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장기간 하다보면 여러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만나서 좋은 기억만을 간직하게 해주는 사람과 그와는 정반대의 기억만을 남겨주는 사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쩌다가 한번 생각해낼려고 해도 머리속에서는 "누구였더라?"라는
물음표만 잔뜩 떠오를 정도로 존재의 흔적이 희미한 사람들이다.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다 보니 여간해선 세번째의 경우는 극히 드물고 주로
첫번째 혹은 두번째의 부류로 분류가 된다.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에 만난 사람들이지만
아직까지도 맘만 먹으면 커뮤니케이션의 가능 유무 차이라고 생각된다.
언제였던가 비교적 오랜기간 다녔던 사무실인 역삼동의 사무실의 경우 근 5년동안 묵어
있다 보니 그곳에서 제법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났었다.
가장 친하게 지냈던 남자직원 한명과 여자직원 한명 그리고 나...이렇게 3명은 제법 돈독
한 연맹(?)을 견고하게 쌓아놓고 잘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와 반대로 우리쪽 연맹의 시선
으로 보면 공공의 적이였던 인물들도 존재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미 예전에 눈치 챘었지만 결국 이 남녀는 결혼해서 애낳고 잘살고 있다.)
내가 입사하기도 전에 있었던 그 공공의 적은 꽤 오래전부터 이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던 인물이였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으나 그 모든 것을 커버할 정도로 그녀(공공
의적)의 처세술은 실로 견고하고 완벽했었다. 쉽게 말해 자신을 기준으로 레벨이 낮다고
생각되는 동료들에게는 찬바람이 불 정도의 대우를 했고 그와 반대로 레벨이 높은 직원들
다시 말해 상사들에게는 자신의 이러한 이중성을 철저하게 은폐하고 엄폐하는 강력한
처세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의 생활을 거의 정리하기 직전에 일이 터지고 말았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적은 우리쪽 연맹(?)의 여직원이 이 공공의 적이라고
불리우던 여직원에게 호되게 당한 것이였다. 설명을 하자면 이러했다.
마감날짜가 다가오는 와중에 그때도 연일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이 하고 있었는데....
공공의 적이 연맹의 여직원 컴퓨터에 네트워크로 접근을 해서 그동안 작업했던 도면파일을
뒤죽박죽 자기 맘대로 수정했던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였다.
증거가 없다보니..억울하게 당한 건 우리쪽 여직원이였고 아니나 다를까 세부사정을 모르는
실장(깐돌이라고 불리는 실장은 공공의 적의 최고 바람막이였다.)은 책임소재까지 추궁하는
단계까지 왔었다. 결국 연맹의 남자직원과 야밤에 사무실로 다시 들어와 공공의 적과 우리쪽
여직원의 컴을 다 켜놓고 흔적을 찾고 별 지랄발광을 다 떨어서 증거를 잡았으나..공공의 적의
든든한 바람막이인 실장앞에서는 하릴없고 쓸데없는 짓이였었다.
사회생활 하면서...뚜껑이 열렸던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였다.
사건 발생 이틀 후 난 공공의 적을 옥상으로 불러냈다. 다음날 그녀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후 재정상태가 급작스럽게 악화가 된 이 사무실은 결국 윗선의 직원 몇명만을 남겨놓고
대부분의 직원을 정리해고의 수순을 밟아갔고 나역시 그곳을 나와 다른 곳에 터전을 잡았었다.
살다보면 최악의 사람을 만날수도 있고 최고의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최고의 사람들만을 만난다면 그것이 곧 무릉도원이며 유토피아겠지만 현실은 절대 좋은쪽으로만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나름대로 최악의 사람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익혀둬야 한다고
생각된다. 경험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관심"이라고 생각된다.
다만...뚜껑이 열렸을 때는 무관심이라는 부처님 반토막같은 방법도 눈에 안보이더라....
단지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한이 있어도 극강의 "한방"만이 살아남는 방법이 아닐까...
뱀꼬리1 : 와 쓰고 보니 무지 살벌하네~~ 전 귀엽고 순한 메피스토입니다..~~~
뱀꼬리2:여담이지만 그 호되게 당했던 여직원은 대낮에 길에서 공공의 적과 우연히 마주쳤다고 한다.
아는척도 안하고 당황하면서 엄청 빠른 속도로 그자리를 피했다...라고 그때 그 당한 여직원이 말해
주더라는....(근데 왜 도망가지.??)
뱀꼬리3: 다시한번 생각해 보니....그때에 비해서 지금 나는 무지 편하게 일하는 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