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 시절 부모님의 욕심때문이였는지 우리 집엔 제법 많은 책들이 존재했었다. 물론 대부분 아버지가 읽으셨던 책이였고, 교육열에 불타오르시던 어머니는 두꺼운 백과사전까지 책장에 빼곡히 쌓아놓고, 나에게 독서를 강요하진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그 또래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것과는 거리를 두게 하셨기에 자연스럽게 책이라는 존재와 가깝게 지내는 환경이 조성되었나 보다.

심심할 때마다 두꺼운 백과사전을 몇 권씩 꺼내 읽다가 때로는 쌓아도 보고 도미노놀이도 해봤던 기억이 나곤 한다. 그 유전자가 고대로 피드백이 돼 버렸는지 주니어 역시 가끔 이런 놀이를 함으로써 나를 놀래키곤 한다.

책을 가까이 했던 나를 유심히 살펴보셨는지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읽을 책들을 꽤나 많이도 구입하셨던 기억이 난다. 한쪽 벽을 빼곡히 채웠던 세계명작 100권도 기억나며, 틈틈이 서점에 들려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뽑아내고 계산은 어머니가 하시곤 했었다. 단 만화책만큼은 금서였었다.

2.
아마도 내 중학교 시절은 이러한 독서생활의 새로운 반전을 가져왔었던 시기일지도 모른다.
비교적 또래보다 많은 책을 읽던 나는 어쩌면 나름의 자만심이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봤자 책속의 내용을 주절주절 떠드는 것에 불과했겠지만.

그때 즈음에 서점 계를 강타한 도서가 있었으니 고려원에서 나왔던 "영웅문"이라는 책이 기억난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음지의 무협지를 양지로 이끌어 낸 역사적인 사건이 아니었나 라고 개인적인 분류를 짓는 도서 중에 하나라고 판단되지만, 난 아직까지 제대로 영웅문을 읽은 적이 없다. 단지 그 어린 시절 자만심의 시기였는지 내가 서점에서 잡은 책은 영웅문이 아닌 德川家康(도꾸가와 이에야스) 다시 말해 대야망이였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기억으로 20권이 넘는 책의 분량과 남이 주로 잡는 책이 아닌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잡았었을 것이다. 그리고 보란 듯이 학교에까지 가져가 읽어주는 웃기지도 않는 엄청난 현학적인 모습을 그때부터 보여 왔었나 보다.

이러한 시건방진 태도는 결국 같은 반 급우와의 대화로 깨져버린다. 어느 때처럼 쉬는 시간에 이 책을 학교에서 잡고 있는 모습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던 그 급우는 내 앞에 털썩 앉으면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엄청나게 건방지고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한마디를 던진다.

"넌 지금 그 책을 읽냐..난 벌써 1년전에 다 읽었는데..훗.."

충격이었다. 학업성적도 밑바닥 이였고 더군다나 같은 반 급우들과도 그리 친하게 지내지 않는 사교성이 극히 희박한 녀석이었다. 더군다나 남녀공학인 중학교 시절 반에서 여자아이들이 질색팔색을 하는 인물이었던 것.

이 녀석 때문에 난 자연스럽게 나의 모습을 돌이켜봤을지도 모른다. 같잖은 어려운 책을 잡고 아는 척 잘난 척을 하는 기껏해야 중삐리 애늙은이의 모습을... 아마도 그때 그 이후로부터 난 그 책을 학교에 가져오지 않았고 주로 집에서 조금씩 읽어나가는 것으로 나의 독서생활의 크나큰 변화과정을 겪게 돼 버렸다.

3.
그때에 비하면 30대 중반의 나이의 나는 책을 놓지는 않았으나 그때만큼의 독서량을 가지고 있진 않는다. 물론 독서 이외 오락거리가 내 주변에 널려있기도 하고, 그때만큼의 독서에 할애할만한 시간의 부재도 이유라면 이유겠다. 또 하나 그 중학생 시절의 트라우마 스위치의 작동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안다는 것. 이것이 즐겁고 자신을 풍요롭게 한다는 건 분명 틀린 생각이나 이치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많은 책을 읽은 만큼 그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지거나 바르고 곧은 사상을 갖게 되는가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버리곤 한다. 아마도 그건 책속의 세상을 왜곡하거나 혹은 그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일명 "헛똑똑이"들의 존재를 너무나도 많이 접하고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수천 권의 장서를 소유하고 읽었다는 자부심과 독서량도 중요하겠지만, 남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흘렸을 수천방울의 땀의 소중함까지 겸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따라 영화 베트맨비긴스에서 레이첼이 브루스 웨인에게 했던 말 한방이 떠오른다.

