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가 2월말부터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바보 아니야..!!"

수상하게 생각한 마님과 할머니는 유도심문을 펼쳤고 그 바보라는 외침 이면에 떠오르는 이름
"민재원"을 색출하게 되었다.

추정은 이러하다. 어린이 집에 가면 또래의 아이들이 어울리다 보면 투닥투닥 할때도 있는 법..
그중엔 말을 빨리 깨우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늦게 늦게 깨우치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주니어는 후자의 경우..어쩔 수 없는 이건 유전이다. 나 역시 유치원에 가는 7살때까지 어버어버
말을 늦게 늦게 완벽하게 깨우쳤고, 미국에서 수재 소리 듣는 조카녀석 역시 7살이 될때까지 말을
완벽하게 못 깨우쳐 누나 속 꽤나 썩혔으니까...

그 중...민재원이라는 아이(추정)는 비교적 말을 일찍 깨우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말이 늦는
주니어에게 바보라고 놀렸다는 추측을 하게 된 것...

그 누구보다도 할머니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민재원이 누군지 내일은 꼭 물어보고 말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셨던 것...그래서 확인작업을 들어간 것이 이틀 전 이였고 어린이집 선생님의 증언
에 의하면 "민재원"이라는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임재원"이 있을 뿐...

하지만 선생님의 증언에 따르면 임재원..이라는 아이 역시 주니어와 마찬가지로 어눌과 순진무구형
이기에 바보 라고 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 단지 같은 연배의 다른 아이와 놀다가 좀 투닥거릴 뿐
별 문제가 일어날 건더기가 없다고 갸웃거리더란다.

돌이켜보면 존재하지도 않는 "민재원"이라는 추상적인 아이에게 집안식구들은 온 신경을 곤두세운
꼴이 되버린 것이다. 

마님과 할머니 앞에서는 대범한 척 "애들이 그럴수도 있지~~"하면서 뒤돌아서서는
"민재원 이 어린이 집의 쒸레기 같은 녀석 잡히기만 해봐라~" 했던 내 자신의 소심함도 우스울 따름이다..
키득키득.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짱꿀라 2007-03-08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사랑이 너무 너무 극진하시네요. 그리고 말을 늦게 깨우치는 사람이 오히려 언어적 감각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물만두 2007-03-0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어린이집 수색당할뻔 했네요^^

하이드 2007-03-08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꼭 올미다나 하이킥 에피소드 한조각 같네요. 우리네 인생은 잘만든 시트콤~

기인 2007-03-0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무서워요~

무스탕 2007-03-0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아도 어린이집에 물어봤을거에요. 글고요... 이렇게 하면 안되는거 압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알려주세요. ' 바보라고 놀리는 녀석한텐 네가 바보야!' 라고 말하는거야!! ^^

깐따삐야 2007-03-0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오빠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말주변이 없고, 저는 어릴적부터 물고만 트이면 줄곧 쫑알대는데, 항상 사람들은 저는 무시하고 오빠 말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쿨럭... 역시 말도 양보단 질이에요. 너는 바보 아니야~! 주니어 홧팅!

해적오리 2007-03-08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945721

음... 예전에 본 주니어 사진에서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봤었는데.. 아직 그 눈빛을 사용하지 않나봐요. 한번 씨익 쳐다봐 주면 상대를 제압할 수도 있을 텐데..

제 주변에 보면 늦게 능력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잘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주니어 홧팅.


다락방 2007-03-0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재원 이 어린이 집의 쒸레기 같은 녀석 잡히기만 해봐라~"

ㅋㅋ

치유 2007-03-09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크는 모습인데 그러고 오면 너무 속이 상해요..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요..
친구들과 재미나게 지낸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날이 곧 오겠지요??
그러면 또세분이서 흐뭇하게 듣고 계실것이고...

해리포터7 2007-03-0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일이 참 많답니다. 아이들이 싸우고 오면 걱정하며 같이 싸운 아이를 수소문 해보면 그후론 아무일 없다는 듯 또 같이 신나게 놀고 있구요.. 후후후~ 아이들문젠 아이들에게 맡기면 된답니다.

