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돈을 버는 방법이 가지가지 존재하더라. 어떤 이는 새벽 5시부터 저녁 6시까지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면서 반복적인 삽질(?)로 일당 7만원에서 8만원을 버는가 하면, 어떤 이는 컴퓨터 모니터 속 혹은 상황판의 빨간 전구 몇 개가 만들어주는 숫자 조합으로 몇 천 혹은 몇 억을 벌기도 하니까. 자본주의 사회 구도 아래서 전자를 높이 쳐주고 후자를 욕하고 싶은 생각은 나이 쳐 먹다 보니 점점 희석되어진다. 그래도 전자처럼 묵묵하게 육체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이런 아름다운 노동을 행하는 사람들을 생각보다 쉽게 만날 수 있다. 사무실 건너편 고물상에 하루 평균 2번 정도 자그마한 리어카에 폐지를 잔뜩 모아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러하고 이틀에 한번 꼴로 사무실이 입주되어 있는 건물 청소를 하는 조선족이라고 추정되는 아주머니 또한 뿌듯하고 기분 좋게 해주는 아름다운 노동의 모습을 선사해준다.

워낙에 깐깐하며 짠돌이인 건물주는 사람도 깐깐하게 보는지 벌써 청소하는 사람만 5번 넘게 갈아 치웠다. 중도에 일을 포기한 아주머니들의 공통적인 이유는 잔소리쟁이 건물주에게 질려서가 첫째, 하는 일 량에 비해 형편없는 보수가 둘째라고 생각되었다. 나중에 건물주를 통해 들은 사연은 내 생각과 비교적 맞아 떨어진다. (그러니까 청소하는 사람에게 얼마 이상은 결코 지불하지 않겠다는 주인양반의 확고한 신념을 들은 셈..)

지금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는 한 달 정도 마주치고 있다. 나보다 분명 나이는 많으신 분 같은데도 워낙에 인사성도 밝으신 분이시다 보니 마주치기라도 하면 방긋 웃으시면서 먼지 인사를 건네신다. 거기다가 그 일을 거쳐 갔던 다른 아주머니들과는 일하는 모습 또한 차별된다. 그분이 한 번 청소를 하면 화장실, 계단, 하다못해 계단실의 핸드레일까지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한번은 주차장에서 담배를 물었을 때 음식물 쓰레기통(서초구는 음식물 쓰레기 비닐봉지를 사용 안한다. 고로 음식물 쓰레기통은 언제나 악취가 진동한다.)까지도 세제까지 동원해 박박 닦아버리는 모습까지 목격 했었다.

언제인가 사무실 주차장에서 연달아 담배 3대를 물어대면서 조심스럽게 이 아주머니를 관찰했던 적이 있었다. 결코 밝은 표정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주머니의 주름진 얼굴이나 남루한 옷차림과는 상관없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뱃살만 키우면서 머리 굴리며 자판 치고 마우스를 굴리는데 지친 나 같은 사람도 가끔씩은 힘들다 싶을 정도의 육체노동은 신선함을 준다. 그 옛날 교과서에 실린 질풍노도의 시기에 땀 잔뜩 흘리는 운동이 해결방법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가 꼭 틀리지만은 않더라는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

뱀꼬리 : 하지만...내가 아름답게 보고 있을지언정...그분들은 치열함 삶의 현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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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6-10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오밤중에 주옥같은 글을 읽어서 좋군요! ^^

하이드 2007-06-10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그분들한테는 그게 아름답겠어요?' 댓글달려고 했는데, 영리하게도 뱀꼬리가.

무스탕 2007-06-10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머니는 그렇게 치열하게 살면서 자식들은 건물안 냉난방 좋은 시설에서 와이셔츠 입고 컴퓨터 작업하는 일을 하길 바라실거에요... (삼천포에서 나온 댓글... ;;;)

Mephistopheles 2007-06-1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 주옥같은 글이 아니라...야근 때문에 정신이 좀 약간 이상해졌나 봅니다.^^
하이드님 // 키득키득...메롱~~
무스탕님 // 아무래도 그렇겠죠..삼천포는 아니고요. ^^ 그런데 정작 냉난방 좋은 시설에서 와이셔츠 입고 검퓨터 작업하는 월급쟁이들은 때려치고 싶은 생각을 간간히 한다는....^^