"자신을 나타내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넷이 발달한 요즘세상에서 오프라인뿐만이 아닌 온라인 영역까지 자신이 보여주는 모든 행동에 적용시켜야 할 명대사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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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8-01-20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친구랑 커피를 마시며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는 둘 다 애인없는 노처녀이다 보니까 남자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요. 어떤 남자를 만나고 싶으냐 라는 질문에 "요즘 무슨 책을 읽는지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하는 사람" 을, 그리고 "책을 읽는 남자랑 읽지 않는 남자는 말하는 것부터 틀려" "맞어, 그런 남자는 욕도 어휘력 있게 해(?)" 라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집에 돌아오며 생각했는데, 정말로 사람을 고상하게 만들어주는 건 책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까 뭘까. 답을 찾지 못했는데 메피님의 글을 읽으니 알 것 같아요. 다이어리를 펼치고 적었어요. 자신을 나타내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맞아요,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역시나 그 행동을 결정짓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책이며, 현명한 쪽으로 이끌어 준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애요. 책 읽는 메피님이 멋져요, 이건 진심이에요 :)

순오기 2008-01-2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대야망' 외삼촌댁 책장에 빛나는 장식품으로 있던 이 책을 아주 맛나게 먹어치웠답니다. 박종화의'삼국지'와 더불어~~~ 외삼촌댁 장식품을 먹어준 내게 그들이 고마워하지 않았을까?ㅎㅎ
배트맨비긴즈 어제 OCN에서 하길래 우리 애들이랑 다시 또 빠져서 봤지요. 다시 봐도 감동스런 레이첼의 '그 사람을 나타내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라는 명대사와 더불어 '이 얼굴이 가면이고 내가 사랑했던 그 남자 부르스는 언제 볼 수 있을까'라는 말도 가슴을 찡~ 울리는 대사였어요.^^

비로그인 2008-01-2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는 개인의 인생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독서가 (그 사람의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말에 한 표.
덧) 영웅문은 '고려원'에서 나오지 않았었나요 -.- 저도 친구한테 빌려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프레이야 2008-01-2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번 지당하신 말씀이야요 ^^
그래서 늘 모자라고도 모자라는 사람, 좀 나아져볼까 싶어 책을 골라 읽지만
그게 또 자신이 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잖아요. 담장을 뛰어넘어야하는데
말이죠. 어젠 토요명화도 못 보고 자 버렸는데 뭐 했어요? 메피님 페이퍼
있나 뒤져봐야겠어요.

야클 2008-01-2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영웅문을 아직 안 읽으셨다니요. 영웅문을 안 읽는다는건 이 생을 살아가면서 누려야 할 재미 중 큰 걸 하나 놓치는 거랍니다. ^^

Mephistopheles 2008-01-20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 // 많은 독서량이 어휘력 증강과 100% 직결된다고 보긴 힘들지만 많은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일꺼에요. 사람을 고상하게 만들어주는 것...어렵네요. 많은 독서량이 꼭 사람을 고상하게 만들지만은 않겠죠. 아마도 많은 독서량과 더불어 다른 그 무언가도 겸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순오기님 // 어린 나이에 읽은 "대야망"은 꽤나 힘겨웠습니다.오죽하면 꿈에서도 수많은 일본이름들이 나와서 화들짝 놀라 깨곤 했었겠습니까..^^
단테님 // 독서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 맞지만, 그것만이 삶의 전부가 되는 건 꼭 맞다고 보고 싶진 않아요. 하하..맞아요 고려원이였죠.. 그 사람 인물 대빵 크게 집어넣은 표지..
혜경님 // 맞는 말씀이에요. 사람이 자기 그릇을 넓히는 것만큼 발전적인 모습은 없을꺼라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릇용량을 넘기는 내용물에 빠지거나 혹은 자신이 품은 내용물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피곤해요...^^ 아 토요명화..이번주는 그다지 편성이 풍요롭지 않더군요..^^
리사님 // 어쩌면 제 독서취향이 넓어진 계기가 된 것이. 여기 알라딘에 출입하면서 부터라고 보여집니다. 다방면의 책을 많이 읽고 그 책을 조심스럽게 권해주시는 분들 덕분에요.^^ 알게 모르게 서재를 꾸리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독서 컬렉션은 남에게라기 보단 자신의 체크 차원이 아닐까요. 내보인다는 생각은 아니라고 보고 싶습니다.^^
야클님 // 고려원에서 나온 그 반듯한 글씨의 영웅문은 읽지 않고 다른 책으로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른 책으로 신조협려와 사조영웅전, 의천도룡기를 읽었다면...혹시 영웅문을 다 읽은 것 아닌가요?

비로그인 2008-01-2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의 '휴일의 글' 제 서재로 옮겨갑니다.
글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메피스토님.

저역시 OCN에서 배트맨 비긴스를 봤답니다.
이퀼리블리움에 출연했던 배우더군요..
역시 인용하신 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antitheme 2008-01-20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웅문이 몽고제국의 역사를 다룬 책인줄 알고 손에 들었다가 아직까지도 무협소설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웽스북스 2008-01-20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무식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전.
영웅문 하니까 생각나는게
지난 연말 모임에서 내가 안읽은 책 이름을 대서 그 책을 읽은 사람의 숫자를 카운트해서 많은 게 이기는 게임을 했었는데 (페이퍼에 썼던) 어떤 언니가 영웅문을 말하고 0점을 받았던 슬픈 기억이. ㅋㅋ 어쩜 또 우리 모임에서는 단 한명도 영웅문을 안읽었었는지 말이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08-01-20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똑똑이란 단어가 가슴을 심하게 때리는군요.
저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글이예요.

잘 읽었습니다, 메피스토님.

산사춘 2008-01-20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짐작했듯이 님의 고급 유머는 독서와 성찰의 결과였습니다.
춘의 저급 유머가 저잣거리표 독설과 성질의 결과인 것처럼요.