비로그인 2007-03-0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기가 없어서 그런가... 아직 무슨 이야긴지 공감이 잘 안간다는;;

진/우맘 2007-03-09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울 연우(5세)는 메피님을 닮았을 리도 없건만 어찌나 말이 느린지....ㅠㅠ
"나는 바보 아니야!"라는 말도 벅차리라 여겨지는 연우입니다. 흑.

건우와 연우 2007-03-0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메피님의 카리스마가 쥬니어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군요.^^

ceylontea 2007-03-0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지현양(5세) 말은 잘하는데, 낯선사람하게 지독하게 말을 안하는. --;

paviana 2007-03-09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작게님에 이은 메피님의 삽질 이야기네요..

Mephistopheles 2007-03-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 저!! 부르셨습니까..!!
물만두님 // 수색의 정도가 아니라 전 색출까지 할 자신이 있었는데 허무해요..
하이드님 // 그럼 전 뭔 역활을 해야 하나요 식신준호를 해야 하나 야동순재를 해야 하나요..화르륵메피가 될 가능성이 높겠군요..ㅋㅋ
기인님 // 에이..별걸다 무섭다고 엄설이십니다...^^
무스탕님 // 이미 마님과 역활극으로 주입시켜놨습니다..ㅋㅋ
깐따삐야님 // 그건 혹시 오빠가 장남이시기 때문..아닐까요..^^ 어르신들 장남 말은 대부분 받아주시잖아요..^^
해적님 // 글쎄 그 눈빛을 아빠나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주로 잘 써먹는답니다.
그러다 저번에 한번 저한테 엄청 혼났지만요..ㅋㅋ
다락방님 // 그냥 아~무 이유없이 어린이 집으로 달려가고 싶더군요..ㅋㅋ
배꽃님 // 음 친구들과 재미있게...아마도 문제는 그 친구들이 하얗고 꺼멓고 누렇고 가지각색이 가능성이 높아서 말이죠..^^
늘 속삭이시는 분 // 전 님을 의심했습니다...=3=3=3=3
해리포터님 // 그러니까요 애들 싸움에 어른들 싸우는 걸 많이 봐서..왠만하면 나서지 않을라고요...하지만 막상 주니어가 커서 누구에게 맞고 오면 전 눈이 팍 돌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체셔고양이님 // 결혼~ 부터 하시고 차근차근 이해하시면 됩니다..^^
진우맘님 // 원래...!!말이 늦는 아이가 나중에 언어영역이 매우 발달한다고 하더군요...뭐..꼭...제가 말이 늦어서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호호호
건우와 연우님 // 그게....저...아무래도...주니어에겐 제가 좀 약해서리...그런데 제가 카리스마가 있었나요..??ㅋㅋ
실론티님 // 원래 아이들이 그런 법이잖아요.. 그래도 그런 아이들이 조심성있고 꼼꼼하지 않을까요..^^
파비님 // 음..그러게나 말입니다...사스니 조류독감보다 무서운 삽질바이러스라니까요..ㅋㅋ
 

자그마한 단독주택..아니 그 보다도 규모가 초라한 샌드위치 판넬로 지은 가건물일지라도
그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넓게는 대한민국 건축법에 위배되지 않는
지 검토가 따라야 하며, 좁게는 화장실에 깔리는 타일 한쪽까지...가지가지 신경 쓸 일이
건물이 완공되는 순간까지 지속된다.

조금 큰 건축물이 설계되는 과정은 더더욱 복잡한 순서를 밟게 된다.
관공서 들락달락 거리는 것부터 사람의 내장으로 비유되는 설비, 뼈로 비유되는 구조
외부적인 토목과 조경, 메이크업에 해당되는 인테리어까지... 이 모든 분야가 아무 문제없이
잘 물려나간다면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런 일은 여간해선 일어나기 힘들다.

