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 - 스펙트럼/MGM 가격 인하
샘 페킨파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목이 그러니까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인 이 영화는 아주 편하게 국내에서는
`가르시아'라는 제목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영화 내내 문제의 인물 알프레도
가르시아는 안나온다. 기껏해야 목걸이 팬던트 속의 사진으로 그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이다.

제목의 살벌함 때문에 사지가 절단되고 피가 무진장 튀는 상황이 연출 될꺼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영화를 보고 나선 시각적인 잔인함보다 영화속 여기저기 꽁꽁 숨겨둔 살벌함을 느끼게 되버렸다.

이미 불귀의 객이 되버린 가르시아의 목에 백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나 영화 도입부 가르시아의 목에 현상금이 걸리게 되는 상황에서 보여지는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은 샘 페킨파의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꼈었던 `폭력의 대상에 차별은 없다.'라는 공식을 충분히
따라가 주고 있다.(페킨파의 영화에서는 여성, 아동은 보호받을 혹은 예외대상이 아닌 언제나 폭력에
노출되어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위치로 동등하게 나온다.)

가르시아의 목을 가지러 온 베니였으나, 그 순간 멕시코 갱의 습격으로 머리를
강탈당한다. 결국 영화에서 베니는 가르시아의 목을 집적 잘라가진 못한다는
묘한 의미를 부여해준다.

소극적인 폭력으로 시작된 영화는 주인공 베니의 등장으로 그 다음 상황의 폭력까지는 매우 굼뜨게
진행되어진다. 이미 죽은 자의 머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은 베니의 충동적인 살인으로 시작되면서
진정한 폭력과 살상의 수순을 밟게 되어간다.  이어서 그의 목을 둘러싼 공방전에서 나오는 원숙한(?)
게이킬러 듀엣과 멕시코 갱단, 그리고 목을 되찾으려고 하는 가르시아의 가족들. 의뢰인의 하수인들,
그리고 베니가 유일하게 사랑했을 꺼라 추측되어지는 창녀까지...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머리로 인해
베니가 직, 간접적으로 관여된 15명의 살상 후, 베니의 심적인 동요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게이 킬러 듀엣의 최후...지금처럼 동성애적인 코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34년전 영화에서 함축적인 의미로 이 두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폭력적인 인물이 아닌 그냥 바에서 피아노나 치는 삼류 연주자인 베니에게 이렇게 급작스럽게 몰아
닥친 살육의 폭풍은 감당하기 힘든 지경까지 오게 되고, 결국 `끝까지 가자'라는 비이성적인 생각으로
이 사건의 모든 원흉인 의뢰인 저택에서의 살육으로 끝을 맺게 된다.

밑바닥 인생을 탈피하고자 하는 어찌보면 평범한 베니라는 인물이 어마어마한 현상금으로 인해 현실
탈피의 기회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살상으로 이어지며, 그 강도를 높이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우리에
겐 내일은 없다'의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엄청난 양의 총알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영화는 끝을 맺게
된다.

주인공 베니를 연기한 워렌 오티즈...그는 샘 페킨파 영화의 단골 출연자이다.

밑바닥 인생이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타인을 소멸시키는 살인이라는 행위를 할 정도로 주인공 베니의
삶이 피로 얼룩졌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무모한 하나의 돌파구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현실을 타파하고자
했던 주인공이 서서히 혹은 급진스럽게 소멸되어가는 전개구도를 냉정하게 보여주었던 역시 샘 페인파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영화였다고 생각되어진다.

뱀꼬리 :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가르시아의 잘려진 머리의 실체는 결코 안보여준다. 단지 다른 시작적인
효과로 그 자극성을 극대화 시킨다. 머리가 들어 있는 자루에 들끓는 파리떼와 얼음과 드라이 아이스를
쟁여 놓는 장면과 자루속의 머리를 확인하면서 마치 지독한 냄새를 맡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일그러진
얼굴로 직접적인 모습이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충분히 그 실상을 파악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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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8-3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 베니의 몰골이 마음에 드는데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8-3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 페킨파 감독의 등장인물들은 결코 미화가 안되는 공통적인 무언가가 있더라구요.
영화보면 그 막 땀내나고 쩔은내 나고..떄로는 피비린내나는 듯한 그 느낌...^^
 

오늘 지각을 해버렸다. 30분이나 늦어버린 것이다.
이유는 전날 엄청난 과음을 했다거나, 혹은 엄청난 일량으로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해서가 아닌....
영화 두편 연달아 보다가 지각을 해버렸다.

