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왕 마고 - 완전 무삭제판, 태원 2006년 10월 특가전
파트리스 셰로 감독, 이자벨 아자니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기억은 "졸려" 혹은 "지겨워" 의 느낌뿐이였다.
암살당한 왕이 온몸의 땀구멍에서 피를 땀처럼 흘리면서 맞이하는 최후.. 정도와 여주인공인 "이자벨 아자니"의 미모만이 이 영화의 기억이라면 기억이다.

드레스는 주인공 마고가 제일 좋아하는 드레스이며 묻어 있는 피는
비소에 의해 독살된 왕의 피...
졸다 깨다 졸다 깨다 하면서 2시간이 넘는 영화는 억지로 끝까지 봤고, 결국 남는 거 하나 없이 기억에서조차 지워져버린 영화 중에 하나로 남게 되었다.
얼마 전, 새로나온 DVD 소개 중에 이 영화가 눈에 띄었고, 비교적 착한 가격의 이 타이틀을 구입하게 되었다. 물론 앞에 "무삭제" 때문이긴 하지만...
두번째 관람인 여왕마고는 120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졸음은 커녕 딴전도 안피며 장시간 몰입할 수 있었다. 무삭제였기에 이야기는 매끄럽게 넘어갔으며, 1572년 파리에서 일어났던 "성바르톨로메오의 학살사건"이라는 시대적인 배경에서 보여주듯 이 영화에서의 종교(신교VS구교) 분쟁은 사실 부수적인 묘사와 곁다리적인 배경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접하게 되었다.
종교분쟁은 시대적인 배경의 모습일 뿐 실제로 영화속에서 내내 표현되고 묘사되는 부분은 그 당시 귀족들의 문란하고 타락적인 삶이였다.
왕족인 마고는 길거리에서 동물적인 섹스를 탐닉하고,
그녀의 오빠들은 하나같이 마고에게 근친상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왕이라는 권좌를 위해 혈육의 정은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형제들..
독과 암살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지켜나가는 탐욕스러움...
섭정으로 권력을 잡고 있는 마고의 어머니는 집안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5000명이나 되는
신교도를 학살하는데 어떠한 후회나 죄책감도 나타내지 않고 신의 뜻이라는 말도 안되는
위선을 떠는 모습....
이러한 추잡함의 연속성 때문인지 마고가 보여주는 유일한 사랑 역시 광적인 집착으로 결말내버리고 만다.

마고의 유일한 연인 라 몰르는 왕의 독살 누명을 쓰고 참수당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고는 방부처리된 연인의 머리만을 품에 안고 길을 떠난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이 원작이며 시대적인 실제사건과 실존인물들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정도의 과장성과 표현의 과격성을 제외시켜버린다 치더라도 화려하고 고고한 귀족들의 양육강식의 세계를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차라리 동물의 왕국이 얌전하다.
뱀꼬리 : 그래도 "이자벨 아자니"의 미모는 여전히 빛났다.

그녀는 프랑스의 살아있는 보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