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무실을 다닌 지 벌써 6년이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왜 한 사무실을 6년 넘게 다니는가.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거창한 이유 따윈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집에서 가까운 편이고 월급 밀리지 않고 일이 좀 고되긴 하지만 어딜 가나 이쪽 업계 사정은 다 도찐 개찐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사회생활 정착하는 3대요인이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거나, 돈을 많이 준다거나, 아님 일이 좋기 때문이라는데 나의 경우는 이 3가지 불변의 원칙을 약간 변종해서 2가지 정도는 해당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한 곳에 오래 정착하다 보니 사무실을 거쳐 간 이런 저런 사람들이 여럿 기억난다.

돈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이 인생 목표였던 개념박탈인 직원도 있었고, 뭔 수가 틀어졌는지 사직서를 내며 뒤로 직원 3명을 몰래몰래 빼돌렸던 사람, 그러면서 이쪽 사무실 쪽으로는 오줌도 싸지 않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었다. 낙하산도 있고,  원대한 투잡(부동산업)을 주장하다 결국 둘 다 이도저도 못하게 된 의욕만 최고인 직원, 그리고 들어온 지 이틀 만에 다른 곳 출근하게 되었다는 아주머니, 야반도주한 남직원...이리저리 천태만상 가지가지 유난스러운 인간 군상들을 마주쳤었다.

이런 사무실에 작은 변화가 오는 것 같다.
앞에서 말한 이 사무실 쪽으론 오줌도 싸지 않겠다던 사람이 그 몰래 빼냈던 직원들 중 유일하게 하나 남은 사람을 데리고 형식상 파트너 십으로 사무실에 기거(엄밀히 말하면 기생, 좋게 말하면 공존공생)하게 되었나 보다.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손가락만 빨 순 없었나 보다. 호기롭게 사직서를 던지며 직원들을 빼 갈 때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이렇게 새로 편입이 되는 3명의 인원으로 인해 자리 재배치는 불가피할 것 같아 보인다는.........

언제나 그렇듯 사무실 자리배치는 항상 잡음이 존재했었다. 누가 더 좋은 자리, 넓은 자리를 차지 하냐를 떠나 옆에 누굴 앉히고 누구와 근접하여 일하게 되는가. 가 항상 변수로 자리 잡곤 했었다. 사회생활 오래 하다 보니 눈치는 구백 단이 넘어가는 지라 실장의 자리배치계획만 봐도 대충 어떤 꼼수가 자리 잡는지 대번에 눈에 띈다. 아마 얼마 전 고성이 오갔던 사건으로 자리이동의 폭이 크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 같다.

내 자리는 지금 위치에서 90도만 틀면 되긴 한다지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편입되는 3사람과 이웃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가 전에 사무실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다 파악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가 그 사람에겐 어쩌면 꽤나 껄끄러울지도 모르겠다. 왠지 예전 인기 미드였던 X파일의 ‘스모킹맨(캔서맨)’ 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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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7-0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그래도 이 험한 세상 꾸준히 직장 생활 하셔야지요^^
사람이 좋거나, 돈을 많이 준다거나, 아님 일이 좋거나중 변형이지만 2가지가 해당되신다니 넘 부럽네요.

Mephistopheles 2009-07-06 17:55   좋아요 0 | URL
우리쪽 업계 최고의 장점이라면....정년퇴직이 없다고는 하는데..워낙 벌이가 적다보니까...^^ 모르죠 어떻게 될지..요즘 국내경기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다보니까요.

[해이] 2009-07-0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사회생활을 안해본 저로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페이퍼^^

Mephistopheles 2009-07-06 17:55   좋아요 0 | URL
어쩌면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개가 끄떡끄떡거려질지도 몰라요.

2009-07-05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5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6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7-0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배불로 지지시는 건 아니죠? ㅅㅅ

Mephistopheles 2009-07-06 17:55   좋아요 0 | URL
아니...전 절대로 길거리 양아치나 건달은 아니어요..^^ (지지라고 시키는거면 몰라도)

BRINY 2009-07-0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전 그저 돈을 꾸준히 준다는 장점밖에 없네요.

2009-07-07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책은 젊은 사람들이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야. 젊은 사람들이 볼 내용은 없어 다 쓰잘데기 없는 내용들뿐이야. 그러니까 읽었다고 하더라도 그냥 그 내용을 깡그리 잊어! 그게 맞는 거야 내 말이 정답이야 그지 안 그래..??"