어제 저년 11시반쯤에 비교적 평상시 보다 일찍 잠들어 버린 주니어 덕분에 구입한 DVD를
시청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와버렸다. 첫번째 영화는 샘 페킨파의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 라는 다소 잔혹한 제목의 영화였다. 그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새벽 1시...마님은
이미 자신의 취향이 아닌 영화인지라 방에서 해리포터 삼매경에 빠져 계셨고, 곧바로 굉장한
배우인 스티브 맥퀸의 `블리트'를 DVD 플레이어에 집어 넣어 버렸다. 결정적인 지각원인의
제공자는 다름아닌 스티브 맥퀀이였다.

즐겁게 시청을 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본편 영화와 스페셜픽쳐까지 다 보고 나니..새벽 3시
10분...눈은 뻑뻑해졌고, 온몸은 마치 흐느적 흐너적 문어의 그것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 느낌
이였다고나 할까...헥헥 거리면서 이부자리 위에 누워 불과 10여년전의 나의 영화인생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가는 이유는 뭐다냐....

심야에 극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3편을 내리 틀어주는 그 무지막지한 상영시간에도 끄떡없이
영화관람을 마치고 가까운 설렁탕집에서 아침밥을 먹어주고 고수부지에 농구를 하러 갔던 그
강철 체력....조조 선착순 100명에게 팜플렛 무료증정이란 말에 현혹되 아침 8시부터 극장앞에서
친구와 수다 떨면서 그때 당시 천원에서 이천원하는 팜플렛을 기어이 받아냈던 약간은 광신도적인
모습....비디오 가게에서 신프로 5개를 빌려가면서 가게 점원의 `이거 신프로라서 내일 모두 반납
하셔야 하는데 가능하시겠어요?' 란 물음에 씩 웃으면서 `그까이꺼~' 했었던 모습까지......

꺼이꺼이 감겨져 가는 무거운 눈커플을 억지로 치켜뜨며, 20대때의 그 팔팔 끓던 강철체력을
회상하며, 나름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두편의 오래된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뇌세포의 급작스런
회전과 분출하던 아드레날린으로 인해...겨우겨우 새벽 4시 반에 잠이 들어 버렸다.

샘 페킨퍼와 스티브 맥퀀이 선물해줬을 것이 틀림없는 핏발선 눈동자와 까칠한 피부를 아침에
목격하면서 이제 더 이상 그때 그 팔팔했던 청춘이 아니다라는 생각과 함께 원숙미와 노련미로
무장을 해야하는 나이스 미들의 길을 가고자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고나 할까..

뱀꼬리 : 졸려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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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08-3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앗 저도요. 저도요. ;;; 유리가면 읽는다고 새벽세시반에 잤다가 담날 술마시다가 그만 잠들어버리고 나서 깨달았답니다. 이젠 예전의 체력을 믿어서는 안 되겠구나 하구요. 원숙미와 노련미로 승부! 불끈!!! -_-v 그나저나 메피님의 10여년전 영화인생, 과연 알흠답습니다!! ^^

마노아 2006-08-3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두시 넘어 잠들었는데, 6시에 일어나서 앉은 채로 꾸벅꾸벅 졸았어요. 강철 체력.... 그래도 예전엔 놀다가 잠 못 잔 것은 괜찮았는데, 이젠 놀면서라도 잠 못 자는 것은 힘들어요ㅠ.ㅠ

건우와 연우 2006-08-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련하게 근무중 오수를 즐길수 있으실래나...^^

비자림 2006-08-30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분출하던 아드레날린?
새벽까지 영화 봐서 목이 뻣뻣하시겠군요. 자, 목운동 좀 하세용^^

로드무비 2006-08-3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은 벌겋게 충혈이 되셨을 거고.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딴짓 마시고.=3=3=3

Mephistopheles 2006-08-3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 아름답긴요...무모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우와연우님 // 블랙커피 한사발로 견디고 있습니다..^^
비자림님 // 아무래도 폭력성향의 영화 두편이다 보니...엄청 분출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로드무비님 // 싫어요!! 와일드 번치 봐야 해요..!!=3=3=3=3
 

격해진 감정을 추스리면서 조금씩 사태를 진정국면으로 진입시키면서 장문의 방명록을 써주신 님께
깊은 감사의 맘을 전해 드립니다.^^

고로 잠깐 떠나 있겠다고 했던 이 휴가는 자진반납이 되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그래도 잘쉬라고 하셨던 분들은 D노트에 빼곡히 적어 넣은 치밀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리 가지
말라 붙잡아 주신 분들은 따로 노트 작성하여 별 다섯개 그려 넣고 형광펜으로 박박 칠해 놨습니다.)