두달 전부터 설계하고 있는 모대학 기숙사 건물이 계속 제자리를 맴도록 있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겠지만, "갑"으로 지칭되는 사무실의 브래인이 지나치게 외관적인 요소
만을 따지고 들기 때문이라고 보고 싶다. 보통 사람들이 건축물을 판단하는 기준 그러니까
외피.. 외관적인 부분은 무시되선 안된다고 보고 싶다. 하지만, 기괴하고 복잡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건축물은 설계 역시 까다롭다. 문제는 이런 외관의 디자인을 창조해낸 건축쟁이가 구조적,
재료적인 디테일에 대해 사전고려가 없었다면 이건 설계가 이루어져 건물이 세워지는 도면이
아닌 그림에 불과하게 되버린다는 사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건설사 마저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아마도 이대로 그냥 뒀다가는 막판
쌍코피 터트리는 철야의 연속이 기다리고 있을 상황이다.

그래픽, 포토샵...표현기교에 관련된 테크닉보다 건축물의 구성물을 이해하고 기본적인
디테일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이 점점 잊혀져가는 느낌이 드는 요즘 건축계의
현실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3-0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르셀로나 가고 싶닷!
오늘 같은 눈 날은 음주가 필수인데, 쌍코피의 철야이시라니.. 요
멀지 않은 곳에서 와인섭취중인 하이드 왔다갑니다. =3=3

해적오리 2007-03-0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기본이 중요한데...

마노아 2007-03-0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말이 전도되었군요. 에효..

Mephistopheles 2007-03-0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 조만간 하이드님은 왠지...길거리에서 음료 마시듯 와인병에 빨대 꽂아서 들고 다니면서 마실것 같아요...ㅋㅋㅋ
해적님 // 원래....문제가 있다...하면 전부 기본기가 충실하지 못하더군요..^^
마노아님 // 본말이 전도되버린진 오래 되었어요...다른나라에 비해 건축가의 사회적인 위치가 바닥을 치는 이유가 다 저렇게 제살 깍아먹기 때문이라죠..^^
늘~ 속닥거리시는 분 // 노~ 코~멘~트~ 우히히히
 

사무실 오전시간 조용히 흘러나오는 철 지난 가요 박혜성의 "도시의 삐에로"가 라디오를
통해 울려 나온다.
자연스럽게 30대를 훌쩍 넘긴 사무실 직원 몇몇은 (나를 포함)  흥얼거리기 시작했고
20대 중반의 막내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인지 한참 때의 박혜성의 모습을 보고 날라리티..난다 라는 고정된
이미지로 모든 것을 평가했었는데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우연히 들은 그의 목소리는 제법
노래도 잘부르고 곡도 좋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20년 혹은 30년 뒤 지금의 10대들이 과연 중년이 되버린 동방신기 혹은 SS501의 힛트곡들을
지금 나와 같은 감정으로 흥얼거리게 될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내가 10대 20대 한창 때의
그 시절 그 노래가 내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명곡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데 말이다....

최호섭 -세월이 가면-
조하문- 이밤을 다시 한번-
조정현-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
들국화의 명곡들...-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세계로 가는 기차,-
전인권 - 돌고 돌고 돌고-
송골매 - 어쩌다 마추친 그대, 세상만사, 모두 다 사랑하라,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이치현과 벗님들 - 사랑의 슬픔, 다 가기 전에..-
김수철 - 내일, 못다 핀 꽃한송이-

아마 더 있겠지...??^^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7-03-06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노래방에서 저 레파토리로 연명한답니다. ㅠ.ㅠ

해적오리 2007-03-06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승진의 스잔 빠졌어요. ^^

춤추는인생. 2007-03-07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김광석 아저씨 노래도 너무 좋아하고.
산울림의 청춘도 참 좋아하는데^^ 이정도면 저도 메피님과 같이 흥얼거릴자격
있는지요?ㅎㅎ

2007-03-07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3-07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어째 이리 비슷한지요.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는 제 노래방 단골입니다.슬픈바다도 있군요.ㅋㅋ

비로그인 2007-03-0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노래 제목 너무 오래간만이네요.
리스트 적으신 노래중에 제 18번도 많구요.
메피님이랑 저랑 비슷한 세대였던가요? ㅎㅎ
오라버님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2007-03-07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꿀라 2007-03-0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노래 제목을 보니 비슷한 세대이시네요.

