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들과의 첫 만남의 기억은 아마도 작년 여름의 끝자락쯤 이였을까. 앳된 목소리로 냐옹거리는 것이 전부였는데 다행히 이번 겨울을 무사히 버틴 것 같다.

처음에 봤을 땐 그렇게도 경계하던 녀석들이 어느 집 반 지하 창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실눈을 뜨고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더랬다. 아마도 그 집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때맞춰 녀석들의 하루 한 끼를 챙겨주시기 때문일 것이다. 사무실 여직원도 가끔씩 출근 퇴근길에 고양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들을 주곤 했었다. 녀석들도 몇 달째 자기 밥 챙겨주는 사람을 아는지 이젠 제법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음식을 들고 다가가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사람 옆에 바싹 붙어 갸르릉 거린다.

아침 출근길에 마주쳐도 제법 눈도 마주쳐 주며 어 자네 출근하는가? 란 느낌이 들 정도로 실실 눈웃음을 친다. 이렇게 가깝게 접근하여 사진을 찍어도 쳐다만 볼 뿐 도망가거나 자릴 슬쩍 피하지도 않는다.   



 이런 길냥이들이 그래도 자신의 생존본능보단 주위 사람들의 일종의 관심과 배려로 주택가 골목길에서 나름 안락하게 사람들과 섞여 사는 모습을 보면 짠한 느낌이 든다. 이 땅에 사는 모든 것들이 한정된 수명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좌우돼지 않고 편안하게 살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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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9-02-0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양이를 매우 끔찍하게 싫어하고 무서워하는데, 가끔 지나가다 길냥이들에게 아는체 하시는분들을 뵈면 그마음이 괜히 좋아지더라구요.
그러게요 찍을라면 쏘시지라도내놓으시지요.ㅎㅎ 초상권 침해했어요. 메피님!!

Mephistopheles 2009-02-03 21:03   좋아요 0 | URL
저도 옛날엔 그닥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미용실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보고 생각이 확 바뀌었죠. 이 녀석이 앞발로 손님들과 장난을 치는데 의도적으로 발톱을 감추고 장난치는 거에요..솜사탕같은 앞발이 어찌나 깜찍하던지..^^

그러게요 저 사진 찍을 때도 짜샤 모델료는? 이란 표정이 그냥 보이잖아요..ㅋㅋ

보석 2009-02-03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델료를 원하는 고양이군요.ㅎㅎ

Mephistopheles 2009-02-03 21:03   좋아요 0 | URL
표정을 보십시요 저 사진만 찍고 갔더니 아주 무시를 하더군요..ㅋㅋ

마노아 2009-02-0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네 출근하는가...라는 표정. 고양이는 도도해야 더 어울려요. ^^

Mephistopheles 2009-02-03 21:15   좋아요 0 | URL
그래도 너무 도도하기만 하면 안되요. 저기 저 동네에 고만고만한 길냥이가 4마리가 있는데요. 저기 저 오른쪽 녀석이 제일 사람을 잘 따라요. 그래서 언제나 먹는 음식도 노른자위만 챙겨 먹죠..일단 도도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적어져요..길냥이들에게 치명적이죠..^^

무해한모리군 2009-02-0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예뻐요..
근데, 뭐 잘못하셨습니까? 님을 바라보는 냥이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Mephistopheles 2009-02-03 21:15   좋아요 0 | URL
그거야 태그에 다 써 있습니다. 왜 재네들이 저런 표정을 지었는지는..

비로그인 2009-02-0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 있을 때 부대내에 있는 고양이들을 짬타이거 라고 부르며 먹을 것을 주던 생각이 나네요.

Mephistopheles 2009-02-03 21:16   좋아요 0 | URL
아니..남자분이셨군요..털썩.(농담입니다.) 크크 군대에서 더불어 사는 고양이를 짬타이거라니...네이밍 센스 죽입니다..ㅋㅋ

노이에자이트 2009-02-04 17:21   좋아요 0 | URL
고양이 좋아하는 여군출신이라는 소문이...