Mephistopheles 2008-01-20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님 // 으허...잘쓰거나 못쓰거나 별반 상투적인 글을 다 가져가시고..^^ 크리스찬 베일이라는 배우인데 연기도 잘하며, 매력도 듬뿍인 배우랍니다. 가끔 그 영화자체는 개판 오분전이지만 단지 그 배우때문에 빛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티테마님 // 저는 친구집에 우연히 갔다가 그집 형이 빌려논 무협지를 후다다닥 읽어버리고 푹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암튼 세로쓰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빨리 읽히던지.^^
웬디양님 // 김용의 무협지는 그래도 짜임새있는 "서사"가 존재하기에 읽어봐도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허무맹랑하거나 터무니없거나 그러진 않아요..^^
다락방님 // 어...그럼 전 본의 아니게 다락방님을 구타한 것이 되버리는군요..ㅋㅋ 반성은 무슨...제가 다 부끄럽사옵니다.^^
산사춘님 // 구라사마 춘사마님이 저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참으로 거시기해요..^^ 전 한번도 춘님의 유머를 저급이나 저잣거리표라고 생각한적은 없었어요..^^ 그리고 저급이면 어떻고 저잣거리면 어떻습니까..재미있고 웃기고 유쾌하면 되죠.^^

웽스북스 2008-01-2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무협지는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요, 저로써는 어쩐지 입문하기가 어려운 남의 세계 같달까요- 허무맹랑하거나 터무니 없을 것 같아서 안읽는 건 아니구요 ^-^

깐따삐야 2008-01-2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생각은 대범한데 행동은 소심해요. 결국 저를 나타내는 건 '소심함'이죠. 흑!

Mephistopheles 2008-01-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 음...그 무협지라는 것이...사내들에게는 일종의 중독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장르에요..^^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게 만드는 그 표현할 수 없는 몰입감...^^
깐따삐야님 // 생각의 실천이 문제가 되겠군요.^^

네꼬 2008-01-2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OCN에서 배트맨 비긴즈 보다가 "자신을 나타내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이 말에 깜짝 놀랐는데. (뭐랄까 부끄러운 마음...)

저는 책을 참 안 읽는 편이지만(심한 부끄러움) 그나마 때로는 이렇게 읽어 무엇하나, 할 때가 있어. (그래도 닥치고 읽어!- 춘님 버전.)


조선인 2008-01-2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웅문을 안 읽은 사람이 이리 많다니!!! 부르르르르

보석 2008-01-2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라는 도구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그릇이 문제겠지요.
중학교 때 영웅문을 읽은 후 무협의 세계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하하.

Mephistopheles 2008-01-21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 책을 참 안 읽는 건 부끄러운게 아니에요.물론 책 많이 읽으면 좋긴 하지만, 그게 생활이어야지 의무나 속박이 되서는 안된다고 보고 싶어요.^^
조선인님 // 그니까..사형...제가 안읽었다기 보다는 제대로 그러니까 고려원에서 나온 걸 안읽었다는 말입니다. 다른 책으로는 읽었어요. 영화도 봤고 만화도 봤고 단지 고려원에서 나온 것만 안읽었다는 말이어요..
보석님 // 빙고. 누가 잡느냐에 따라 나라를 지키는 검이 되고 소를 잡는 칼이 되는..^^ 음 그럼 보석님도 내공은 삼만갑자 이상.??
살청님 // 으허허. 카메라 각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전의 이미지는 머리위에서 지금 이미지는 정면에서..ㅋㅋㅋ

가넷 2008-01-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나 드라마등으로 접하다가 정작 원작을 접하니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김영사에서 정식 계약해서 나온 사조영웅전만 읽고 접었습니다.^^;

Mephistopheles 2008-01-25 18:14   좋아요 0 | URL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기에 만화도 만화고 영화로도 정말 자주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책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저 역시 김영사 책으로는 읽진 않았습니다.^^
 

뒷북일지도 모르겠으나
요즘 심하게 버닝인 드라마가 한 편 있었으니...



시즌 2 중반부까지 시청 중...용두사미 아니죠~


이 드라마를 처음 본 순간.
어라 저거 어디서 많이 봤던 내용인데.
왠지 그 옛날 기계인간들과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하며..
인류와 대치하는 사이런이라는 존재도 비슷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1978년 원작이 있다고 한다. 어쩐지..)
그냥저냥 SF라고만 보면 대략 낭패가 아닐까 싶다. 덕지덕지 CG로만
떡칠이 되버린 드라마가 아닌 꽤 밀도입고 짜임새있는 "서사"가
존재한다.

인물들의 섬세한 묘사. 사건의 연관성. 그리고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스타트렉의 범위에 까지 이르기에는 다소나마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방향을 조금 달리 생각해 본다면 결코 범작이 아닌 드라마되시겠다.

한국계 배우 "그레이스박" : 저런 정지화면보다
종긋종긋 대사치는 모습을 보면 무진장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녀의 역활상 수십명의 그레이스 박이 등장한다는..
 