갑자기 웬 뜸끔없이, 그래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읽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에 대해 저런 냉담한 주장을 펼치는 내용을 기재했을까. 사건의 발단을 찾아가고자 한다면 시계를 한 달하고 반 정도로 돌려야 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 사무실은 바쁜 시간을 쪼개 회식을 위해 종로 원정에 나섰고 1차를 끝내고 주변 구경이나 하자는 심산으로 배회하다 들린 곳이 조계사였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지 도시 속에 자리 잡은 법당은 제법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법당 본 건물 옆에 자그마하게 위치한 이런저런 불교관련 용품을 파는 가게에 잠깐 들렸을 때 내 눈에 띄는 건 흔하고 흔한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이었다.

어린 20대 중반의 직원들에게 혹시 이 책 읽은 적 있냐. 넌지시 물어봤더니 읽어보지 않았다 한다. 그래서 마침 지갑 속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던 문화상품권을 이용해 두 권을 구입하여 품에 안겨줬었다. 그 후 며칠의 시간이 지난 후 책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고 책을 읽은 직원 한 명이 너무 종교적인 청렴함을 보여주기에 약간은 부담이 된다는 감상을 평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위의 저 붉은 글씨의 내용을 강변한 사람은 그 직원의 옆에 앉은 낙하산 양반이었던 것. 책에 대해 혹평을 하기 시작하자 그 책을 선물한 내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그 직원은 민망함에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냥 조용히 한마디 해줬다.

"한 번 읽으라고 준책이 아니고 30이 되었을 때 또 한 번 읽어보고 30대 중반이 되었을 때 또 한 번 그리고 30대 후반이 되었을 때, 40이 넘었을 때 다시 읽어보길 바래."

물론 옆에서 이런 책을 몇 번씩 읽을 필요는 없다고 강변을 하는 그 양반의 말은 그냥 귓등으로 흘려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였을까 책상 위에 A4 프린트 물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사무실 각자의 책상에 하나씩 올라와 있었고 대충 보아하니 누군가의 산문시를 프린팅 하여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 범인은 낙하산 양반. 더불어 한마디 거드신다.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내가 좋아하는 신데... 출력하다 보니 많이 나와서 읽어 보라고 나눠준 거야.."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내용은 청산에 살어리랏다. 와 비슷한 맥락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속세의 짐 버리고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 살자는 내용.

그냥 조용히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이 시는 절대로 20대 젊은 사람들이 읽어서는 안 되는 시겠군. 한창 피 터지게 일할 시기에 웬 청산.? 자연회귀..? 무소유가 쓰레기면 이 시는 핵 폐기물이겠구나.."

이런.. 혼자말이라고 중얼거린 게 목소리 볼륨을 지나치게 높였나 보다. 고갤 처박고 킥킥 거리는 직원 두 명, 미소 짓는 직원 세 명, 얼굴이 붉게 물들이며 입술을 삐쭉 나오기 시작하는 직원 한명이 내 눈에 들어온다.

뱀꼬리 : 객관적으로 다양하게 나오는 게 당연한 감상이나 느낌을 획일적으로 주장하고 강요하는 모습은 정신적 파쇼가 아니고 뭐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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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07-01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가끔 메피님 사무실에 놀러가보고 싶다니까요.

Mephistopheles 2009-07-03 13:57   좋아요 0 | URL
가끔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도 되고 코미디 채널도 되고 어쩔 땐 극기서바이벌 리얼리티 쇼가 되기도 하는 묘한 사무실인데도요?

2009-07-01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3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9-07-01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도여행시 배낭 한구석에 들어있던 책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였답니다.

Mephistopheles 2009-07-03 14:01   좋아요 0 | URL
소중하고 언제나 잡고 싶은 책이라고 판단하는 반면 그렇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하겠죠.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엉터리 실용주의 표방하며 지들끼리 배불리는 자들이 아닐까 싶은걸요..^^

카스피 2009-07-0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낙하산 인사라면 메피님보다 혹 높은분??
낙하산들 뒤끝이 많으니 조심하세용^^;;;

Mephistopheles 2009-07-03 14:01   좋아요 0 | URL
직책상으로만 높은 분이에요. 뒤끝이 있건 없건 그닥 신경쓰진 않습니다만.. 가끔 사람 심기 거슬리는 행동을 해주시면...질러줘야죠..^^

무스탕 2009-07-0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그 낙하산은 이 책을 읽어 봤다는 말일까요?

Mephistopheles 2009-07-03 14:02   좋아요 0 | URL
읽어봤으니까 자기 판단하게 그런 감상이 나오면서 그걸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요?

