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워즈 - Summer Wa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조금만 틈을 내서 주변사람들을 살펴보자. 내비게이션을 보고 길을 찾아 운전하는 사람이나 하루 중 자는 시간을 뺀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에 붙어 있는 사람, 핸드폰을 이용하여 현란한 엄지 손놀림을 보이는 여고생들, 게임 속의 아바타나 캐릭터를 자신의 분신과도 같이 끔찍하게 아끼는 사람들. 결국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위대한 과학 발전의 현재 진행형의 모습을 여러 가지 형태로 표출되어 있는 사람들의 세상이라 보고 싶다. 팡파르를 울려도 모자람이 없는 현대 인류 역사상 눈부신 업적이라 해도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이왕 짬을 낸 것 조금만 더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자.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가장 기본이 되는 인간관계인 ‘가족’의 범위에서 위의 사람들을 살펴보면 팡파르를 울리고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무언가 뻘쭘해진다.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준 어쩌면 새로운 산업혁명인 인터넷은 인간사회 가장 기본이 되는 가족과의 관계를 대비시켜 보면 글쎄? 라며 약간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르게 된다. 그것들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자신의 형제와 부모, 자식 간의 소통의 시간은 그만큼 줄어드는 건 우리들 대부분이 경험하고 있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상다반사가 되어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에 까지 도달한 걸지도 모른다.   



전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내 마음 속에 단발머리 여고생이 열심히 뜀박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올 여름 ‘썸머 워즈’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번 영화에서 감독이 주는 메시지는 다른 것이 아니다. 앞에 장황하게 늘어 논 저 뻔 한 이야기를 감독의 색깔과 시선으로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다분히 천재적인 수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겐지는 짝사랑하는 얼짱 선배 나츠키의 황당한 아르바이트를 여름방학시기와 맞물려 부탁받게 된다. 바글바글 대가족의 일원인 나츠키의 가짜 애인 역할을 맡아 달라는 것. 상대적으로 단출한 핵가족의 일원인 겐지가 나츠키의 가족 속으로 흡수되며 러브러브 라인을 부각시켜준다면 맹맹한 스토리로 전락해버렸을지 모르겠지만 이 아날로그적인 인간과 가족의 테두리에 강력한 전 세계적인 넷망을 구축한 ‘오즈’라는 발전된 디지털적인 시스템의 폭주를 접목시키며 영화의 주제로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 전개를 거치는 영화를 보며 주연이라 보여주는 청춘남녀의 모습보다 부각되는 인물 하나를 찾게 된다. 어쩌면 극단적 위기의 순간 나츠키네 가족의 수장격인 할머니 사카에의 행동과 모습은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에 대해 많은 부분을 표현해주고 있다.

옛날 사람, 구식의 표본이라 해도 무방한 90살의 할머니는 살아온 세월만큼 현명한 안목과 더불어 넓은 포용심과 강력한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에서 잊었거나 마주치기 힘든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다 호들갑을 떨며 흥분할 때 결단력 있게 가족들을 규합하는 모습과 낡은 전화기를 이용해 본인 스스로 사태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만화영화 속 작위적 표현의 극치를 보여줄지언정 사람끼리의 소통방법의 정답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한다.

영화는 이렇게 단순한 고교 남녀생의 로맨스의 범주에 머물지 않고 그들과 속한 인간관계를 조금씩 확대해가며 영화 속에서 많이도 써먹어 이제는 익숙해진 ‘가족애’라는 주제를 재미있고 부담 없이 담백한 맛을 보여주는 미덕을 발휘한다.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펴보자. 광통신을 들먹이며 초당 몇 백 메가의 전송량을 자랑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선전이 넘실대고 있다. 어마어마한 기능과 더불어 고가의 핸드폰은 출시됨과 동시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하게 저인망 그물처럼 촘촘하게 얽혀진 전선 몇 가닥과 대기에 넘실대는 전파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는 분명 인류 최고의 자원이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축소시켜 내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보다 더 위대하며 강력한 네트워크가 존재함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면면의 특징을 잘도 살린 영화가 내가 오늘 보고 온 영화 ‘섬머위즈’라 말하고 싶다. 

