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 반찬은 새끼줄에 매달린 굴비 한마리가 전부다.
밥 한 숟갈 입에 떠 넣고 그걸 한번 쳐다보며 한 끼를 해결해간다. 두 번 본 아들의 뒤통수를 때리며 두 번 쳐다보면 짜다 임마! 소리를 지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짠돌이 자린고비의 이야기이다.

경제도 어렵고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자린고비정신이 강조되나 보다. 쓸데없는 지출과 충동적인 소비를 억제하고 후일을 대비하여 근검절약의 정신을 강조하는 건 당연하다고 보고 싶은데.....

이게 좀 정도가 지나친 경우는 민폐도 보통 민폐가 아니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 나왔던 직장인 L모씨는 이런 자린고비 정신으로 적금통장도 수두 룩이며 나이에 비해 자기 소유의 주택도 일찍 장만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이런 자랑 아닌 자랑에는 살짝 비윗장을 건드리는 행동이 엿보인다.

회사에서 회식 때 아니면 웬만하면 직장인과 술자리 밥자리 안 갖기. 어쩌다 같이 직원들과 밥이라도 한 끼 먹을 때 자기보다 상사가 없다면 적당히 둘러대고 그 자리에서 빠져 나오기. 누가 한 턱 쏜다고 하면 염치불구하고 그 자리에 끼기. 어쩌다 누구에게 밥 한 끼, 술자리를 얻어먹으면, 다음날 커피 정도는 꼭 챙겨주기. 단 커피전문점은 비싸니까 편의점 원두커피나, 자판기를 활용할 것. 등등..

물론 그 기사의 주인공 L씨의 근검절약 자체에 태클을 걸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저런 부류의 사람들과 몇 차례 직장생활을 같이 해봐서 아는데 정말 피곤하다.

발렌타인 데이때 여직원들은 그래도 예의라도 저렴한 초콜릿이라도 사무실에 돌리는데 한 달 후 난 이런 쓸데없는 소비적인 날은 챙길 필요 없다며 선언을 하면서 사탕은커녕 설탕쪼가리 하나 뿌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남들이 챙겨준 여직원들 사탕과 초콜릿은 왜 이리 얻어먹고 다니는지..) 똑같은 지위에 있는 다른 직원들이 어쩌다 저녁에다 술을 얹어 쏘더라도 그 자리엔 꼭 끼면서 언젠가 자기가 한 턱 내야 할 땐 철저하게 외면한다. 퇴근길 출출한 속이나 채우자고 들어간 길거리 노점에서 사먹은 떡볶이와 튀김 오뎅에 바들바들 떨며 어쩔 수 없이 돈을 내며(싼 줄 알았겠지 아마?) 왜 길거리 음식이 이렇게 비싸냐며 투덜거릴 건 뭔지..(같이..먹으러 가자하지 않았는데 부득불 따라붙은 이유가 뭐냐.) 어쩌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자그마한 소품을 사며 직원들에게 공동구매를 강요하고 후불로 날아온 택배비를 바득바득 N분에 1로 나누는 건 뭔지. 그러면서 자기 아이디로 구입하고 마일리지는 자기가 다 챙긴다.

내 성격이 까칠하고 더러워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신의 근검절약을 위해 타인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친다면 그게 과연 진정한 근검절약일까 생각해봐야 한다. 자랑스러운 적금통장과 집 한 채가 자신만의 노력이 아닌 타인의 불이익을 토대로 쌓은 재화로 이뤄냈다면 그 옛날 굴비 하나 매달아 놓고 허리띠를 졸라맸을 자린고비와 똑같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적어도 자린고비는 자신만의 내부적인 출혈을 근거로 근검절약을 실천했으니까.

뱀꼬리 : 남이 내는 술, 밥을 꾸역꾸역 얻어먹으면서 음식이 짜네. 정성이 없네. 맛이 별로네. 이런 소리까지 내뱉어주시면 바로 ‘공공의 적’, 이미지에 데미지 100% 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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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2-2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들 보면 꼭 경주마 같아요. 달리는 말들 보면 눈 옆에 가림막 붙이고 뛰잖아요? 앞만 보라구.. 옆도 뒤도 못보고 앞만 보고 그게 단줄 아는..
'나쁘다' 라고 결정적으로 단언은 못하겠지만 결코 좋아보이지 않아요.

Mephistopheles 2009-02-25 16:52   좋아요 0 | URL
그런데..자기보다 연봉이 배나 적은 직원에게 밥을 얻어먹으며 단 한번도 밥 비스무리한걸 사지 않는 사람은 나쁘다. 라고 단언할 순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는 주말에 어디 호텔 부페 갔는데 대단했다느니란 이야기까지 한다면..으이그..

마노아 2009-02-2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제주도의 그 사람은 아니겠지요???? 저런 사람 어딜 가나 꼭 있다니까요. 버럭이에요!