거기다가 이런 어여쁜 미녀도 등장한다.
처음엔 어라 우리나라 "순이"처럼 느껴졌으나 편을 더해갈수록...
어마어마한 매력덩어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중...
(한국계 배우 "그레이스박")

현재 시즌 3까지 나왔다고 하니. 아마도 당분간은 겨울철 연료는
"베틀스타 갈락티카"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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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8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9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쥬베이 2008-01-19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SF소설이나 드라마 좋아해요ㅋㅋ
혹시 '타임 트랙스'라고 기억나세요?? 예전에 SBS에서 방송했는데, 아주 좋아했답니다

그레이스 박 활약상이 궁금하네요. 찾아봐야지~

Mephistopheles 2008-01-1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 // 왠 꾸벅....요즘 살청님이 서재가 화기애애(?)해지더군요..흐흐흐
쥬베이님 // 아..그 복고풍 의상 입고 서포트 해주던 홀로그램 여자 나오는...ㅋㅋㅋ 베틀스타 갈락티카는 시즌 0부터시작해서 시즌 3까지 나온 듯 싶습니다. 스핀오프 시리즈로 레이져도 있고요.^^

비로그인 2008-01-1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박.. 그레이스합니다.
산드라 오보다 이쁩니다. 하하
이거 어디에서 방영합니까? 제가 SF, 특히 space SF쪽 팬이랍니다. 하하


Mephistopheles 2008-01-19 13:57   좋아요 0 | URL
폭스채널에서 한다고 하네요..그런데 제대로 보실려면 시즌0부터 보셔야 할껍니다. 폭스에서 시즌3부터 한다고 하네요. 그러므로 제대로 보실려면 아마도 어둠의 경로를 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암튼 SF팬들이라면 꽤나 재미있게 볼 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1.
일주일. 그러니까 이번 주 월요일부터 마가 끼셨는지 꽤나 꼬이는 일 투성이였다. 여간해선 물건 잃어버리는 일이 없는 나는 늦은 퇴근길에 그만 어쩌다가 핸드폰을 차에다 떨구고 와버렸다. 술이라고는 한 방울도 안마셨는데도 말이다. 다행히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조짐이 이상해 주머니 뒤짐을 하였고 후다닥 집으로 들어와 내 번호로 열라 전화를 걸어댔다. 다행히 마음씨 좋으신 기사 아저씨는 우리 집에서 기본요금 거리에 있는 위치에 계셨고 더더욱 다행인 것은 손님이 없었다는 사실. 제가 그리로 달려가겠다고 했으나 그냥 우리 동네 부근 큰길까지 오신다고 하여 재빨리 차를 끌고 아저씨와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되었다. 너무나 고맙고 미안한 맘에 내일 맛난 점심이라도 사드시라고 조그마한 성의 표시를 했다. 월요일은 이러했고, 화요일부터 하나하나 뭔가를 흘리고 놓치고 오는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오늘 무사히 치러낸 "그 일"로 인해 쌓인 테트리스때문인듯하다.

2.
2008년 1월부터 열심히 바뻐주시고 있다. 작년에 흔적을 남겼던 그 웬수댕이가 벌려 논일을 수습하기 위해 정신없이 일하고 또 일하였다. 그런 와중에 "그 일"을 위해 준비도 병행해야 하였기에 정신적 테트리스 장난 아니게 쌓이기 시작한다. 그나마 오늘부로 웬수댕이가 벌려 논일은 마무리가 되었고, 그 일 역시 깨끗하게 쫑났다. 만세!

3.
"그 일"은 다름아는 비자취득이다. 힐러리와 오바마가 열심히 맞짱뜨고 있는 그 나라의 비자를 받기위해 메피스토는 그렇게 밤늦게 야근을 했었나 보다. 오늘이 인터뷰 날짜였기에 오후 시간 종일 비워야 할 상황 때문에... 아침에 잠깐 출근해 사무실 일 좀 보는 척하고 점심시간때 후다닥 집으로 달려가 면도도 한번 해주고 세수도 한 번 다시해주고 아울러 깨끗한 옷도 꺼내 입고 대사관으로 고고씽....

예약시간 1시간 전에 도착했었으나 이미 대사관 앞에는 비자수속을 위해 장사진을 펼치고 있었다. 밖에서 오돌오돌 떨며 40분을 기다리며 안으로 입장. 또 그 안에서 40분정도 기다려 인터뷰 시작. 별반 걱정 없이 무사통과.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기에 간만에 행차한 종로 쪽에서 마님과 대충 한 끼를 해결하고 일단 집으로 고고씽.

3-1.
사실 나나 마님이 별 특별한 이유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비자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단지 2월 달에 다시 할머니와 함께 주니어는 출국을 해야 했고, 그 진행을 원활히 하기위해 3월 달로 마감되는 주니어의 비자 재발급 때문에 일어난 소란 이였다.(유아비자의 필수요소는 부모비자라더라.) 사무실이 바쁘게만 안돌아갔었어도 수월하게 준비과정을 겪었겠으나 때 마쳐 바쁘게 돌아가 주시고.(프로젝트 마감일은 17일. 비자인터뷰는 18일)여차저차 준비하여 오늘 오후에 인터뷰를 보기 위해 간만에 종로통을 나서게 되었다.

긴 행렬 중에 재미있는 사람들 여럿이 목격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자를 받기위해 그 추운 날씨에 줄을 서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고 해야 하나. 내 앞으로 3명을 건너가면 있었던 젊은 처자의 모자가 눈에 확 들어와버린다.

"NYPD"

검정색 바탕의 야구모자에 새하얀 글씨로 너무나도 선명하게 박혀있는 저 글자 4개와 함께 옆통수를 장식하고 있는 경찰휘장. 그리고 뒤통수에도 역시 라운드를 그리며 쓰여 있는 똑같은 문구. 저게 설마 "놈현파쇼독재"란 뜻은 아니겠지...??