뱀꼬리:
혹자는 자위대 운운 일본의 우익적 발상의 극치, 감독의 전작인 디지몬과 별 반 다를 바 없는 스토리. 원작이 뛰어난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능가하진 못한다. 라는 악평으로 분명 호불호로 양분될 영화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영화 한 편을 봄에 있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지라도 지나친 분석과 심각한 잣대의 제시는 결국 재미를 위해 보는 영화 자체의 의미를 망각하는 경우로 전락해버리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  

영화는 영화 자체를 가지고 즐기는 것.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며 전부라고 보고 싶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근본적 이유가 무언가 생각해 보자. 공부하려고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일의 연장은 더더욱 아니다.(물론 업종 관계자는 예외) 영화를 보는 근본적인 이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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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8-1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독의 다음 영화도, 코이!

Mephistopheles 2009-08-18 22:35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모두 합창하며 코이코이코이!(쓰리고)

레와 2009-08-18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참에 고스톱을 한번 배워볼려구요. 큿~

Mephistopheles 2009-08-18 22:36   좋아요 0 | URL
극적인죠..우리가 흔히 심심풀이로 즐기는 인터넷 맞고가 인류를 구원할 줄이야..거기다가 레어템까지 넘겨주고 막판 스릴있는 코이코이코이!

paviana 2009-08-1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이 영화보라고 하시는 거지요? ㅋㅋ
이건 또 누구랑 보나 ? 흑흑

Mephistopheles 2009-08-18 22:36   좋아요 0 | URL
^^ 아마 파비님으 보셔도 절대 극장표값이 가깝진 않을 껍니다..^^

비로그인 2009-08-18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이글루스에선 참 시끄럽더군요. 가족이란 주제로 작성된 리뷰는 여기서 처음 보네요 ㅅㅅ

이글루스는 좀 소모적이라 그 논쟁들을 보다보면 질려버려서 영화에 흥미를 갖지 못하게 만들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9-08-18 22:4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영화를 보고 포탈에 걸린 리뷰들을 봤는데......
영화 한 편에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게 목숨거는 듯한 내용을 남긴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8000원이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큰 돈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 기준으론 아깝진 않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법이지요. 그걸 기다, 아니다 잣대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을까 싶은데..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넷엔 꽤 많더라고요..

카스피 2009-08-1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애니는 애니일뿐 오버하지 말자^^
 


장안의 화제 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 다시 말해 맛 집이라는 개념은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온 것 같다. 아니 조금 왜곡해서 말하면 이제 어중이떠중이 개나 소나 다들 아는 유명해진 맛 집은 전국 방방곡곡 널리고 널렸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러다 보니 나오는 부작용은 수도 없이 많다. 일단 매스컴에 한 번 뜨고 가게 한쪽 벽에 무슨무슨 TV프로에 출연했다는 사진들이 액자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맛이 변하고 양이 줄어드는 집들을 많이도 목격하기도 했었다. 결론은 그 집엔 다시는 발걸음을 안 하게 되는 사태까지 불러온다.

얼마 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사무실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빗속을 뚫고 무려 버스로 두정거장의 거리를 걸어 유명하다는 전집에 가게 되었다. 꽤 많은 양의 비는 쏟아지지 거리는 멀지 바지는 빗물에 젖어 점점 달라붙기 시작하지, 이런 고초를 겪으며 먹는 음식이 맛이라도 없다면 후회하는 걸로 모자라 그 집에 가자고 주장한 사람을 원망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더랬다.

겨우겨우 빗속을 뚫고 걸어간 그 집에 당도하니. 무슨 전을 못 먹어 죽은 귀신이라도 붙었는지 이런 악천후에 우산을 받쳐 들고 줄을 길게 서있다. 하긴 이런 악천후니까 기름기 자글자글한 음식에 걸쭉한 막걸리를 들이켜고 싶은 사람의 비슷비슷한 공통적인 심리가 작용한 까닭도 있겠지만 워낙 사람 많은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 같은 인간형에겐 쥐약 같은 환경이 되고도 남았다.

