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1
도래미 글, 이우영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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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억이란 그냥 좋다. 가슴이 쓰린 기억도 추억이라는 모습이 되면 그래도 좋아 보이는 법이다. 그것은 그리움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결코 되돌아 갈 수 없는, 다시 되살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억을 느끼게 해주는 모든 것이 좋다.

이 작품 <검정 고무신> 참,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다. 지금도 군고구마 장사가 있지만 군고구마를 사 먹는 것은 그 시절의 군고구마가 생각나기 때문이듯이 이 작품을 읽는 것은 그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텔레비젼 드라마 중에서 유독 시대극이 인기가 있는 것도 아마 이런 까닭일 것이다. 검정 교복과 하얀 칼라의 빵집에서의 미팅이라든지, 일명 야전으로 불리던 야외 전축, 연탄을 굴려 만든 눈사람과 따뜻한 아랫목의 추억...

그때를 생각하면 슬며시 미소를 지을 때면 가난이 행복과도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난의 쓰라림을 알면서도 말이다. 아마 이것이 추억의 위력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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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오 1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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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오! 뛰어난 니고세이터의 이름이다. 니고세이터! 우리말로 교섭자라고 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낯선 단어다. 이런 직업이 우리 나라에 존재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는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경찰이기도 하고 군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때로는 전문적인 니고세이터도 있다. 인질의 몸값을 흥정하고, 의뢰받은 누군가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들은 위험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래서 죽기도 하고, 죽음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들은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각 나라와 각 부족의 생활이나 습성에 편견이 없어야 한다.

용오가 왜 니고세이터가 됐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보람있는 일이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고 싶어할 만한 직업 같이 느껴진다.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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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몽골리 나남창작선 52
기욤 니끌루 지음, 김용은 옮김 / 나남출판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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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내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미쳤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정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주 약간... 

잭 루디 빌은 탐정이다. 그는 어느 날, 23살의 다운증후군 여자의 실종 사건을 맡는다. 그 여자 비키 루 그롤을 찾으면서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처음에 다운증후군(몽고증 환자)에 걸린 비키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에 정상처럼 살아가지만 비정상인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서커스단에서 공연을 하는 몽고증 사람들이 어쩌면 더 행복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다리 밑으로 몸을 던진다.

잭 루디 빌은 비키라는 다운증후군 여자를 찾으면서 많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만난다. 인육을 먹은 남자. 암에 걸린 샴 쌍둥이였던 여자, 목을 매 자살한 여자, 미토콘드리아 이브(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인이라는 데서 나온 학명)를 부정하는 백인, 아내에게 학대받은 유태인, 자신의 아들을 성적으로 이용하는 남자, 열 여섯 살의 딸을 난소암으로 잃은 우주 비행복을 입고 다니는 여자, 그리고 서커스 단원들 등등. 

이 작품은 형이상학적이다. 마치 한편의 시나리오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것은 아마도 작가가 영화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난 프랑스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는 그만의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 같다. 알 수 없는 화면의 구성과 자꾸만 오버랩되는 영상, 사람들의 아귀가 맞지 않는 대화, 많은 상념들... 그러면서도 작품은 무언가 생각을 요구한다.

생각해 보면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정상은 아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흑인 남자, 동성애자, 이슬람교로 개종한 남자, 대리모를 구하는 친구 등...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비키를 찾는 잭 루디 빌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만다. 어쩌면 그가 자살을 택한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삶이란 어떤 것을 정상이라고, 또 어떤 것은 비정상이라고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도 작가는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라고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너는 왜 사니? 사는 이유가 뭐니? 무엇 때문에 사니? 등등... 그러다가 마지막에 사는 건 아무 것도 아니야 라고 비웃듯이 막을 내린다. 약간은 지루하다. 인생이 지루한 것처럼. 그러면서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우리가 사는 것이 또한 그런 것처럼. 읽어보면 자신이 결코 정상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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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X 1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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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램프의 만화는 그림이 예쁘다. 하지만 내용은 엽기적이다. 재미보다는 심각하다. <카드켑터 체리>는 빼고. 카무이는 정말 예쁘게 생겼다. 멋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내용은 지구가 종말해야 한다는 것인지, 종말을 막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키무이의 선택에 지구의 운명이 좌우되고 후마 또한 인생이 달라진다니. 도대체 카무이가 뭐란 말인가...

불쌍한 건 후마다. 친구도 몰라보고, 여동생 코도리를 죽여야만 했으니... 아마 지구가 멸망을 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싸움을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편을 나눠야만 직성이 풀리니. 천룡과 지룡의 싸움이라... 어느 편이 이기든지 상처는 클 것이다.
나는 그들이 싸우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지구가, 인류가 진짜 친구를 적으로 하고, 여자 친구, 여동생의 죽음을 자초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내가 작품의 내용을 아마 잘못 판단하고 있는 거겠지. 내가 재미있게 읽을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림은 참 예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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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6-0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마를 젤 좋아했는데..쩝 가슴이 아팠어요~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은 때때로 이해하기 힘들어요..
배틀로얄을 볼 때도 그랬는데.. 그래도 이거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동경 바빌론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
 
오! 나의 여신님 1
KOSUKE FUJISHIMA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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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바보 같은 케이 앞에 나타난 진짜 여신 베르단디. 베르단디는 케이와 같이 살며 그의 모든 일을 돕는다. 옛날 이야기 중에 <우렁이 각시>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가 생각나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용의 일본 작품은 <비디오 걸>이 있다. 하지만 내용은 <비디오 걸>이 훨씬 감동적이다.

여자아이들이 백마를 탄 왕자의 꿈을 사춘기 시절에 꾸듯이 남자아이들이 미쓰 유니버스의 외모에 성격은 천사인 공주의 꿈을 꾸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솔직해져서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지 않고 내보일 용기가 생겨서 좋은 것 같다.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사상이 엷어지는 것도 좋다.

몇 년이 지나면 남자아이들은 신데렐라가 남자라는 착각을 할지 모른다. 그들은 백마를 타고 오는 여신을 기다리겠지. 이 작품을 보니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신이 그렇게 순종적일 지는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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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2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현실에 마냥 순종적이기만 한 여신님은 거의 없을 겁니다. 여신님 꿈만 꾸기보다는 스스로가 여성에게 남신님이 되어주려는 노력을 해야겠죠. ^_^ 사랑은 주고 받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