토트 2007-03-0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옛날생각나요. 이게 몇 학년때더라? ㅎㅎ
위에 세개는 진짜 좋아해요.^^

Mephistopheles 2007-03-0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 명곡 레파토리잖아요...^^ 노래를 아시는군요..호호호
해적님 // 이를까 말까..?? 암튼 김승진도 그때 대단했었죠..^^
춤추는 인생님 // 올드앤구디스를 몸소 실천하시는 인생님이시군요..^^
홀로 된다는 것 속삭이신 분 // ㅋㅋㅋ 하긴 좀 인물이 떨어지긴 했죠..그래도 노래하나만큼은 다 좋았어요..잘도 불렀고요..^^
파비님 // 앗....전 파비님 연배를 흥남부두..혹은 댄서의 순정으로 잘못알고 있었어요...미안해요~~~ 호호호=3=3=3=3
체셔고양이님 // 음...제가 20대 초반이니까 고양이님이...누나일지도~~~
(이런 답글을 보고..."아무 생각없어!!"라고 한다죠..ㅋㅋ)
이르지 말라고 속삭이신 분 // 이르고 싶어요...어쩌죠.....키득키득...^^
산타님 // 산타오빠...섭섭한 말씀...^^
토트님 // 요즘 노래들은 쉽게 잊혀지는데 비해..옛날 곳들은 그래도 오래 기억에 남는 듯 합니다..^^
 

07년 2월 25일 23시 35분

치직치직....무전기 잡음을 통해 들려오는 센터의 지시는 대원들 하나하나의 고막을
조용히 울려주고 있었다. 스페셜 포스 알파팀이 천안 모대학 캠퍼스에 병원매점직원으로
요원을 잠입시킨지 한달이 지난 후 속칭"말사냥"이라는 작전은 예정된 시간대로 일사분란
진행되어가고 있었다. 캠퍼스에 잠입한 요원의 프로파일에 의하면 이번 작전의 대상자는
신라면을 애용하며 팬티는 백오사이즈를 입는다는 자질구레한 정보까지 입수한 상태였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71817

통신사의 협조를 구해 도청한 그의 핸드폰 수신내용도 별반 큰 차이점이 없었다고 한다.
불과 한달전만해도 대부분의 통화내용은 죄송합니다 혹은 미안합니다..가 8할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나마도 2월 말부터는 뜸해졌다고 한다. 택배로 배달되는 물건도 수상하기 그지
없는 물건들 뿐이라는 정보도 흘러나왔다. 당근에 줄넘기..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런 비정상
적인 물건이 배달이 되어 오는 건지 알파팀은 약간 당황했지만 그런 사안으로 이번 말사냥
작전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진 못했다.  

07년 2월 25일 23시 45분

목표물에 조금씩 접근하는 팀원들을 적외선 카메라로 지켜보던 알파팀의 팀장 파비아나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번 작전의 타겟은 그녀에게 있어서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으니까
갑작스런 돌출행동으로 평상시의 생활방식을 접고 갑작스럽게 학교에서 농성을 강행해버린
그의 행동에 적잖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작전본부가 그녀의 팀에게 이번 작전을 지시한
이유 또한 그녀만큼 그를 잘 파악하고 잘 알고 있는 팀장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치칙 팀장...A루트 건물 옥상 대따길고요상한이름해적 진입 성공했습니다..치직"
"치지직 B루트 다락방..새벽별 현관 진입 성공했습니다..치치직"
"쉐쉐쉐쉑 C루트 작게작게.. 삽질로 건물 지하 진입 성공 다음 단계 진행합니다."
" 치치치칙 D루트 옆건물 옥상...깐따삐야 보고 합니다.
아직 건물 안에 목표물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컴앞에 앉아있습니다."