그래도 걸어 온 거리가 억울해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자리를 차지했고 앉자마자 기본 찬을 분주히 내오는 아주머니 손길에선 웬만한 프로복싱 선수의 스트레이트보다 더 빠른 속도감이 엿보였다.

풋고추와 마늘 대, 평범한 된장 한 종지, 매운 고추가 총총 썰려 담겨진 간장, 그리고 평범한 깍두기. 익히 봐왔던 평범한 밑반찬이 나오고 아주머니의 재촉에 만만하고 다양한 모듬전을 주문했다.

사람이 많아서일까 먼저 내온 막걸리 한 주전자를 깍두기와 풋고추로 비워가고 있을 때까지 전 지지는 소리와 냄새는 진동하지만 우리들이 자리 잡은 밥상엔 어떤 기름진 음식도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사람이 많다보니 밀리고 밀렸나 보다. 그래도 이런 날 손님 많은 걸 알면 미리미리 준비 좀 해두지 하는 약간은 짜증스런 생각을 걸쭉한 막걸리로 간신히 누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통했는지 아주머니는 모듬전이요~란 외침과 더불어 채반에 담겨 나온 각양각색의 전을 내놓으신다. 그냥 그렇다. 다른 집보다 조금 두툼한 모양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적다. 원래 유명한 집인데 얼마 전 TV출연으로 손님이 더 늘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들었던 이야기와는 다르게 양이 내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 맛은 어떤가. 먼저 도톰한 동그랑땡 하나를 잘라 입에다 집어넣었다.

입천장 딜 뻔 했다. 어찌나 뜨겁던지. 노르스름하게 계란으로 입힌 표피를 뚫고 담백한 두부와 텁텁하지만 고소한 고기 맛이 살짝 오독오독 씹히는 야채와 조화롭게 입안에서 퍼진다. 맛은 있네.. 약간은 떨떠름한 평가를 뒤로하고 명태 전을 입에 가져간다. 꽤 큼직하기에 한 입에 들어가는 크기로 젓가락을 놀려 잘랐더니만 하얀 명태 속살이 결대로 부서지며 뽀얀 김을 내뿜는다. 식을 새라 입안에 집어넣었더니 간간하게 가미된 소금과 후추의 맛을 느끼게 해주며 명태의 새하얀 속살이 입안에서 가득 터져 나간다. 어라...이것도 맛있네.. 다음엔 호박전. 기름을 겹겹이 두른 느끼한 전이라는 종목임에도 호박의 아삭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그리고 깻잎으로 앞뒤로 두른 고기 전까지 하나하나 뒤지지 않고 뛰어난 맛을 선사해준다.

그래도 뭔가 아쉽다. 아마 채반에 나온 전은 맛은 있지만 푸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정도로 양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양손에 뭔가를 들고 다가오신다. 그리고 채반에 뭔가를 드르륵 쏟아 넣으신다. 처음에 게걸스럽게 먹었던 전과 비슷한 양의 모듬전이 쏟아져 나온다.  설명을 들어보니.

처음부터 수북하게 쌓아서 손님께 내놓으면 먹다보면 밑에 전이 식는단다. 그래서 채반에 적당하게 2번 나눠 준다는 것. 그리고 더불어 책상다리로 장시간 앉아 막걸리를 먹다보니 다리 좀 피고자 주방 쪽으로 달려가 깍두기를 받아오며 봤던 주방풍경은 이 집에 왜 장사가 잘 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꽤 북적북적한 주방엔 4명 정도의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전을 부치고 만들고 있었던 것. 그러니까 장사가 잘 돼 백만 대군 의 손님이 몰아닥쳐도 미리 전을 만들어 다시 데우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하나하나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는 것이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막걸리 다섯 주전자를 마시고 밖에 줄 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북적북적한 전집을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그 집의 전의 풍미는 입안에 가득히 남아있었다. 주방쪽 가벼운 칸막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깍두기를 가지러 온 나에게 열심히 계란 물에 전 재료를 담구며 좀만 기다려 “총각” 내 금방 부쳐서 맛있게 내줄게..라고 웃으면서 말하시던 아주머니를 봐서라도 종종 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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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4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이밤에 전이라니.... 저는 제가 부친 전 빼고는 다 좋아하는데요. 아 먹고 싶어요. ^^

Mephistopheles 2009-08-14 11:27   좋아요 0 | URL
아니..왜 본인이 스스로 부친 전에 대해 아낌없는 혹평을 하시는지...^^ 자신을 가지세요..