3-2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거쳐 간 길을 되짚어 봤다.
일단 밖에서 대사관 담을 돌아 40분 줄서기. 오늘 만났던 대사관 직원 중 제일 괄괄했던 대사관 입구의 할아버지 수위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대사관 진입. 바로 검문검색시작. 핸드폰은 전원을 끄고, 자기고 있던 짐은 공항에서나 봤던 X레이 투시기를 통과한다. 핸드폰과 열쇠를 번호표를 붙여 넘기고 1층 로비로 진입. 1차로 서류를 정리하는 직원을 만나 빠진 서류가 없나 검사를 받고 바로 옆에 있는 마치 터미널 표 파는 곳과 같은 시스템의 구역으로 이동. 줄서서 기다리니 직원 하나가 친절하게 몇 번 창구로 가라 안내한다. 12번 창구로 가라하여 그쪽으로 가서 여권과 서류 제출. 그러더니 잠시 만요 하고는 대뜸 2번으로 가라한다. 괜히 기분 불안해진다. 2번쪽으로 왔더니만 잠시 후 내 이름을 부르는 대사관 직원에 이끌려 12번과는 제법 거리가 있는 4번 창구 앞으로 간다. 유리너머에는 흑인여성이 방글방글 웃고 있다.

왼손과 오른손을 올려 지문을 찍으라는 발음은 묘하지만 능숙한 한국어로 안내를 받고 지문을 찍는다. 마지막으로 양손 엄지를 찍고 서류를 다시 받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류 왼쪽 상당에 은행에서 자주 만나는 번호표가 붙어있는 정도.

2층으로 올라가니 번호표에 쓰여 있는 구역으로 이동하라 한다. 순번을 기다리고 있으니 내 앞번호의 여러 사람들이 인터뷰를 받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사람은 30초도 안 걸리고 어떤 사람은 4분이 넘을 때까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대사관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간간히 나오는 비자거부자들의 표정은 지나칠 정도로 어둡게 보인다. 20명의 대기자가 빠져나가는 동안 2명의 비자거부자들이 발생. 이윽고 내 차례가 돌아왔고 마님과 함께 번호표가 찍힌 대사관 직원과 마주한다.

질문1) 무슨 일 하세요?
질문2) 이 직장에 몇 년 다니셨나요?
질문3) 서류의 이곳이 직장인가요?
질문4) 직업이 정확이 뭔가요?
질문5) 가장 최근에 무대에 올라간 발레가 뭐에요?

싱겁게도 저 5개의 질문을 끝으로 발급되었습니다. 소리를 듣고 넥스트~ 소리를 듣게 된다.

우리나라는 비자 취득률이 96%에 달한다고 하기에 별 걱정은 안했으나 워낙에 걱정 많으신 어머니 때문에 제법 신경 쓰였는데. 이젠 속이 다 후련하다. 영어로 안 물어봐서 다행이라면 다행일까나. 어떤 젊은 남학생에게는 대략 뜻이 한국대통령 누구니? 미국대통령 누구니? 를 마구마구 영어로 질문을 하고 막 그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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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8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9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8-01-1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전 담주면 끝납니다. 다음주에, 만쉐~! ;;;

깐따삐야 2008-01-1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찾으셔서 정말 다행이네요. 메피님 글 읽다보면 서울도 그렇게 험악한 곳은 아니란 생각도 들고 그래요.
2. 웬수댕이가 저인줄 알았어요. 흔적을 댓글로 생각했다는. 이것도 병이여. -_-
3. 오홍... 비자 인터뷰 하셨군요. 요즘 완전 바글바글 하겠네요.

다락방 2008-01-19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로 질문을 해도 옆에 통역해주는 사람이 꼭 있더라구요.

지난세월 내내 미국을 다녀왔다던 어느 아주머니가 비자를 받지 못하는 광경도 보았어요. 계속 출장을 다녔었다는 아저씨도 비자를 받지 못하는 것도 보았구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잔뜩 겁을 먹었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제게 한 질문이라곤,

"남동생 있어요?"
"여동생 있어요?"
"친구가 미국에 사나요?"

이 세개 뿐이었어요. 하하. 이건 운이라고 해야 하나, 어처구니 없다고 해야하나.


마지막 단락에서 문득 생각나는게,
뉴욕의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묻더군요. "지금 한국의 대통령인 '노'를 너는 좋아하니?"라고 말이죠.


본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댓글을 하나 달자면,

(지금 케이블에서 '쇼걸'해요. ㅎㅎ)

Kitty 2008-01-19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미국 비자 받으셨군요. 그게 결격 사유가 없어도 은근히 신경쓰이죠 -_-
미 대사관 진짜 고약한게 그 시내 한복판에서 한두 시간씩 줄서게 하고 -_-;
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비자 종류가 달라서 줄 서지 않고 그냥 들어가기 때문에
나이드신 분들이 뙤약볕에서 고생하시며 오래 기다리시는거 보면 뭔가 죄송하다는 ㅠㅠ
지난번에 갔을 때도 제가 줄 서 있는 사람들을 쓱 지나쳐 그냥 들어가려고 했더니
어떤 아줌마가 '아가씨 새치기 하지 말아욧!' 그래서 매우 난감했지요 ㅠㅠ

뽀송이 2008-01-19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잡한 일들 마무리 되셨다니 제가 다 시원하군요.^^
비자 받느라 고생하셨어요.
주니어가 3월이면 다시 가는군요.
동안 멋지고,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길요.^.~

뽀송이 2008-01-19 10:47   좋아요 0 | URL
앗!! 주니어 2월에 가는거죠.^^;;

