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꽃송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114
정현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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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말을 한다. 너희들이 사람이냐고... 너희들 그리 살고 싶냐고... 그런데 시를 읽으며 그 외침을 들으며 내 가슴은 저리다 못해 시리다. 누가 이 말을 들을까. 누가 이 시에 귀 기울일까. 누가... 정작 들어야 할 그들은 듣지 않을, 보지 않을 시를...

시인은 시를 통해 자연 파괴와 환경 보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그리고 그것을 외면하는 정치인들, 경제인들에게 말하고 있다. 말 하느라, 시 쓰느라 수고하셨다고 해야 하나... 벽창호들이 그들인데 그들 데리고 사신다니 고맙기는 하지만 답답하지 않을런지...

 

이 시가 가장 맘에 든다.

 

75쪽의 깊은 흙

 

흙길이었을 때 언덕길은

깊고 깊었다.

포장을 하고 난 뒤 그 길에서는

깊음이 사라졌다.


숲의 정령들도 사라졌다.


깊은 흙

얄팍한 아스팔트.


짐승스런 편리

사람다운 불편.


깊은 자연

얕은 문명.


가끔 내가 접시 물에 코를 박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어쩌면 이런 때였나 보다. 시인의 우렁찬 외침에 무의식이 깨어나 나를 이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살고 그들도 오늘을 살고 시도 산다. 그리고 점점 많은 것들은 사라진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그러니 어찌할 것인가. 안티지율카페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어찌할꼬. 나를 받치고 있는 것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 어리석은 중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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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04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리뷰입니다.^^

물만두 2005-06-0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몇자 못적었느데요. 시가 너무... 뭐라고 할까 말을 못하게 하는 것 같아서요...

2005-06-04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6-0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낯선바람 2005-06-0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현종 시인의 시집을 찾다가 리뷰 읽고 퍼갑니다. 시집은 왜 품절일까....

물만두 2005-06-09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네...
 
아이오페 컨센트레이티드 하이드로 베이직케어 2종세트 - 건성
아모레퍼시픽
평점 :
단종


나는 화장품을 사용 안하니 이 건 리뷰라고 말할 수도 없겠지만 일단 엄마가 무척 좋아하신다.

동생이 추천하는 브랜드가 아이오페였다. 그러니 믿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화장품은 이리 비싼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은 좀 비싼 것 같다.

그 가격으로 오월 엄마에게 효도했다면 그리 비싼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어때요? 라고 물으면 무조건 좋다고 하신다.

그건 제품에 대한 것 보다 어쩌면 자식이 사준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서 쓰고 그냥 아주 좋아요. 써보니 맘에 들어요 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것보다 부모님께 선물하는 건 더 좋은 일 아닐까...

아이오페가 좋은 제품이기를 바라지만 그보다 더 효도할 수 있는 제품이기를 바란다.

화장품... 꼭 젊은 사람만 쓰는 것도 아니고 엄마가 나이 드셨다고 여자가 아니라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자... 이 글 보셨으면 엄마에게, 할머니께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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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5-06-0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아이오페를 써볼까 생각중인데....

물만두 2005-06-0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르는데 만순이가 좋다네요^^

이매지 2005-06-04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엄마도 이거 쓰시는데 괜찮다고 하시더라구요-
이전에는 헤라쓰셨는데 좋긴한데, 양이 적고 비싸서 -ㅅ-;;;;

물만두 2005-06-0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헤라가 뭔지도 몰라요^^
 
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박경리의 작품이라면 사람들은 의례 '토지'를 떠올리지만 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고 또,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 "김 약국의 딸들"이다. 엄마가 자살을 해서 큰어머니의 눈에 가시로 큰집에 얹혀 지내다가 대를 이을 아들을 못 낳자 집안의 대를 잇게 되는 아버지 김성수. 그리고 그가 낳은 다섯 명의 딸들, 교활하고 재물에만 욕심이 있는 첫째 용숙, 똑똑하고 많이 배워서 아버지가 가장 총애하는 둘째 용빈, 제일 예쁜 셋째 용란, 못생겼지만 순한 넷째 용옥, 그리고 어린 막내 용혜. 이들 딸들은 그 시대가 처절하고 암울했던 만큼 파란만장한 일생을 산다.