바람돌이 2009-08-21 00:59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서는 제삿날에만 전 부칩니다. 4-5시간을 내리 전 부치고 나면(심할때는 8시간 부친적도 있습니다) 먹고싶은 생각 싹 사라집니다. 당연히 평소에는 전 부치는것 같은거 안합니다. ㅠ.ㅠ

조선인 2009-08-1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각이라니, 움하하하하핫 아홉수 양반께서!

Mephistopheles 2009-08-14 11:27   좋아요 0 | URL
전에 집중하세욧! (1)

무해한모리군 2009-08-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거기가 어디입니까..
오늘 가야겠습니다..
여기 연필들고 있슴다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1:29   좋아요 0 | URL
사당동 사거리에서라면 4호선 10번 출구로 나와야 하고 암튼 이수역과 사당역 중간쯤이에요. 교보생명 건물 뒤로 돌아가 사당쪽으로 쭈욱 걸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14 11:32   좋아요 0 | URL
오 가본 적이 있는듯해요.
매피님은 정말 어딘가 저의 근처에 계신듯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2:07   좋아요 0 | URL
상호명이 전주전집이라죠..?? 그 근방에서 꽤 유명하다고 하네요..

보석 2009-08-14 12:16   좋아요 0 | URL
오오 사당역 10번 출구로 나와 이수역과 중간...언제 한번 가봐야겠군요. 사당역 쪽에 은근히 맛집이 많은 듯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08-14 13:17   좋아요 0 | URL
보석님 우린 족발도 다 먹을 수 있었으니까 둘이 모듬전도 다 머글 수 있을 듯 어때요? ㅎㅎ

보석 2009-08-14 13:32   좋아요 0 | URL
아마 가능할 듯합니다. 조만간 전주집으로 한번 뜨죠.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4:51   좋아요 0 | URL
에잇 먹보들~! (양 많으니까 막걸리도 적당히 섭취하세요~ 누룽지 막걸리로 드시길.)

paviana 2009-08-1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하고 싶은 말은 빨간색으로 쓰여진 그말 하나잖아욧!
좋겠수 총각 =3=3=3

Mephistopheles 2009-08-14 11:29   좋아요 0 | URL
전에 집중하세욧!(2)

보석 2009-08-1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젤 좋았던 건 저 빨간 글자인 거죠?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1:29   좋아요 0 | URL
전에 집중하세욧!(3)

보석 2009-08-14 12:16   좋아요 0 | URL
사진이 없으므로 무효! 그러니까 드시기 전에 사진부터 찍으셨어야죠!

sooninara 2009-08-1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총각이란 말만 눈에 들어와요^^

Mephistopheles 2009-08-14 14:52   좋아요 0 | URL
아 글쎄...전에 집중하세욧!(4)

노이에자이트 2009-08-1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음식은 전라도로군요!

Mephistopheles 2009-08-18 10:1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지역주의가..아니라..확실히 그쪽 동네 음식이 맛나긴 해요..^^

비로그인 2009-08-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뽐뿌!

Mephistopheles 2009-08-18 10:11   좋아요 0 | URL
사진이 없으므로 뽐뿌까지는....(그래도 비만 오면 생각난다는....으흐)
 


