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포네 메이크업 프라이머 - 30ml
화이트앤블랙
평점 :
단종


나는 화장품 쓸 일이 없는 사람인지라 어머니를 위해, 또는 여동생을 위해 신청을 했는데 당첨이 됐다. 어머니께서 쓰시고 계신데 좋다고 하신다.

첫째, 색깔이 없으니 메이크업 베이스를 많이 바르시는 나이 든 분들에게는 티가 안나서 좋다. 그 전에 사용하던 것은 대부분 녹색 계열이었는데 너무 많이 바르면 바른 티가 너무 나서 닦아내야만 했었다.

둘째, 기름기가 적당해서 좋다. 나이드신 분들 피부는 대부분 건성이다. 기름기가 있다보니 오히려 촉촉한 느낌을 준다고 하신다.

세째, 기초 화장을 하고 이 제품을 바르고 요즘 같은 여름에는 선탠 크림을 바르고 나면 더 이상 화장할 필요가 없어 편하시다고 한다. 

이렇게 바르고 오후에 뒷 산을 한 바퀴 돌고 오시면 만점이시라나...

특히 좋았던 점은 케이스가 예쁘다는 점이다. 제품이야 솔직히 쓰는 제품만 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대부분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한다. 아주 예민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면 가격과 디자인이 관건이 되는데 가격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하고, 케이스의 그 우아함이라니...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장이 좋았다.

화장품은 미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인간의 신체에 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면도 있어야겠지만 우선 시각적인 미적인 요소도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눈으로만 본다면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포장임에는 틀림없다. 어머니도 만족하시고 나도 만족스런 제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헬무트 디틀 감독과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쓴 1997년 영화다. 시나리오를 읽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이렇게 독특한 시나리오는. 이탈리아 식당 <로시니>에 모여드는 단골 손님들의 일상과 고뇌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제작자 오스카 라이터와 시인 보도 크리크니츠와 발레리라는 여자의 삼각관계, 영화감독 우 치고이너, 롤렐라이를 쓴 작가 야콥 빈디시, 기자 샤를로테 잔더스, 발레리를 사랑하는 닥터 지기 겔버, 백설공주와 레즈비언 배우 칠리 바투스니크, 그리고 로시니의 주인 파올로 로시니... 모두 약간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그들만의 공간 로시니에서 안주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서로 물고 물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오스카와 보도는 친한 친구이면서 발레리라는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발레리는 그런 상황을 즐긴다. 닥터 겔버 역시 발레리를 사랑하지만 모두에게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고, 오스카와 우는 롤렐라이를 영화화하기 위해 작가 빈디시를 괴롭히고 빈디시의 염세주의적인 편집증은 로시니에서도 아무하고 어울리지 않고 별실에서 식사를 하게 한다. 그는 로시니의 종업원 세라피나를 좋아한다. 샤를로테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좋은 여자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로시니는 이런 모두에게 진절머리를 낸다. 어떻게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던 이들의 문제는 백설공주라는 여자가 나타나면서 완전하게 해결이 되고 결국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하고 심각한 문제는 발레리의 자살과 그녀의 역할을 백설공주가 다시 맡으면서 막을 내린다.

인생은 하나의 그럴듯한 코미디라고 시니컬하게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가벼운 농담처럼 시작하지만 심각하고 우울한 상황에 빠지게 되고 다시 코미디처럼 빠져 나와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가고 심각했던 상황마저 코미디처럼 느끼게 하며 끝을 맺는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인생이란, 인간이란 얼마나 잔인한 존재인가를 상기시킨다. 지극히 독일 적인 이 예술적인 영화 시나리오는 풍자적이지만 재미 면에서는 모자라고 예술성과 대중성은 공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 같다. 독일의 전설 로렐라이가 작품전반에 깔려 있고 그것은 현실에도 존재하지만 전설처럼 낭만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시나리오는 말하고 있다. 로렐라이는 발레리이기도 하고 백설공주이기도 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대 - 상 창비교양문고 26
염상섭 지음 / 창비 / 1993년 5월
평점 :
절판


조덕기 집안의 삼대에 관한 이야기다. 조덕기의 삼대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조덕기까지 극변하는 그 시대의 모든 것을 이 작품은 알려준다. 이미 사라져 버린 조선의 생각과 사상을 아직도 가지고 과거의 관습에 집착하는 고집 센 노인인 할아버지 조의관과 그 아버지와는 달리 과거와 단절하고 신 문물을 받아들여 기독교인이며 학교사업을 하는 인텔리이나 난봉꾼에 도덕관념이 전혀 없는 노름꾼인 아버지 조상훈.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이에서 단지 어떤 자기만의 사상이나 가치관을 갖지 못하고 아버지와 같은 교육을 받았지만 결코 아버지처럼 되지 않으려고 그저 끼어 있는 그들과 상관없이 현실에 안주하는 소심한 주인공 조덕기. 그리고 그들 주변 인물과 상황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한 집에서 존재한다.