용숙은 일찍 과부가 되어 영아 살인죄로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문란한 생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용란은 사랑하던 사람이 집안의 하인이라는 것이 들통나서 아편쟁이에게 억지로 시집을 가게 되고 결국엔 남편의 손에 어머니와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채 미치고 만다. 용란을 마음에 두고 있던 지석원은 할 수 없이 데릴사위가 되기 위해 못생긴 용옥과 결혼을 하지만 마음이 없어서 그녀를 본체만체하고, 용옥이 죽자 용빈 대신 용란을 맡는다. 남편의 계속되는 냉대에 마음붙이지 못한 용옥은 기독교에 빠진다. 그러나 시아버지와 시동생과 함께 살던 용옥은 남편이 없는 틈을 타서 자신을 희롱하려는 시아버지를 피해 배를 타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향하다가 배 사고로 딸과 함께 죽고 그녀의 손에는 십자가가 쥐어져 있다. 배의 침몰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자 별탈 없어 보이던 용빈은 약혼을 했던 부잣집과 파혼을 하고 김 약국 집은 결국 망하고 딸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이 작품은 여인들의 삶과 한 집안의 몰락을 그리며 그 시대를 나타내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침몰하는 배처럼 그들은 자신의 의지로 또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하거나, 악하거나, 세상을 알건 모르건 아무 상관없다. 마치 해가 떴다 지는 것이 어떤 이유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 간다. 그건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서양속담을 연상시킨다. 새날이 밝는다면 새로운 정신을 가진 새 사람으로부터, 낡은 것은 사라져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말하는 듯 싶었다.

이 작품의 사람들은 모두 불행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불행하지 않다. 아버지 김성수는 구박받고 자랐지만 결국 자신이 집안을 물려받았고, 용숙은 과부가 되었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세상을 살아간다. 용빈은 배움이 많았으니 자신의 의지대로 세상을 살아갈 것이고, 용란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격정적으로 사랑을 나눴으니 그가 미친 것은 그것의 대가다. 용옥은 가장 소극적이어서 불쌍하지만 그녀 또한 자신이 원하던 사람에게 시집을 갔다.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야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녀들은 모두 바라는 것을 얻었고, 자신의 바람대로 살았다. 그것이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업이란 무엇인가. 나는 그들의 삶이 업보에 의해 이지러지고 비틀렸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가정과, 사회와, 그 시대에 의해 억압을 받고 자유롭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김성수의 어머니가 비상을 먹고 자결하고, 그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연정을 살해한데서 끝이 났다. 봉건적인 시대는 막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딸들은 과도기적 시대를 살았다. 그 시대를 그들은 자신의 손으로 개척해 갔다. 그 시대를 산 사람이 온순하고 순종적인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고 모던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거나 어찌 행복을 말할 수 있을 까. 시대가 불행을 뿌리고 있었는데.

하지만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김 약국의 딸들이 그 시대와는 다르게 억압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 의해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까. 책을 읽으면서 나타냈던 그런 분노와 울분을 또 다른 곳을 보며 터트리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세상에서 변해야 하는 것은 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과, 그 사람의 생각, 그리고 그가 속한 사회가 함께 누구나 행복을 원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도록 변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관습과 도덕에 의해 무장하고 남을 단죄하려드는 사람들의 가슴속 서슬 퍼런 비수가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그런 날을 꿈꾼다.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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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6-0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이라함은 주류가 아닌 마이너리티를 말 하므로 세상이 미쳤다면 그건 미치지 않은거구 미치지않은자라 함은 곧 미친자를 말함으로 결국 미치지 않은 자가 더 행복한지 미친자가 더 행복한지는 서로 미쳐보거나 안미쳐봐야 할 것이므로..어제 캡쳐할때부터 먹은게 없어서 미치나봐요.

물만두 2005-06-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날리님 먹구 오세요. 나 머리 아프게 하지 말구요^^:;;

2005-06-02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6-02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stonehead 2005-06-0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가슴 속에 서슬퍼런 비수를 품고 있는 사람들...
자신이 먼저 그 비수에 다치더군요.
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니 똑 같은 회전속도로 자신도 돌아야
진정으로 돌지 않는다 할 수가 있겠지요.
조금 더 빨리 돌거나, 조금 늦게 도는 것을... 이름하야 미쳤다고들 하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만두님...