보석 2009-07-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낙하산은 무소유를 제대로 읽지 않았을 거라는데 한표 던지겠습니다.

무스탕 2009-07-02 13:50   좋아요 0 | URL
신성한 보석님의 한 표가 아까워요.
그냥 손가락질만 해주세요. 흥!

Mephistopheles 2009-07-03 14:03   좋아요 0 | URL
책이라는게 활자를 읽어 머리속에 채워넣는다고 끝이 아니다보니 똑같은 책을 읽고 누군 일상생활에 과욕이 아닌 적당히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중이야? 웃기는 책이군..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존재하겠죠..

비로그인 2009-07-0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정 스님은 저 사는 땅끝 해남의 문내면 태생이시지요.
그쪽 지역의 전형적 미남의 얼굴입니다.
저의 부모님께서도 문내면이 고향이랍니다.
그런 연유인지, 이 양반 언행 듣자면 괜히 남 같지가 않답니다.
하하

법정스님의 말씀은 맑은 듯 일상적이시지요..


Mephistopheles 2009-07-03 14:04   좋아요 0 | URL
무소유라는 책 또한 종교인으로써 청렴함과 무욕을 나타낸다고만 보고 싶진 않거든요.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과욕과 시기로 인해 주변 사람뿐만이 아닌 자기자신까지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그걸 추스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보고 싶은데 그렇게 안보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나 봅니다.

비로그인 2009-07-0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폭 찌질이 같으니. 유치해도 정말 유치한 낙하산이네요.
이런 인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네요. ㅋㅋ

Mephistopheles 2009-07-03 14:05   좋아요 0 | URL
살다보면 진짜 상식이라는 선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을 분명 마주치곤 합니다.
 


얼마 전 새로 구입한 S모사(건희 아저씨 회사 아님)의 MP3를 참 유용하게 쓰고 있다. 여러 잡기능은 재쳐두고 일단 음악 감상용으로는 안성맞춤인 제품을 구입했다고 나름 만족을 하고 있는 상황. 어학용도 아니요 그렇다고 보이스레코딩 기능도 없고 에X사의 휘황찬란한 뽀대나 재미있는 잡기능도 전무하지만 나름 이 제품의 경쟁력이라는 클리어 오디오와 노이즈 캔슬링(비슷한 소음을 이어폰에서 발생시켜 주변 소음을 경감시켜 주는 기능)을 첨부하여 기존 MP3 중에 내 귀엔 최상의 음질을 제공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줄 달린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모든 기기의 숙명이랄까. 줄 꼬임 현상만큼은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게 은근 사람 신경 거슬리게 한다. 어쩌다 돌돌 말아 보관하더라도 몇 번 꼬이면 이거 푸는 게 은근 짜증 유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리하여 어디 줄 꼬이지 않는 MP3는 없나 하며 웹을 통해 심심풀이 땅콩으로 검색을 해보는 와중 제법 근사한 디자인의 물건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유닛부분을 이어폰 일체형으로 만들면서 무게를 경감시켰다는 디자인 컨셉. 소빠나 소니덕후는 아니지만 디자인만큼은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더불어 운동 하는 사람들에겐 왔다 인 물건처럼 보인다. 액정화면이 없는 부분은 제핑이라는 기능 다시 말해 곡의 도입부만 4초씩 들려주는 편법기능까지 첨부했다고 한다. 가격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지만.(2G가 10만원이 넘어가다니.) 나름 출퇴근이나 운동할 때 쓰기 참 요긴하겠다 싶어 서브기종으로 하나 장만할까 생각하고 있었지만....지만...지만.. 



세상에 완벽한 물건을 어디 쉽게 만날 수 있는가. 이 디자인의 MP3는 분명 운동 시 사용하기 유용한 컨셉임에도 불구하고 "생활방수"기능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그냥 보통 물이 아니라 소금기 듬뿍 머금었을 땀에 대해 어느 정도 저항력이 있어야 하건만 생활방수 조차 안 되는 지경인데 땀에 대한 저항력은 얼마나 있겠는가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특정 일련번호 그러니까 특정기간에 생산된 제품에 대해 북미에선 대규모 리콜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역시나 문제는 땀과 수분에 대한 저항력이 턱없이 모자라 초기불량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 아마도 조만간 같은 일련번호 제품들에 대해 소코에서도 리콜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같은 용량의 동종의 제품에 비해 비싸다면 비싼 물건이지만 획기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그만큼의 가격이 책정되었다면 수긍이 가겠지만 특정 기능에 사용되는 제품이 그 기능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결여되었다면 아무리 간지나고 스타일 나는 디자인이라도 일단은 디자인 정책에서 실패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나중에 조금 더 가격을 올려 방수기능이 되는 기종이 출시되겠지만 일단은 달려들은 지름신을 안다리로 후려 쓰러트려 조르기로 제압하는데 성공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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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3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생각해보니 무척 웃긴 제품이네요..
운동시 사용하라고 해놓고는 땀에 약한 제품이라 ㅎㅎ