하얀마녀 2009-02-0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아부지가 줏어온 길냥이가 한 마리 서식하고 있는데 어찌나 저를 경계하는지...
그래서 저도 같이 무시합니다.
왠지 집에서 키우는 짐승이 도도하면 기분이 나쁘단 말이죠.

Mephistopheles 2009-02-03 21:35   좋아요 0 | URL
으흐..고양이가 개와는 좀 틀리죠. 상하구분이 존재하는 서열이 아니라 좀 건방지긴 하지만 동등한 입장을 주장하죠.^^ 그래도 고양이는 고양이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도도한 것이 아주 가끔 애교부리면 깜빡 죽죠 그냥..^^

하이드 2009-02-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길냥이만 보면 '고양아~' 그러면서 쫓아가는데, 말로냄새가 나서인지(라고 일단은 믿고 있습니다만;) 다들 도망가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9-02-04 00:38   좋아요 0 | URL
저기...하이드님..대부분의 길냥이들..그러니까 99%는 고양아~ 하면서 쫒아 가면 다 도망가요....

새초롬너구리 2009-02-0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식빵굽나요, 양이들? 모양으로 봐서 호빵같은데. 저도 이젠 기분나빠하지않아요. 재작년 일본 동물원 사건 이후에.. 같이 사는 지구라는 생각이 들어서.

Mephistopheles 2009-02-04 00:39   좋아요 0 | URL
녀석들은 아침에 보면 저렇게 모여 식빵자세를 취하고 있죠. 그리고 오후쯤 볕이 들면 따뜻한데 배깔고 똑같은 포즈로 저러고 있다는..영감탱이들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ㅋㅋ
 


오늘 사무실 직원들을 꼬드겨 워낭소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다.
감개가 무량하게도 이 영화의 개봉소식을 접하고 아~ 이걸 보기 위해선 한강을 건너 일부 특정 극장에 기어이 찾아가야 하겠구나. 생각했었지만, 반응이 좋고 입소문이 퍼져 상업적인 영화가 주로 걸리는 멀티플렉스까지 개봉관을 넓혀 잡았다고 한다. (전국 37개 상영관에 걸렸다. 만세!)

사무실 바로 코 앞 극장에 걸렸다. 영화 보자 소문내고 심드렁한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 털어내니 나를 포함한 3명이 퇴근 후 영화를 보기 위해 손을 들었다. 6시 땡 치자 칼처럼 퇴근하고(이런 경험 정말 오래간만이다.) 극장으로 향하기 전에 봉우화로에서 차돌박이 된장찌개에 밥에 비벼 퍼먹고 극장으로 달렸다.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이기에 극장은 한산하였고 티켓을 사고 좌석을 찾아 앉았을 때도 극장 안은 썰렁했다. 극장 통째로 전세 내는 기분이 들었으나 10여분이 지나자 그래도 제법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영화는 시작되었고 할머니의 '아이고 내 팔자야' 메들리와 할아버지의 '아이고 아파라'가 가슴 시리게 들리며 40살 먹은 소의 울음과 낭랑하게 울리는 워낭소리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극장 안에 불청객이 출현한다.

우리들 옆에 앉은 나이가 제법 드신 부부였는데,(추정 40대 후반 50대 초반) 이 아저씨가 소시 적 고향에서 소 좀 키우셨나 보다.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소를 키우는 법에 대해서 축산과 교수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떠들어주시기 시작. 덕분에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감정이 분산되기 시작한다. 그래도 애써 외면하며 힘겹게 영화를 완주하였다.

이런 방해세력에도 영화는 충분히 아름답고 감사하다. 어설프게 할리우드를 흉내 내는 영화나 깡패, 조폭이 나와 설치는 영화들이 거대한 홍보와 엄청난 상영관을 잡고 주연배우들이 TV쇼프로 나와 영화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에 질렸다면 가볍게 한국영화의 위치를 환기해주는데 이만한 영화도 없을 것 같다. 

