌이라는 것이 있다. 같은 죄라 할지라도 같은 벌로 다루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발적 살인과 계획한 잔인한 살인, 한번 저지른 살인과 연쇄 살인은 다르게 처벌해야 한다. 이해와 용서와 관용이라는 단어 아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심사숙고해서 좋은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다. 벌이 엄하고 무거울수록 범죄를 저지르는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이 책이 모든 해결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참고할 수는 있으리라 생각된다.

저 사람만 없었으면. 저 사람만 아니었으면. 그리고 그 사람이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면 순간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발적 살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죄를 어떻게 벌할 것인가. 목숨에는 목숨으로? 아니면 정상을 참작하여? 아니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도록 내버려둔다? 이 작품에서는 어떤 선택을 했을 지 읽어보기 바란다. 사랑과 재미와 감동과 인생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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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의 비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주 옮김 / 해문출판사 / 19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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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항상 <죽음을 향한 발자국>과 혼동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스파이물이고 거대조직을 와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이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빅토리아는 공원에서 잘생긴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잠깐 만난 남자와의 인연을 어떻게든 이어볼 요량으로 그 남자가 간다는 바그다드로 무작정 떠난다. 그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한 채...

그래서 아주 평범한 사람인 빅토리아는 세계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정체불명의 집단과 영국 첩보부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되는 것이다. 과연 빅토리아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람들이 바그다드로 모여든다. 아군도 있고 적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내게 이로운 사람이고 누가 해로운 사람인가를 알아내는 일이다 .이것은 빅토리아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다. 빅토리아는 무사히 이 일을 끝낼 수 있을까. 끝낸 후의 빅토리아는 어떤 여정을 걷게 될 것인가. 모험과 로맨스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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