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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대생"님의 페이퍼 내용을 보고 저의 경험을 생각했습니다.
작년이였습니다. 남부순환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제가 핸들을 잡고 어머니가 다니시는 교회를 가고 있었답니다.
아침시간이였기에 꽤 차가 막혔었죠 남부순환도로 24시간 중 몇시간 빼고는 상습
교통정체구간이다 보니까요...
낙성대 전철역에서 사당역가는 길이 약간 가파른 내리막길입니다. 그 중간쯤에서
밀리는 차들 따라 브레이크 밟았다 놨다 하면서 천천히 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갑자기
"쿵"합니다. 심한 건 아니였지만 목이 뒤로 살짝 꺽이는 정도였었지요..
차 세우고 뒤를 보니 왠 아주머니가 핸드폰 들고 엄청 당황해 합니다..
핸드폰 잡고 통화하면서 운전하다 사고 낸 겁니다. 그런데..차에서 나오지도 않습니다.
받던 전화 끊고 어딘가로 후다닥 전화 겁니다. 차가 많이 막히니까 인도쪽으로 차를
빼자고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입도 뻥긋 안합니다..미안하단 말도 안하더군요...
잠시 후 왠 시커먼 중형차가 인도쪽에 정차하는 걸 봤습니다..그리고 그 차안에서
소도둑놈처럼 생긴 시커먼 사내가 내립니다. 그리고 우리쪽 사고현장으로 다가오더군요.
와서는 힐긋 제차 뒷범퍼 깨진 걸 슬쩍 보고 여자차 슬쩍 보더니 혼자말로 중얼거립니다.
"별일 아니네...."
(하하하...너 오늘 잘못걸렸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상당히 싸가지 없게 여자 남편이라고 하면서 별일 아니니까 그냥 갈길
가자고 합니다...무게 엄청 잡습니다...(호레이쇼 반장마냥 허리에 손 하고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소도둑놈님...님은 방금 메피스토의 선량한 얼굴표정 봉인을 풀어내시는데 성공
하셨습니다 딩동~"
봉인 풀고 바로 험악한 얼굴 나왔습니다. 바로 떠들어 줬습니다.
"(혼자말로 중얼거리 듯) 어짜피 뒤에서 박았으니까 쌍방과실은 안되고...머리도 어찔한게
병원에 확 드러누워버릴까...경찰이나 불러야 겠군"
결국 보험사 출동 안하고 경찰만 출동했고...
범퍼수리비 내주겠다고 하면서 그때 가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끝장을 볼려고 했으나 어머니는 그러지 말라고 말리셨기에 넘어갔습니다.
그냥 범퍼 깨진 수리비만 받자고 카센터에 차 맡기고 수리비 견적 뽑아보니까 20~30 나오더군요..
그걸 통보했더니 이 소도둑놈 전화통 붙잡고 이런 소리 합니다. 당장 카센터 사장 바꾸라더군요.
그러고는 카센터 사장에게 전화로 어딜 사기치냐 내가 거기 가면 넌 끝장이다..너 한번 당해볼래..
라는 식으로 협박아닌 협박을 했답니다. 카센터 사장님이야..그냥 씩 웃으면서..."그래요 그럼
오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고 마무리 하고 전화를 끊었답니다.
확인되진 않았지만 잠시 후 카센터 아저씨는 자신이 아끼는 렌치 8종 셋트를 깨끗하게 닦고 있었다는
후문이 들렸습니다..
카센터 아저씨를 통해 이 이 양반들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화 다시 걸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했습니다. "저 병원가요.."
갑자기 왜 그러냐면서 난리 났습니다. 구차하게 한마디 더해줬습니다...
"그까짓 범퍼...수리비 안받고 그냥 넘어갈수도 있었고, 당신이 말한 것처럼 별일 아니네 하면서
갈수도 있었습니다..그러나 당신 부인 사고내고 무슨 행동 했는지 말해드릴까요.?? 차에서 나오지도
않더군요..미안하단 말도 안하더군요. 그리곤 남편이라는 당신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미안 이라는
단어 혹은 죄송 이라는 단어는 나오지도 않더군요...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내일 아침 9시 반까지
제가 불러드린 계좌에 입금 안하시면 전 병원 갈껍니다. 그리 아십시요."
전화 일방적으로 끊으니까 다시 전화 옵니다.
180도 달라졌습니다. 정말 죄송하다고..자기가 이런 비슷한 사고로 엄청 당해서 처음부터 강하게
나갔던 것이라고 합니다.
사고 당했을 때...상대가 험악하게 목소리 높여도 절대 기죽지 마십시요..그냥 경찰 부르세요...
경찰 5분안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보험사 부르세요..보험사도 10분안에 도착합니다.
뒤에서 일방적인 추돌이 아닌이상 대부분 교통사고는 쌍방과실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사고를 내셨다면 주변 상황보고 무조건 차에서 내려 사고난 자동차 부위부터
보는 행동은 삼가하세요..무조건 상대 운전석으로 뛰어가서 최대한 걱정어린 표정과 미안한 목소리로
괜찮으시냐고 어디 다치신 곳은 없냐고 호들갑을 떠십시요.. 대부분 사람들 열받다가도 상대방 표정
보고 조금이나마 누그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