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의 총성으로 끝을 맺는 이 영화의 가장 공포스러운 부분은 바로 “실화”라는 사실이다.

알라모의 총성 (Alamo Bay, 1985)
감독 : 루이 말
출연 : 에드 해리스, 에이미 메디건
“알라모의 총성” 이라는 인종차별 영화를 만나본 지 벌써 1주일이 되어오고 있다. 지난주 일요일 EBS를 통해 봤으니 조금의 시간만 지나면 꼬박 일주일이 되는 시간. 수분 수초가 지났지만 이 영화가 아직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는 이유는 국적은 다르고 약간의 인종적인 특성은 틀리더라도 나 역시 황인종의 한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흑과 백의 인종갈등을 보여주는 영화는 여러 차례 만나봤다지만 이리 노골적으로 흑과 황의 인종갈등을 보여주는 영화는 처음 접했나 보다. 더군다나 어느 인종의 편에도 기울어지지 않은 감독은 영화 내내 가파른 줄타기를 보여주며, 마치 그 시대 미국의 텍사스 인근 알라모 항구에는 이러한 인종갈등이 있었다. 라고 지독하게시리 무감정스럽게 영화를 이끌고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알라모 항 새우 잡이 어업을 주관하는 선주 한명이 인권비가 싸다는 이유로 월남 난민들을 고용하면서 시작된다. 싼 임금에 성실한 노동력을 제공받는 선주는 대만족 이였으나, 상대적으로 나태하고 건성적인 백인어부들은 큰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불안감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그 중 가장 과격한 인물인 셍(에디 헤리스)의 선동과 KKK단의 가세로 인해 결국 그들은 공권력의 무관심 속에 알라모 항에서 추방된다.
영화의 마지막 이러한 탄압에 굴복하지 않은 두 명의 베트남인은 고용주의 딸과 함께 일터를 지켜나가나 결국 무력을 사용하는 셍의 일당과 충돌 후 우발적 사고로 셍이 월남인이 아닌 고용주의 딸(과거 셍의 연인)의 총에 숨지면서 영화를 끝을 맺게 된다.
사전 정보도 없이 초반 건성건성 보다 중반부터 몰입하기 시작했고, 결국 마지막 그 한발의 총성으로 영화가 끝났을 때 영화가 제작된 1985년과 무려 20여년이 지난 현실을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철저한 이방인으로 정신적인 충격 혹은 고립감에 총질을 한 한국국적의 영주권자 청년...
잠재적인 성범죄자와 다름바 없는 일부 필리핀 유학생들의 변태적인 성욕의 해소 후, 현지 주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떠난 한국인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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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 만리타국으로 시집을 와 한국인 가족들의 무관심과 폭력으로 스러져가는 베트남 여성들...
피부색의 차이나 우월감에 찬 편견과 차별이 지근거리 내 나라에서도 자행되는 현실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흘러도 국가, 인종을 막론하고 인간의 잔인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과연 언제쯤이나 오게 될까. 이대로라면 “사람답게”가 대체 무엇 이였는지도 모를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