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에 잠시 했던 웹서핑에서 기가 막힌 댓글을 봤다.
댓글이 달린 기사의 내용은 고소영이라는 배우가 전격 출연한 모 드라마가 시청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내용 이였고 아울러 그녀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와 포털 사이트에 올린 악의적인 악플을 달은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고소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그렇고 그런 기사였었다. 재미있던 댓글은 이런 내용이었다.
“고소영은 고소하고 한가인은 한가한가..??”
(얼마 전 한가인 주연의 드라마가 시청률 저조 현상으로 종영을 맞은 후, 한가인의 소속사측에서 드라마의 인기저조의 이유를 담당피디와 작가의 책임이라고 발표했던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였고 댓글에 달린 리플은 “그럼 김장훈은..?? 김장 하냐..?”부터 가지가지 기가 막힌 이어쓰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긴 배우 자체를 폄하하기에는 내가 뭘 그리 속속들이 알겠냐마는 이젠 중견의 위치에 있는 고소영이라는 배우는 다른 건 몰라도 연기력만큼은 언제나 제자리걸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나 싶다. 간만에 컴백하여 연달아 찍은 영화 두 편(아파트, 언니가 간다.)은 참패를 했고 스크린에서의 악운이 결국 브라운관에서까지 연장이 되는 모습으로 매우 안 풀리는 상황의 연속이니 말이다. 그래도 그녀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대종상 여우주연상(하루)을 받으셨던 배우가 아닌가.. 더군다나 그녀에겐 CF라는 든든한 원군이 존재한다.

그녀와 반대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여배우가 한 명 있다. (짐작하신대로 전도연이다.)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유난히 도드라지게 살짝 튀어나왔으며 기타 여배우보다 훤한 이마를 가진 이 배우를 TV 쇼프로에서 만났었던 기억이 난다.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 호호호 웃으면서 답변을 하며 스스럼없이 자신의 별명이 이마 때문에 “물개”라는 고백까지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하는 모습과 이에 성이 안차는지 물개 흉내까지 내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 후 그녀는 TV에서 사라졌으며 점점 스크린에서 마주치는 기회를 자주 갖게 되었다.
그 유명하다는 “접속”은 대충 봤었고 내가 그녀의 연기를 제대로 봤던 영화는 “해피엔드”였다. 꽤 야한 초반 화면의 모습과 함께 영화제목마냥 결코 해피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와 바람을 피면서도 뻔뻔하게 “콩나물국 시원하다~!”를 떠들던 그녀의 연기는 과거 TV에서 보여줬던 물개흉내의 그 어설픔은 깨끗하게 지워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후 그녀의 또 다른 변신 “피도 눈물도 없이” 에서는 이혜영이라는 배우에게 살짝 밀리는 감이 없진 않았지만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 칸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연기력만큼은 확실하게 보증되는 여배우 중에 한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녀는 태양에 가까이 근접해도 절대 녹지 않는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았으니 앞으로의 모습 또한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이젠 그녀의 레벨은 좁은 한반도가 아니라 세계가 돼 버렸으니까.
뱀꼬리 : "밀양"이라는 영화가 좋은 건 여러 알라디너 분들의 감상평을 봐서 알겠는데 칸에서의 우리나라 언론들의 과잉취재와 특유의 시간을 앞질러가는 기사들은 여전히 보기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