Mephistopheles 2009-02-26 10:35   좋아요 0 | URL
그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렌타이데이가 아니라 빼빼로데이때 입니다만...^^

비로그인 2009-02-26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는, 그래서 덩달아 열받네요. 저런 인간들이 다른 사람들 보고 아낄 줄 모른다고 손가락질 하고 자기는 아주 똑똑한 줄 알죠.

Mephistopheles 2009-02-26 10:36   좋아요 0 | URL
혹시..리플리님 주변에도 저런 어용자린고비가 존재하지 않을까요...ㅋㅋ

비로그인 2009-02-27 00:16   좋아요 0 | URL
군생활 할 때 선임병 중에 그런 인간이 있었어요. 먹기만 하고 자기 돈 쓰는 걸 못봤죠. 소대 내에서 왕따여서 불쌍한 마음도 들고 해서 나중엔 오히려 챙겨줬죠.

Mephistopheles 2009-02-27 01:34   좋아요 0 | URL
음 여군에도..그런 왕따가 존재했군요.....리플리님...^^

혜덕화 2009-02-26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착같이 돈 모아서, 엉뚱한 곳에 흘리는 사람, 참 많이 봤습니다.
그가 지닐 복이 있다면 그 악착스러움이 편안한 뒷날을 보장해 주겠지만
하는 것으로 봐선 복을 많이 지닌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죄 속에 벌있다는 말 아세요?
그의 행위 속에 이미 그가 받을 보상이 들어있답니다. 속끓이지 마시길.....^^

Mephistopheles 2009-02-27 01:33   좋아요 0 | URL
속이 부글부글 긇거나 하진 않습니다...다행히도요..^^ 얄미울 뿐이죠.문제는 이게 나름 사무실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직원들 앞에서 하는 말과 행동과 저만 있을 때 하는 말과 행동이 극과 극이거든요.
 


http://news.kbs.co.kr/asx/news_player2008.htm?kind=news&id=1727690&bid=0&isfull=0&url1=L25ld3M4X3AyLzIwMDkvMDIvMjMvMjBfMS5hc2Y=&url2=L25ld3M4X3AyLzIwMDkvMDIvMjMvMzAway8yMF8xLmFzZg==&url3=L25ld3M4X3AyLzIwMDkvMDIvMjMvNzAway8yMF8xLmFzZg

그러니까 저소득층 지원 쌀포대서 그분이 발견되었다는 말인데....
재미있는 건 저소득층, 그러니까 서민에게 지원되는 정부미에서
나왔다는 사실과.. 하필 들어간 생명체가 '그것'이였다는 것....
거기다 다량의 쌀알이 엉겨붙은 채....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이거 왠지 미래를 예언하는 것 같은 사건이 아닐"까?"

농림부는 '오해'다. 를 부르짖었다고 하는데 취재한다니까
바로 경찰수사 의뢰했다는군. 취재하신 기자분 성함도 의미심장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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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2-2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우한울, 아니 우울한.

Mephistopheles 2009-02-25 12:35   좋아요 0 | URL
예..보통 우울해야죠.오늘 우연히 만평 보니까. 경젤 살리겠습니다. 밑에는 미국쇠고기업자가 수입이 늘어났습니다! 라고 웃고 있고 물가를 잡겠습니다. 밑에는 일본애들이 우리나라와서 싸다싸다! 연발하는 4컷만평보고..아주 기분 더러워졌습니다.

마노아 2009-02-24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넘의 오해다! 그럴 리 없다! 소리, 진저리 나요. 어휴..ㅜ.ㅜ

Mephistopheles 2009-02-25 12:37   좋아요 0 | URL
사실 오해라는 표현보다 더 심한 표현을 했습니다. 쌀 정재과정에선 절대 들어갈리 없다. 누가 고의적으로 넣었다라면서 민원을 재기한 그 저소득층 아주머니를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하더군요. 민원 넣은 아주머니는 오히려 당황하며..내가 뭘 바라는 건 없고 그냥 쌀만 다시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고요...암튼요..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아 쳐먹는 것들이 아주 국민 머리 꼭대기에 앉을려고 주접들을 떨더군요.

찌리릿 2009-02-2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간만에 보는 정말 재밌는 뉴스네요.
KBS의 깜짝 도발인지, 웃겨 볼려고 작정한 건지 모르겠군요. ㅍ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2-25 12:37   좋아요 0 | URL
아차 싶었던지..포탈에서조차 굉장히 찾기 힘든 뉴스가 되버렸습니다..ㅋㅋㅋ
 
영화는 영화다 - Rough Cu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생활기반 자체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존재한다.
한 사람은 영화라는 발판을 무대로 출세를 했고, 그에 걸맞은 명성이라는 날개를 달고 살아가는 배우이며, 다른 한 사람은 어둠의 법칙이 통용되는 건달, 깡패바닥에서 그래도 성공한 축에 속하는 인물이다. 어떤 계기로 이 둘이 마주치게 되었고 체스 판의 전황처럼 그들은 서로 장군과 멍군을 부르며 서로의 교집합적인 모습이 노출되어진다. 



