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道 님의 서재에서 업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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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4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직설적인 묘사로 가득한 이 책은 이미 영화 때문에 어마어마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국내에서도 제법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듯 여기저기 리뷰가 속속 출몰하고 있다. 책은 이런 유명세에 비해 지극히 간단하다. 어느 헐리웃 영화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불법적인 거래의 용도로 쓰이는 현금 가득 담간 돈 가방을 가지고 엎치락뒤치락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묵묵하게 그려내고 있다. 단지 장르가 코미디나 해피엔딩 같은 가볍고 경쾌한 행보대신 무겁고 묵직하며 뼈와 살이 지글지글 타고 있는 스릴러의 장르를 달리고 있다.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 또한 짧고 간결하게 어떠한 미사어구 없이 직설적인 내뱉음의 연속이다. 서로 길게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상대방과의 형식적인 대화마냥 A가 툭 뱉어낸 말을 B는 귀에 간신이 걸친 후 또다시 툭 맞받아치는 대화방식으로 읽고 있자면 모래가루가 입안에서 서걱서걱 씹히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이런 흔한 구성과 무미건조한 대화로 일관되는 어쩌면 3류 스릴러가 될 뻔한 이 소설은 한바탕 살육전의 와중에서 간신히 숨어있는 주인공인 노인 벨 보안관의 독백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냥저냥 나이를 먹어버린 영감탱이가 담배를 물고 막걸리를 마셔가며 자신의 젊은 시절의 그 푸릇푸릇한 청춘을 회상하는 것이 아닌 그가 속한 사회와 인간들과의 관계의 변화에 대해 자조 섞인 독백으로 읊어 내고 있다.

인심이 야박해졌다거나 각박해졌다는 완곡한 표현대신 인격이라는 요소를 가진 인간들이 밀림의 정글마냥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에 길들여진 야수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비판하고 고뇌한다. 그것도 야수처럼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의 본능이 아닌 자그마한 자기 이득과 손가락 한마디의 손해도 감수하지 못하는 이기심과 욕심으로 같은 종의 인간을 살육하며 인간성 또한 도륙하는 모습을 묵묵하게 되뇐다. 마치 자신이 지나쳐 왔던 인간 살육의 역사적 장이였던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하곤 상대도 안 된다는 표현으로 말이다.

현실을 돌아보면, 책 속의 배경 텍사스 인근 사막에선 어쩌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세기말적인 인간성 상실의 현장은 여러 가지 형태로 변이되어 지금 내 코앞에서도 수차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난 그때 벨처럼 독백이나 흘리며 회상에 젖어야 할까. 아님 모스 같이 허영을 쫒아야 할까. 그도 저도 아니면 시거와 같은 냉혈한이 되어야 할까. 무엇을 선택하던 나오는 한숨과 뻐근함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우리들 주변의 변화 또한 책 속의 내용과 비슷하게 점차적으로 변이되고 있으니까. 암울했던 과거시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를 갖추고서..

노인을 위한 나라 뿐만이 아닌 인간자체를 위한 나라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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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3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음,~~~~~ 흠!

Mephistopheles 2008-04-04 01:28   좋아요 0 | URL
와 음울하고 흠짓한 소설인가 보구나...(웬디양님식 준말 표현) 맞나요?ㅋㅋ

물만두 2008-04-03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Mephistopheles 2008-04-04 01:29   좋아요 0 | URL
오늘은 기필코 읽어야 겠다고 했지만 오분도 못되 추리소설을 잡았다.(웬디양님식 준말 표현) 맞나요?? 으흐흐

야클 2008-04-03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아직 못 읽은 책인데,별 5개 주셨네요.재밌나봐요? ^^
근데 노인뿐이겠습니까? 아이들을 위한 나라도 아마 없죠? ^^

Mephistopheles 2008-04-04 01:30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이에요. 아이들을 위한 나라..여기자를 위한 나라.. 상대적 약자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나라투성이에요...재미있어서라기 보단 제 주변의 현실과 너무나 맞아떨어지고 공감하기에..5개를 넣어부렸어요..(그렇다고 제 주변에 돈가방을 들고 튄 놈이나 이사람 저사람 안가리고 총질하는 인간이 있다는 건 아니랍니다.^^)

L.SHIN 2008-04-03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가 참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메피님의 제목에서 '기타노 다케시'의 <피와 뼈> 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상당히 자극적이었던, 나의 기타노상(想)과 많이 달라서 충격이었던 그러나 내용의
무게감에 작품성을 줄 수 밖에 없었던 바로 그 영화 말입니다.