 



뱀꼬리: 영화에 대한 리뷰를 넷에서 찾아보면 마냥 좋았다. 라는 감상만 있는 건 아니다. 그 40이란 나이에 언제 쓰러질지 모를 소에게 할아버지가 그렇게 밭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이 꼭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그 감상평의 밑으로는 비난성 심지어 악플적 성향까지 가득담은 댓글들로 채워져 있다.  

제 아무리 다수의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영화라도 누군가는 분명 불편하고 고개가 갸웃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근거 없고 개념 없는 평가가 아니라면 그 사람 개인이 느끼는 감상정도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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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극장에서 열심히 얘기하시는 분 공공의 적 맞습니다. ㅠ.ㅠ

Mephistopheles 2009-02-03 10:56   좋아요 0 | URL
거기다가. 목소리도 제법 크셨다죠. 그러니까 뒷자리 앞자리 사람은 안들리더라도.. 바로 옆에 사람은 시끄러워 영화를 못 볼 정도로요..^^ 강철중이 옆에 앉아 있었어도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었을까요...ㅋㅋ
(내가 극장에서 핸드폰 받는다고 패고 시끄럽게 떠든다고 패고 찐한 연애질 한다고 팬 애들이 운동장으로 일열종대다. 그런데 오늘 형이 기분 좋거든 그러니까 그냥 조용히 영화 봐라..응.. 이렇게 나오면..ㅋㅋ)

꿈꾸는섬 2009-02-03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서재에서 보고 여기서 또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드는 영화인데 비난성 악풀 달릴게 있을까 싶었는데 너무 하네요. 이런 아름다운 영화 보고싶어요.

Mephistopheles 2009-02-03 10:58   좋아요 0 | URL
좋은 영화에도 분명 다른 각도에서 본 감상평이 존재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그 감상평의 경우 소가 그렇게 힘든 몸을 이끌고 왔다갔다 하는 것이 불쌍하다는 취지에서 쓴 것 같더라고요. 획일적인 감상만이 있는 영화보단 이렇게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으로도 이 다큐는 물건이라고 보고 싶어요.

전 개인적으로 아름답고 슬프고 모든 좋은 감정이 다 나오는 다큐였다고 보고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2-03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랑 같은 일을 당하셨군요.
저도 소좀 키워봤는데 제 옆에 아주머님들은 소키우는 얘기, 자기 살아온 얘기 아주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
할아버지 자신도 소도 살려면 오히려 꼼지락거려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신게 아닐까요?

Mephistopheles 2009-02-03 10:59   좋아요 0 | URL
예 저도 그걸 느낀게. 거의 끝나갈 때쯤. 할아버지가 불편한 다리로 그렇게 소에게 먹일 꼴을 베서. 지게에 싣고 소와 나란히 발을 맞춰 천천히 길을 걸어오시잖아요. 그 부분이 얼마나 짠하던지요...

레와 2009-02-0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장안에존재하는공공의적. 공감열배.

우리 영화를 가족들끼리 노부부들끼리 친구들끼리
손잡고 극장으로 향하는것 까진 좋았는데 말입니다.
햄버거를 먹는다거나, 추임새를 넘어 다른 관람객들에게 충분히 피해를 주는
과도한 잡설을 영화 끝날때까지 계속하시던 옆자리 아저씨를 잊을 수가 없는 영화였어요.

지켜야 하는건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9-02-03 11:01   좋아요 0 | URL
전 옛날 헤리포터 1편을 볼때. 앞자리 초등학생이 아주 크게 영화의 앞의 이야기를 미리 떠드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여기 사람들 다 책 읽고 온 사람이거든..잘난 척 좀 그만 좀 하시지 엉~'이라고..그 초등학생 가슴에 대못을 쾅쾅 박았던 기억이 납니다..흐흐 그래도 극장에서 그렇게 떠들면 안되죠.