마치 조선 중기의 당파 싸움을 보는 듯한 인물들. 노론, 소론, 남인, 북인처럼 자신들 사상과 생각만이 옳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 그 속에 그들과 동떨어져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고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의 고뇌. 신 문물이나 기독교 사상, 버려야하고 이제는 아무런 가치도 상실한 유교적 관습, 지독한 사회주의와 민족주의 투사들... 그들 중 어떤 것에는 반드시 속했어야 마땅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은 친일파인가. 덕기는 친구 김병화와 일본 오뎅 집을 들어간다. 그곳에서 동창인 홍경애를 발견하는데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사연이 들어있다. 이것이 작품의 시작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모진 고문으로 병원에 실려온 덕기는 열에 들떠 필순의 이름을 간절하게 부르고 그것을 들은 그의 순한 현모양처 아내는 가슴 아파하고 덕기는 필순에 대한 자신의 모습에서 아버지 상훈이 홍경애를 대했을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과 필순이 당도하게 될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며 끝을 맺는다.

덕기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이 짊어지고 가야할 우리의 혼란한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키고자 해도 지켜지지 않는 많은 것들. 생각과 사상과 관습과 가정과 도덕과 그리고 미래의 자신... 그것이 그 시대 사람들의 슬픔이었으리라. 아무도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살 수 없게 하는 비정함을 담담하게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말이 과찬이 아님을 읽은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 근대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사실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고 그다지 그의 작품은 읽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정말 다르다. <토지>처럼 대하소설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모두 들어 있다. 삼대의 모습은 그야말로 그 시대의 혼란 그 자체를 담아내고 있다. 일제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그 시대를 살았는지를 너무도 잘 표현해서 마치 그 시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대단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 / 동방미디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소년이 책을 읽고 있다. “뭘 봐, 책 읽는 거 처음 봐 ?” 물론 내게 한 말은 아니다. 그때 그가 읽고 있던 책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였다. 블루가 들어갔으니 우울한 책이겠군. 생각을 하면서 그 책을 찾아 봤다.

나는 누가 읽었다는 말만 들으면 그 책을 읽고 싶어지는 버릇이 있다. 처음 대하는 무라카미 류 라는 사람의 소설이었다. 아, 그 “상실의 시대”를 쓴 사람 ! 난 착각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로. 대강의 그 내용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열 일곱 살 소년이 이런 소설을 읽어도 되나 하는 걱정을 했다. 내가 그 나이 때 카뮈의 “이방인”을 읽자 염세주의에 빠진다고 책을 감춰버린 엄마처럼. 호기심이 생겼지만 오래 망설였다. 책을 읽고 실망할까봐. 하지만 그 아이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드디어 읽고 말았다.

책에는 ‘19세 이하 구독불가’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주인공 류는 19살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심의위원들이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7세에서 25세 이하만이 읽어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이를 먹으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색이 어떤 색인지 알 수 없게 되니까 말이다.

류는 자신을 행복한 노란 인형이라고 말했다. 흑인 미군에게 짓밟히는. 하지만 그 흑인은 미국에서는 백인에게 지배당하는 피지배자일 뿐이다. 그리고 노란 인형이 되어버린 일본인도 20세기 포에 조선인을 지배한 인간들이었고, 4세기경에는 백제가 일본을 지배했다는 설도 있다. 검은 새는 인간이 삶을 지속하는 한, 인간이 지키려는 자신만의 문화라는 것을 가지고있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타협을 아직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마약과 섹스의 허무함으로 남을 것이다.