2007-06-10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0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6-1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 원 넘게 잃었다고 속삭이신 분 // 좋은 경험하신거죠 뭐...속이야 쓰리지만..^^
죄송하다고 속삭이신 분 // 감정은 안상하는데 약간 이해가 안가고 또 약간 오해만 하고 말렵니다..24시간 후엔 까맣게 까먹겠지만요..^^

2007-06-10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0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6-11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속삭이신 분 // 핫...그냥 의미없이 삐진 척 했는데 또 사과하시니 제가 더 미안하군요 ㅋㅋ 그 명단은 잘 알겠습니다..^^
본전만 찾으면..이라고 속삭이신 분 // 증권이에요..? 도박이에요.? 빨리 불어요.?
신종도박 비누이야기...에 중독 되시면 안됩니다...^^
 

개인적인 일로 당분간 휴업합니다. 서재를 완전히 닫으면 많이 걱정하실 것 같아 리뷰와 페이퍼의 댓글쓰기 기능을 닫아둡니다. 이웃 님들의 댓글에 답글 달기도 어려울 듯 하고요. 걱정 금지, 근심 금지입니다.^^ 그 사이 건강하게 잘 지내셔요. 저도 그러겠습니다.

- 작게작게

 

아우 심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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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6-0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추천. 아우 심심해.

세실 2007-06-0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저두 심심해요.
다요트 하느라 무리한 운동했더니 온몸이 아파요.

비로그인 2007-06-09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무스탕 2007-06-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심심하자나요!!
모두 소금 공구하러 갑시다!!
심심해서 몬살겄어요!!

비로그인 2007-06-09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안되는데 킁-

chika 2007-06-09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그마한 삽질들에 지쳐서.... 이제 그만.... 큰 삽질 한번을 위해 수련하러 떠나신거라 믿겠습니다.
안돌아오시면 곳곳에 패인 삽질들의 흔적을 찾아 찾으러 떠나요! ;;;;

2007-06-09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6-10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 혹시...님이 온몸에 고등어를 두르고 "돌아와라! 작게작게" 하시면 네꼬님 걱정되서 돌아오실지도...??=3=3=3=3
세실님 // 요요..조심하세요..^^ 다요트도 좋지만...건강은 챙기도록 하세요..^^
엘신님 // 대문에 저렇게 써 놓고 집 나가버린 작게작게님이십니다..
무스탕님 // 왜 전 무스탕님 댓글에 이동삼옹이 생각나는건지.....
체셔님 // 님이 잡아오도록 하세요....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시고요.ㅋㅋ
치카님 // 그 말씀은 곧 중장기 면허 시험 준비 때문에 서재를 잠시 떠났다..라고 생각하면 될런지요..?? ^^
삽질바통 속삭이신 분 // 제가 밝히지 않아서 그렇지...작게작게님은 생활이 삽질이시면 전....직업 자체가 삽질이랍니다....아주 연속적인 변경삽질이요...^^

네꼬 2007-06-1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쿠궁!! 진정... 원하십니까? ㅠ_ㅠ

Mephistopheles 2007-06-12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서...설마요..호호호
 

어제는 분명 빨간날임에도 불구하고 특근수당 전무한 출근도장 찍고 일해
주시고 저녁 6시쯤 되니 다들 술이 땡겼나 보다. 7시 반까지만 일을 하고
가볍게 한 잔 하고 집으로 가자고 의기투합하여 (물론 XX님이야 6시 땡 칼퇴근)
최근에 사무실 부근에서 발굴한 꽤 맛깔난 음식점으로 향했다.

강릉집이라는 체인점 형식의 식당이였고 주력 메뉴는 "우럭회무침"
코스로 나온다고 볼 수 있는데 들깨를 잔뜩 넣은 미역국을 시작으로 메인
디쉬인 우럭+야채 회무침을 날치알과 양념장이 올려진 깻잎에 싸먹는 맛이
제법인 곳이다. 메인디쉬 다 비워갈 때쯤엔 다시마로 반죽한 조금은 끈적
끈적한 국수무침과 우럭뼈로 만든 개운한 메운탕으로 코스를 끝마친다.