혜덕화 2009-02-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셨군요.
할머니의 아이고 내팔자야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Mephistopheles 2009-02-03 11:03   좋아요 0 | URL
영화 속 할머니의 역활이 참 대단했다고 보고 싶어요. 무작정 슬프고 심파적으로도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할머니를 통해 평행선을 잡아주니까요. 그래도 소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 할머니 눈에 그러그렁 넘쳐나는 눈물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비로그인 2009-02-0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저씨도 참.. 그런 얘기는 불로그 같은 공간에 적으면 좋을 것을 굳이 극장에서 티를 내셔야 했는지. 영화평 가지고 싸울 때 보면 어떤 말로 포장하든 결국 "내가 재미있게 본 것을 네가 왜 부정하냐?" 라는 것 같아요. 전 이 영화를 영화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부분부분 봤는데 저도 소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찌보면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시각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Mephistopheles 2009-02-03 21:01   좋아요 0 | URL
제가 정말 피가 끓어 오르는 20대였다면 공공의 적 1편에 나오는 강철중 대사를 뱉어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연식이 좀 오래되다보니...^^

넷상에 올라오는 양분되는 영화평들 밑에 달린 대조적인 댓글들 대부분이 자기 주장들이 강하죠. 한가지 똑같은 무언가를 여러명이 봤을 때 여러가지 감상이 나오는 건 당연한데 획일화를 강변하는 사람들께 묻고 싶더군요. 영화평에도 파쇼즘이 필요한거냐고요.^^

없잖아 그런 면도 있습니만, 할아버지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긴 해도 그 소를 정말 끔찍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다락방 2009-02-0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메피스토님.

저는 [와인 미라클]볼때 자리가 아주 많이 비어있었거든요. 그런데 제 뒤쪽의 아줌마가 신발을 벗고 발을 제 옆옆자리에 뻗어 버리는거예요. 아 정말, 와인농장과 와인의 색깔에 잔뜩 취해서 보고 있는데 발냄새가 너무 나서 정말 돌아버릴 뻔 했어요.

발냄새 나니 발 좀 치워달라고 할까 싶었는데 남자랑 같이 왔더라구요. 괜히 발냄새 난다는 얘기 들으면 같이 온 남자한테 민망하겠지, 그렇지만 정말 냄새가 너무 나, 갈등만 하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영화 꿋꿋이 봤답니다.

아아, 또 생각나 또 생각나 ㅠㅠ

Mephistopheles 2009-02-05 21:07   좋아요 0 | URL
다른 것도 아니고 발냄새..라니...그걸 참으신 다락방님도 보통이 아니십니다. 저 같았으면 버럭하면서 화르륵 했을 일입니다..^^
 


세상이 시끄럽다. 상대적으로 연약한 여자(오해의 소지가 있어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약하다는 의미는 육체적 완력을 말하는 겁니다.)를 대상으로 연쇄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범인이 검거됐다. 뉴스를 통해 들어본 그의 인상착의는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안과 꽤 잘생긴 인물이라고 한다. 이런 뉴스를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 사건은 이와 비슷했던 사건과는 다르게 범인의 신상정보, 다시 말해 이름 석 자와 얼굴이 공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앙과 조선이 선빵을 날렸고 KBS, SBS가 그 뒤를 따랐다.  

범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다른 선진국의 경우 소위 인간으로써 용서가 안 되는 패륜적인 범죄나 연쇄적인 성범죄자들의 경우 그들의 신상을 공개해 재발과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수치적인 비교로도 이런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재발과 피해자가 줄었다는 결과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이런 범죄자들에게 인권을 지켜주고 유지시켜주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발과 피해자의 발생을 줄일 수만 있다면 분명 공개해야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범죄자와 연결된 인간관계를 형성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시스템의 구축으로 커버가 될 수도 없어 보인다. 절충안이나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 양날의 칼 같은 느낌이 든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실은 이런 범죄자의 신상 공개에 대해 중앙은 “관행”이란 단어를 썼다. 그러니까 범죄자의 신상공개가 법적인 테두리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말이며 언론사들 자체가 정한 일종의 불문율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불문율을 국내에서 메이저라 불릴 수 있는 양대 언론사를 통해 깨진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과연 그들이 그동안 암암리 지켜왔던 이러한 관행을 깨트리며 그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 인가 라는 것이다. 그것이 앞에서 말한 패륜적 범죄와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자에 국한이 된다면 아무 걱정이 없겠지만 그 이외의 대상에 확대 적용이 되면 어떻게 될까? 중앙이나 조선이라는 언론사의 성향을 보면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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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2-02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그러한 관행을 깨트리며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는 염려스러운 부분이죠.