“감각의 제국”이라는 일본 영화가 상영됐었다. 그것 본 어떤 사람은 무지 야하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너무나 처절한 삶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했다. 류의 이 작품도 그런 느낌이었다. 섹스나 마약과 문란함보다는 그 속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처절한  상실감을 느끼게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05-06-1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라카미 류의 책은 나오는 족족 다 읽지만 읽고 나면 사는 게 너무 구차하달까 허무하달까 느껴져서. ㅠㅠ 평에 상관없이 좋아라하는 하루키와는 달리 싫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데도 새 책이 나왔다면 또 사게 되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작가에요. 제겐. 물만두님의 리뷰를 읽으니 또 느낌이 새롭네요. 잘 읽었습니다. ^^

물만두 2005-06-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고 써놓은 겁니다^^;;;

토토랑 2005-06-17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 소설 중에는.. 쿄코가 제일 나았던거 같아요 ^^

물만두 2005-06-17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말고는 안읽었어요^^;;;

비로그인 2005-06-1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너무 깜깜해요..;;;

물만두 2005-06-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깜하지요. 주소 알려주세요...

2005-06-18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6-18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월요일에 부칠 예정입니다^^

ddung7409 2005-08-1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무지 좋아했었던 사람으로 '코인로커베이비즈' 와 '69' 추천합니다. 그 이후론 읽을게 거의 없더라구용~

물만두 2005-08-17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겨울 나그네 1
최인호 지음 / 문예출판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2학년때 겨울 나그네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때 미성년자 관람불가였지만 친구들이 많이 봤다. 그때 그들은 강석우의 우수 어린 눈빛을 동경했다. 그리고 얼마 후 텔레비젼에서 드리마로 방영됐다. 그리고 사람들은 김희애의 다혜 연기가 청순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나는 최인호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그의 첫 작품인 신춘문예 당선작을 가장 좋아한다. 그 다음 좋아하는 작품이 겨울 나그네다.

첫사랑의 열정과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하는 현실과 좌절 속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착한 심성의 민우를 좋아한다. 온실 속 화초 같은 다혜는 어쩌면 남자에게 첫사랑으로 다가오기 적합한 인물인지는 몰라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짐이 되는 여자로 묘사되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다. 그리고 현태, 이런 인물을 나는 싫어한다. 그렇듯 말만 번지르르 하고 세상에 비판적이고 그래서 세상을 비켜 가는, 그러면서 결정적일 때 친구의 등에 칼을 꽂는 인물, 그러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애써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현태와 같은 부조리한 인물은 하지만 일상에서 너무 자주 발견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은영은 현실을 가장 잘 직시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이다. 은영이 민우를 사랑한 것은 그로써는 마지막 외도였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라도 손에 넣고싶은 유아적인 순수를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 아마도 민우는 죽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래도 가끔은 은영과 아이와 살았으면 조금 낫지 않았을 까 생각도 해보지만 그것은 민우를 좋아하고 은영을 좋아하는 독자로써의 내 욕심일 뿐. 마지막 다혜와 현태가 민우의 아이를 맞이하는 장면이 조금 신파조라 아쉽지만 이렇게 뚜렷한 개성의 캐릭터를 가진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영엄마 2005-06-16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 나그네...는 현재로서는 영화본 기억 밖에 안나요.(책을 읽은 것도 같은데..쩝~) 첫추천은 저여요. ^^

물만두 2005-06-1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는 이미숙이 나왔었나 그랬죠. 안성기랑요...

로드무비 2005-06-1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할 말만 한 리뷰네요.^^

물만두 2005-06-1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비님 그동안 제가 뱀발이 많았나봐요^^;;;

검둥개 2005-06-1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리수, 노래를 좋아하게 해준 tv 드라마였어요... :)

물만두 2005-06-1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정개님 전혀 지금은 생각이 안납니다 ㅠ.ㅠ

sayonara 2005-06-1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기억이... 드라마였던가... 손창민이 주인공이었고, 최화정이 나왔었고... 어쨌든 이 정도라면 원작을 읽어도 새롭겠군요.
만두님의 별점 네 개라는 것은 좀 평범하단 뜻인데... -_-+

물만두 2005-06-1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소설이 평범하죠. 요즘에 비하면... 하지만 고전적 재미가 있잖아요^^ 맞아요. 최화정... 그때 좋았는데...

인터라겐 2005-06-1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수산의 가을나그네도 있지 않아요?

물만두 2005-06-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렴풋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수산도 신춘문예 작품이 제일 좋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