주종은 소주였고 실장님과 메피스토만 연신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순식
간에 3병을 비웠다. 살짝 취기가 돌 때쯤 우연스러운 것인지 계획적인 것
인지 살짜기 사무실 모 인물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왔다. 취기를 빌려서
였을까. "왜 자꾸 사무실에서 책상 위에 맨발로 다리 올리고, 휘파람 부냐고
아주 귀와 눈에 거슬려~!"란 메피스토의 흔히 말하는 뒷담화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얼마 전 신입사원의 등장으로 인해 막내딱지를 벗어난 J가 깔깔깔
웃기 시작한다. 자신 역시도 몹시 거슬렸는데 나이가 많으시고 경력도 많으
셔서 차마 표현은 못했다는 것...실장님은 앞에 놓은 소주를 털어 넣으시면서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더라.."라는 고백까지 나와버린 상황.

내 자신의 지랄맞은 성격 때문에 눈에 거슬렸다는 판단으로 입밖에 내지 않았던
내용이 결국은 공공의 불쾌거리였다는 사실에 다소 안심이 되는 순간이며, 사람들
생각하는게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까지 들었을 정도.

하지막 막판 원펀치는 입사한지 석달 된 막내에게서 터져 나왔다.

이주일 전쯤 지금 하는 급박한 프로젝트 건으로 실장님과 나는 인상 구기고
발주처에 협의를 하러 간 적이 있었다. 언젠가 페이퍼에 언급했던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그 시간엔 사무실에 소장마마도 안계셨고 서열 상 위치 상
XX님이 우두머리인 상황이였다고 한다.

아직 일을 잘 모르는 막내는 도면 작업을 하는 와중에 궁금한 사항이 발생하였고
이를 아무생각없이 모모님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질문하나로 평소
전화 한 번 받으면 평균 30분의 수다를 떠시는 퀵엔 롱 마우스의 마수에 걸려
들었다는 것. 이것으로 끝난다면 모를까. 고루한 노인네들이 표현 잘하는 "넌
몇살인데 아직 이런 것도 몰라..?"부터 "경력이 몇 년이야?" 까지 그동안 실장님
과 메피스토의 그늘(?)에 눌린 원래 기질을 막내에게 있는 그대로 퍼부었다는 것..

협의 갔던 두사람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J는 그때 현장에 있었기에 고개를 끄떡
거리며 그때 상황을 회상하는 듯 했다. 결국 막내는 그 설움에 화장실에 들어가
혼자서 훌쩍거렸다고 한다. 자기 자신이 너무 못나 보였다는 이유 때문에....

이쯤에서 실장님과 메피스토 한 병 더 시킨 소주를 일시불로 마시는 기염을 토한다.
알게 모르게 보였던 모모님의 그 나잇살과 경력살로 밀어 붙일려는 언행 하나하나가
점점 지나치다 싶었는데 마치 막내를 통해 워밍업을 했다는 판단까지 들게 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분명 이분이 입사한 이유는 다분히 소장마마와의 친분
때문이였다. 설계를 하다 감리로 빠진 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동안 일을
안하고 놀았다는 사연과 컴퓨터 설계나 배워보자고 무급으로 밥값만 받고 출근하시
던 양반이 갑자기 정식직원이 되버렸고 가격대 성능비는 지나치리만큼 형편없는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까지 떠올랐다. 그리고 이젠 조금 익숙해졌다 싶으니
직원들 위에 군림하고 싶은 기질까지 보이는 모습....( 약간은 오버스럽게 추측해
버린다.) 소장마마의 증언에 따르면 고집의 정도를 넘어선 상당한 곤조가 있는 양반
이며 그나마 나이가 좀 들어서 그 기질이 약간 누그러졌다고 한다. 약간....

이 사무실에서도 참았던 말 몇마디로 3명을 실직자로 만든 전과를 4범으로 만들고
싶진 않은데 왜 자꾸 나에게 4번째 별을 달게 부추키는지 모르겠다.

난 조용히 살고 싶단 말이다.

뱀꼬리 : 어느 때인가부터 이곳에서의 생활이 특정인물에게 노출되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던지 말던지다..내가 주절거린 이 악담스런 페이퍼에는 추호의 거짓말도 없다.
내용을 보고 불쾌하여 하루종일 조용하다면 그것만으로 이 페이퍼는 성과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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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6-0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뱀꼬리 보고 잠시 망설이다 씁니다.
"거기 숨어서 이 글 보시는 분, 반성하세요."
그치만 반성은 아무나 하나요, 그쵸, 메피님? 반성할 그릇이라도 되어야 하죠... ^^;

chika 2007-06-0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만 하고 갈꺼야, 하면서 추천을 클릭했는데... 이넘의 해적때문에 댓글을;;;;;

해적오리 2007-06-0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언니 반성할 일 있수? ^^ 도둑이 제 발 저린건가? ㅋㅋㅋ...