Mephistopheles 2009-02-02 09:33   좋아요 0 | URL
더군다나 조선이나 중앙이라면......대규모 집회나 시위 후 신문 한면에 사람 얼굴과 이름 나오면서 반정부인물이라고 나올지도 모를 일이죠..설마 그러기야 하겠어 하지만..^^

혜덕화 2009-02-0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범인의 인권 자체 보다는 그와 연결된 가족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 받게 될 그 남자의 아이들, 형제들이 떠오르더군요. 피해자의 가족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범죄자의 인권이라는 것이 과연 합당하기나 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범죄자의 인권은 가려주면서, 없는 사람들의 인권이라는 것은 지켜주고 있는지도 연결되어 떠오릅니다. 돈 없으면 자기 집에서도 쫓겨나는 세상을 향해 <인권>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도 부끄럽네요.

Mephistopheles 2009-02-02 11:23   좋아요 0 | URL
모방범이라는 소설을 봐도 여실히 나오죠. 누명을 쓰고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의 가족이 붕괴되는 모습이요. 여동생은 자살, 아버지는 병원행, 어머니는 떠돌이생활. 이런 생각도 들어요. 법에 관련된 명언 중에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지 말라.' 라고요. 누군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신상이 공개된 시점에서 추후 무죄방면 되더라도 이미 그 사람의 테두리는 붕괴되고 끝장난 상태니까요. 이런 걸로 우리나라가 보상을 제대로 해주는 것도 못봤고요..

창피하죠. 인권인권 들먹이지만 정작 인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매정한게 또 우리나라 현실이니까요.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우리나라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외국인노동자들. 강남 부자집에서 키우는 개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으니까.

다락방 2009-02-0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인권이란 것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범죄자의 인권을 자꾸 운운하면서 피해자의 인권이란 것은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어져요.

'이런 범죄자들에게 인권을 지켜주고 유지시켜주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다'라는 메피스토님의 의견에 저 역시 공감합니다.

범죄자의 인권을 지켜주다가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특히 성폭행범의 경우엔 더합니다. 저는 연쇄살인범도 그렇지만 쓰레기같은 성폭행범의 인권도 보호해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성폭행을 저지른 이상 인간은 아니지 않나요? 그런사람에게 무슨 인권이 있을까요? 성폭행범이 또다시 성폭행을 저지르는게 도대체, 용납될 수 있는 일인가요?

Mephistopheles 2009-02-02 11:28   좋아요 0 | URL
자자 흥분을 가라앉히고...^^ 일단 성범죄자들에게는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되고 있고요. 간소하게나마 사진은 아니더라도 검찰청인가에 분기별로 신원이 공개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어요. 재범율이 높은 성범죄자들은 '거세'가 어떨까 하고도..(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만). 좀 극단적인 생각이죠.. 그래도 예전에 비해 성범죄자들에 대한 규제와 관리는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고 싶습니다.그래도 아직 멀었지만요..

제가 걱정되는 건 이번 사건으로 깨진 관행이 어느 범위까지 확산되는가에 있습니다. 요즘 정국에 반정부 시위,집회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상한 구실 붙여 신상이 정보되는 사회까지 안가야 하는데. 요즘 보면 이 마저도 현실화 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은 않아보이더군요.