요즘 포털사이트에 가면 공통적으로 올라오는 댓글들이 있습니다.

이게 다 노XX때문이야~~!!!

전혀 상관없는 모 아나운서 재벌 2세와 결혼하는 기사에도 어김없이 뜨는 댓글이라죠...
전 오늘 오전에 일어난 약간의 잡음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게 다 알라딘 때문이야...!!

라고요..=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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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시간이 멉니까...3일은 가야 사람들이 긴장을 하지..오신거 일착으로 축하드립니다.

urblue 2006-08-2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셔야지요. 잘 하셨습니다. ㅎㅎ

moonnight 2006-08-2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하셨어요. 역시 메피스토님이십니다. ^^

마노아 2006-08-2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글 계속 올라오는 것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휴가 자진 반납, 아름다워요^^

물만두 2006-08-2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시간은 넘 빨라요~ 그래도 하루는 되야죠=3=3=3 그리고 D노트는 노트가 아니라 체형아니시온지=33=33=33

토트 2006-08-2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5시간밖에 안 됐는데 반가와요. ^^

해리포터7 2006-08-2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화통한 메피스토님 그러실줄 알았어요..멋지신 매너에요!ㅎㅎㅎ

paviana 2006-08-29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가는게 그렇게 쉬울줄 아셨어요? ㅎㅎ

세실 2006-08-29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귀여운 메피님....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근데 5시간 맞아요??? 뭐 1시간밖에 안된듯....호호호~

짱구아빠 2006-08-2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시간 밖에 안되었지만 반갑네요...

비로그인 2006-08-2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는 무조건 추천..ㅎㅎ

하늘바람 2006-08-2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와 주셔서 기뻐요

토토랑 2006-08-2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몰래 기뻐요~~

ceylontea 2006-08-2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시간도 아닌거 같은데요.. 계속 알라딘 보시고 계셨던거죠?? ==3==3

페일레스 2006-08-2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전 내놓고 기뻐요! 메피스토님 느므 죠아 >_<

2006-08-29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8-2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쪽팔림을 무릅쓰고 5시간만에 휴가 반납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의 애정어린 댓글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16:54분에 속삭이신 분...저보다 소심하시군요 호호호..^^ 그리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임은..??? 어떻게 져야 하나요..=3=3=3

2006-08-29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08-2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모,더 있다오세요====3333!!!

이매지 2006-08-2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르던 사이에 휴가까지 다녀오셨군요 ㅋㅋ
그나저나 왜 휴가를 보내셨나하고 뒤져보니 오해가 생겼었군요. 쩝.
잘 해결되서 다행이네요^^

울보 2006-08-29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글이 잇는줄도 모르고,,
그래도 반갑습니다,

달콤한책 2006-08-2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이가 팔자에 없는 환경미화 때문에 이틀간 알라딘 점검을 소홀히 했더니만...오늘 우여곡절이 많으셨군요. 자진 반납 아름답습니다^^

날개 2006-08-29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 소린가 하여 주루룩 찾아 읽고 왔습니다..^^
여하튼 잘 돌아오셨습니다..

실비 2006-08-2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오셔서 다행이여요^^

그린브라운 2006-08-30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셔서 기뻐요 ^^

건우와 연우 2006-08-3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못버티시리라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기뻐요...^^
 

오늘같은 기분에 찾아오시는 전혀 반갑지 않는 손님(?)이 한분 계셨으니...
이분은 냄새도 참 잘 맡으시고,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잘 맞추시는 분이다.
더군다나 여간해선 거부하지 못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끌려 들어가기 나름.....

잊을만 하면 기가막히게 때를 맞춰서 찾아 오시는 지름신.....

덕분에 나는 H모님의 소개로 알게된 온라인 매장에서 무려 9장의 DVD를 주문해
버렸다는...

이로써 샘 페킨파 감독의 출시된 모든 영화는 다 소장하게 되었다는...
아울러 괴물(요즘 그 괴물 아님), 사랑의 블랙홀, 길+지중해 합본, 파리넬리 리마스터링 보정판,
죠지왕의 광기까지.....