춤추는인생. 2007-06-08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의의 수호자 메피님.
단체로 그분 잡으러 간다고 하면 이페이퍼를 몰래 몰래 읽으시는 그분께서는 내일부터 안나오실 조짐도 보이겠군요 ㅎㅎ 일석 이조 아니 삼조는 되겠는데요?ㅎ(흑 이거 보시고 그분이 저 테러하시면 어쩌죠;;)


마태우스 2007-06-0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직장엔 님같은 분이 한분씩 있었음 좋겠어요. 근데...저 자르심 안되요!

마태우스 2007-06-0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소주 잘드시나봐요 언제 함 붙어보죠...^

네꼬 2007-06-0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리고 오세요. 제가 물어드릴게요.

비로그인 2007-06-0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네...메차장님,
내 이상형 ㅋㅋ
3=3=3=3=3=3

향기로운 2007-06-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인기가 많으셔요^^*

Mephistopheles 2007-06-10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거론 피하신다고 속삭이신 분 // 예 저도 여간해선 실명 안쓰고 이니셜 혹은 암호화(?)로 대체합니디만...워낙에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생각보단 바닥이 좁다보니...어느정도의 노출은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해적님 // 말씀대로 반성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에요...반성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행위인데....사람들.... 인정은 해도 뉘우치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치카님// 뭔가 심하게 찔리는....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겁니까..?? ㅋㅋ
또 해적님 // 음....조사하면 다 나올텐데...한번 취조해볼까요..ㅋㅋ
춤추는 인생님 // 하핫....전 정의하고는 좀 거리가 멀어요..그냥 까칠하다 보니 눈에 거슬리는 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속에다 품는 거라죠..^^
마태우스님 // 아...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진 않습니다...어찌되었던 저같은 사람은 특정인물들에게는 "독"으로 간주될수도 있으니까요..^^
또 마태우스님 // 윽...꼭 바쁠때만.......시간 꼭 내보도록 할께요.(저보다 마태님이 바쁘신 거 아시죠..? ^^)
네꼬님 // 어라....할퀴셔야죠.....무는 것 보단 할퀴는게 더 치명적입니다..네꼬님은..^^
체셔님 // 푸핫.....미중년의 여파가 아직도 존재하는군요...ㅋㅋ
향기로운님 // 인기와 저는 별로 상관없는 단어인걸요 향기로운님..^^
 

1.
저번 주말에는 겸사겸사 저녁반찬이 별반 먹을 것이 없다보니 가족일동 외식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요즘 어딜가도 보이는 "화로구이" 돼지갈비로 메뉴를
정하고 그곳으로 이동 하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고 3층건물로 된 이 가게는 제법 장사가
잘되었다. 홀 서빙하는 언니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배정받았는데...
이런...바로 전 손님이 어떤 방법으로 고기를 뜯었는지 밥상 위나 밥상 밑이나
그 먹고 남은 잔해들로 인해 쓰레기 매립장의 수준을 방불케 한다.
결코 사람이 먹고 간 흔적이 아닌 무슨 사바나의 하이에나떼가 오랫만에 고기를
뜯고 지나간 자리마냥 처참하고 불결하였다.
과연 직립보행하는 인간이 지나간 흔적인지...

2.
현충일 전 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소장마마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한다.
그래서 간 곳이 사당사거리에 새로생긴 씨푸드 부폐 레스토랑이였다. (마XXX)
평일 점심인데도 사람은 참으로 많기도 하다. 물론 배치되어 있는 음식들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약간 기대에 못미쳤으나 내 돈 나가지 않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냥저냥 감지덕지였는데....

부폐라는 형식을 취하는 음식점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음식물을 앞에 놓고 전혀
모르는 타인과 부딪친다는 커다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음식 덜어내는 모
습마져 아름다운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야 밥맛 도는 식사가 되겠지만 대부분
은 그러하지 않으니까 문제..

이를테면 여러가지 음식 중에 유독 인기가 많은 스시류의 비싼 생선살을 접시를
들고 순서 기다리는 사람 개무시하고 한가득 싹쓸이 하는 중장년 남성이라던지...
음식들 휘휘 휘저으면서 들었다 놨다 하며 지정된 집게가 아닌 뻘건 국물 묻어
있는 집게로 하얀음식을 풍덩풍덩 담아내고 뻘건 집게 툭 던지고 가는 아주머니들..
접시들고 음식 담으면서 적당한 대화가 아닌 침 튀어가며 수다 떠는 아기씨 둘..