웬 뒷북이냐 하겠지만 우리 사무실 연말정산은 7월달에 하기로 방침이 정해져버렸다. 물론 세무적인 문제 등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급작스럽게 정해졌지만. 이런 전차로 어젠 세무사사무소에서 방문하여 연말정산 내역에 대해 Q&A 와 기타 잘못된 사항에 대해 설명과 더불어 수정사항을 반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저런 계산과 함께 부양가족이 많은 내 입장을 십분 반영해 반영할 껄 죄다 반영한 탓인지 그나마 세금을 더 걷어가는 것이 아닌 많이 걷어가 국가에서 토해주겠다고 결과치를 만들어냈다. 그 금액이 30만원을 육박한다. 사무실 사람들 역시 이런저런 소득공제의 결과물로 누군 더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누군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결과론적으로 따진다면 보험과 더불어 장기연금을 가입한 사람의 경우 그만큼 공제금액을 올라가고 기부금을 낸 사람 역시 같은 결과에 도달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외의 인물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곳에 기부를 한 내역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행동과 언행은 진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인물이 진보신당 창당에 기부금을 내고 그것으로 소득공제를 받게 되었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 직원은 사무실에선 중간의 위치에 있는 존재이면서 밑에 직원들을 챙기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좋게 말하면 절약으로 보일지라도 정도가 좀 지나쳐 거의 사무실 직원들을 위해 땡전 한 푼 쓰는 경우가 없고 오로지 남이 사주는 밥과 술의 경우 무조건 참석하는 모습을 자주도 보여줬었다. 그리고 은근히 던지는 말 몇 마디가 다소 성희롱 적이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모습이 내 기준에선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었다. 사회생활의 테두리에서만 따진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보의 기준에 많이 모자라는 모습을 보여줬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전혀 의외의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그걸로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사실은 나뿐만이 아닌 사무실 여러 직원들의 고개를 12시 5분전으로 만들어주기에는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사람 속을 어찌 안다고 기부한 내역만을 보고 그의 정치성향을 판단하는 것이나 사무실에서 하는 행동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정치성향을 판단한다는 것이나 모두 다 완전치 않은 결론이라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단지 조금은 놀라웠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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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7-3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내면 정말 억울할 것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7-30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혹시 옆지기는 진보적 성향인거 아닐까요?
오호 연말정산 잘하셨나 한번 봐드려야되는데 ^^

별족 2009-07-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절대 밥을 안 사는 저는. 음.

토토랑 2009-07-3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당후원금은 100% 공제되니까.. 연말 소득공제를 위해 했을수도 ^^
 
옥토버 스카이 - October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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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성공신화는 주변에 널리고 널렸을 것이다. 특정 인물의 성공을 책으로 혹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아니면 다분히 속내가 보이는 강연회를 통해 질리도록 접하고 있는 게 요즘 실정이다. 30살이 채 되기도 전에 소녀들의 추앙을 받는 아이돌 그룹이 자서전을 쓰고 불타나게 팔리는 세상인데 이런 조금은 지나친 자기 PR은 이제 거부감을 넘어서 그다지 예민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옥토버 스카이는 앞에서 밝혔던 내용들과 큰 차이점을 가지진 않는다. 탄광촌이라는 지역성 특성상 별다른 선택이 없는 고등학생들이 보다 넓은 세상을 나가는 과정을 그려주는 다른 성장영화와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 가족과의 갈등도 평범하고 배경적인 핸디캡 또한 특별하지 않다. 이미 여러 차례 접해 봐서 익히 알고 있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위기를 넘긴 후 꿈에 접근하는 모습 또한 전혀 새롭지 않다.