영화배우 장수타는 업계 거칠기로 소문난 배우. 과도한 폭력이 주제가 되는 조폭영화에 출연하는 액션배우이며 그의 이런 연기는 실생활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어진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연기일 뿐, 폭력으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깡패나 조폭은 아니다. 그런 그가 우연히 시비가 붙은 조폭 강패와의 만남으로 자신의 세계에서 한발자국 더 내딛는 위태한 행보를 시작한다. 가짜가 아닌 진짜 냉정한 폭력의 세계에 발을 들여 논 것. 



조폭 강패는 사람 목숨 하나 우습지도 않게 바다에 처넣을 수 있는 냉혈한 건달. 조직을 위해 생활하고 자신의 수하 역시 믿음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정도로 그 바닥에선 나름 위치에까지 올라있다. 강패는 영화배우 수타를 만나며 꿈으로만 꿔 봤을 배우라는 경계를 넘어선다. 영화배우 수타와는 전혀 다른 반대편에서 중간쯤 어딘가에서 경계와 경계가 부딪힐 그 곳으로 걸어 나간다.

영화 속 허상의 폭력과 현실의 무자비한 폭력의 만남은 수타와 강패라는 두 사람의 대립적인 인물의 갈등으로 점점 수위를 높여가며 영화가 진행되어 간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기반이 다르듯 마주 서 있는 자체만으로 반목하며 충돌한다. 그런 그들에게 서로의 영역을 넘어서며 자신의 생활을 점차적으로 희석시킨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이 결국 일장춘몽 일뿐 그들이 공존했던 그 공간은 결국 현실과의 괴리감을 남기며 산산이 부서지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 속 조폭이 등장하는 줄거리는 이제 식상한 소재임에 틀림없다. 그들의 협객스런 면모만 강조하며 엄청난 흥행수입을 올렸던 관객수준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도 있었고, 느와르의 장르를 충실히 답습하며 보는 사람의 시선이 불편할 정도의 여과 없는 현실을 묵묵히 보여줬던 영화들도 존재했었다. 이 영화 역시 이런 두 가지 부류의 구분으로 따지면 후자 쪽에 가까운 영화라는 분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진부했을 소재에 그게 다가 아닌 또 하나의 덩어리를 제대로 끼워 넣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가상의 영역, 영화를 영화 속에 집어넣고 대립적인 두 인물의 숨겨진 그림자와 같은 영역을 서로에게 부여함으로 모든 면에서 만족스런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  



극중 라스트 결투 씬 중 영화 속 영화감독으로 등장한 조연배우의 대사 ‘감독으로써 내 배우들을 끝까지 믿는 것.’ 이란 말이 두 배우를 보면 그냥 나올 수 있어 보인다.

뱀꼬리 : 제작자의 이름도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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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02-2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적인(?) 제목에 끌려 보고싶다가도 이미지스킨으로 인해 극히 폭력적일 것 같다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손이 가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Mephistopheles 2009-02-24 14:04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제작자가 김기덕감독이다 보니 그가 직접 감독을 하지 않더라도 그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폭력은 어느정도 영화에서 표현이 되어질껍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장르가 느와르다 보니 표현의 수단의 한 방법으로 폭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영화는 잘 만들어졌습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요.

레와 2009-02-2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간지의 매력에 푹-빠져 스크린 안으로 뛰어들뻔한..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이 납니다. 으흐흐~

Mephistopheles 2009-02-25 12:38   좋아요 0 | URL
소지섭씨는 그래도 일단 뜬 스타인데...저런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는 모습이 신선했다고 할까요..아님 김기덕의 영향일지도 몰라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마니아적인 요소가 강한데도 그의 영화엔 그래도 배우라고 불리우는 스타들이 등장들 하니까요. 장동건도 그렇고..^^

노이에자이트 2009-02-2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쭉길쭉한 형님들이 시원시원하게...좍 좍!!!

Mephistopheles 2009-02-25 12:39   좋아요 0 | URL
소지섭이야 워낙 매력있는 배우인걸 알고는 있었다지만...강지환이라는 배우도 연기 참 잘하더군요..^^ 그리고 한동안 안보이셨던 홍수현씨도 봐서 좋았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2-25 23:13   좋아요 0 | URL
홍수현 누나가 이쁘지요.<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여고생으로 나왔을 때 눈에 띄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9-02-26 09:26   좋아요 0 | URL
예쁘장한 외모와는 다르게 굉장히 괄괄하고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2-27 23:17   좋아요 0 | URL
수현 누나에 대한 그런 정보는 어디서 구하시는지...가르쳐 주세요.

Mephistopheles 2009-02-27 01:27   좋아요 0 | URL
수현누나가 옛날 TV 토크쇼 프로에 나와서 이런저런 토크를 할때 스스로 말했답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르게 털털하고 터프하게 이야기도 하고 성격도 스스로 밝히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2-27 23:17   좋아요 0 | URL
오...외모와는 다르군요.