치밀하게 작전을 짜기로 유명한 알파팀 팀장 파비아나는 이번 작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네가지
루트의 방향으로 목표물에 접근하는 신중한 작전법을 선택한 것이였다. 작전의 내용은 간단했다
그가 야생마의 기질이 표출되기 전에 신속하게 마취시켜 포획하여 본부로 이송하는 것... 특별히
대공원 사육사에게 부탁해 코끼리 두마리도 한번에 마취시킬 수 있는 주사액도 이미 대원들에게
지급한 상태였다.

조금씩 작전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말사냥 작전을 정확히 2월 26일 정오가 되는
순간에 진행해나가기로 되어 있었다. 작전의 중요성 때문에 작전본부의 물만두 국장도 이번 작전
을 직접 모니터링 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치직 팀장 A루트 대따길고요상한이름해적 문제 발생..!!"

급작스럽게 울려퍼지는 대따길고요상한이름해적의 외마디 외침이 팀장의 귀청을 울렸다.

" 요즘 살이 쪄서...환풍구에 꼈습니다..미안합니다 팀장..흑흑.."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62694

정예팀원 대따길고요상한이름해적으로 인해 A루트가 막힌 팀장 파비아나는 다급해졌다.
엎친데 덮친격 C루트 작게작게의 무전이 연이어 터졌다.

"팀장....C루트 작게작게...문제 발생....여기....한남동이에요...흑흑... 천안이라고 말했어야죠!!
왜 대학이름만 말을 해가지고....흑흑"

시작도 하기전 작전은 급작스럽게 낭패를 겪게 되었다..하지만 그녀가 누구인가 어떠한 악조건에도
언제나 작전을 성공시킨 노련한 스페셜 포스의 팀장이 아니던가..

"B루트 요원 지시내린다..!! A루트, C루트 진입실패.. 이젠 너희들 손에 달려있다 30초 후 작전강행한다.!!"

침을 꿀꺽 삼킨 파비아나의 손에는 조금씩 조금씩 1초씩 갉아먹는 스톱워치가 들려 있었다.
이미 B루트 팀원들은 그가 농성하고 있는 방문앞까지 차근차근 진입한 상태였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작전은 성공할 것이며 그녀의 이번 말사냥 미션은 아무 피해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상황.....

갑자기 전화기가 귀청을 찢어놓았다. 황급히 전화를 받은 파비아나는 갑자기 얼굴이 사색이 되버렸다.

"파비아나 팀장 당장 작전 중지...!! 모든 작전 종료하고 빨리 철수하라!!"

물만두국장의 전화로 인해 파비아나는 다급해졌다.
스톱워치의 초침은 이미 10초안팍의 여유밖에 없었다.

"팀원들 작전은 종료되었다!! 모두 철수하라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하라 대기하라..이상.."

급작스런 작전중단으로 인해 파비아나는 얼떨떨했다. 그 누구보다도
이번 말사냥 미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그녀였기에 더더욱 충격을 배로 다가오고 있었다.

"물만두 국장 작전을 중단시킨 이유가 대체 뭡니까.!!"

격렬하게 따지는 그녀의 질문에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물만두 국장은 말을 이었다.

"특급 네고시에이터 바람구두가 떴다....그리고 그가 모든 상황을 종료시켰다..
D루트 깐따삐야에게 확인해보도록..뚝"

교섭인의 위치로만 본다면 최상위에 있는 바람구두가 떴다니...그는 이미 반년전쯤 일상의
바쁨을 이유로 잠수를 타버렸던 인물이 아니던가...자세한 내막은 차후에 알아도 별 문제가
안되었다 그녀는 황급히 D루트 깐따삐야에게 무전을 날렸다.

"목표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고하라.."

잠시 뜸을 들인 후....깐따삐야의 보고가 울려퍼졌다..