다락방 2009-02-02 11:59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메피스토님.
얼마전에 뉴스에도 나왔듯이 전자발찌 착용한 인간이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까! 자기 집으로 불러들여서 말이죠. 저 역시 거세하거나 두 팔을 자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시려는 의도가 무언지 알고있으나, 제가 인권부분에서 흥분을 하는 바람에 ;;

이리스 2009-02-02 14:19   좋아요 0 | URL
메피님의 걱정도 충분히 일리가 있지만 그정도까지 나가지 않기를 바랄뿐이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성범죄자 천국입니다. 너무나도 관대한 나라지요. 친 동생을 오랜 세월 성폭행한 오빠에게 7년형을 선고하고는 중형이라고 하는 곳인데 말해서 뭐하나요. 이건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Mephistopheles 2009-02-02 16:1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발찌를 차놨더니 이젠 집으로 유인하여...무슨 소라게도 아니고..후하..그런 일이 있었군요. 정말이지 인간 말종이군요. 그 인간은 스스로 죄책감 같은 걸 느낄까요..원시적인 법집행이 그냥 떠오르는군요. 교도소에서도 강간범이나 성범죄자는 인간 취급도 못받는다는데 이런 인간들에게나 강력한 법집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리스님:
천국이라는 표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우리나라 사회에서 성범죄자는 말도 안되는 떳떳한 모습들을 보이곤 합니다. 이게 단순히 남존여비 유교사상이라고 치부하긴 그래요. 극단적인 조치만이 이런 상황에 반전을 가져올까요 답답한 현실이에요..
저도 설마 그 정도까지 나가진 않겠지 했지만. 1년동안 그들이 해왔던 행동을 보면..안심할 수만은 없어보입니다.
 

자의에 의하지 않고 타의에 의한 혹은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체력의 극한점까지 올려 몸을 혹사해 본 적이 몇 번 있다. 학창시절엔 점수가 걸린 체력장 오래달리기였고, 건강을 생각해서 운동이라고 했던 조금은 강압적인 분위기가 존재하는 도장에서 수련을 쌓을 때였다. 그때 증상은 수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생생하다.

머릿속이 하얗게 표백되는 느낌이 들고 입 안은 바싹 마르고 단내가 펄펄 난다. 달려있는 내 수족은 주유소 앞의 풍선인형처럼 흐느적거리며 내 것이 아닌 느낌이 든다.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는 마치 귀 옆에 심장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끄럽게 요동친다. 그리고 그 순간의 최정점을 넘어서면 밀려오는 쾌감과 황홀감을 기억한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뇌 속에서 엔돌핀이라는 물질 때문이란다. (거기에다 담배 한대 물어 버리면 아주 환장해버린다.)  

이런 일이 직업인 사람들, 전문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어떨까 생각해 보니 그들은 소위 시합과 경기를 목적으로 어쩌면 그때마다 신체의 극한점에 도달하는 지옥의 문턱을 왔다리 갔다리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운동선수들이 중에 특히 극심한 스테미너와 체력을 요하는 마라톤이나 로드 사이클 선수들 말이다.

  

왼쪽이 나스 안달루시안의 여름(茄子 アンダルシアの夏) 오른쪽이 나스 슈트케이스의 철새(茄子 スツケスの 渡り鳥) - 나스란 '가지'를 뜻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 소위 운동에 의한 쾌감을 이 만화영화 한 편에선 잘도 표현해주고 있다. 페달을 밟고 도로를 질주하는 레이서들의 고통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느낀 그 극한점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전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이 스페인이 배경이고 페페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이번엔 일본을 배경으로 페페가 속한 파오파오 맥주팀 동료 쵸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왼쪽이 페페, 오른쪽이 쵸치. 쵸치는 자기의 우상이자 동경의 대상인 사이클선수 마르코의 자살로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생각한다.

경기 자체의 긴박감 넘치는 표현력은 두 말할 것도 없고, 보통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레벨이 다른 초고수 선수가 뿜어내는 오로라 기운까지 과장스럽지만 진지하게 묘사해준다. 만화 영화 한 편 봤지만 자전거를 타고 온몸으로 맞아주는 바람을 느껴보고 싶다. 물론 날씨가 좀 풀리고 내 몸무게를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사이클 구입이 먼저겠지만 말이다. 그때는 나도 뱅가뱅가뱅가(스페인어로 GO!라는 뜻) 외치며 짐승같이 페달을 밟아야겠다. 체력과 근력이 될까 모르겠다.



긴박감 넘치는 사이클링 장면은 물론이고.. 