이런 상투적인 소년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뻔한 영화일지라도 영화를 세세하게 다양한 시각으로 보면 다른 성장영화들과는 다른 관점과 감동을 선사해준다. 아마 이런 요소들 덕분에 이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질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주관적 관점에서 바라본 이 영화의 매력은 시대적인 배경을 꼽고 싶다. 냉정이 한창인 1957년의 배경과 소련과 미국의 경쟁적인 우주개발이 주 배경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과 탄광촌이라는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 노조의 태동과 혼란기를 소년들의 아버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호머 히컴의 아버지 역시 노조를 거부하는 완고하며 보수적인 전형적인 광부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자식의 꿈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광부 일을 완고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권유하는 모습에서 어쩌면 우리들의 시선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진정한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아버지 세대와 대립적인 호머와 그의 친구들인 로켓보이들의 패턴은 급진이라는 모습 보단 사회의 테두리와 환경 속에 조심스런 행보를 거듭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이들의 정신적 맨탈인 불치병에 걸린  과학 선생님 라일라선생과 대립각을 세우는 완고한 보수인물 교장의 모습과 행동 또한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마을 주변 산불이 소년들의 로켓실험이 원인이라는 상황적인 증거에 그들을 제재하면서도 자신의 학교 학생들을 공권력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모습과 결국 결백한 학생들의 주장을 들어 줄 수 있는 소통의 모습, 더불어 그들이 진출한 과학 박람회에 아낌없는 지원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어쩌면 나는 소통이 가능한 진정한 보수를 영화에서 만났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은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특정인물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다. 호모 히컴이라는 주인공 소년을 축으로 그를 도와 로켓을 쏘아 올리는 3명의 소년들의 상황 역시 조연의 모습으로 치부하기엔 짧지만 집중적으로 조명해 준다. 공부벌레 쿠엔틴의 숨기고 싶은 열악한 가정환경, 새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며 언젠가 나아지겠지를 읊조리는 로이의 환경을 짧게 보여주며 그 당시 사회적인 문제점 또한 간결하게 표현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이런 짤막한 재미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집중된다. 그들의 성공과 더불어 이 영화의 실제 인물들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짧게 보여준다. 배경인 탄광촌은 지구상 다른 탄광촌과 마찬가지로 폐광의 길을 걸었고 호모의 아버지 역시 폐병으로 운명했다는 설명, 다른 로켓보이들의 성장한 모습,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인 호모 히컴은 여전히 NASA에서 자신의 소년시절 꿈을 진행시키는 모습(영화가 1999년 작이고 지금은 그 역시 은퇴해 작가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함)까지 보여주며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근거와 더불어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널리고 널린 성공적인 성장영화들의 어떤 장점이나 특징 없이 이 영화는 정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맑고 푸르른 10월의 하늘을 가르고 기상하는 로켓의 모습은 그들이 세계적으로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들의 10월의 하늘과 내 자식들의 10월의 하늘이 그들처럼 맑고 높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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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7-2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언제나 흥미진진하지요. 모르는 영화를 님 덕분에 많이 알게 됩니다

Mephistopheles 2009-07-30 10:52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분명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져있지만 진짜 실제와는 약간은 차이점이 있다고 하네요. 영화 속 로켓보이가 5명인데 실제로는 7명이라는 사실. 주인공이 과학경진대회에서 폰 브라운 박사의 싸인이 들은 사진을 도난당했다는데 실제는 도난당하지 않았다는 사실. 과학교사 라이라 선생은 병원에서 로켓이 날아오르는 장면을 본 것이 아닌 그 현장에 직접 있었다는 사실. 이런 부분 설정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영화 자체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정직하게 전달되는 꽤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이매지 2009-07-29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정말 너무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새삼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Mephistopheles 2009-07-30 10:52   좋아요 0 | URL
저번 일요일날 EBS에서 했답니다..^^

비로그인 2009-07-3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성노조원이면서 남자는 복싱을 해야한다는 빌리 엘리어트에 나오는 아버지랑 비교 되네요.
역시 보수는 원칙이 있어야해요. 어느나라 보수 처럼 원칙도 신념도 없이 약자를 짓밟고 강자의 똥꼬뇽을 한 없이 사랑하는 것들은 그냥 수꼴이죠.

Mephistopheles 2009-07-30 10:56   좋아요 0 | URL
빌리의 아버지처럼 적극적인 아버지상을 보여주진 않지만, 주인공의 아버지 역시 훌륭한 사람으로 보여줍니다. 노조에 반대하는 보수색채가 짙긴 하지만 모든 광부들의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죠. 사고땐 자기 몸을 희생해 여러 동료들을 살려내는 모습과 아들의 친구를 폭행하는 새아버지를 응징하는 장면등은 훌륭한 아버지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리플리님이 말씀하신 보수는 보수가 아닙니다. 단지 이익만을 위해 이리저러 들러붙은 기회주의자에 잉여인간일 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간들이 떵떵거리며 잘 사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는 그 어느나라가 문제는 참 문제입니다.
 


