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따라. 기초시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W. G. 제발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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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섬찟했던 134 페이지...

질문으로 끝나서. 어두운 밤으로 전진하는 이 시간. 리어왕 목소리가 섞인. 어두운 밤. 바다의 끝은 어딜까 잠시 생각하다가 바다의 시작 또한 생각해본 적 없다는.. 페소아와 제발트와 그들의 책을 선택한 배수아 그리고 그 번역한 책들을 읽는 사람 중 하나인 나와 어두운 밤에 바다의 시작과 끝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까 궁금해졌다. 슬픔을 가진 사람들 기쁨을 떠올리는, 사랑을 추억하는 사람들, 떠난 사람, 스쳐간 사람, 닿지 않은 사람들, 왜 누군가와는 알게되고 누군가와는 사랑에 빠지고 누군가와는 만나지도 이름을 말하지도 존재를 알지 못하고도 죽을 수 있을까 ...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하는 질문들로만도 어둔 밤을 지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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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념논자인가? 삶 전체는 어둠에 싸인 하나의 관념인가? 신들의 웅성거림과 알려지지 않은 유일한 하나의 길로만 이루어진?
95p



질문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질문하는 자는 살아남는다. 생명을 움켜쥔다. 답이 없을 때, 당황할 때, 할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막막할 때, 사랑할 때, 공감을 바랄 때, 생각할 때, 살아있을 때 곧 불안할 때... 질문한다. 나는 질문하는 자인가?

나는 매일 질문하는 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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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1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순간, 질문할 기회를 놓치고 말아요.
 

예술과 과학,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

In search of nature.


과학의 임무는 예술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저 멀리 존재하는 의미를 가까이 있는 이미지와 혼합하는 것이다. 즉 매우 일관성이 있어서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커다란 패턴 안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들과 새로 주어진 것들을 섞는 것이다. 1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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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에 이르다
정영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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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을 때 음악을 고르고 음악을 집어든 다음, 음악을 틀기 위해 플레이 라고 쓰여진 버튼을 누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왔는지 따져보는 것은 음악을 듣는 행위에 속하는 건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보다 더 음악적일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다가 이내 음악이 흘러나왔을 걸 상상하며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플레이라고 쓰여진 버튼을 늘 하던대로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이 아닌 엄지로 눌렀으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음악으로 즐길 수 있었을까 후회하며 한탄에 잠기곤 했다.



오리무중에 이르다를 읽고 음악을 빗대어 생각하다 그의 스타일대로 써본 글.^^....정영문 작가의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윗글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정해진 문이 없다. 책을 읽다 잠이들기도, 정신줄이 나가 잡념이 들기도 한다. 언젠가 다시 책에 집중했을때 이전의 그 책을 읽던 나는 없어지고 새로운 내가 있다. 이 모든 행위가 정영문 작가의 작품을 읽는 행위이다. 그의 작품은 따라서 관대하고, 경계가 없으며, 무한대로서 (가스통 바슐라르 말대로) 상상력 자체가 미래를 유혹한다.

빠져들게 만들거나 내팽개쳐 지거나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을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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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03-30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전의 그 책을 읽던 나는 없어지고 새로운 내가 있다.˝ 표현이 좋으네요.
어떤 느낌인지 살짝 알 듯도!! 잘 읽었어요.

:Dora 2017-03-30 22:54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제가 썼으나 제가 쓰지 않은 것처럼 멋있어요 라고 말하면 어떨까 생각해보다 기냥 나는 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해요!
 

아...너무 웃겨요 ㅋㅋㅋ 독서만담 이후 두 번째로 뽱터짐 ㅎㅎㅎㅎ

★ 눕기의 기술 에코백을 선택, 하고 나왔는데 이게 뭐에요 누가 물어보심.. ㅡ,ㅡ

˝우선 눕고 볼 일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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