애써 무시하고 지나쳐야지, 하나하나 마음에 담아두면 먹은 연어살과 다금바리
회가 뱃속에서 꽈배기를 틀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물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욕구의 양대산맥 (성욕과 식욕)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송곳니로 가죽을 찢고 살코기를 찢어먹는 육식동물이나 커다란 생
선을 텁텁 받아먹는 육식어류가 아닌 이상 최대한 지킬 껀 지키면서 밥 좀 먹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밥 한 번 같이 먹으면 그 사람 인품이 대번에 나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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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6-0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 먹을 땐 그때그때 상을 정리해가면서 먹어줘야 하는데.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야 오랫동안, 많이 먹을 수 있거든요. (응? 이 얘기가 아니지, 참.)

BRINY 2007-06-0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찬가게에서도 반찬 더는 국자로 대뜸 맛을 보려 하는 중장년여성들이 있답니다. 어느 영양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식판에 국물 한방울만 떨어져있어도 더럽다고 난리피우는 아이들이 먹고난 자리는 더 지저분한다'

chika 2007-06-0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집에서요.. 집게는 폼으로 들고서 손으로 마구 빵을 집어들고 손가락에 묻은 기름 입으로 쪼옥 빨아대고서는, 다시 빵을 집어들고... (우웩).. 좀 있다가 그 빵 맛없어보인다고 다시 가판대에 철푸덕 던져넣을 때. 그 사람 얼굴에 빵을 던져넣고 싶었어요.
ㅡ"ㅡ

비로그인 2007-06-0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정말 식사매너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만,
남을 위한 배려심과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부족해서 나오는 현상 아니겠습니까.
언론의 대중에 대한 전달 힘이 큰 요즘, 어린 10대들의 교육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불륜 드라마'는 어서 때려치우고 저런 기본적인 매너들을 간접적으로 가르치는
유익한 드라마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드라마는 안 보는 나지만....쩝)

비로그인 2007-06-0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품까지야...^^ 예의범절 및 평상시 가정교육의 문제 아닐까요?
게다가 배려심.
아앗- 이 모든 걸 더하면 자연스럽게 인품이 되는 건가! -.-...

향기로운 2007-06-0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먹을 때 최대한 얌전하게 잘 먹을 수 있는데^^ㅋㅋ

보석 2007-06-07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글도 댓글도 모두 공감. 식사 매너에서 기본적인 인품과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자기 싫어하는 음식이라고, 예를 들어 양파나 버섯을 보기 흉하게 쏙쏙 골라내서 쌓아두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더라고요.

2007-06-07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6-07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 결론은...몇 인분까지..?? ^^
브리니님 // 깔끔은 혼자 다떨고 결론은 지저분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거 참..애들이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는데..하는 생각도 되고 애들이니까...란 생각도 같이 들게 됩니다..^^
치카님 // 입에다 쑤셔 넣어야죠...좀 과격했나요..^^
엘님 // 불륜 드라마가 편성시간 상 아이들이 TV를 시청하는 시간에 편성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요즘 애들 밤에 잠 안자고 꼬박꼬박 봐버리죠..물론 부모들의 관리가 먼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단순하게 밥..먹는다..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밥 먹는 행동 하나에도 그 사람의 평소 모습이 베어 나오잖습니까..그래서 테이블 에티켓이라는 것도 존재하는 것이겠죠..^^
체셔고양이님 // ㅋㅋ 생각해보시니까 인품...맞죠..??
향기로운님 // 분위기를 따라줘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는 같이 떠들어줘야 하고 정말 조용히 먹어야 하는 곳에서는 조용히 먹어줘야 하고...^^
보석님 // 그와 반대로 자기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남 생각 안하고 죄다 자기 밥그릇 위나 허겁지겁 뱃속에 집어넣는 사람들도 또한 보기 안좋습니다..^^
페파와 상관없는 질문 속삭이신 분 // 공짜로 견적 의뢰하실려고요..?? =3=3=3=3
그정도 규모면 평당 350정도의 공사비가 나온답니다. (350만원입니다..) 하지만 이건 가듬할 수가 없는 금액이에요 아직 기본적인 설계도서도 안나온 상태에서 어떤 마감재를 쓸껀지 어떤 형태의 건물을 지을건지에 따라 공사비의 차이는 엄청나거든요..제가 말한 건 대략적인 금액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250~350정도 보시면 될 껍니다. 아울러 도배 마루 전등..다 포함됩니다..