Mephistopheles 2008-04-04 01:31   좋아요 0 | URL
다케시의 영화 피와 뼈는..그 에너지가 대단한 영화에요 한 남자의 어찌보면 순수한 악의가 그 매서운 북풍에서 끝을 맺을때까지 사정없이 몰아치잖아요.

비로그인 2008-04-0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겠지요..

Mephistopheles 2008-04-04 11:1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만..어찌 돌아가는 세상은 회복불가능으로 점점 다가가는 것 같아 보여요. 옳다 생각하는 것이 매도가 되고 그르다 생각하는 것이 대세이며 정의라고 구체화되다보니까요..쩝.

비로그인 2008-04-0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만큼은 80년대 방화를 패러디 하셨군요~^^

Mephistopheles 2008-04-04 23:31   좋아요 0 | URL
전두환이라는 인물이 국민을 바보 멍충이로 만들려고 작정한 3S중에 스크린에 해당하는 영화판이 그때 살냄새 엄청 풍기는 장르가 넘쳐났었죠..^^
 

서울 : 스폰지하우스 (중앙/압구정), 대한극장, 단성사, 씨네일레븐, 아트레온, 씨네큐브, 씨네시티, 상봉시네마, CGV(강변/압구정), 메가박스(코엑스), 롯데시네마(건대입구), 프리머스(녹색)

인천.경기 : CGV(인천), 롯데시네마(일산-롯데백화점)

부산.경상 : CGV(서면), 롯데시네마(센텀시티/구미/울산/마산), 대구MMC

광주.전라 : 광주극장, 광주 콜럼버스(상무), 프리머스(전주)

대전.충청 : 야우리(천안), 롯데시네마(대전)

그냥 허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충분히 우리나라에도 닥칠 미래입니다.
시간이 가능하시면 관람 후 내가 과연 무슨 행동을 해야 하나 충분히들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월 9일은 그냥 하루 놀라고 달력에 벌겋게 칠한게 아닐 껍니다.

 

뱀꼬리 : 혹시 모릅니다. 이 영화를 보는 것, 선전하는 것 자체가 선거법 위반으로 판결이 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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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4-0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할 것 같은 극장들에서만 하는군요

Mephistopheles 2008-04-03 18:35   좋아요 0 | URL
조금 더 개봉관을 잡았으면 하지만...저 정도 잡은게 어딘가요. 롱런했으면 좋겠습니다.

2008-04-03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3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3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Jade 2008-04-03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꼬리가 인상적이예요 ㅋㅋ 어제 술마시면서 뉴스보다 얼마나 웃었든지 ㅎㅎ
영화 방금 보고 왔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저랑 어떤 아주머니 달랑 두명이서 본거있죠! ㅋㅋ

Mephistopheles 2008-04-03 18:36   좋아요 0 | URL
많이 많이 봐야 해요..그런데 저 뱀꼬리 농담처럼 썼는데..진짜로 저리되면 참 기가 막힐 것 같습니다.

마늘빵 2008-04-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 9일 안 놀아요. -_- 흥. 식코는 보고잡다.

Mephistopheles 2008-04-03 18:37   좋아요 0 | URL
어라?? 빨간 날 아닌가요? 아님 아프님만 출근한다는 말씀.?? 꼭 보세용~

클리오 2008-04-0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하네요. 볼래야 볼 수가 없는..--;

Mephistopheles 2008-04-03 18:37   좋아요 0 | URL
그렇죠...저 영화 개봉관 외의 분들은 어쩌라고....그래도 원정가셔서 보셔도 아깝진 않으실꺼에요.^^

2008-04-03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3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4-03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 콜롬버스(상무점) 확인했어요. 우리동네 있는 건 콜롬버스 하남점인데 여긴 안 걸리는 것 많아요. 상무점까지 가려면...ㅠㅠ 그래도 가야지. 메피님 강추니까!