Mephistopheles 2009-06-30 13:35   좋아요 0 | URL
디자인은 좋게 나왔는데......가장 핵심이 되어야 할 기능이 빠져버렸기에 앙꼬(팥)없는 찐빵같이 되버렸다죠..ㅋㅋ

조선인 2009-06-3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걸 사면 어때요?

Mephistopheles 2009-06-30 13:37   좋아요 0 | URL
지금 있는 MP3도 동글이 달면 블루투스로 선 없이 쓸 수 있긴 하지만요..그러면 앞에 설명한 두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서 음질이 대폭 떨어져버려서요..^^

보석 2009-06-3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양도 예쁘고 편할 것 같은데 그런 치명적인 약점이;;; 가끔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 게 안 보이는 둣.

Mephistopheles 2009-06-30 14:28   좋아요 0 | URL
이 손바닥만한 MP3뿐이겠습니까..사람 사는 세상에 이런 경우가 허다하죠..^^

비로그인 2009-06-3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지하게 읽다 태그 보고 뿜었어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09-07-01 01:09   좋아요 0 | URL
사실 제가 저 물건을 한달동안 주시하고 있었다지요..생각했던대로 뽀대나고 간지나는 디자인 때문에 초기 물량이 제법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추세는 초기 불량으로 AS보냈다는 소리들이 많이 들리고 있다죠..지름신 제대로 들려 질렀어봐요...ㅋㅋ

마늘빵 2009-06-3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건 참으로 특이하게 생겼군요. 으음, 근데 고개를 좌우로 돌릴때 걸리적 거릴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고...

Mephistopheles 2009-07-01 01:13   좋아요 0 | URL
사용자들 후기를 보니 커널형 이어폰이고 생각보다 저 두개의 유닛을 연결하는 선이 제법 뒷목에 착 감기는지라 그런 불편함은 없다고 하더군요..^^

바람돌이 2009-07-0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글 중에서 늘 태그가 제일루 멋져요. ㅋㅋ

Mephistopheles 2009-07-01 01:3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미괄식을 좋아합니다...ㅋㅋ (그럴듯한 변명)

메르헨 2009-07-0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아하하하하....
근데 정말....기본에 충실하지 못한거 같군요.^^
메피님 올만에 뵈옵습니다.^^

Mephistopheles 2009-07-03 14:05   좋아요 0 | URL
앗 품절녀 메르헨님이시군요. 오랫만입니다...^^
 

1-1.
주중 사직에서 롯데 3연전은 두산은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보고 싶다. 다른 곳도 아닌 열성팬들이 포진한 사직에서 6월 승률로만 따진다면 가장 잘나가는 롯데를 맞아 1승 2패를 거두었으니까. 더군다나 9명이 하는 야구에서 6명의 주전이 부상으로 나가 떨어져 백업요원으로 매 경기 대량실점은 막아내고 나름 추격하는 경기를 보여줬기에 두산의 6월 위기설도 어쩌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겠다.

이번 3연전 재미있는 장면이 몇 차례 포착되었다.
안타기계 김현수는 SK와의 경기에서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펼쳤지만, 쇄골과 목에 부상을 입게 되었다. 주전 6명이 빠진 상황에서 분명 몸 상태를 이유로 출전을 포기할 만도 하지만 계속 경기에 나와 주고 있다. 하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타석에서 스윙할 때 통증이 전해져 고통스런 모습을 보이는 장면에선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2차전 첫 타석 2루수 땅볼을 치고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던 현수가 덕 아웃에 들어오자 달감독(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달감독 : (담담하게) 아프면 빠질래..?

김현수 : (역시 담담하게) 아뇨 괜찮습니다. 계속 뛰겠습니다.

달감독 : (심드렁하게) 그래..? 그럼 아픈 거 티내지 마라..

김현수 : (분명 약간 삐졌을 표정을 지으며)..............

잠시 후,  3번째 타석에서 화풀이라도 하듯 홈런을 때려 버린다.