Mephistopheles 2008-01-2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 다음주에 대체 뭐가 있기에..? 어디로 도망가시나요?
깐따삐야님 // 제가 설마 깐따삐야님을 웬수댕이로 볼리가 없잔습니까..ㅋㅋ
다락방님 // 없어요..통역해주는 사람..단지 파란눈의 미대사관 직원들이 대화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의 한국어를 구사하더군요.^^ 아..쇼걸이요...ㅋㅋ 그 여배우들 의상비 적게 들은 영화요..??
키티님 // 그래도 옛날에 인터뷰했을때에 비하면 대사관 직원들은 친절하던걸요. 오히려..대사관에서 근무하는 한국사람들...그것도 비교적 직책이 낮을꺼라 생각되는 문쪽에 있던 분들은 꽤나 고압적이더라구요..^^
뽀송이님// 주니어는 2월에 다시 갈 예정이랍니다.^^ 별일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준비할것이 많아서 그런지 제법 신경은 쓰이더군요.^^

rosa 2008-01-1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비자 얘기를 보니 떠오르는 얘기 하나. 미국과 베트남의 국교가 정상화되고 난 뒤, 베트남 미국대사관에서 일어난 일. 역시나 미국비자를 받으려는 베트남 사람들을 길바닥에서 기다리게 했다지요. 그러자 당장 베트남 정부에서 '너네가 뭔데 우리 인민들을 길바닥에서 고생시키냐? 당장 나가라!' 했다고. 결론은.. 미국대사관에서 길바닥에서 사람들 줄 세우는 것 당장 그만뒀답니다. 이 얘기를 어느 책에서 읽고서 베트남 정부 정말 멋지다 이런 생각 했었죠. ^^ 한국은 여전하네요.

Mephistopheles 2008-01-19 14:01   좋아요 0 | URL
형식적으로나마 한국은 줄서기는 어떻게 보면 강압적인 건 아닌듯 합니다. 인터넷으로 시간을 예약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미 대사관의 로비는 턱없이 좁고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은 엄청나서 밖으로 밀려 줄까지 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히려 대사관 미국인 직원들은 꽤 친철해요. 반대로 그곳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특히 제일 먼저 만나는 수위아저씨..이 아저씨가 장난 아니더군요.대단한 벼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우리나라 정부...뭘 바랍니까..^^ 선거철때만 국민에게 고개 숙이는 양반들인걸요..^^

울보 2008-01-1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주니어가 미국에 가는군요 아무것도 모르는 울보 ㅎㅎ
그렇군요 그런데 왜 비자받는것이 그렇게 어려운것인지 저는 살면서 언제 받아보기나할까요 ㅎㅎ

무스탕 2008-01-1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니어가 다시 나가는군요. 다시 두 분이 오붓해 지시는군요. 호호호~~

Mephistopheles 2008-01-2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 어렵다기보다는 많이 귀찮더라구요. 서류준비..줄서기..그리고 생판 처음보는 타인과 인터뷰라는 명목으로 하는 질의응답...^^
무스탕님 // 예 2월달에 또 나가야 하죠..오붓..이라기보다는 마님이나 저나 상당히 바쁘게 지낼 듯 합니다.^^
 

옹기종기 다세대, 다가구(원래 다 단독주택 이였다.)가 모여 살고 있는 내가 사는 동네는 눈이라도 한번 모질게 와서 쌓이기라도 하면 꽤나 골치 아픈 동네가 된다.

등판각도 30도를 자랑 하는 산동네이다 보니, 내려가다 꽈당 이고 올라오다 꽈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하거니와 실행하기도 한다. 나 역시 과거 된통 넘어졌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현장을 목격한 증인에 따르면 무슨 황비홍 무영각 날리는 것 마냥 내 몸이 1미터 이상 붕 떠버렸다고 한다. 물론 그 다음 효과음은 철푸턱이였지만...

그러다 보니 얼마 전처럼 쌓이는 눈이라도 오게 되면 알게 모르게 동네 비상이 걸린다. 눈이 한참 ING로 오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빗자루 들고 쓸기 바쁜 동네 이웃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며 출근길을 서둘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모든 동네사람들이 부지런하다는 확률적 계산이 나오지 않는 관계로 자기 집 앞 눈을 쓸지 않아 결국엔 해 떨어지고 봅슬레이 경기장 마냥 빙판화 되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주택 붐이라고 단독주택 까부수고 원룸 식으로 만든 집 앞에는 어김없이 스케이트장이 되곤 하는데. 주인은 그 집에 살지 않고 반지하부터 꼭대기 층까지 세입자들만 득시글거리니 그 이유가 첫째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집 주인 양반이 엄청 게으를 수도 있겠고... 한번은 언제였던가. 세입자 하나가 아침 출근길에 차를 끌고 나가겠다며 빙판길에서 발악을 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사필귀정이리라. 그러기에 아무리 세입자의 위치라고 하지만 다음날 출근 생각했으면 눈이라도 좀 치웠으면 아침에 그 고생을 하진 않았을 텐데...