비로그인 2009-02-25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지환을 처음 본 영화가 <방문자>였는데 그 영화에선 반듯한 청년이었는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2-25 12:41   좋아요 0 | URL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봐도 변화는 필수일 것 같아요. 매일매일 엽기적인 여자의 이미지와 몸매와 이쁜 외모만으로 줄창 CF만 찍어대는 사람이 절대 배우라고 불릴 수 없잖아요. 그런 의미로 이번 영화는 강지환씨의 변신과 소지섭의 연기폭이 넓혀졌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김기덕 감독의 제작자 변신도 눈여겨볼만하고요.^^
 

▶제81회 아카데미 주요부문 수상작ㆍ수상자 명단

▷작품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대니 보일

▷남우주연상 = ‘밀크’ 숀 펜

▷여우주연상 =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케이트 윈즐릿

▷각본상 = ‘밀크’ 더스틴 랜스 블랙

▷각색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사이먼 보포이

▷남우조연상 =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

▷여우조연상 =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페넬로페 크루즈

▷편집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크리스 디킨스

▷촬영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앤서니 도드 맨틀

▷미술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도널드 그레이엄 버트

▷의상상 =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마이클 오코너

▷분장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레그 캐넘

▷시각효과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에릭 바바 등 4명

▷음악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A.R. 라흐만

▷주제가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자이 호(Jai Ho)’

▷음향편집상 = ‘다크 나이트’ 리처드 킹

▷음향효과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이언 탭 등 4명

▷외국어영화상 = ‘굿’ 바이’(일본)

▷장편애니메이션상 = ‘월ㆍE’

▷단편애니메이션상 = ‘작은 사각의 집’

▷단편영화상 = ‘토이랜드’

▷장편다큐멘터리상 = ‘맨 온 와이어’

▷단편다큐멘터리상 = ‘스마일 핑키’

▷얀 헤르슐트 박애상(공로상) = 제리 루이스

▷고든 E. 소여상(과학기술상) = 에드 캐트멀


1. 영국 출신 감독 데니 보일이 화려하게 부활했군요.
그의 초기작 쉘로우 그레이브나 트레인 스포팅은 굉장한 에너지가 느껴졌던 영화였는데 근작들은 초반 작에 비해 시들시들했었는데, 28시리즈(욕 아닙니다.)로 나름 궤도에 오르시더니 이번 영화로 드디어 절정에 다다르셨군요. 오래오래 그 정상에서 머무르셔야 할 텐데 말입니다.

2.케이트 윈슬렛이 드.디.어. 오스카상을 받으셨습니다.
5번 미끄러지더니만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로 주연상을 거머쥐었군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도 출중한 연기를 보여주셨다는데 상도 받으셨으니 이제 딴 길로만 빠지지 않으시면 계속 좋은 영화에 얼굴을 내밀지 않을까 싶습니다.

3.숀 펜...대단한 배우입니다.
성격은 까칠 그 자체지만 오스카에서만큼은 유독 사랑을 받는 배우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엔 실존인물인 하비 밀크 (동성애자이면서 정치인, 인권운동가)를 멋지게 연기했나 봅니다. 개인적으론 미키루크의 '레슬러'를 기대했었는데, 숀 펜의 벽은 못 넘었나 봅니다.

4. 안녕히 히스 레저..
다크나이트를 보며 소름이 쪽쪽 돋았던 기억이 납니다. 크리스천 베일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 배트맨 시리즈는 누가 뭐래도 히스 레저를 위한 히스레저에 의한 영화였습니다. 극에 지나칠 정도로 몰입하는 성격 탓에 조커의 연기를 하며 꽤나 괴로웠다고 하던데, 결국 외부적이나 내부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약물중독이라는 참으로 초라하고 피폐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5, 멋지죠..페넬로페 크루즈
굉장히 강렬하게 생긴 미녀배우입니다. 이마에 ' 나 스페인 출신 여배우야!' 라고 새기고 다닐 정도로 큼직큼직한 이목구비와 외모를 자랑하죠. 사실 그녀의 초기 영화들을 보며 하악하악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는데.....이젠 세계적으로나 연기로나 최정점에 올라섰습니다.

6. 이젠 픽사의 독주입니다.
하긴 자국에서 열리는 영화제 오스카 애니메이션 부분에 월E 만큼의 메이저 작품의 애니는 찾기 힘들겠죠. 픽사의 애니는 토이스토리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습니다. 딱딱한 CG 3D 영화라지만 보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따스함이죠. 대단한 제작사입니다. 벌써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군요. 