혹자는 이런 냉정한 달감독의 모습에서 선수 혹사, 냉혈한 돌경문이란 악담을 퍼부을지 몰라도. 얼마 전 주전 중견수 이종욱의 큰 부상 후 눈물까지 흘렸던 감독이었다. 그냥 저냥 난 요즘 승패에 상관없이 두산이라는 프로야구 구단의 이런 모습과 팀 칼라가 넘흐넘흐 좋다.

1-2.
평생 두산유니폼을 입다 이번 시즌에서 롯데로 이적한 홍포(홍성흔)도 어제 경기에서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롯데에서 빠른 발을 자랑하는 김주찬이란 선수는 평범한 외야 플라이를 쳤지만 두산 외야수의 보이지 않은 실책으로 아웃을 모면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이 진행된다. 발 빠른 김주찬은 덕아웃 감독의 지시에 의해 대주자로 교체 돼 버린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그가 루상에서 충분히 도루를 노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롯데의 로감독은 속칭 괘씸죄의 항목으로 그를 교체해 버린 것.

이유인 즉은 평범한 플라이지만 외야수의 실책이 뒤따랐고 만약 전력질주를 했다면 김주찬의 주력이라면 2루까지 손쉽게 진출 할 수 있는 상황이 태만한 주루 플레이로 반타작밖에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롯데의 로감독도 선수들에게 기본자세를 엄하게 강조하는 감독 중에 하나이다.)

재미있는 건 다음 이닝에서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의 모습.
그는 평범한 1루수 플라이를 날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터덜터덜 1루로 걸어가다 갑작스럽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들고 다다다다 1루로 전력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 전 회에서 이런 슬렁슬렁한 플레이로 김주찬이 교체된 사실을 뒤늦게 각인한 듯했다. 비록 아웃이 되긴 했지만 홍포의 그 모습은 꽤나 유쾌했었다. 이어서 덕 아웃에 앉아 있는 로감독에게 카메라가 비춰졌고 껄껄 웃는 감독의 모습이 포착된다.

2.
어제 사무실에 큰 소란이 일어났다. 워낙 개성들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나름 평행선을 유지하는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지만, 내 페이퍼에 좋지 않은 의미로 종종 출연하던 분이 폭주를 해버렸다. 문제는 별 이유 없이 열심히 일 잘하는 옆자리 여직원이 그 직격탄을 그대로 맞아 버린 것. 자기 성질을 못 이겨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날이 돋친 단어를 골라내 퍼부어 버렸다. 황당하고 열 받은 그 여직원은 설움에 복받쳐 울고 불며 사무실에서 뛰쳐나가 버렸다.

애당초 정상적인 루트를 거치지 않고 낙하산으로 입사한 그 양반은 나이와 직책에 비해 사무실에서의 존재감은 미천하다시피 하던 와중 어쩌면 나름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영역표시적인 행위로 어제와 같은 사태를 도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인간극장에 출연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지 동물의 왕국에 출연할 존재들이 아니기에 결국 어제의 그 미개한 영역표시 행위는 결코 본인에게 좋지 못한 인상만을 남기는 자충수의 모습만을 보여줬을 뿐이었다.

일이 바빠 야근을 하는 상황임에도 조금 일찍 나와 가출한 여직원과 술을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잘 다독이고 충격파를 최대한 완화시켜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직원의 입에서는 솔직한 표현이 나온다.

' 그 분과의 관계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가진 못할 것이다.'

3.
아픈 몸에도 팀을 위해 뛰는 김현수나, 선수들 부상에 힘든 시즌을 보내는 달감독이나, 뒤늦게 아차 하는 심정으로 아웃임을 뻔히 알면서 전력질주를 하는 홍포나, 자기 성질을 못 이겨 엄한 사람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풀이를 한 그 양반이나. 그 충격파로 인해 한 사람에 대한 신뢰와 태도가 돌변하게 될 여직원이나. 이 모든 모습을 지근거리 혹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지켜봤을 나 같은 사람이나. 각자가 가진 고충과 고민이 분명 존재하며 그걸 해소하거나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보여주는 모습. 결과론적으로 플러스적이거나 마이너스으로 결론지어지는 모습을 보면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 같이 느껴진다. 