업계 탑클래스 선수인 쟝 코니의 버서커 모드 발동.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저런 검은 오로라를 뿜어내는 장면까지 보여준다. 



  

 

 뱀꼬리 : 전 편의 정보는 http://blog.aladin.co.kr/mephisto/1015023#comment_1015023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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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0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애니메이션의 소재는 참 다양하네요. 체력을 소모했을 때 느껴지는 현상은 여러가지더라구요. 바닥에 드러누웠을 때는 끝없이 밑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고 피로를 동반한 경우에는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죠.

Mephistopheles 2009-02-02 00:36   좋아요 0 | URL
거의 인간세상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만화로 표현되는 나라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건축에서는 철근콘크리트의 배근 방식까지 만화로 나오는 나라니까요..^^ 격렬한 운동을 한 후 축 늘어져 있으면 땀이 서서히 식으면서 뒷목을 타고 무언가가 스르르 올라가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일종의 나른함 비슷한 기운인데..그게 은근히 사람을 헤벌레 하게 만들곤 해요..ㅋㅋ

L.SHIN 2009-02-02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쿼시..하고 싶다..자전거..타고 싶다..달리고..싶다..ㅜ_ㅡ

Mephistopheles 2009-02-02 09:34   좋아요 0 | URL
스쿼시는 원래 애인이랑 해야 운동효과가 더더욱 높아진다는군요.왜냐고 물으신다면 부끄~ 자 2월달입니다 이젠 봄의 초입이니까 좀 달려줘야죠..^^

비로그인 2009-02-02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낯이 익은 제목인데 감상하진 못했습니다.(긁적긁적)
웬지 열혈과 근성의 드라마일거라고 추측해봅니다. --)

Mephistopheles 2009-02-02 09:35   좋아요 0 | URL
물론 로드사이클이라는 스포츠를 주제로 했지만..열혈,근성 보다는 그냥 사람들 인생살이 이야기입니다.^^
 

총알이 장전되고 방아쇠는 당겨진다.
굉음을 내며 아음속으로 날라간 총알은
한 사람의 가슴을 관통한다.
자욱한 화약냄새, 낭자한 선혈, 처참한 주검

총알을 맞은 당사자는 순간의 고통과 공포를
맞보며 절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은?

순간적인 패닉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는 총을 쏘는 사람도 목격했고,
총을 맞은 사람도 목격했다.
더불어 자욱한 화약냄새, 낭자한 선혈, 처참한 주검 역시
목격하게 될 것이다. 

다음 총알이 자신의 가슴을 관통하지 않을까
벌벌 떨며 오줌을 지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현장이 보이지도 않는 10여미터 밖에 있는 사람은?

약간의 불안한 마음을 갖고
총소리에 화들짝 놀랄 뿐이다.

그에겐 자욱한 화약냄새, 낭자한 선혈, 처참한 주검은
맡아지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사냥꾼의 총소리로
치부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총소리 한 방에 뭔 호들갑이냐며
호기스런 냉소를 날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현장을 목격한 사람에게 그런 냉소를
날리는 행동은 왠만하면 자제하도록 하자.

다음 총알이 당신 가슴을 관통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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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9-01-31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흑사병이 유럽에서 유행할 때,
흑사병에 걸려 죽은 사람보다 소문에 질려 죽은 사람이 더 많았대요.
총 맞고 죽는 사람 옆에 사람과 소문 들은 사람은 메피님 표현 그대로
벌벌 떨며 오줌을 지릴...=3=33

Mephistopheles 2009-01-31 22:34   좋아요 0 | URL
에이 설마요..^^ 총소리가 전염성이 있는 박테리아도 아닌데..히히히.

무해한모리군 2009-02-0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몇만 학살 이런 뉴스가 기름값 인상처럼 그저 심상하게만 넘기는 제가 무서워지기도 해요.

Mephistopheles 2009-02-01 13:44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던가요. 학살뉴스가 꼭 아니더라도 태풍피해 대설피해...이런 것도 아닌 듯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곤 하죠. 정보소통이 발달할수록 이런 감각은 더더욱 무뎌지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