Mephistopheles 2008-04-04 00:08   좋아요 0 | URL
이왕 가시는 길 좌우 친우분들과 가족분들 대동하고 보시는 방법도 추천합니당..^^

순오기 2008-04-04 09:47   좋아요 0 | URL
4/7 월요일 상무점 9:50 식코, 독서회원들께 영화 번개한다고 문자 날렸어요.^^

프레이야 2008-04-03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으로 달려갈거야요~

Mephistopheles 2008-04-04 00:07   좋아요 0 | URL
주변분들에게 입소문 좀 내주세요..꼭 봐야만 하는 다큐라고용..^^

마노아 2008-04-03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자고 방금 약속 잡았어요. 다담주이긴 하지만 설마 일주일 만에 내리겠어요.ㅡ.ㅜ

Mephistopheles 2008-04-04 00:07   좋아요 0 | URL
극장이야 손님이 계속 들어오면 그 영화를 쉽게 내리진 않겠지만서도....외압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외압 넣고도 남을 사람들이라서요..

가넷 2008-04-0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는 없네요. 부분부분 편집되어서 떠돌아 다니는 건 좀 보기는 했지만....

Mephistopheles 2008-04-04 00:06   좋아요 0 | URL
대구는 mmc 만경관이라는 곳에서 하는 것 같은데용..^^

가넷 2008-04-04 09:13   좋아요 0 | URL
앗, 그렇습니까? 그럼 보러가야겠네요.ㅎㅎ;; 다른 친구들에게도 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balmas 2008-04-0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메피님 아주 유용한 정보 감사.
덕분에 일요일 표 예약했슴다.^^

Mephistopheles 2008-04-05 12:46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우르르르 집단으로 몰고 가보심이 어떠실까요..^^
 

평이하며 기복이 없는 영화는 지루하다 못해 악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감독과 배우의 역량에 따라선 최고조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The Darjeeling Limited, 2007

이 얼토당토하지 않는 번역 제목을 가지고 있는 "다즐링 주식회사"(사실 다즐링 주식회사는 이 영화와 너무나도 동떨어진 제목이다. 제대로 번역을 해야 한다면 다즐링행 특별열차 정도이어야 한다.)라는 이 영화는 후자의 속한다. 다행히도 말이다.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삼형제가 급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후 장례식에 조차 참석하지 않는 어머니를 찾아 떠나는 일종의 3인조 로드무비라고 표현하면 이 영화는 딱 맞아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평이하게 티베트 인근에서 종교 활동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엄마 찾아 삼만 리를 기둥 줄거리로 그냥저냥 인도의 풍경이나 경치만 보여줬다면 내가 이곳에 페이퍼까지 남기는 수고스러움은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왼쪽이 큰형 프란시스. 죽을 뻔한 오토바이 사고 후 동생들과의 여행을 작심. 가운데가 막내 잭. 외모와는 다르게 엄청난 바람둥이. 제일 오른쪽이 둘째 피터. 2세의 출산으로 책임감이라는 번뇌에 휩싸여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중..

덜떨어지고 철이 덜든 삼형제가 여행을 통해 인도라는 국가적인 색채에 공명하며 삶의 성찰과 번뇌를 조근조근 해탈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유치할지도 모르고 화려할지도 모를 그 나라의 이국적인 색감과 더불어 잔잔한 이야기 전개에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열차 내부가 실제열차의 내부고증에 의한 세트라고 하니 감독의 꼼꼼함과 세밀함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진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 그들이 세속적 의미인 "똥"가방을 내던지고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싣는 장면은 여러모로 시사 하는 바가 크게 보여진다. 그들이 부대끼는 무미건조하며 급박한 현실에 보다 유순하고 현명한 처세의 방식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여행의 마지막에 터득한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영화 내내 그들이 끌고 다니고 어쩌며 그들을 속박하는 아버지의 유품이기도 한 저 가방은 사실 특별히 제작된 "똥"가방이라고 한다. 특별 제작이기에 어마어마한 가격.