짤방사진은 엘지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등에 사사구를 맞은 박용택 선수가 괴로워하는 모습이지만......사진을 찍은 야릇한 각도로 인해 귓 속에 바람 불어주니 완젼 느끼는 표정으로 보여진다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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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2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께서 매달 뭔가 한건씩 크게 일을 내시는군요..
참 함께 생활하기 쉽지 않을듯..
매피님 현수님아를 산삼에 비유해 '두산에 양보하세요~'라는 포스터 보셨나요 ㅎㅎ
너무 귀여워요~
동주군 마나님이 하신다는 식당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요즘은 작은곰 태훈군 사진을 네이버 블로그에 몰래몰래 모으고 있어요..
남들이 늙어 주책이라고 할까봐 이웃공개로 ㅋㄷㅋㄷ
참 저도 매피님처럼 야구에 대한 포스팅을 할 수 있는 내공을 싾고자 '야구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데 너무 두꺼워서 읽어도 읽어도 줄지가 않아요.. 화수분 책.

Mephistopheles 2009-06-26 18:12   좋아요 0 | URL
올해 야구장 풍속도가 여성팬들이 급증했다고 하던데.....휘모리님도 그 중에 한 분이신가 보군요..ㅋㅋ 그냥 책으로 보지 말고 경기를 즐기도록 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6-26 18:24   좋아요 0 | URL
왜 이러싶니까~~ 20년된 팬인데 ㅎㅎㅎ
그 책들고 다니면 가족들도 회사사람들도 모두 놀립니다 --;;

Mephistopheles 2009-06-26 19:09   좋아요 0 | URL
"20년된 팬"

스스로 연식을 밝히시다니.....

하이드 2009-06-26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김현수한테 홈런 맞았다고 조정훈 로감독한테 혼났어요. -_-a 얘가 요즘 제정신이 아닌지라, 특급투수로 커나가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믿고 싶어요.

현수는 ... 만약 우리팀에서 누가 그랬으면, 인터넷 폭발했을거에요. 그렇게 아파하는 모습 보이는 현수가 계속 출장한건 좀 이해하기 힘들어요. 전략적으로도 그러다 더 큰 부상되면 더 손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현수 쇄골부상이 아프긴 하지만, 고통만 참으면, 크게 무리되지 않은 부상이라서 감독과 코치진이 내비둔건가 싶기도 하고(아마 이게 맞겠죠) 그래도 보기에는 괴로웠다죠.

두산은 .. 역시 강팀이라는걸 다시 한번 확인(마지막 경기 빼구요- 세상에, 한 시리즈에서 보크를 두 번이나 볼 줄이야! ^^;) 그리고, 늘 승부를 거는 야구를 하는 것이 롯데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근데, 롯데도 서서히 뒷심도 생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보이는 것이, 아주 쪼끔씩이나마 강팀의 면모를 보이는 것 같아서 기분좋아요-

홍포장면은 웃겼어요 ㅋㅋ 그 전에 주처님이 7연속 법력으로 두산의 에러를 끌어내어 점수 난 것도 웃겼구요. 혼날만 했죠.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들은 혼나요- 양신은 아직까지 뻔한 플라이에도 1루까지 알아서 전력질주하죠. 보기 좋아요.

두산의 홍상삼이나 ( 진짜 신인왕 타면 롯데덕분입니다 ㅜㅠ 3승이나 바쳤다는) 김성배던가요? 마지막날 나왔던 - 은 좋아보이더군요.

롯데야구를 본지는 십년이 넘었지만, 작년과 올해만큼 재미있게 본 적은 없는듯해요. 로감독님 덕분인데, 꼭 재계약해서 내년에도 좋은 야구 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가르시아도 어여 타격도 화르르- 살아나서 같이 갔음 좋겠구요- 아, 나의 유니폼, 가르샤- ㅡㅜ

오늘 삼성 꼭- 잡아주시길! 저희는 오늘 손민한 100승 하는 날입니다!! 마침내~~ 드디어~~~

Mephistopheles 2009-06-26 18:27   좋아요 0 | URL
김현수가 아파도 출장을 강행하는 이유...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제 생각엔 코칭스탭의 강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워낙 잘하고 타율도 높고 홈런도 때리고 최다 안타 등등 타이틀 1,2,3위 김현수 이름 석자 빠진 곳이 없긴하죠. 그런데 김현수라는 선수 찬찬히 살펴보면 정말 대견합니다. 아시겠지만 그는 작년 시즌 전경기 출전했거든요. 그리고 올 시즌 역시 이어가고 있고요. 아마도 현수...어쩌면 그가 가장 욕심내는 타이틀은 연속경기 출장일지도 몰라요. 그가 이렇게 부각이 되기 시작했던 작년 시즌에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하니까 '부상 없이 꾸준하게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는 야구인이 되고 싶다' 고 했으니까요..암튼 보물이에요 보물..