사실 그렇습니다. 아카데미가 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영화제 중 가장 화려한 주목과 관심을 집중시키지만 흔히 말하는 4대 영화제에 포함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있겠지요. 그리고 꽤나 편파적이기도 하고 편향적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시상식 이전에 쇼라는 생각으로 보면 그냥저냥 좋게 볼 수 있는 시상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단 수상한 영화들이나 배우들이 과거 우리나라 대종상처럼 황당무계, 어이상실 같은 작품이나 배우가 수상하는 일은 거의 없다보니, 나름 올해 상반기 영화 감상 계획을 저기 저 수상한 영화들을 목록에 집어넣는 것도 나름 시간이나 돈 아깝지 않는 영화 감상법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뱀꼬리 : 이왕이면 끝까지 경합을 벌이다 결국 막판 쓴물을 먹은 영화나 배우들도 주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미키 루크의 '레슬러'를 기대합니다. 미남 배우 미키 루크는 지금 얼굴은 과거에 비해 꽤 망가진 얼굴입니다. (미모를 위한 성형이 아닌 권투하면서 얻어터져 받은 성형수술의 부작용이랍니다.) 그래도 그가 이런 추락을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영화판에서 꾸준하게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 나름 영화에 그의 순탄치 않았을 인생이 녹아들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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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9-02-2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숀 펜이 받아서 별 이의는 없지만 재기에 성공한 미키 루크가 아니어서 아쉬워요.
한참때의 미키 루크, 진짜 멋있었잖아요. 아시죠? ^^
케이트 윈슬렛이 레볼루셔너리... 로 받은게 아니었네요 ㅎㅎ
기대되는 영화에요. 두 편 다 ^^

Mephistopheles 2009-02-23 19:50   좋아요 0 | URL
미키루크...한참 전성기때 대단했죠..그 퇴폐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외모에 위험한 남자 마크가 딱 찍힌 이미지..그래서 그런지 그가 한창 잘 나갈때 그의 영화는 대부분 '미성년자 관람불가'였던 기억이 납니다.^^ 사생활이 좀 방탕했었고, 그래서 영화판에서 겉돌았었나 봐요. 그러다가 갑자기 프로복서의 세계에 뛰어들더니(이런 변화를 그의 자전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영화 '홈보이'에서 보여집니다.) 저리 얼굴이 엉망이 되어버렸지요. 그래서 그런지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씬시티에서 꽤 강렬했었던 기억이..^^

무스탕 2009-02-2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젤리나 졸리랑 브레드 피트 부부 모두 무언가에 후보로 올랐다고 들었는데 명단에 없군요.
케이트 원슬렛이 이 영화에서 다시 레오나르도랑 커플로 나온건가요?
둘이 같이 찍은 영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a
월.E가 먹었군요 ^^

Mephistopheles 2009-02-23 22:41   좋아요 0 | URL
아마도 남우,여우 주연상에 이름은 올렸지만 아쉽게도 노미네이트 였나 봅니다. 케이드와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는 레볼루셔너리 로드 고요.. 저건 쉰들러 리스트에서 조연을 맡았던 랄프 파인즈와 나온 '더리더'라는 영화라네요. 개봉초읽기 영화일껍니다.^^

다소 2009-02-23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아카데미에서 '다크나이트'가 의도적으로 제외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쉽지만 히스레저의 수상은 정말 감격스럽네요. 전 남우주연 미키 루크일 줄 알았는데..숀펜이네요. 오옷. 케이트는 <더 리더>로 골든 글로브에서는 조연상을 받더니, 아카데미에서는 주연상을 받네요.^^;(주조연의 경계가 미묘한 역인가?;) 그나저나 제가 알기로 케이트는 아카데미에 5번 미끄러지고 6번째에 상을 받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레볼루셔너리 '러너'가 아니라 '로드'...하하, 케이트를 좋아하다보니 오타가 눈에 띄어서요...^^;;;

Mephistopheles 2009-02-23 20:00   좋아요 0 | URL
아 다소님 감사합니다. 직장인들은 오후 5시가 넘으면 엉덩이가 근질거려서 저런 오타를.(좀 더 그럴듯한 핑계를 대던가..) 암튼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케이트의 경우 그녀의 출세작 타이타닉때 보다 점점 더 매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대극과 시대극 양 분야에 잘 어울리는 배우는 드문데 케이트 윈슬럿이 그런 배우죠. 그리고 '천상의 피조물들' 꼭 보세요.(이미 보셨다면 취솝니다.^^)

물만두 2009-02-2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은근히 미키 루크를 기대했는데 역시 숀팬은 강하군요. 그래도 미키 루크 멋있더군요^^
전 예전의 잘생긴 모습보다 더 좋아보였습니다.