당분간 점심은 홈매이드 도시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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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8-29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마님이 도시락도 싸주시나요?(아님 님께서? ^^)

마노아 2006-08-29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중해랑 파리넬리 밖에 모르겠어요. 아 무지하여라ㅡ.ㅡ;;;

moonnight 2006-08-2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블랙홀이랑 파리넬리밖에 못 봤어요. -_-; 와아. 사랑의 도시락. 부럽슴다. ;;

하늘바람 2006-08-2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한 지름신이네요.

Mephistopheles 2006-08-2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 제가 쌀때도 가끔 있답니다..^^
마노아님 // 영화를 많이 보고 적게 보고를 가지고 무지를 따질 순 없다고 보고 싶어요..^^ 한편을 보더라도 각자 가지는 느낌이 소중한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달밤님 // 사랑의..도시락이라기 보다는 구박의 도시락일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늘바람님 // 5만원 미만 배송비 별도....라는 말에 그만..........
 
시계 태엽 오렌지 - 할인행사
스탠리 큐브릭 감독, 말콤 맥도웰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고백하건데 두번째 만나게 되는 영화이다.
첫번째는 지나치게 야하다~ 라는 입소문을 통해 영화의 본질을 무시하고 자극적인 시각적 이미지에만 매달렸었다.이해를 하고 싶어도 자막이 없이 봤기 때문에 그 심오한 내용을 알수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1.첫번째 만남
충분히 자극적인 영상이였다. 주인공 알렉스 드 라지와 만나는 여자들은 대부분 나체가 되버렸고, 강압적이건 합의적이건 그와의 성교는 필수적인 사항이였다. 그리고 세트의 여기저기 보이는 비교적 적나라한 이미지들과 주인공이 감옥으로 들어가게 된 살인사건의 흉기 또한 거대한 남근 조각상이였으니..지금처럼 노골적인 포르노 그래피에 따라갈 수는 없었겠지만, 일반상영을 기준으로 하는 영화치고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적나라했다. 35년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촌스러움과 시대착오적인 면은 언급하지 말자.

도덕적인 관념이 전무한 그들의 일상은 마약이 함유된 우유를 마시면서 발육부진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2.두번째 만남
적나라하게 드라나는 여자의 나체나 얼핏 얼핏 보이는 남자의 성기...자극적이며 폭력적인 영상과 비주얼보다 더 무서운 내용을 안에 담고 있었다. 그 공포의 핵심은 국가라는 단체에서 행하는 교화 프로그램 `루드비코'에 있다. 마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 잭 니콜슨이 결국에 뇌의 일부분을 절개하고 온순한 인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처럼 광폭한 주인공 알렉스는 14년 형량의 중압감으로 택한 이 교화프로그램으로 인하여 폭력적이고 음란한 사상은 정신적으로 거세가 되버리는 과정을 겪는다. 약속대로 단 1년의 교화프로그램 이수 후 사회에 복귀되나 그를 맞이했던 사회는 더이상 과거에 자신이 가해자와 지배자의 위치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강요하는 사회로 돌변해 있었다. 그 후, 전체주의적인 이미지의 국가와 그에 반동하는 조직의 사이에 껴버린 주인공은 결국 장기판의 말이라는 이용가치의 개념으로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용당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터에 나와있는 것처럼 강제로 열린 동공 촬영으로 인해 말콤 멕도웰은 일시적인으로 시력상실까지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3.네번 죽는 알렉스...
주인공 알렉스는 이 영화에서 네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심장이 멎고 사지가 뻣뻣해지는 일반적인 죽음의 모습이 아닌, 정신적인 죽음을 잔인하리만큼 네번씩이나 경함하게 된다. 폭력적이고 사회에 비순응적인 모습을 보이는 초반 그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그의 일당들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교도소를 가게 된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교도소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철저하게 분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 `루드비코'교화 프로그램으로 인해 잠재되어 있던 폭력적인 성향마져 제거되버린 후, 사회에 내동댕이쳐지면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써의 급경사의 나락을 맞이하면서 이미 두번째의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후 본능적으로 찾아간 과거 자신의 범죄의 피해자에게 반국가적인 이용가치로써 유린되다 결국 자살이라는 시도를 통해 세번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영화 마지막 부분 루드비코 교화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하여 거세게 반발하는 언론과 여론의 무마용으로 본래의 인성을 되찾는 과정에서의 전체주의적인 정부와의 타협에서 마지막 4번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극 초반의 광폭한 모습이 진정 그의 모습이였다면, 그 이후에 오락가락하던 그의 모든 가치관과 이념은 조작 혹은 날조의 의미로 본질의 그는 이미 사라져버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길길히 사회에서 날뛰던 알렉스는 교도소에 입소 후 교도관 앞에서 찍 소리도 못한다.