3차전은 거의 정신줄 놓고 경기하더군요..ㅋ 아마 경기 끝나고 감독에게 무지 혼났을 껍니다. 초반 2점은 애러 두개로 내주고 한 점은 보크로 내주고..긴장이 풀어졌다기 보단 피로누적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로감독은 재계약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 보입니다. 작년 돌풍에 이어 올해도 역시 충분히 강해지는 롯데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아마 8개구단 중 가장 X줄이 타는 감독은 김X박 감독이 아닐까 싶네요. FA로 수십억 써가며 야심차게 재계약 목표로 올시즌 시작했는데 초반 반짝하더니 그의 명언마냥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를 손수 실천하고 계시니까요..ㅋㅋ

김성배..아깝죠. 2군에 있다 선발진 붕괴로 1군 선발 기회를 잡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손션이..에러를....손션과 김성배는 과거 상무시절 한솥밥 먹고 지내서 가까운 사이니까요..아이러니 하죠. 가장 믿었던 순간에 저렇게 수비가 흔들렸으니 그래도 요즘 불방망이 롯데 타선 잘 막는 걸 보면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잠수함 투수들 최고의 무기인 싱커만 구사한다면 아마도 두산의 잠수함 3인방(오현택, 김성배,고창성)은 꽤 위력을 발휘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가르시아...전 가르시아가 선발투수로 나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만..어제 SK와 기아의 경기처럼 3루수 최정이 투수로 나오는 경우처럼...가르시아 선발..은 불가능하겠죠.. 가르시아 선발이면 대박인데. 레이져 송구마냥 포수 미트에 팍팍 꽂아주면..ㅋㅋ

[해이] 2009-06-26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헛 짤방 죽이네요^^

Mephistopheles 2009-06-26 18:22   좋아요 0 | URL
우연히 저 짤방을 보고 한참을 웃었답니다..ㅋㅋㅋ

비로그인 2009-06-2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헛 이거 완전 필수요소감이네요. 대박이네요 ㅋㅋ
낙하산 아저씨 납량특집으로 폭주하셨나보네요. 문제는 관객들 반응이 차갑다는 것 ㅋㅋㅋ

Mephistopheles 2009-06-29 09:42   좋아요 0 | URL
아무리봐도 카메라로 찍은 양반이 박용택 안티일지도....ㅋㅋ
낙하산 아저씨야 이제 그려려니 합니다. 그 일이후에 좋은 점은 조용해졌습니다 요즘..삐진 걸지도 모르지만요..ㅋㅋ
 

"무슨 놈의 단속을 24시간 하는 나라가 어디 있어 세상에. 새벽 3시에 스피드 건으로 속도위반 찍으면 시간에 쫒기는 택시들은 뭘 먹고 살라는 건지 모르겠네. 개XX들 지들 월급이 누구 돈으로 나가는데.. 내가 택시질만 27년째지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오. 젊은 양반. 옛날엔 그래도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면 들어오는 돈이 제법 쏠쏠했지. 그걸로 내 새끼 3명 대학도 보내고 우리 마누라 고기도 사주고 먹고 살만 했는데 요즘은 그게 아니야. 택시비 올렸다고 생색내는데 그 500원 오른 것 때문에 기본요금 손님들 다 떨어져 나갔어. 나야 개인택시지만 영업용 택시는 더 심각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어. 아주 개판이야 개판. 갈수록 서민들 죽이려고 그러면서 지들은 배가 터질 지경인데 더 꾸역꾸역 처먹으려고 법까지 바꾸는 세상이야. 우리나라 서민 중 서민이 누군지 알아 바로 택시기사야. 택시기사...! 정말 선진국이 뭔지 알려줄까 젊은 양반.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의 보답이 오는 게 진짜 선진국이라고." 



요즘 퇴근시간이 늦어지기에 대중교통 끊어지면 택시를 주로 애용한다. 집으로 가는 수단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니까. 비교적 집이 가까워 야간 할증이 붙어도 5000원이 안 나오는 거리지만 택시 요금이 오르고 나서부터 6000원 넘게 나오곤 한다. 그러다 보니 택시를 모시는 기사 분들과 짧은 거리 동안 대화도 많이 하고 수다도 떨게 되는데 위의 내용은 어제 타게 된 나이가 제법 지긋하게 드신 개인택시를 하시는 아저씨의 하소연이고 울분의 한 토막이다.

