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여 살며 커다란 군소단락의 지역적인 묶임으로 도시는 탄생한다. 인간이 모여 있는 도시는 어디에나 타락과 퇴폐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인간들의 집합체 도시에서는 어쩌면 끊임없이 세상을 파괴하는 극악한 독극물이 계속 배출되고 있는 듯 한 느낌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곤 한다.
공상의 세계, 허구의 세계에서나 만들어진 이야기로 표현되어지는 정령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아마 도시와 인간을 버리고 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인간과 도시의 타락과 "요괴'라는 소재를 교묘하게 접목시켜 탄생시킨 애니를 보게 되었다. 결과론적으론 총 6편으로 완결된 이 OVA를 보며 가오는 만땅이요, 주제는 확실하다. 라는 감상평이 절로 나온다. 아울러 근래 모든 영상매체에 CG가 들어가는 사항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조류라고 하지만, 이번 작품은 거부감 없이 제대로 녹아있어 보인다.

에코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선택된 오토하식 카라스

카라스의 지배자 유리네..실체는 하얀 고양이.. 도시의 지키는 정령..
"유리네" 라는 도시정령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카라스"라는 캐릭터는 엄청난 포스를 뿜어내고 있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에코 역시 더 이상의 인간의 타락을 방관이 아닌 제거의 대상으로 각인하며, 스스로 유리네의 속박에서 벗어나는가 하면 또 다른 유리네의 카라스로 선택된 오토하는 아이러니 하게 근친상간과 폭력으로 탄생된 괴물 같은 인간으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계화된 요괴의 길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선택을 행하는 누에까지...

카라스(からす) - 일본어로 "까마귀" 라는 뜻
뒤늦게 봤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2006년 작),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40주년 대작이라는 부재가 이 애니의 또 다른 커다란 간판을 부여하고 있으며 그 이름값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해줬다고 보고 싶다.
주1)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TV나 극장이 아닌 랜탈용 비디오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주2) 타츠노코 프로덕션-일본에선 꽤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우리나라에서도 익히 알려진 "개구리 왕눈이", "이상한 나라의 폴", "독수리 오형제", "인조인간 캐산", "마크로스 극장판-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등등을 제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