" 컴퓨터 앞에 여전히 앉아있습니다....잠깐 배율을 좀 올려보겠습니다....
앗....한글을 두개 띄워놓고 뭔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이.....제목이... "불쑥...".......과......."한달 반..."입니다...
앗 숨겨논 창 하나를 방금 삭제하고 있습니다 제목 확인 해보겠습니다.......제목이.....

스타의 귀환....입니다....!!! "

아연실색한 팀장 파비아나는 손에 들린 스톱워치를 바닥에 패대기를 치면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마취시켜버리고 싶었단 말이야~~~~~~!!!"

천안의 모대학 야심한 시각 그녀의 울부짖음은 저 멀리멀리 서울모처에서 야근철야 밥먹듯이 하는
메피스토의 귀에도 환청마냥 울려퍼졌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07-03-0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정말 일요일 저녁을 즐겁게 보낼수 있네요, 메피스토님 덕에.
이건 정말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최상의 페이퍼예요. 메피스토님 짱!!

마노아 2007-03-04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핫, 센스쟁이(>_<)

날개 2007-03-04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명작입니다, 명작! ㅋㅋㅋㅋ

paviana 2007-03-0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이제까지의 무수한 뒷거래와 협박의 결과로 제가 주인공으로 뜨긴 떴는데,
왜 무엇때문에 거대한 삽질 프로젝트의 정점에 서 있는거 같은 느낌이 들까요?
좋은거 같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흑흑흑

무스탕 2007-03-0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사냥' 을 '마녀사냥'으로 순간 잘못 읽긴 했습니다마.. --;;
푸하핫~ 메피님. 짱!!

클리오 2007-03-0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작전 세력이 너무 허무해졌군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07-03-05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감사합니다..^^ 사실...그분의 복귀가 조금만 늦었어도 실제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ㅋㅋ
마노아님 // 전 사실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신기(?)주의 컨셉을 벗고 천안으로 내려가봐야 하는 건가 하고요...
날개님 // 사실 날개님은 공중에서 조기경보기에 탑승해 본부에 작전상황을 모니터링해주고 있었습니다......믿거나 말거나지만요..ㅋㅋ
늘~속삭이시는 분 // 그럼요~ 한번 삽질은 영원한 삽질.~~ 미리 다 고쳤지롱~ 입니다..ㅋㅋ
파비아나님 // 집에 가셔서 주무시기 전에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저 여우같은 메피스토가 날 놀리는 걸까 아님 즐겁게 해주는 걸까..?? 라고요...ㅋㅋㅋㅋ
무스탕님 // 마녀..사냥이라기 보다...미녀사냥..이 그분과 더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만..ㅋㅋ
클리오님 // 일종의 대형 삽질이라고 할 수 있죠...ㅋㅋㅋㅋ

비로그인 2007-03-06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 에서 온타리오 공항 작전과 사무엘 리 잭슨 주연의 '니고시에이터' 를 연상케 합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07-03-06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님 // 음...사실 그 두가지를 연상하면서 끄적거렸습니다...^^ 하지만 살인마 잭같은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움이 남는군요..^^

Mephistopheles 2007-03-13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것도 재주라면......바람구두님의 신묘한 글솜씨와 1대1로 교환하고 싶습니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 증상인가요..?? ^^)
 

요즘 TV에서 하는 영화 제법 쏠쏠합니다.
금요일 저녁엔 갑자기 제임스 딘 주연의 "에덴의 동쪽"을 해주더니만
어제는 "라디오 스타" 와 일본영화 "박치기"를 해줬습니다.



그 중 "박치기"라는 일본영화 많은 것을 남겨줬습니다.
1968년 국외적으로는 베트남 전쟁이 발생했고, 한국에서는 박통의 시대였습니다.
서슬퍼런 보안과 반공으로 겹겹이 쌓인 위정의 시대였었습니다.
일본내부도 그리 평안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과격한 학생운동.. 이념의 갈등과 함께
일제치하때 강제이주된 조선인들의 자식들인 조선계학생과 일본계 학생과의 갈등...