4.시계태엽속의 오렌지에서의 음악

1)베토벤 교향곡 9번
영화전체의 메인 테마라고 해도 무색하리만큼 이 유명한 클래식 곡은 시종일관 등장한다. 교화프로그램에 의해 가치관과 개념이 바뀌는 알렉스에게 이 음악은 특별하게 작용한다. 폭력적인 그에게 최고의 안식을 주었던 곡이 교화과정을 거친 후 최고의 악몽과 고통을 선사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더 이상 베토벤 교향곡은 알렉스에게 평온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악몽과 고통의 전주곡일 뿐.....

2)윌리엄 텔 서곡
레코드 샾에서 마주친 다소 남근 숭배자의 모습을 보이는 두명의 여성과 매우 빠른 속도(?)로 치루는 정사씬에서 이상하리만큼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곡.  주인공의 선정적이며 음란한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역활을 해주고 있다.



이 장면 바로 다음 매우 빠르게 돌리는 베드씬에서 쓰인 음악..

3)위풍당당한 행진
경건하고 위엄있는 이 곡을 범죄와 통제와 업악이 가득한 교도소 내부에서 정부 고위 인사(장관)이 시찰을 할 당시 나왔다는것 자체가 영화속에서 감독이 전체주의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정부를 향해 조소와 비아냥을 느끼게 해준다.



통제, 억압, 감춰져있는 폭력 성향이 다분한 교도소를 방문한 내무부장관의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4)싱잉 인 더 레인
영화 속 최초의 강간강도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주인공 알렉스의 입에서 흥얼흥얼 흘러나온다.
원곡은 진 켈리의 빗속에서의 아름다운 댄스로써 그 면모를 보여주지만, 이 영화에서의 싱잉 인 더 레인은 무자비하고 잔혹한 범죄의 서곡으로 통용된다.(주인공 역을 맡은 말콤 맥도웰이 유일하게 끝까지 부를 줄 아는 노래여서 이곡이 쓰였다고 한다.)



문제의 그 `싱잉 인 더 레인'  진 켈리의 입장에선 패러디도 아니요 오마주도 아닌 모욕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장면일지도....


선정성과 폭력이라는 강력한 비주얼로 무장한 자극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 보고 살펴보면 그보다 더 무서운 전체주의 국가에서 행하는 인성말살정책의 공포스러움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괴팍스런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의미심장한 주제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그건 아마도 나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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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블린 살때 운이 좋게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지금도 4번에 언급하신 노래를 부르며 잔인한 짓을 서슴치않고 하던 주인공들이 소름끼칠 정도로요
큐브릭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원작을 읽고 다시 보고 싶어서 DVD는 못구하고 우연히 VCD로 구입을 해놨는데 역시 원작을 구해만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관계로 기다리고만 있네요..^^;;
저도 또 보면 안보이던 것들이 더 보이겠죠?

물만두 2006-08-2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놓고 아직도 못보고 있으니 영화는 너무 멀군요 ㅡㅡ;;;

moonnight 2006-08-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소문으로만 많이 듣고 아직 못 본 영화예요. 겁나는군요. -_-;;; 메피님 리뷰에 솔깃하여 주문하려 했으나 품절 ㅠㅠ 언젠간 꼭 보고 말테야!

Mephistopheles 2006-08-2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 아마도요..아 그리고 이 타이틀 주문하지 마세요..워너에서 골든라벨로 10월달 출시 예정이라고 하는군요..조금 비싸더라도 퀼리티가 좋은 것으로 구입해보세요...^^
물만두님 // 원 작가가 스탠리 큐브릭에게 대단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연극판에서 두번째로 나오는 남자를 큐브릭 비슷한 사람으로 배역을 잡고 엄청 두둘겨 패는 씬이 나올 정도로요...^^
달밤님 // 10월달 워너에서 골든 라벨로 만나 보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