2007-06-08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6-0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유독 지저분하게 음식을 먹는 직장후배가 있었어요. 예쁘장한 아가씨였는데
다른 남자직원이 좀 안 좋게 이야기하더군요. 정말 그녀가 먹는 그릇은 눈에 띄게
지저분했고 그녀앞 식탁도 그랬어요. 그러는 전 어떻게 보일까, 갑자기 걱정되네요.
참, 그래서인지 전 부페 별로에요. 예전엔 다 좋았는데 좀 변하네요.^^

Mephistopheles 2007-06-10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의하겠다고 속삭이신 분 // 공짜로 말입니까..??? 혹시 집을 지으실 계획이시라면 연락주세요...호호호
혜경님 // 옥의 티...겠군요....^^ 미녀도 완벽하진 않으니까요...그래도 식습관은 충분히 후천적으로 고쳐질 수 있다고 보고 싶어요..
 

재방송으로 봤던 무르팍 도사 “박진영”편에서 강호동이 던진 질문은 참으로 모던하면서 평범한 질문이었다. “ 대체 꿈이 뭔가요?” 란 질문을 받은 박진영은 무르팍 도사의 질문이 식상했냐는 언급에 대해 아니라고 답변한 후 잠깐 생각에 잠긴 후 이렇게 말한다.

“그냥 평생 공연하고 노래 부르면서 죽는 거요.”

박진영이라는 인물자체에 대해 그다지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주관적인 견해가 존재한다지만 그의 답변만큼은 찬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예술가가 예술가로써의 본분을 무덤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은 호감의 유무를 떠나 인정해주고 싶다. 얼마 전에 봤던 영화 “All that jazz"의 어느 안무가의 최후의 순간처럼.....



All That Jazz (1979)
감독 : Bob Fosse (밥 포시)
주연 : Bob Fosse (로이 샤이더), Jessica Lange(제시카 랭)

아침에 일어나 샤워와 함께 각성제 한 알, 발포성 소화제 두 알을 섞어 먹은 후 뻑뻑해진 눈에 안약 몇 방울을 떨구는 주인공은 마치 자기최면처럼 “쇼타임!”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비록 화려한 여성편력으로 인해 딸이 하나 존재하는 가정생활은 박살이 나버렸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일중독 상태지만 말이다.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기는 탁월한 재주를 가진 “밥 포시”라는 안무가 겸 제작자가 만든 이 오래된 영화는 세월의 흔적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충분히 감성적이며 아름답다. 한 분야에서 정점에 서있는 안무가(비록 그 외의 사항에서 낙제상태지만..)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로 다분히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추측은 쉽사리 떠오른다.



Bye Bye love.....Bye Bye my Life....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축제의 분위기로 생을 마감하는 주인공.

화려한 음악과 율동..그리고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차지하는 병원 입원과 수술 후, 갉아 먹혀지는 수명으로 인해 보여지는 환상과 현실을 왕래하면서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만큼은 다시 봐도 최고의 명장면임에 분명하다. 가상의 인물이며 본업 이외의 생활은 그다지 존중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만 얄팍하게나마 영화 한편으로 예술가의 혼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뱀꼬리 : 역시나..1980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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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07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영화네요. 찾아 봐야겠어요.

토토랑 2007-06-0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TV에서 한번 해줬던거 같은데요..
어릴때는 그 아스피린(물에 넣으면 뽀글뽀글 해지는게)이 너무 신기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집에 그거 박스로 쟁여놓고 살지만 -_-;;;
지금 다시 보면 느낌이 참 다를거 같아요

Mephistopheles 2007-06-07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 아마도..DVD는 없을 듯 합니다...저도 EBS에서 해줬기에 한 번 더 보는 기회를 가졌을 뿐이라죠...^^
토토랑님 // 어 저는 아스피린은 본 적이 없고..무지하게 역겨운 맛이 나는 소화제는 알고 있습니다..그거 물에 넣으면 사이다마냥 거품 부글부글 내뿜고 쭉 들이키면
맛은 우웩이지만 뻥 뚫리는 기분은 확실하게 보장되는 그런 약이요..^^
(TV에서 아주 간간히 해주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