영화는 이런 심각하고 복잡한 시대반영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무겁지 않게
유머있고 위트있게 풀어나가주고 있습니다. 비틀즈의 바가지머리가 대유행이였고,
락이나 랩 혹은 힙합보다는 포크가 대세였던 시대반영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내내 간간히 흘러나왔던 그당시 일본내 금지곡인 "임진강"이라는 노래는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임진강

작사 : 박세영 작곡 : 고종한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물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녘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우리는 하나다 얼싸안고 일어나라
통일 그날까지 우리 함께 나가자

(작사가 박세영은 북한의 애국가 작사가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강제 이주한 조선인 1세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2세의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면서 읇조리는
신세한탄 내용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줍니다.

"일본은 나가라고 하고, 한국은 돌려보내지 말라고 한다."
"이코마 터널 누가 판 건지 알아!"
"국회의사당 대리석 어디서 갖고 와서 누가 쌓았는지 알기는 하나!"
"일본인이 버린 돼지먹이를 훔쳐먹다가 깡패한테 들켜 두둘겨 맞은 후 다리병신이 되었다."

국내개봉한지 오래 되었지만 뒤늦게나마 공중파로 소중하게 만난 인연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뱀꼬리1 : 불과 38년 전엔...이런 페이퍼 자체가 반공법 위반이였겠고, 저는 어딘가로 끌려가
반병신 혹은 시체가 되어서 돌아왔겠죠...?? ^^
뱀꼬리2 : 임진강...제법 구슬픕니다. OST에서는 일본어와 어설픈 한국어로 불러줍니다.
그밖에 국악인 김용우씨가 부른 임진강도 제법 운치있습니다.^^
뱀꼬리3 : 메일 용량을 늘리던가 해야지 원...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3-0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QN의 사장 이애숙은 영화 제작사인 씨네콰논 사장의 여동생이다.
영화 속의 배경인 교토에서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차별을 겪으면서 자랐다고 한다.
오빠, 씨네콰논 이봉우 사장가 영화속 안성처럼 잘 싸웠고, 싸우고, 여자 후리며 청춘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한다. ' 라고 하는 뒷얘기도 재미있었어요. 작년 2월 19일 페이퍼에 ( 무려 1년전이군요. 알라딘 서재 만쉐이- ) 박치기 영화 페이퍼를 썼더랬네요. ^ ^



프레이야 2007-03-0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런 영화 하는 줄 알았으면 옆지기랑 나가서 안 보는 건데 ㅠㅠ
예매를 해두어설랑... 좋지아니한가, 봤거든요.
근데 님, 38년전 같으면 시체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행방불명된 걸로 나올지도..^^

chika 2007-03-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과 삼십여년 전...놀랍지 않습니까? 세상 저쪽에서는 어쩌면 지금도 사라지는 사람들이...;;;;;
제 메일용량은 엄청나다지요~ ㅋ (감사함다!! ^^)

무스탕 2007-03-0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68년 국외적으로는 베트남 전쟁이 발생했고, 한국에서는 박통의 시대였습니다
소소하게 저희 집안에선 제가 태어났습니다 -_-v

Mephistopheles 2007-03-0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 전 뒤늦게 공중파를 통해 봤는데..생각보다 진한 영화였어요...
다리 난간에다 기타를 패대기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만 팍팍 쉬었다는.^^
배혜경님 // 아...맞다...행방불명...이겠죠..^^ 시체도 못찾는...ㅋㅋ 가끔 주말에 편성되는 공중파에서는 제법 볼만한 영화가 편성되기도 한답니다..^^
치카님 // 분명히 존재할꺼에요... 우리나라도 요즘 가끔 나이드신 양반들이 그때가 좋았다~ 라는 말 들으면 조금 두렵습니다..뭐가 좋았다는 건지....
무스탕님 // 잔나비띠 시군요..^^ 그래서 재주가 많으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