점이나 사주로 대표되는 샤머니즘, 미신을 믿지 않는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믿는 단 한 가지 미신이 있다면 그건 '아홉수' 다. 마님 역시 점이나 사주, 점성술을 재미로 봐도 믿는 구석은 없지만 나름 아홉수만큼은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다른 것이 아닌 해를 넘기는 나이로 접어들며 액땜이라도 하듯 몸과 마음 다시 말해 심신의 피곤함이 극에 달하는 시기라고 정의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 역시 이번 해는 유난히 힘이 든다. 다른 해 보다 좀 더 피곤한 것 같고 근력도 예전만큼 뛰어나지도 않으며 자랑해 마지않는 머리회전 속도와 뉴런반응속도 역시 작년만 못하다는 느낌이 종종 들곤 한다.

스타크래프트 마린 마냥 스팀팩 파바박 맞고 화르륵 불타오르는 버닝모드는 대략 이런 저런 영양제나 보충제로 충당을 한다 치더라도 내외적으로 웃기지도 않게 돌아가는 주변 사정은 그나마 약물(?)요법으로 땜빵 하는 마이너스 게이지를 보충하기 무섭게 갑절의 마이너스 값을 주곤 한다.

요즘 내 주변의 세상을 말하자면 인간극장이 아닌 동물의 왕국 아니 야수의 왕국 같은 느낌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NGP 사진작가들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렌즈에 담겨 있을지도 모를 포획자인 육식동물도 아니고 희생자인 초식동물도 아닌 구분하기 모호한 잡식성 곰과나 너구리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 같다.  

이 어중간한 잡식성 곰과는 처신을 잘해야 한다. 여차하면 재주 열나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덥석 챙겨가는 세로줄 벅벅 그어지며 산 너머 까마귀가 처연하게 날아가는 현상에 직면하기 십상이니 말이다. 재주는 부리되 왕 서방에게 갈취 당하지 않기 위해 밤마다 발톱과 이빨을 갈아야 하는 치밀함도 보여야 한다. 

저번 아홉수 땐 육체적인 면보단 정신적인 고뇌로 어렵게 넘긴 기억이 나는데 이젠 나이가 나이니만큼 두 가지 전부가 적용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에휴...스물아홉 아홉수를 잘 넘겨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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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7-2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넘기실 거예요
그나저나 저도 내년 스물아홉 잘넘겨야 할텐데^^

Mephistopheles 2009-07-29 10:31   좋아요 0 | URL
우루사 선전하는 백일섭 아저씨 마냥 피로야 가라 캬우캬우..할수도 없는 노릇이고..뭐 잘 넘어가겠죠..ㅋㅋ

카스피 2009-07-2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홉수 이시군요.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Mephistopheles 2009-07-29 10: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뭐 하나 이룬 것 없이 나이는 정말 꼬박꼬박 빠르게도 먹습니다.^^

Jade 2009-07-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마지막줄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

Mephistopheles 2009-07-29 10:32   좋아요 0 | URL
ㅋㅋ 빵 터질 것 까지야..(푸아악 뿜을 줄 알았는데...)

보석 2009-07-2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지하게 읽다가 저도 맨 마지막줄에서 빵!ㅎㅎ 태그 보고 다시 빵! 짱돌AT필드 24시간 가동시키려면 에너지 소모가 극심할 텐데, 며칠이나 유지될까요?

Mephistopheles 2009-07-29 10:32   좋아요 0 | URL
AT필드의 특성상 근무시간 스트레스 게이지를 주 에너지로 사용하기에 24시간 풀가동 당연히 가능합니다 보석님..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7-2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7-29 10:33   좋아요 0 | URL
응! 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7-2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메피님.

Mephistopheles 2009-07-29 10:33   좋아요 0 | URL
예.?? 왜요..?? 불렀음 다음 말씀을 하셔야...

조선인 2009-07-29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
뻥? =3=3=3

Mephistopheles 2009-07-29 10:34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도 스물아홉 아홉수..얼마 안남으셨죠? 그쵸..?

비로그인 2009-07-3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그러면 친구해도 되겠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