자기 집 앞 눈을 안 쓸어 그 눈으로 인해 자빠져 상해를 입었다면 집주인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고 법도 있다고 하니, 이젠 깽값 안 물려면 열심히들 쓸어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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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01-15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비가 덜 오는 지방에 살다보니, 눈 치워본 지도 참 오래되었습니다. 3년전하고 5년전에 기록적 폭설로 등교시간을 늦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말고는...어릴 때 인천 살 때는 참 펑펑 함박눈이 많이도 왔었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2008-01-15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1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자기 집 앞 눈 치우는 게 당연했는데, 요즘은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입니다.
그저 하얀 눈만 보일 뿐... 우리 동네는 이제 다 녹았네요. 눈 녹고 나니 웬 쓰레기가 그리 많은지~쩝!, 오기로 아직도 안 치웠는데 에휴~ 어쩌겠어요. 결국 내 차진데...ㅠㅠ

보석 2008-01-15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는...눈이 거의 안 와서...아직도 눈 오면 신기해요.^^:

무스탕 2008-01-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혼 초에 서울 대표하는 언덕길을 끼고 살았더랬죠.
정말 겨울에 눈이라도 내린다하면 동네 어르신들 얼마나 부지런을 떨어 주시던지..
저는 늘 그 출근시간에 나서는데 눈이오면 어느새 연탄재 뿌려져 있고 (90년대 중반까지도 서울도 연탄 많이들 땠어요. 특히나 산동네니..) 눈은 한 곁으로 치워져 있어서 다니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파트 9층에 산다는 핑계가 아직까지 나가서 눈 치워본 기억이 몇 번 없네요.. --;

비로그인 2008-01-1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저녁에 개랑 산책하러 가는 길 도중에, 어떤 가게 앞이 눈이 하나도 녹지
않고 천연산 미끄럼틀을 만들고 있더군요. ㅡ.,ㅡ

바람돌이 2008-01-1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아까운 눈을 왜 치운대요. 꽁꽁 얼어붙을때까지 두고 두고 보면서 아껴야지....(이상 올해 눈구경 한 번도 못해본 동네 사람의 한탄입니다. ㅎㅎ)

산사춘 2008-01-1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급격한 경사님이 계셔서 눈이 오면 대량 지각사태가 벌어졌어요.
미끄러워서 올라가지 못하고 줄줄 미끄러져 내려와서요. 심할 땐 줄타고도 올라가고.
그 땐 재밌고 좋았는데... 저 태그 중학교 학생들도 좋아할... (퍽!)

2008-01-16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8-01-1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XX 중학교 앞 연립주택 아저씨가 이걸 보셔야 할 텐데;;; 빙판길 조심하세요, 메피님. 저는 빙판에서 얼마나 긴장을 하는지, 그런 길 한 번 걸으면 1.엉덩방아를 찧는다. 2. (하도 힘을 주고 걸어서) 집에 오면 다리가 아프다. 둘 중 하나랍니다. -_-

2008-01-16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9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6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즈행복 2008-01-18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여긴 눈 무지 많이 오는데 아파트앞은 아파트 관리인이 다 치우고, 큰 길은 시에서 다 치우더라고요. 아파트 주차장도 아파트 관리인이 다 치워주고요. 개인주택은 집 주인이 치우는 모습은 한번도 못 봤는데, 항상 깨끗하게 치워져있어요. 그건 집 주인이 제가 항상 못보는 틈에 치우는건지, 시에서 치우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제 신랑은 다른 도시도 눈을 다 치워주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의 소도시에서는 안 치워주더래요. 여기만 치워주나봐요. 규모가 큰 도시여서인가? 으음...

2008-01-18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린브라운 2008-01-1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책 잘 받았습니다 ^^ 어제 한밤에 집에 들어왔는데 떡하니 자리를 차지한 덩치커단 책 두 권에 깜짝 놀라고 반가왔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Mephistopheles 2008-01-1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 전 옛날부터 속이 늙었는지 눈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특히 녹으면서 지저분해지는 모습이 이율배반적이라고나 할까요.^^
순오기님 // 서울도 마찬가지에요...겨울이라 예전만큼 춥지도 않고..점점 종말로 다가가는 듯하는 환경의 모습은 저런 사소한 것(눈)들로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보석님 // 그게.내릴때 운치는 한순간..부작용은 왠종일..이라는 좀 짜증나는 녀석입니다.^^
무스탕님 // 서울은 이제 눈이 와도 예전만큼 쌓이지도 않고 깨끗해보이지도 않아요...그만큼 골병이 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엘신님 // 혹시 그 가게이름이 "접골원"이나 "정형외과"아니였나요?
바람돌이님 // 으흐...쌓이면 그것만큼 골치아픈 것도 없어요. 전 마님과 결혼 전 데이트할때 영화보고 나와 눈오는걸 알고 그 눈 쌓인 길바닥에서 차에다 스노우체인을 낑낑거리면서 끼웠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산사춘님 // 으흐..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도 그 만만치 않았던 등판각도를 자랑했는데...더군다나 주변에 꽤 큰 재래시장까지 있었다죠...눈 녹으면..아주아주 지X맞은 환경이 되버리곤 했다죠..^^
정아무개님 // 그 눈을 맞으며 "나자바바라"하실려고 그러시죠..???
또 엘신님 // 저기 중부지방보단 강원도쪽이 어떨까요?
네꼬님 // 그래서 제가 눈이라도 많이 오면 등산할때 쓰는 아이젠을 끼고 오르고 내리고 했어요. 남들 다 벌벌 기는데 혼자서 마구 달려봐요..그거 생각보다 통쾌합니다.^^
미즈행복님 // 그 나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집주인의 성향때문에 쓸고 안쓸고로 갈린다는..^^

 
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1권(노란 책)의 감동을 되새기며 두 번째로 만나는 지식공감은 충분히 기대이상이며 만족할만하다. 혹자는 첫 번째 책보다는 강한 임팩트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는 영화 속편과 비유할지도 모른겠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지식공감의 이름표를 달고 나온 2권임에 틀림없으나 1권과는 접근방향이 다르진 않았나. 생각되어진다.