Mephistopheles 2009-02-23 19:5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왕이면 자주 받은 숀팬이 이번만큼은 양보 좀 했으면 했는데...승부의 세계는 냉정한건지..그래도 과거의 그 미남자는 아니어도 이젠 얼굴이 아니라 연기로 영화판을 누비는 미키루크는 여전히 멋지고 매력적입니다..^^

비로그인 2009-02-24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럼독 밀리언에어를 미국 영화라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점들이 있는데(영국인 감독과 제작사, 인도 배우들) 제작비 좀 댔다고 미국 영화로 만들어 버리는군요. ^^
회사에 프레이다 핀토 스타일이이면서 보다 미모로운 필리핀 직원이 있어서 공들이고 있는 중이에요.
션 펜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연기력에서 미키 로크와 비교 된다는 건 모독일 것 같네요. 외모는 볼품 없는데 연기는 그보다 앞선 세대의 명 배우들, 잭 니콜슨이나 로버트 드니로 보다도 낫다고 생각합니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얼굴보다 가슴이 더 이뻤는데,, 요즘 출연한 영화에 볼만한 것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입니다 메피님. 잘 지내시죠?

Mephistopheles 2009-02-24 02:0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간만에 등장하신 그림자님이십니다..^^
아직 슬럼독의 경우 국내에선 개봉하진 않았지만, 이번 수상소식에 홍보야 제대로 되겠지요. 그렇다 해도 뭐 볼 사람들만 보겠죠..^^ 음 미녀가 옆에 있으면 업무에는 많은 지장을 줍니다.그점만큼은 단점이라고 보고싶습니다..ㅋㅋ 당연히 미키 루크의 연기력이 숀펜을 능가하진 못하겠지만, 한때 그는 정말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배우였죠. 추락을 했다 싶었는데 다시 비상하는 모습때문에 아마도 많은 분들이 기대했을지도 모를일이고요..^^ 페넬로페 크루즈는 요즘 노출이 심한 영화는 거의 출연을 안하는 편입니다.그렇다고 옛날 그녀의 영화가 단지 노출일변도는 아니였던 기억이 납니다. 나름 내용도 진중하고 볼만한 영화들이 제법 있었죠..^^

마노아 2009-02-2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랄프 파인즈가 쉰들러 리스트에서 어떤 배역이었어요? 리암 니슨이 주인공 아닌가요? 랄프 파인즈 생각이 안 나요ㅠ.ㅠ(사실은 배우 얼굴을 모르는 거다..;;;)
때마침 오늘은 알라딘에서 '더 리더'를 반값에 팔더라구요. 페이지가 짧아서 구입했어요.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2-24 02:15   좋아요 0 | URL
아..리암니슨이 주연 랄프 파인즈는 수용소 소장으로 악역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랄프 파인즈나 리암 니슨이 은근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라로 2009-02-24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예상했던 결과라 뭐 놀랍거나 그렇진 않지만
우선 데니 보일의 화려한 부활을 환영합니다.
트렌스포팅을 정말 잘봤어요,,,앞서간다는 생각을 했던 감독인데,,,,축하축하
숀팬이 탈거라 예상은 했어도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미키뤌크(발음을 그렇게 하더라고요~.^^;;;)가 타기를 한편으로 바랐었는데,,,,안타깝더라구요~.
오늘 타임지를 보니까 케이트에 대한 기사가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던데
점점 야물어져가는 배우에요~. 말씀하신대를 시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고,,,
전 개인적으로 짐 케리와 나왔던 '이너털~~'에서가 가장 좋았지만...
참 아카데미 사회를 휴 잭맨이 봤다던데,,,그 사람 꽤 다재다능해요~.
매력적인 외모에,,,헤벌레,,,ㅎㅎ
참 참 지난번 올리신 007에 단 댓글을 생각해보니 제가 참 바보같아요~.^^;;;
누군가 데니얼이 호주 태생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냥 믿었다죠~.
올리신 글 보고 생각해보니까 미국인이나 호주인을 쓰면 영국인들이 얼마나 화가나겠어요~.
그건 말도 안돼는 캐스팅이겠더라구요~.ㅎㅎ
암튼 영화에 대한 얘기는 끝없이 좋아요~.호호

Mephistopheles 2009-02-24 02:03   좋아요 0 | URL
휴 잭맨이 사회를 봤군요. 울버린이란 개성만점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는 바람에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하는 엑스맨시리즈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거기선 우리나라 드라마 출연으로 스타가 되버린 다니엘 헤니도 출연한다네요..^^ 하긴 서양가서 절 보고 알유재패니스? 알유차이니스? 하면 기분 좀 나쁘긴 할 것 같습니다..ㅋㅋ

Kitty 2009-02-24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키 루크를 보고 진심으로 못알아본 1인;
나인하프위크의 그 미키 루크와 동명이인으로 생각할뻔했다는 ㅠㅠ
슬럼독밀리어네어는 좋은 영화기는 한데 윗분 말씀대로 미국영화라고 보기에는 좀;;;
어쨌든 레드 카펫의 배우들도 너무 멋졌고 주말에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
특히 남녀주연상 후보들을 동료 배우들이 소개해주는거 너무 좋았어요 ㅠㅠ

