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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4집 - Soul Tree
박효신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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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상한 일일세, 그려... 14트랙 뒤에 25트랙에서 깜짝 쇼처럼 한 곡이 더 흘러나오다니... 이건 보너스인감... 아니면 실수? 크리스마스에 대한 노래니 크리스마스까지 이 음반이 팔렸으면 하는 염원을 담은 것인가... 어쨌든 덤이라 생각하니 기분은 좋았다.

박효신은 내가 20년 후의 노래를 상상하는 유일한 가수다. 그의 허스키 보이스는 잘 가꾸고 다듬어 소중히 여긴다면 20년 후 더 빛나는 목소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물론 그때 나는 그를 잊을 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가 중간에 사라질 지도 모르지만 내게 이런 상상의 여지를 준다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가수다. 지금 이 노래가 아니라, 지금 이 모습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으로 가슴 따뜻해 질 수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하지만 그의 노래는 대부분 실연의 아픔을 달래는 곡들이다. 애원을 하거나... 해서 그의 작품은 소울이라기 보다는 팝 발라드적이다. 물론 그의 영혼을 담은 노래이기는 하지만 소울의 느낌을 담기에 그는 아직 너무 젊다. 잔잔한 발라드... 또는 약간의 비트와 울림이 있는 멋진 노래들... 애잔하고 아름답고 슬프지만 영혼을 울리지는 않는다. 그것은 세월의 흐름에서, 인생의 겪음에서 묻어 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욕심 부리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나아가라고... 왜냐하면 박효신은 단숨에 점프를 할 필요가 없는 가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 가는 가수이고, 가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4집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며 정리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5집에서는 더 멋진 곡이 나오기를... 오래 기다리게 한다 할 지라도 이미 나는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의 음반은 기다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4집을 들으며 나는 그의 5집을 꿈꾼다. 얼마나 더 멋질지를... 3집에서 4집을 꿈꿨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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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7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효신 노래 좋죠? 저두 요즘 열심히 듣고 있답니다. 태교 음반은 아직 다 듣지도 않고..!

물만두 2004-05-0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목소리 넘 좋아합니다. 노래도 무지 잘하고요...
 
Orientango
Duo Orientango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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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나 세미 클래식은 책 읽을 때 집중을 위해서만 듣는 나지만 이 CD는 산다 산다하며 미루다 이제야 사게 되었다. 결정적 계기는 아리랑 때문이다. 오리엔탱고의 작품 안에도 새야새야와 함께 마지막에 아리랑을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내가 처음 오리엔탱고의 음악을 알게 된 것은 텔레비전 휴먼 다큐멘터리에서였다. 거기에서 아르헨티나 시각장애인들에게 <고향의 봄>을 들려주는데 처음 듣는 곡인데도 그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고 코끝이 찡해 오면서 나도 울었다. 그리고 우리 노래가 얼마나 좋은지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만 우리 노래를 이렇게 연주할 수 있는 음악가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를 비하하고 폄하하기 바빴다. 이유 없고 맹목적인 부자 나라 음악에 빠져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어려서는 피자, 햄버거가 좋아도 나이가 들면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찾게 되듯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소위 말하는 뽕짝과 더불어 우리 가곡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맨 처음 등장하는 곡은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왔던 음악이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 가장 좋은 곡들은 역시 <고향의 봄>, <한오백년>, <엄마야 누나야> <아리랑>이 아닌가 싶다. 특히 <한오백년>은 처음에는 느리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다가 중간에는 흥에 겨워 빠르게 연주하고 다시 차분하게 돌아오는 과정이 잘 어울린다. 한오백년을 바이올린으로 들어도 이렇게 근사할 수 있다니 정말 이 음반 아니었으면 미쳐 몰랐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음반은 참 좋다.

태교에도 좋을 듯 싶고, 아이와 함께 들어도 좋을 듯 싶다. 이 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가 핀 고향에는 가지 못해도 이 음악으로 고향의 정서, 새로운 정서를 만끽해도 좋을 듯 싶다. 꼭 들어보시길... 안 들으면 후회할 만한 음반이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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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6-07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그래스물넷에 담아만 놓고 사지는 않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알라딘에만 오게 되더라구요~^^

물만두 2004-06-0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집도 나왔어요.

달팽이 2006-04-1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서 들었는데, 이렇게 현대적인 서정이 아주 뛰어난 작품을 대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물만두 2006-04-1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아무리 들어도 또 듣게 되는 음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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