맞장구 조금씩 쳐주며 말 받아주다 목적지에 다 도착한 후. 택시비를 지불하며 '아저씨 힘내세요.' 한마디 힘 있게 인사 드렸더니 그 피곤에 찌들었을 시간에 맑게 웃으시며 '젊은이도 힘내!' 라고 대꾸를 해주신다. 내려가는 빨간색 미등의 자취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물끄러미 택시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담배를 하나 물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 위에서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내가 만약  현 정권의 정책과 행동이 구구절절 옳고 바르다는 생각을 가진 급진 우파 꼴통이었으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택시를 경찰서 앞에 세우게 하고 경찰을 불러내 국가반역죄로 그 선하게 생기신 기사 아저씨를 고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참으로 비상식적이며  말도 안 되는 소리같이 들리겠으나 우리나라 돌아가는 현실은 그러고도 남아 보인다. 바른 말 했다고 수 십 년 다녔을 직장에서 해고, 명예훼손으로 고소 남발하고 발 맞춰 재빠르게 수사에 들어가는 경찰과 검찰들의 현 모습을 보면 결코 헛소리가 아니라고 보고 싶다.

일류 엘리트 교육 코스를 받으신 분들이 실패했다는 결론에 봉착한 과거 방식으로 국민들을 통제하려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나라면 정권의 장기유지를 위해 이미 예전에 실패로 결론난 방법은 쓰지 않을 텐데. 하는 짓이나 행동을 보면 결코 똑똑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더불어 새련 되지도, 고급스럽지도 않는 한마디로 저질 중에 상저질들이다. 다시 말해 정말 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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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9-06-20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이렇게 빨리 역행할줄은 상상도 못했군요.
목소리 연구를 위해 성대를 기증한 이미자처럼 다시는 시대가 역행하지 않도록 이명박 대가리를 기증해서 파헤처볼 일입니다.

Mephistopheles 2009-06-20 23:45   좋아요 0 | URL
사실 조직으로 말하면 오야붕의 문제만은 아닐껍니다. 청기와 안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간신배들도 문제라면 문제겠죠..^^

승주나무 2009-06-2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없음

안녕하세요. 승주나무입니다.
알라딘 서재지기와 네티즌들이 함께 시국선언 의견광고를 하려고 합니다.
알라디너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여의사를 댓글로 밝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강요는 아닙니다^^;;

즐찾 서재들을 다니면서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남기는 스팸성 댓글이지만 어여삐 봐주세요~~~

http://blog.aladdin.co.kr/booknamu/2916466


Mephistopheles 2009-06-20 23:46   좋아요 0 | URL
넵 참여하도록 하죠.

마냐 2009-06-20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젊은이'셨군여. =3=3==3

Mephistopheles 2009-06-20 23:46   좋아요 0 | URL
최강동안이라서요..오호호호(닥쵸!)

[해이] 2009-06-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므니!

Mephistopheles 2009-06-20 23:46   좋아요 0 | URL
냐하하하하 절므니를 절므니로 부루지 못하는 시대는 아직 아닙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2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기사님들은 여론의 바로미터시라니깐요..

Mephistopheles 2009-06-23 09:36   좋아요 0 | URL
가장 근접한 실물경제의 표본이기도 하고요..

바람돌이 2009-06-21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일한만큼 그 보답이 돌아오는 나라. 정말 사람들이 원하는건 그리 거창한게 아닌데 말이죠. 진짜 후지긴 후져요. 좀 전에 박영선의원한테 미쳤어라고 중얼거리는 mb보니 정말 너야말로 또라이야 소리가 절로....

Mephistopheles 2009-06-23 09:37   좋아요 0 | URL
제 아무리 명검이라도 백정에게 쥐어주면 귀축의 용도로 밖에 안쓰인다잖아요.
문제는 백정이 지가 백정이 아닌 지장이고 덕장이며 용장인줄 알고 있다는 거랍죠..

비로그인 2009-06-21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시를 탈 때 혹시나 기사가 수꼴이면 어떻게 대응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아직 그런 사람은 만나 본 적이 없네요.

Mephistopheles 2009-06-23 09:37   좋아요 0 | URL
전 가끔 만납니다만.. 아예 대꾸를 안해주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면 그냥 조용하게 운전만 하시더군요.

Jade 2009-06-2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계속 "젊은 양반" "젊은이"가 눈에 들어와요 =3=3=3

메피님 혹시 벌써 다이어트 성공하신거세요~? 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6-23 09:37   좋아요 0 | URL
음...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동안입니다..오호호호(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건 뻔뻔게이지.)