Mephistopheles 2009-02-24 13:56   좋아요 0 | URL
많이 망가졌죠..그때 그 미키루크의 얼굴을 아신다면 말입니다..^^ 아카데미도 뭐라 그럴까 80회가 넘어가는 시점이고 하니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요. 근래 외국(미국이외)배우들이 주조연상을 많이 수상하기도 하고요.^^

turnleft 2009-02-24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숀펜 수상소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사하고픈 사람들 이름을 길게 부르더니, 마지막으로 두가지를 덧붙이겠다고 하더군요. 하나는 동성 결혼 금지법 통과시킨 사람들한테 "니들 손자가 니들 부끄러워 할거다"라면서 꾸짖는거, 그리고 우아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는거. 공개적인 시상식장에서 저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게 더 멋지더군요 :)

Mephistopheles 2009-02-24 13:59   좋아요 0 | URL
숀펜이란 배우는 성격이 괄괄하기로도 유명하지만 여러가지 사회참여로도 유명한 배우잖아요. 뉴올리언즈 카트리나 재난사고때도 직접 구호물품을 싣고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배우였었죠. 그리고 참 멋지군요. 저렇게 배우가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할 수 있는 사회. 아마 우리나라 같았으면 다음날 바로 스케쥴이고 캐스팅이고 죄다 잘리겠지요..^^

다락방 2009-02-2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밀크]를 굉장히 보고 싶어하지만(감독때문에!) 그래도 남우주연상은 미키 루크가 타기를 바랐었어요. 더 레슬러 예고만 봐도 울 것 같아서, 어쩐지 미키 루크의 삶이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정말 진심으로 바랐거든요. 왜, 그런 대사 나오잖아요.

"링 바깥세상은 나에게 관심조차 없어!" 라고 말이죠.

아쉬워라.

Mephistopheles 2009-02-24 14:01   좋아요 0 | URL
흐흐 안그래도 감독이 구스 반 산트 라는 것 때문에 다락방님은 당근 볼 것이다 예상했었습니다. 전 아직 레슬러를 보진 못했지만, 충분히 기대하고 있는 영화 중에 하나거든요. 더군다나 근래 WWE의 유명 레슬러들 몇명이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고요. 에디 게레로라든지. 크리스 벤와라든지....

레와 2009-02-2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위에 열거된 영화들을 제가 살고 있는 지방에서
부디 개봉만이라도 해주었으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부산까지라도 갈 수 있는데 말이죠..ㅠ_ㅠ

"레볼루셔너리 로드"도 개봉을 안해서 복장이 터집니다으..

Mephistopheles 2009-02-26 09:30   좋아요 0 | URL
음 암튼 문제에요. 영화관이 이제 대규모 자본이 주도하는 멀티플렉스가 대세이다 보니 아무래도 장사가 되는 영화와 지역에 편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영화는 집중적인 상영관 편성보다는 고른 분포를 보여주는 상영관 확보가 필요하긴 한데...이게 좋은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의도와는 별개로 일단 장사가 되느냐 안되느냐로 판가름되니까 레와님같은 피해자가 나오는 것 같아요. 영화 한 편 보실려면 본의 아니게 1박2일 계획을 잡아야 한다는 것...참 서글픈 현실입니다.
 
바디 오브 라이즈 - Body of Li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포스터의 구성이 기억난다. 카피문구는 ‘사상 최악의 미션, 끝까지 살아남아라. “ 였다, 왼쪽엔 꽃미남이었’던‘ 디카프리오는 권총을 쥐고 어딘가를 향해 인상 쓰고 달릴 기세고 오른쪽엔 이어폰 끼고 굉장히 심드렁한 표정의 러셀 크로우가 디카프리오와는 다른 방향에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간쯤엔 뻘건 글씨로 감독님의 존함이 적혀있다.  ’리들리 스콧‘ 

포스터 하나만으로 따진다면 대박영화로 바로 판단되어진다. 거기다가 강하게 때려 넣은 카피문구를 되씹어 보면 화끈한 액션영화가 아닐까 라는 확신에 찬 추측이 들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치고 때리고 터트리는 액션영화가 아니다. 정보원들끼리 일종의 잔머리 박박 굴리는 스릴러라는 장르가 더 가깝게 다가가는 영화다. 007처럼 우아하지도 않고 제이슨 본처럼 무적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오스틴 파워처럼 시종일관 웃겨주지도 않는다. 영화는 지금도 지구 저편에서 자욱하게 화약 냄새가 진동하고 있을 중동에서 그나마 조금은 평안한 요르단과 그 주변국을 오가면서 그들만의 잔머리 싸움이 벌어진다. 생명과 안보를 담보로 말이다.

영화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묘한 이종접목을 시도한다. 포스터에서 무력의 상징인 총을 든 디카프리오는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르고 이제는 조금은 두둑하게 나온 뱃살을 살짝 출렁거려주면서 종횡무진 현장을 누빈다. 그리고 이어폰을 꽂고 태연히 편안한 자세로 어디 한군데를 주시하는 러셀 크로우는 책상머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근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디카프리오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관리직의 위치에 있다. 정보력과 말 몇 마디, 손가락질 몇 번으로 현장을 좌지우지 누비고 다닌다. 높은 하늘에 떠있는 그의 제 3의 눈(인공위성)은 그를 전지전능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끌어 올려준다.