물만두 2005-06-0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근데 그게 맘대로 안되니 문제겠지요...

stonehead 2005-06-0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변해야 하는 것은 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과, 그 사람의 생각, 그리고 그가 속한 사회가 함께 누구나 행복을 원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도록 변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관습과 도덕에 의해 무장하고 남을 단죄하려드는 사람들의 가슴속 서슬 퍼런 비수가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그런 날을 꿈꾼다. 감히..."

이 문장...너무 너무 마음에 듭니다.
만두님...홧팅!
만두님은...여느 만두와는 진정으로 속이 꽉 찬 만두이랍니다.^^

물만두 2005-06-0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근데 가끔 터지기도 합니다^^;;;

숨은아이 2005-06-03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아침에 하는 드라마랑 내용이 많이 다르군요. ^^ 저도 마지막 문단에 양손 엄지손가락 다 세우고 추천!

물만두 2005-06-0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드라마는 용숙이도 빠지고 배경도 다르다던대요? 안 봐서 모르지만 그렇다네요. 책이 훨씬 재미있을 겁니다^^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 문학과지성 시인선 135
장경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3년 11월
평점 :
품절


이자(利子)... 작가는 끊임없이 이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자는 작가에게 무엇일까... 우리가 거저 얻은 수익? 불공정하게 갖게 된 어떤 것? 갖고 싶지 않고 원하지 않았지만 갖게 된 그 무엇? 그 어떤 것이든 작가는 이자라고 부른다. 이자... 이자...

그녀의 굵직한 넓적다리는

이 땅에 저당잡힌 내 육신의 利子가 아닐까.

또 이자는 이 자로 읽을 수 있다. 그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언젠가 손석희가 방송에서 차마 욕을 못하고 이 자의 자자는 놈자입니다라고 말해 우리를 즐겁게 했지만 그것이 사실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듯 나는 이 자를 이자라고 표현한 작가의 심정과 시가 맘에 들지 않는다. 은유가 아닌 회피같기 때문이고 또한 나와 다르지 않음이 속상하기 때문이다.

말 하고 싶으나 말할 수 없고, 말 할 수 있으나 들어주는 이 없고, 들어주는 이 있어 말 하려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 말이 퇴색되어 쓸모없어지고... 나는 작가의 시에서 이런 것을 느꼈다. 서글픈 현대, 한 시대를 살아낸 작가라는 사람들의 그 허무하고 비참하지만 그래도 그 길을 가야만 하는 비애... 그렇다. 이제 현대인은 현대의 시를 읽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대시는 이미 멸종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쓰지 않을까. 그래도 시인은 시를 쓰고 독자는 단 한 사람이라도 시를 읽는다.

이자는 그것으로 잊자. 잊을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이자만이라도 잊자. 그저 원금만 생각하자. 씁쓸한 물이 치밀어 올라도 어쩌겠는가.

 

11쪽 - 그게 언제였더라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나를 스쳐 지나가는 단골 약국의 친근한 약병들

검은 열차들

작은 집과 다리와 먼 山

나를 스쳐 지나가는 젊은 풍속과 늙은 불안감들

욕망들 詩와 담배 연기로 지워버린

가랑비 웅덩이에 고인 빗물


그게 언제였더라

갈매기들이 해안 초소에서 튀어나오던 저녁

해물탕 꽃게 다리를 빨아먹던 저녁

작은 하늘에서 큰눈이 쏟아지던 날

자신의 일기에 밑줄을 그으며

낯설고 기뻐서 술병을 따던 저녁

 

이 시가 제일 맘에 든다... 어쩜 난 이 작가의 시를 잘못 이해했는 지 모르겠다. 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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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head 2005-05-3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길이 있어 빗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자정하여 스스로 푸르름을 더하는 것을 볼 때에

'詩와 담배연기'란 도구를
사용하여 스쳐 지나가는 젊은 풍속과 늙은 불안감,욕망들을 흘려 보낼
心路를 낼 수가 있으리라 생각하였건만...
마음의 웅덩이에는 여전히 원초적 불안과 욕망의 잔재만 가득하니
이 아니 한심한가? 쥐포가 되어버린 나의 모습이...
하지만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우리의 속됨과 나약함의 진솔한 모습이라고 위로할란다.