120분의 시간을 투자해 지켜 본 영화 한 편으로 나를 찾는 더 나아가 남과 더불어 사는 나를 찾는 여행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이 영화는 대단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객관적 요소 제외하고 철저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필요한 준비과정


1.
먼저 삼형제 중 막내의 번외편이라고 봐도 좋을 "호텔 슈발리에"라는 짤막한 영상물을 먼저 봐야 함.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막내 잭의 모든 행동과 번뇌의 대상인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설명되고 있음. (여자 친구는 나탈리 포트만. 이 영상물에서 그녀의 전라를 볼 수 있음. 하악하악)

2.
영화 처음에 출연하는 빌 머레이는 까메오입니다. 그는 주연이 아닙니다.

 




배우 아니죠..감독 맞습니다. 티 쪼가리에 청바지를 입고 촬영에 임하는 대부분의 감독과는 다르게 참으로 독특하다. 웨스 엔더슨 감독이 전작 중에 로얄 텐더바움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감독의 영화의 느낌은 일맥상통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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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4-0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생긴 감독의 구두가 독특하군요. 양말도 안신고..


Mephistopheles 2008-04-03 18:40   좋아요 0 | URL
저러고 촬영장을 휘젓고 다니면 배우들이나 스텝들이 좀 당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처음 작업하는 사람들..^^

L.SHIN 2008-04-03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배우인줄로만 알았다죠~ 위,아래로 흰색정장을 입은 모습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당신, 신발은 좀 아니잖아요~ (웃음)
그러고보니 나는 흰색정장이 없네. 왜? ㅡ_ㅡa

Mephistopheles 2008-04-03 18:40   좋아요 0 | URL
왜냐면 우리나라의 통속적이고 일반적인 선입견이 흰색정장=양아치 혹은 날라리 라는 공식때문에 그럽니다.^^

L.SHIN 2008-04-03 19:21   좋아요 0 | URL
왜 한국에서는 흰색정장이 양아치 날라리인거죠?

Mephistopheles 2008-04-04 00:09   좋아요 0 | URL
그건 양아치나 날라리들이 돋보이기 위해 흰색정장을 즐겨입기 때문입니다. (어 말되네.)
 

패러디(parody)

어떤 저명 작가의 시(詩)의 문체나 운율(韻律)을 모방하여 그것을 풍자적 또는 조롱삼아 꾸민 익살 시문(詩文). 어떤 인기 작품의 자구(字句)를 변경시키거나 과장하여 익살 또는 풍자의 효과를 노린 경우가 많다. 창조성이 없으며 때로는 악의가 개입되지만 여기서의 웃음의 정신은 문학의 본질적인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풍자시인 히포낙스가 그 시조(始祖)라고 한다.

이러한 작품이 성행한 것은 주로 18세기 이후에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이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중세 기사도 전설의 패러디이며, H.필딩의 《조지프 앤드루스의 모험》은 S.리처드슨의 《패밀러》의 패러디라고 할 수 있다. A.포프, J.스위프트, G.바이런 등도 빈번히 이 형식을 활용하였다. 근대의 시인 중 패러디의 명수(名手)는 W.새커리, L.캐럴, A.스윈번, M.비어봄 등이다.

음악부문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음률에 다른 가사를 붙이는 경우를 패러디라고 하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특히 16세기 폴리포니(多聲音樂) 시대에는 어떤 악곡의 선율이나 구성법을 빌어 작곡한 유사한 악곡을 패러디라고 하였다. 이 경우 풍자나 익살이 목적이 아니라 오히려 경의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문학의 경우와는 다르다. G.P.팔레스트리나와 O.라소의 미사곡의 대부분은 이 형식에 의한 것이며 이를 ‘패러디 미사곡’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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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쥬(hommage)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말이다. 영화에서는 보통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기술적 재능이나 그 업적에 대한 공덕을 칭찬하여 기리면서 감명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영상예술에서 어떤 작품의 장면을 차용함으로써 그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나타내는 것이다. 영향을 받은 영화의 특정 장면을 자신의 영화에 응용하거나 존경하는 감독의 영화 장면을 자신의 영화 속에 삽입하여 존경을 표하기도 하며, 특정한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향을 받은 브라이언 드 팔마는 히치콕의 영화를 참고하여 그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였다. 브라이언 드 팔마는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 《사이코 Psycho》(1960)에 등장하는 욕실의 샤워 살인 장면을 《드레스드 투 킬 Dressed To Kill》(1980)에서 그대로 오마주하였다.