애석하게도 영화는 기대했던 것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감독도 대단하신 양반이고 주연 배우 두 명도 역시나 헐리웃에서 침 좀 뱉으시는 분들이지만, 영화는 그들의 조화로 일어날 거대한 불꽃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실망이 큰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디카프리오라는 배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그를 처음 만난 길버트 그레이프란 영화만큼은 아직도 기억할 만큼 대단했지만, 그 후 그는 왠지 얼굴로 벌어먹는 그냥저냥 뺀질뺀질한 농땡이 배우 중 하나로 각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스타도 나이를 먹는다고 그는 요즘 먹는 나이만큼 근사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발전하진 않을텐데 아마도 나름의 각고의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단지 이제는 외모가 아닌 연기로 배우생활을 영위해나가는 디카프리오의 모습만큼은 인상적이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어쩌면 현실일수도 있는 요원(스파이)의 모습을 꽤 리얼하게 연기하고 있으니까. 로켓을 맞고 즉사한 동료요원의 뼛조각이 몸속에 파고들었을 때나 가치가 떨어진 내부고발자의 제거, 그리고 자신의 지위와 위치로 인해 방황하는 모습, 영화 마지막 완벽하게 낚인 후 분노보다는 허탈한 모습을 보이는 디카프리오만큼은 분명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뱀꼬리 : 감독님이 너무 유명하셔서 시큰둥했을지도 모른다. 리들리 스콧이 누구인가.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1492 콜롬버스. 화이트 스콜, 글라디에이터, 블랙호크다운, 아메리칸 갱스터를 만든 감독 아니신가. 그래서 더 아쉬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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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2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굉장히 기대했는데, 보면서 영화가 너무 길어서 혼났어요. 엉덩이 아프더라구요. 런닝타임을 좀 줄여주지... 시종일관 절정 없이 '전개' 부분에서 멈춰 있더라구요. 그래도 영화는 볼만했는데, 누구한테 권하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저런 엄청난 조합을 가지고도 퍼펙트 영화가 나오란 법은 없나봐요. 영화 파트 생기고 나서 메피님 영화 리뷰를 자주 보아요. 기뻐요. ^^

Mephistopheles 2009-02-20 23:31   좋아요 0 | URL
원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들이 살인적인 러닝타임이 특징 중에 하나입니다.^^ 영화가 계속 맴맴 도는 경향이 있죠..점차적으로 올라가는 위기감 고조보다는 막판에 한방 크게 터트릴려는 의도가 엿보이긴 했지만, 그러기엔 관객들이 많이 영악해져있는지라..^^ 영화 리뷰는 뭐 언제나 그렇듯 귀차니즘 발동하면 또 심드렁해지겠죠..

이리스 2009-02-2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별점은 후하게주셨다능~ ㅋㅋ

Mephistopheles 2009-02-21 13:09   좋아요 0 | URL
사실 전 저 별점엔 크게 관심이 없다보니..그냥저냥 soso면 4개. 아 이건 누군가에게 권해도 욕은 안처먹겠구나..싶으면 5개입니다.^^ 의미가 없어요 의미가..^^

비로그인 2009-02-21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항상 새로운 영화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함다...공손공손

Mephistopheles 2009-02-21 22:18   좋아요 0 | URL
별 말씀을...제가 쓰는 영화페이퍼야 조금 시간 들여 검색식만 세워보면 나오는 내용들과 비슷한 진부함 그 자체일 뿐입니다..^^(오늘 내한한 주윤발씨의 인터뷰 질문 중 당신의 가장 큰 미덕은 뭡니까..에서 주저없이 겸손입니다.란 말의 영향때문에 이런 답글을 남깁니다..우후훗)

비로그인 2009-02-22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랜드 앤 프리덤>을 굉장히 기대하고 봤었는데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와 내용이 거의 같아서 기대만큼의 감동을 얻진 못했어요. 그래도 그 영화덕에 인터내셔널가 라는 노래를 처음으로 들어봤죠. 토지 집단화 문제로 뜨겁게 논쟁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요.

Mephistopheles 2009-02-23 10:27   좋아요 0 | URL
모든 영화는 아니더라도 여러 영화들이 과거의 명작들을 바탕으로 부분차용하거나 오마쥬의 형태로 새롭게 만들어지긴 합니다. 내용은 같을지라도 감독의 연출이나 어떤 다른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을 잡아내는 것도 재미있긴 하죠.(솔직히 비슷한 줄거리 영화 다시 보는 것도 왠지 고역이긴 합니다.^^)아시겠지만 캔 로치 감독이 꽤 좌편향감독이다보니 아마도 조지오웰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근데 제가 카탈로니아 찬가를 못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