전작과 비교해 다루는 문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개개인 혹은 이 땅에 사는 우리들에게 직접적인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현상들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게 해준다. 지근거리에서 벌어졌던 시사저널 사태, 앞으로 향후 5년간 신자유주의의 속박에 묶일 우리들의 모습,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아래 이리저리 몰리는 우리 이웃들의 현실을 전편이 주는 강력한 타격보다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조금씩 조여 오는 조이기로 읽는 사람의 가슴을 답답하게 해주고 있다. 강약의 고저와 울림이 적을지라도 바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연들이기에 현실감은 무섭게 다가온다.

5살배기 아들을 태우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신호등과 마주친다. 한창 호기심 왕성하며, 사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들 녀석은 신호등을 보며 반색을 하곤 한다. 스스로 정의 내린 신호등의 분류는 붉은색은 스톱(stop)이고 노란색은 슬로우(slow), 녹색은 고(go)란다. 할머니 손잡고 외국에 사는 고모 집에 반년이 조금 모자란 시간을 지냈던지라 이래저래 영어를 섞어 쓰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도 겁도 살짝 난다.

아들이 말했던 붉은색 신호등의 의미로 두 번째 지식공감을 정의하고 싶다. 붉디붉은 두 번째 책의 표지마냥 어쩌면 이 책은 이젠 더 이상의 범람을 막아야만 하는 인간과 사회, 자연의 공존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하여 붉은 신호등마냥 일종의 경고를 보내주고 있는 듯하다.

현실은 급변하고 정보는 홍수를 이루고 쌓이는 시간도 없이 끝도 없이 흐르고 흘러간다. 이 책을 통해 흐르는 대로 방관만 할 수 없는 사실과 진실들을 마음속의 신호등을 붉게 고정시키고 다잡아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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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1-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시즌2가 무척 좋았답니다. 어떻게 해야 감동하는지를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감동했달까요. 부들부들 떨기도 했고, 눈물이 고이기도 했어요. 제게도 정말 좋았던 두번째시즌이었답니다.

바람돌이 2008-01-1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지식e 첫번째권 보고 있어요. 먼저 본 영상들이 같이 떠오르는 글들이 더 좋더군요. 시간날때마다 영사도 보세요. 음악과 자막과 영상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게 가슴을 때리는지 기가 막힙니다. 가끔은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도 찔끔....^^;;

마노아 2008-01-1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세번째 시리즈 나온다고 하던데요. 반갑게 기다리고 있어요^^

Mephistopheles 2008-01-14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1편의 내용들보다는 현재진행형인 문제들을 많이 다뤘기 때문인지 깊게 다가오더군요.^^
바람돌이님 // 영상은 틈틈히 보긴 하지만. 하루의 2/3을 사무실에 처박혀 있는지라..^^
살청님 //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울컥하게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기억의 언저리에 위치하게 하는 그 끈질김 때문인것 같습니다.
마노아님 // 세번째 시리즈 표지는 파랑이겠죠? 왠지...상투적으로 그리 갈 것 같다는 느낌이...^^

플레져 2008-01-14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쩜 저는... 오늘 메피님 덕분에 이 책을 처음 보았네요. 읽고 싶어지네요.
우선 보관함으로 휘리릭~

순오기 2008-01-14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망설이고 있었는데, 퀴즈이벤트 개근상 받아서 지릅니다~ ㅎㅎㅎ

이리스 2008-01-1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홈, 저는 지금 슬로우 슬로우~ 입니다. ^^;

전호인 2008-01-1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비밀인데요. 저는 중학교까지 다니면서 신호등이란 것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워낙 깡촌에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차만타면 멀미를 했기 때문이지요.
중 3때 청주란 곳을 나왔을 때 빨간불이 건너는 불인 줄 알고 횡당보도를 건너려고 했다지 뭐예요. 그것도 촌넘들 3명이 같이....... 시골에서는 공부깨나 한다고 했었지만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씁쓸합니다.

웽스북스 2008-01-1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을 회사 명절 책으로사면서 읽어서 안가지고 있거든요- 그랬더니 댕강 2권만 사기도 좀 그렇고, 해서 1권도 같이 사야되나 암튼 이런 쓸데없는 고민중 ㅎㅎ

Mephistopheles 2008-01-1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책은 두께가 조금이나마 있긴 하지만, 금방 읽을 순 있을 꺼에요. 하지만 뭐가 컥컥 걸리는 느낌은 꽤 나올지도 모릅니다.
순오기님 // 1권 2권 나란히 지르시겠군요.^^
낡은구두님 // 제 현실은 신호등 고장수리중입니다. 1월부터 이리 바뻐서야..쩝.
전호인님 // 에고..하지만 그만큼 순박하고 때 묻지 않는 모습이 아니였을까나요..^^
웬디양님 // 1권을 같이 사셔도 될 듯 싶기도 한데요. 그냥 전 가끔 생각날때마다 한 단락이 떠오를때 다시 펼쳐들곤 합니다.^^

순오기 2008-01-15 14:03   좋아요 0 | URL
1권은 작년에 질렀습니다. 리뷰는 안 올렸지만...마노아님처럼 노랑 빨강 뽀대나게 꽂으려고요! ㅎㅎ 물론 메피님 예감대로 파랑도 나오면 또 지릅니다. 단, 적립금 쌓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