도청을 주제로 현대인의 불안과 강박증을 묘사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도청 The Conversation》(1974)은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감독한 《욕망 Blowup》(1966)에 대한 오마주이다. 덴마크 영화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범죄의 요소 Element of Crime》(1984)는 독일의 프리츠 랑의 《엠 M》(1931)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미국의 쿠엔틴 타란티노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홍콩의 영화감독 오우삼(吳宇森)의 작품을 보고 영화 감독의 꿈을 가졌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1992)은 오우삼의 《첩혈쌍웅(牒血雙雄)》(1989) 등에 나오는 권총 액션 장면을 각색하여 삽입한 대표적 오마주이다.

한국 영화로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에서 보여준 안성기의 행동은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 스타일을 본떠 표현하였다.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에도 쓰이는 오마주는 존경을 표현하는 점에서 패러디나 표절과는 다르다. 오마주는 영화 감독이 자신이 존경하거나 영향을 받은 특정한 감독 또는 장르에 대한 존경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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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 아이비 "유혹의 소나타" 뮤직 비디오
원본 : Final Fantasy VII: Advent Children

노래를 부르던 가수도 말많고 탈이 많았고 뮤직비디오까지 말이 많았는데 이번에 드디어 판결이 났나 보다. 보나마다 표절로 판명이 났고, 손해배상으로 3억을 때려 맞았다고 한다.

처음 딱 봤을 때 그대로 배꼈구나 해도 너무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이 떠오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네티즌 뭇매 맞고 개박살이 났었다.  난 아직도 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감독의 재미있는 변명이 생각난다.

"표절이 아닌 오마쥬 였습니다."

만에 하나 다수의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 감독은 "오마쥬"란 단어를 써먹었을까 의심스럽다. 명색이 뮤직비디오로 밥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표절과 오마쥬, 패러디의 구분도 못할 뿐더라, 누가 봐도 뻔히 덜미가 잡힐 내용을 그대로 배껴내 작품이랍시고 내놓는 모습은 일종의 도덕 불감증으로까지 보이기도 한다.

짝퉁천국 중국을 욕하는 것. 어쩌면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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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사람 2008-04-0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잉~ 기냥 오마쥬였다는 감독 말을 믿어줘버리죠 뭐. 그 사람 속 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것... 근데... 참을 수 없이 궁금한 것... 감독이여! 진짜 뭔~ 맘으로 그럈디야?

Mephistopheles 2008-04-01 16:47   좋아요 0 | URL
풍기는 분위기는 절대 오마쥬가 아니였어요. 이 MV가 나올때만 하더라도 아이비란 가수가 최고 있기였었죠. 그리고 오마쥬라면 여러 매체를 통해 분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였지만, 표절시비가 붙고 나서 오마쥬라고 둘러댄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락방 2008-04-0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표절과는 별개로 말이죠,
이 노래와 뮤비와는 무슨 상관이 있는걸까요?

노래 가사와 화면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화면은..유혹하는게 아니잖아요? 싸우고있지. --

마냐 2008-04-0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으....이 사건을 텍스트로만 알고 있다가...이제야 봤더니 아주...아주....내참...
감독 뭔 생각 했는지 진짜 궁금해지네. 진짜 이 유명한 작품 베껴서 안 들키고 넘어갈 줄 알았나.

웽스북스 2008-04-0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하다 -_- 완전 대놓고 베꼈네요- 사람들이 바보로보였나;;;;

다락방 2008-04-01 22:33   좋아요 0 | URL
저도 작년에 뉴스에서 비교해주는 화면보고 깜짝 놀랐었답니다. 후..

비로그인 2008-04-0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비는 이것 말고도 더 큰 폭탄을 맞은걸로 알고 있...

Mephistopheles 2008-04-03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모르죠 서로 치고받고 하는게 유혹이라면 정태는 아닌 듯..^^
마냐님 // 저도 그게 참 궁금합니다. 분명 뭔가 한소리 들을 걸 설마 몰랐을까요.
웬디양님 // 어느 가수는 몇가지 소절 조금씩 단조만 바꿔서 순서 바꿔서 수시로 자기 곡에 써먹는 걸요..^^
단테님 // 아..그 치명적인...뿌린대로 거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