물길이 없어 썩을 고인물을 강렬한 태양이 마르게 하듯,
진리의 태양이 높이 떠 그 강렬한 빛으로 원초적 불안과 욕망들을 깡그리 태우고,
자유의 바람이 몰아쳐 그 잔재들을 대지위에 흩 뿌리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물만두 2005-05-3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스톤해드님...

릴케 현상 2005-05-3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설고 기뻐서 술병을 따던 저녁
^^예전에 이 구절을 즐겨 이야기했었죠

물만두 2005-05-31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그 구절이 맘에 와닿더군요...
 
마지막 휴양지
로베르토 이노센티 그림, 존 패트릭 루이스 글, 안인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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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즐거우나 마음은 무겁다. 그림책 속에 또 다른 그림책,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다.

더 이상 상상력이 고갈되어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화가가 찾아 나선 마지막 휴양지... 그곳을 찾는 이상한 손님들...

낚시만을 즐기는 소년 허클베리 핀... 허클베리 핀... 너는 무엇이 마음에 안 들어, 아니 그곳의 어떤 점이 싫어 그곳을 떠난 것이냐... 그것은 허클베리 핀을 읽은 사람만이 알겠지. 나는 안 읽었다.

병약한 소녀... 왕자를 기다리는 인어공주... 그래, 너는 모든 것을 주고도 물거품이 되었으니 그곳을 나와 너의 왕자를 찾는 것이 당연하다. 안데르센... 참 잔인한 인간... 작가는 그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나 보다.

외다리 남자. 보물을 찾는 해적... 그 보물을 찾아 만족했을지는 미지수지만 여전히 해적은 똑같은 것만을 찾는다는 것이 진부하다. 그래서 해적이겠지만. 하지만 해적도 사랑이라던가, 가정, 평범한 일상을 꿈꿀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의 상상력 부재가 느껴진다.

또 내가 모르는 많은 인물들... 아, 그레이를 잡으러 왔던 메그레 경감... 이 사람이 메그레 경감을 어찌 보고... 그 훌륭한 경감이 실수를 하게 만들다니 당신 나빴어...

그레이가 그 사람인가... 매카시즘에 의한 또 다른 희생자... 영원히 동료들에게 비난받던 그 남자??? 모르겠군. 나의 상식은 미천하니...

몇 단어의 말과 몇 컷의 그림으로 작가는 대단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나는 나의 마지막 휴양지를 찾아 갈 때 어떤 생각을 하고 갈런지... 그곳에서 화가처럼 그가 원하던 것을 찾아 나올 수 있을지... 그것은 미지수지만 못 찾으면 또 어떤가. 아직도 허클베리 핀은 길을 헤매며 바닷가 낚시터를 찾고 있는데.

꿈은 꾸는 자의 것이고 휴식은 취하는 자의 것이며 사랑은 하는 자의 것이고 책은 읽는 자의 것이다. 고로 나는 읽는 자의 만족감 하나로 살겠다. 그 읽음이 고갈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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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5-0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읽음이 고갈되지 않기를..." 제목이 멋있어요.
상상력의 고갈...제가 요즘에 절실히 느끼고 있는 문젠데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니 더 정확하게는 자신감이 자꾸만 작아져요.
텍스트를 많이 읽을 수록 오히려 쓰는 것에는 자신감이 없어진다는....

물만두 2005-05-07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뭐 워낙 그런게 없어서 단지 책에 대한 관심만 적어지지 않음 바랄게 없습니다^^

실비 2005-05-08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이 참 멋있다고 생각해서 클릭하고 왔어요^^
저두 언제쯤 물만두님처럼 글을 표현을 잘할까요~

물만두 2005-05-0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따라 하심 안되구요. 글 잘쓰시는 분들을 따라가셔야죠^^

2005-05-09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5-09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아영엄마 2005-05-1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글 쓰다가 물만두님이 언젠가 이 책에 대한 글을 쓰신 것 같은 기억이 나던데 리뷰랑 포토 리뷰도 올리셨군요. ^^

물만두 2005-05-1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윽... 님이랑 너무 비교되겠당 ㅠ.ㅠ;;;

아영엄마 2005-05-1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저는 저 책 없어요. 고로 리뷰 쓸 일 없당께요. 그리고 비교는 무슨!

물만두 2005-05-16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그 말은 다른 리뷰였다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